현재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인공지능은 대체로 제한된 영역의 정보가 많이 있는 경우이다. 의학영상과 관련한 인공지능의 경우 보고 해석해야 하는 형식의 이미지들이 잘 정리되어 있고, 학습할 양이 많을 수록 정말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그에 비해 아직 언어처리와 관련한 부분은 갈 길이 멀다. 언어 분야에서 나름 성공적인 시스템들은 대부분 과학과 같이 전문적인 용어와 비교적 정형화된 문장들을 많이 이용하거나, 공개된 정보가 많아서 비교할 대상이 많기 때문에 오류를 줄일 수 있는 경우다. 예를 들어, 어떤 공식이나 논리구조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문장이나 설명의 경우 비교적 쉽게 인공지능이 올바른 판단을 해낸다. 그에 비해서 어떤 전문영역이나 유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언어를 가지고 이를 이해하고 대화를 하거나, 글을 자유롭게 쓰는 경우에는 정확도는 떨어지고 오류율이 매우 높아진다. 신기하다고 느낄 정도로 나름 잘 하는 것 같다가도 황당하다 싶은 반응을 할 때도 많다. 이처럼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일반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혹자는 강인공지능으로 번역)이 제대로 동작하는 세상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렇다면, 이미 딥러닝을 이용해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제한된 영역에서의 약인공지능 연구말고 가까운 근 미래의 인공지능 기술은 어느 정도까지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일까?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DeepMind)팀이 최근 컴퓨터 메모리가 인간과의 뇌와 유사한 형태의 동작할 수 있는 컴퓨터인 미분가능신경컴퓨터(Differentiable Neural Computer, DNC)라는 개념을 발표하고 프로토타입까지 제작해서 동작을 시켰는데, 이 컴퓨터는 여러 사례에서 어떻게 작업을 할 것인지를 학습하는데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모로 커다란 진보를 끌어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컴퓨터는 그 이전에 제시했던 신경튜링기계(Neural Turing Machine) 개념을 구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이럴 수도 있다' 라는 수준의 개념이 구현가능함을 보였다는 점에서 대단한 성취이다. 그렇지만, 이 컴퓨터에 잘 접목될 수 있는 데이터와 구조 등을 디자인하고, 그에 맞춰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현실세계에 접목이 되어서 커다란 성과를 내는 데에는 의외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적인 방식이 아니라 현재 쉽게 구할 수 있는 컴퓨터 컴포넌트를 이용해서 활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하드웨어 컴퓨터 방식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다. DNC와 관련해서는 따로 많은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포스트에서는 그 의미만 간단히 이야기하였다.



from DeepMind.com



보다 완전한 형태의 인공지능을 위해서 딥러닝과 기존의 인공지능 관련한 기술들과 현대의 최신 컴퓨터 이론 등을 접목하는 시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인터넷 전체를 인공지능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수 많은 웹페이지에서 문장들을 추출하고 이를 기계가 처리할 수 있는 형태의 지식으로 매핑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개방형 정보 추출(Open Information Extraction, Open IE)라고 하는데, 스탠포드 대학과 워싱턴 주립대학교 등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분야다. 이런 작업을 통해 인터넷에 존재하는 무수한 문장들이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짧은 문장의 덩어리와 이들의 네트워크로 재구성되면 현재의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서 수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된다. 이미지 인식과 인공지능의 발전에 이미지넷(ImageNet) 데이터베이스가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에서 이미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는데, 자연어 처리와 의미의 이해와 관련한 부분에 있어서도 일단 이런 종류의 데이터베이스를 탄생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라는 측면에서 이런 기술의 중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로는 동시에 이미지와 사운드, 동영상과 이런 문장 데이터베이스, 표준화된 지식베이스 등이 같이 연결되어서 서로 학습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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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7 - [로봇,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 - 인공지능 기술발전의 숨은 공헌자, 이미지넷



스티븐 호킹이나 일런 머스크, 빌 게이츠 등이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정말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는 결국에는 강인공지능이 나오고 초인공지능이 나와서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오랜 세월이 어느 정도나 오랜 세월일까가 문제다. 만약 수백 년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도 하고 대비도 해야 한다는 차원의 이야기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10~20년 내의 일이라면 아직은 너무 섣부른 결론이고 과도한 사회적 비용과 두려움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현재의 특정분야의 약인공지능의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이를 거론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인공지능이 접목되어 커다란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는 무인자동차에 대해서도 조금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일반 인공지능의 문제와는 달리 운전이라는 특정한 작업의 경우 하드웨어 센서기술의 발달과 충분한 데이터, 그리고 제도가 뒷받침이 된다면 충분히 무인자동차의 시대는 근 미래에 닥쳐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회의 수용성은 단순히 기술만 담보된다고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무인자동차가 다닐 도시의 상황과 지방자치단체 또는 해당 국가의 재원, 사회가 새로운 혁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과 있을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한 충분한 제도적, 경제적 보완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소규모 신도시들의 경우에 처음부터 무인자동차들이 다닐 수 있는 도시 인프라와 함께 건설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빨리 무인자동차의 시대를 열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 재원이 풍부하고 전 세계적인 선도성을 과시하려는 일부 대도시들이 각종 규제 시스템과 라이센스 문제 등을 정비하고 서울시가 버스전용차선을 깔았듯이 도로 인프라와 신호체계, 정보체계 등을 보강하면서 그 다음으로 무인자동차 시스템을 아마도 버스를 시작으로 택시, 일반자동차의 순서로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그런 재원이 없는 일반 도시나 시골의 경우에는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완전자율주행 자동차는 아니고 이를 보조하는 형태로 만든 자동차들을 보급하다가 충분히 가격이 낮아지고, 제도가 완전히 정비된 이후에 많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앞으로 5년 뒤에는 그 모습을 일부 도시에서 볼 수 있겠지만, 30% 이상이 도입되는 시기는 앞으로도 수십 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런 변화에 전기충전소를 비롯한 현재의 주류 자동차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이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무인자동차의 시대는 분명히 닥쳐올 미래지만 갑자기 모두 무인자동차로 전환되거나 반대로 무인자동차가 안된다기 보다는 서서히 도입되고, 전 세계의 여러 도시들이 꽤 큰 시기적 차이가 나면서 침투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다음 포스트에  후반부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



참고자료


Differentiable neural computers

Stanford Open Information Extraction

Open Information Extraction from the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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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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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도시는 인간이 창조한 것 중에서 가장 복잡한 기계인지도 모른다. 도로와 집, 그리고 상하수도와 에너지 등과 같은 각종 인프라들이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고, 여기에 수많은 인간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집을 가꾸고 생활을 한다. 놀라운 것은 이런 도시라는 창조물이 한 번의 계획을 통해 전체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기 보다는 시간과 함께 흥망성쇠를 하면서 계속 진화발전한다는 점이다. 물론 처음부터 계획도시로 만들어지는 도시들이 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들 조차도 일단 만들어진 뒤에 변화해 나가는 과정을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 상 불가능에 가깝다. 마치 인간이 태어날 때 뇌의 형태는 엄청난 세월의 진화의 과정을 통해 선택된 형태로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라면서 뇌의 연결과 기능이 계속 조금씩 달라져서 모든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개체로서의 개성을 가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도시와 인간의 뇌가 상당히 비슷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뇌와 도시의 비슷한 점에 대해 진지한 연구를 했던 논문이 하나 있다. 마크 창기지(Mark Changizi)마크 데스테파노(Marc Destefano)가 2009년 발표한 "Common Scaling Laws for City Highway Systems and the Mammalian Neocortex" 라는 논문인데, 도시의 고속도로 시스템에 국한해서 했던 분석이지만 포유류의 대뇌와 도시의 고속도로 시스템의 유사점을 수치로 제시한 재미있는 논문이다. 이것을 우연의 일치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복잡한 일종의 시스템계의 유사성이 그냥 우연히 나타났다고 보기 보다는 신경과 도로로 표현되는 구조가 효율적으로 동작하기 위해 진화하다가 보면 이런 유사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최근처럼 뇌과학이 발전하고 미래의 도시의 변화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에 이런 융합적 접근이 더욱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해당 논문에서 발견했던 핵심적인 내용들을 중심으로 뇌와 도시의 관계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하자.



뇌와 도로 인프라가 어째서 비슷할까?


본격적인 비교에 앞서 뇌를 구성하는 주요 구성요소들과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 먼저 간략하게 알아보자. 인간의 뇌를 포함해서 포유류의 대뇌의 신피질은 회백질(grey matter)라는 것으로 구성된다. 신경세포의 세포체로 구성되어 있는 회백질은 다른 신경세포와의 연결을 위해 촉수와도 같은 짧은 수상돌기(dendrites)들과 긴 축삭돌기(axon)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 신경세포들의 축삭돌기들이 모여서 다발을 이루면 하얀색 도로들이 뇌의 곳곳을 연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를 백질(white matter)이라고 한다. 뇌를 정량적으로 해부를 통해 측정을 하면 이런 회백질이나 백질의 부피와 전체 신경세포 및 시냅스의 수, 표면적, 축삭돌기의 직경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이들 간의 관계는 서로 다른 포유류라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일정한 수치를 보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피질 면적을 S라고 하면 S가 증가할 때마다 총신경세포의 수인 N은 S의 0.75제곱에 상수 b를 곱한 만큼 증가한다. 이 수치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뇌의 표면적과 뇌의 전체 신경세포 사이에 어떤 수학적 관계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비슷한 관계가 여러 가지 발견되는데, 뇌의 시냅스의 수와 표면적, 신경세포 하나 당 시냅스 수와 표면적, 백질 축삭돌기의 평균직경과 축삭돌기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의 평균 속도 등도 비례관계가 발견된다. 아마도 이런 수치들은 뇌가 얇은 판의 형태로 대뇌로 진화하는 과정 속에 가장 효율적인 비율을 찾아낸 것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즉 높은 수준의 상호연결성을 유지하면서도 이런 연결을 지탱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가장 적게 들일 수 있는 구조가 진화를 통해서 선택된 것이다. 


도시의 도로와 관련된 연구에 있어서 최근 네트워크 과학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올라간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인터넷의 연결구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죽하면 인터넷을 정보 고속도로라고 불렀을까? 이 블로그에서 마르코 도리고(Marco Dorigo)와 같은 연구자들이 무리지능(swarm intelligence)이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개미들이 둥지에서 음식물에 이르는 가장 짧은 경로를 찾아내는 문제를 연구한 것에 대해 소개한 바도 있다. 이 역시도 근본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비슷한 문제다. 개미들은 페로몬(pheromone)이라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단 음식을 발견하면 집으로 돌아가면서 다른 개미들이 이를 추적할 수 있도록 페로몬을 떨어뜨린다. 페로몬을 감지하고 모여든 개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페로몬의 양은 많아지고, 개미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보다 명확해진다. 페로몬은 휘발성이 있어서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일단 모든 음식을 모은 뒤에는 금방 길이 없어진다. 이러한 휘발성 때문에 만들어진 길 중에서도 거리가 먼 길보다는 짧은 길이 더욱 매력적일 수 밖에 없게 되고, 자연스럽게 짧은 길이 선택되는 것이다. 1992년 도리고 박사 그룹은 ACO(Ant Colony Optimisation, 개미 콜로니 최적화)라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이 알고리즘은 특정 지역에 페로몬을 뿌리면서 돌아다니는 개미들의 그룹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이후 다양한 문제의 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하였다. 제임스 케네디(James Kennedy)와 러셀 에버하트(Eberhart)가 1990년대 중반에 발명한 PSO(Particle Swarm Optimisation)라는 것도 있다. 이들은 발코니에 새들 먹이를 주면 첫번째 새가 이를 발견하고 날아든 뒤에, 머지않아 수많은 새 떼가 모여드는 것에 착안하여 인공의 새들이 무작위적으로 날아다니다가 먹이를 발견한 가장 가까운 동료들을 살피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개발 하였는데, 이렇게 간단한 아이디어가 현재는 수 많은 영역에 적용되어 영상이나 비디오 분석, 안테나 디자인, 심지어는 의학에서의 진단시스템과 기계의 고장분석 등에도 이용된다. 


어쨌든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면 2009년 마크 창기지와 마크 데스테파노가 도시의 고속도로와 뇌의 신경세포 사이에 큰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착안한 것은 처음 생각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무척이나 설득력이 있는 가설이다. 신경세포는 정보를 전기신호의 형태로 뇌의 서로 다른 위치에 전달하며, 고속도로는 사람들과 물체들을 도시의 이곳 저곳에 배송하는 인프라의 역할을 한다. 각각의 신경세포들이 인간의 뇌의 전체적인 기능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듯이, 도시에 있어서 도로의 역할도 이와 비슷하다. 단순한 연결구조 뿐만 아니라 동작하는 방식도 비슷한 점이 많다. 도시의 도로 시스템은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다양한 방식의 공사 등을 통해 새롭게 개편이 되며, 신호체계가 바뀌기도 한다. 어떤 때에는 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되기도 하고, 지하철이 개통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도시의 도로는 외부로부터의 선택에 의한 변화의 압력을 받는데, 뇌도 이런 변화에 민감하면서도 꾸준하게 대응한다. 만약 도시가 이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도시 내부의 연결이 막히거나 외부 도시와의 연결에 문제가 생긴다면 급격한 인구의 감소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60개 도시에 대한 분석의 결과


창기지와 데스테파노가 집중한 것은 미국의 60개의 도시에 대한 분석을 통해 포유류의 뇌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신피질의 해부학적으로 알려진 다양한 제곱관계 비율수치와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하는 것이었다. 


먼저 분석한 것은 도시의 면적과 고속도로의 수의 관계였다. 이는 뇌의 표면적과 신경세포의 수의 관계와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놀랍게도 뇌의 표면적과 신경세포 수와의 관계에서 알려진 수치인 0.75에 근접하는 0.759라는 수치가 나왔다. 다음으로 비교한 것은 고속도로의 입출구 수를 신경세포의 시냅스 수로 생각해서 비교한 수치다. 신경세포에서 정보가 들어오고 나오는 것은 결국 시냅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마찬가지로 고속도로에서 차량의 입출입은 고속도로의 입출구를 통해서 이루어지므로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시의 면적과 고속도로 입출구의 밀도의 관계를 조사한 수치는 1.066에서 1.210 사이의 수치로 계산되었는데, 이는 뇌의 표면적과 시냅스 총수의 관계를 표현하는 1.125라는 수치와 잘 맞아 떨어졌다. 심지어는 60개의 도시에서 계산된 수치의 거의 정중앙에 해당되는 수치다. 


신경세포 축삭돌기의 또 하나의 특징 중 하나는 수초화(myelinated)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초는 신경세포 축삭돌기를 둘러싸고 있는 물질로 색깔이 하얗기 때문에 축삭돌기의 다발이 하얗게 보이게 만든다. 그래서 백질로 불리는 것이다. 수초화가 되면 축삭돌기를 통한 정보의 전달이 보다 효과적이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고속도로의 경우 차선을 늘리면 사람들이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땅의 면적대비 고속도로의 차선은 0.174 제곱계수로 증가하는데, 이는 뇌의 표면적이 증가함에 따라 축삭돌기의 직경이 0.125 제곱계수로 증가하는 것과 비교될 수 있다. 이 수치만 놓고 생각하면 다소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아무래도 고속도로는 2차원의 세계이고 신경세포의 축삭돌기는 3차원의 통로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도시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고속도로의 표면적도 넓어지게 되는데, 이 때의 제곱계수는 1.433 정도였다. 뇌의 백질의 표면적과 뇌 전체의 표면적 사이의 계수는 1.375 정도로 매우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더 많은 재미있는 수치들이 있지만, 이를 정리해서 그래프를 그리면 아래와 같다. 생각보다 많은 제곱계수들이 정확한 비례관계로 표현된다는 것이 놀랍다.



from www.changizi.com



이 정도의 공통점을 가지고 도시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해 뇌과학을 공부하자고 하면 말도 안되는 주장일 것이다. 그렇지만, 뇌도 일종의 네트워크이고 도시도 일종의 네트워크로 생각하고 그 공통점을 바라본다면 앞으로의 도시계획이나 미래의 도시에 대해서 생각할 때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네트워크 과학과 복잡계와 관련한 여러 연구들이 도시와 뇌에 대한 연구를 할 때에 공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복잡계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도 앞으로 지도라는 어마어마한 데이터와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뇌의 연결지도 등이 구축이 되서 나온다면 이들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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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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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대 후반부터 SF가 영화 부분에서 급격히 약진하면서 소설에서 영상으로 흥행의 중심이 넘어오게 된다. 무엇보다 특수촬영 기법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는 글로만 표현할 수 있었던 영상을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할 수 있게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헐리우드 대자본이 여기에 집중 투자를 하면서 소위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전 세계를 휩쓸게 되었다. 현재까지도 이런 양상은 지속되고 있다. SF영화와 TV시리즈의 대히트는 SF에서 소개된 기술의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는데, 이런 현상들을 SF소설가인 1998년 토마스 디쉬(Thomas M. Disch)가 <The Dreams Our Stuff Is Made Of: How Science Fiction Conquered the World> 라는 책을 통해 SF와 실 세계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 기술하기도 하였다. 토마스 디쉬는 1999년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으로 휴고상을 수상하였다. 



from isfdb.org



 이 책에서 토마스 디쉬는 몇 가지 중요한 논쟁적인 주장을 펼쳤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다음의 글이다.  


미국은 거짓말쟁이들의 나라이며, SF는  우리가 듣기 좋아하고, 믿고 싶어하는 거짓말을 이야기하는데 가장 최적화된 예술의 형태로 미국의 국가적인 문학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에 대성공을 거둔 SF영화들은 특히 이후 가장 중요한 SF영화 시리즈의 효시가 되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많은 작품들이 발표 되었지만, 이후의 영향력까지 감안해서 주요 작품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특수촬영 기법을 이용하여 SF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동시에 미국 SF의 전설이 된 단 하나의 작품을 고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고 1979년에 개봉한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 Star Wars: New Hope>를 꼽을 것이다. 이후 스타워즈 시리즈가 발전을 하면서, 1979년의 이 작품이 에피소드 4가 되어 버렸고, 애니메이션과 TV시리즈 등 거대한 세계관에 바탕을 둔 작품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지만, 1979년 이 작품을 연출한 조지 루카스는 이렇게까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감독인 조지 루카스가 직접 원작을 만든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SF영화로 타투인 행성에서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자란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은하 제국에 대항하여 반란군에 들어가고, 구 공화국의 기사 제다이가 되어 은하 제국에 대항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그의 아버지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주변의 대규모 서사가 점점 확대되어 나가는 양상으로 시리즈들이 확대되고 있다.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립을 주제로 하였지만, 신화를 연상시키는 스토리라인과 거대한 스케일,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특수효과 등으로 SF를 세계적인 쟝르로 유행시킨 작품이다. 2015년까지 영화로 제작된 작품만 7편에 이르고, 현재 제작 중이거나 제작이 확정된 것이 2020년까지 5편에 이른다. 여기에 애니메이션 TV시리즈와 수 많은 게임까지 감안하면 스타워즈 세계는 SF역사상 최대 히트작이자 전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파급력이 있기에 R2D2가 보여주는 레아 공주의 홀로그램 영상을 비롯해서, 영화 장면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미래 기술들이 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구현 목표로 구체적으로 적시되고 실제로 이를 만들어낸 사례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스타워즈 하면 원작자이자 감독인 조지 루카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또 한 사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는데 수 많은 캐릭터들과 기계 등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랄프 맥쿼리(Ralph McQuarrie)다. 다스 베이더, 츄바카, R2-D2, 보바 펫, 스톰 트루퍼, 밀레니엄 팔콘, X-윙, 타이파이터 등이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또한 유명한 TV시리즈인 <배틀스타 갤럭티카>와 <E.T> 등에서도 시각 디자인을 맡았던 최고의 SF디자이너였다. 그래서 2012년 그가 사망한 이후 스타워즈의 팬들이 스타워즈의 진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면서 매우 슬퍼하기도 하였으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Star Wars: The Force Awakens에는 그를 기리기 위해 그가 그려 생전에 그려 놓았던 디자인들을 사용한 기계 디자인들이 많이 등장시켰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유작인 셈이다). 


스타워즈는 영화 이외에도 게임과 애니메이션, 소설 등 다양한 미디어로 작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스타워즈의 영향을 받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분위기는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많은 반향을 일으켰는데, 공전의 히트를 한 소설인 <은하영웅전설>은 스타워즈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고, <기동전사 건담>을 비롯한 여러 애니메이션들도 스타워즈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아래는 이제는 고전이 되어 버린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의 오프닝 씬이다.





1979년에는 스타워즈와 비견되는 또 하나의 전설적인 SF영화 시리즈가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스타워즈가 개봉하자 마자 대성공을 거두었다면, 이 시리즈는 1편보다는 속편이 대히트를 하면서 그 이후 다양한 외전과 확장 세계관을 이용한 작품들이 계속 큰 히트를 하고 있다. 바로 에일리언 시리즈다. 1979년 월터 힐이 제작을 하고,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괴물재난 호러 SF라는 독특한 쟝르를 탄생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1편인 <에일리언>도 평단의 호평 속에 나름 성공했지만,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것은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이 감독을 맡아서 1986년에 개봉을 한 <에일리언 2>였다. 에일리언 3편은 1992년 데이빗 핀처(David Fincher),  1997년의 4편은 쟝 피에르 쥬네가 감독을 맡았다. 최고의 거장들이 그들의 스타일을 에일리언이라는 동일한 소재에 녹여낸 것이다. 이렇게 4편을 <에일리언 앤솔로지(Alien Anthology)>라고 한다.


스토리라인은 초기에는 단순했다. 우연한 사고로 인해 인간과 에일리언이 접촉하게 되는데, 이 사고로 에일리언이 인간에게 기생하면서 수가 늘어나고,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몰살당하다가 주인공 일행이 끝까지 살아남아 에일리언들에게 승리하는 패턴이 이어진다. 그런데, 프레데터 등의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 등이 성공하면서, 본편을 제작했던 리들리 스콧 감독에 의해 스토리 라인을 보다 거대한 서사로 엮어나가는 작업이 진행이 되는데, 그 결과물로 2012년 리들리 스콧이 다시 복귀해서 제작한 작품이 바로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다. 프로메테우스는 에일리언 1의 작중 설정보다 30년 전의 시점의 이야기로, 에일리언의 프리퀄의 성격을 가졌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에일리언이 아니라 인류의 탄생과 에일리언의 시작과 관계가 있어 보이는 외계 종족 스페이스 자키에 초점을 맞추어, 더욱 거대한 세계를 그리기 시작했다. 


본편 시리즈 이외에도 2004년과 2007년의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Alien vs. Predator>,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2: 레퀴엠 Aliens vs. Predator: Requiem>, 코나미의 1990년작 에일리언 게임을 시작으로 한 9종의 게임들, 소설도 11권이나 출간이 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문화 콘텐츠 생태계를 구성했다. 아래의 영상은 팬들이 에일리언 본편의 트레일러를 현대식 스타일로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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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앞으로 10년을 바라본다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의/식/주로 대별되는 라이프 테크(Life Tech)라고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푸드테크(Food Tech)와 애그리테크(Agri Tech)로 명명되는 음식과 농업부분의 혁신이 가장 빠르게 변화될 것으로 보는데, 다양한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이나 새로운 배양법을 이용한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 원천의 개발 등과 같이 첨단의 과학기술이 접목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믿어왔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농법이나 양식법 등의 중요성도 그에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관련하여 자료를 찾아보던 중에 2012년 PLoS One 저널에 발표된 생산성과 환경, 그리고 경제성을 모두 잡은 다양성에 기반한 농법에 대한 논문을 찾게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자세한 내용은 참고문헌에 링크된 논문 본문을 읽어보기 바란다.


2012년 10월에 소개된 이 논문은 속칭 마르스덴 농장(Marsden Farm) 연구라고도 불린다. 혁명적인 개념을 담고 있지만, 농법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일명 통합해충관리(Integrated Pest Management)라는 것을 도입해서 작물의 로테이션과 다양성을 증가시킨 22에이커에 달하는 아이오와주의 마르스덴 농장의 실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유기농법과 일반적인 산업농법을 적절히 배합해서 사용하였는데, 이를 통해 수확량과 안정적인 수익, 그리고 훨씬 적은양의 농약 및 화학물질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의 가정은 다양한 작물을 키울 때 서로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쳐서 이들이 상호보완을 하게 되고, 이것이 현재와 같은 단일 품종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농법보다 중장기적으로 수확량과 경제성까지도 더 나을 것이라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런 가정을 검증하기 위해서 22에이커에 이르는 마르스덴 농장에 세 가지 다른 방식의 농장 운용을 동시에 하였고 파종과 수확에 이르는 사이클도 여러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첫 번째 방식은 옥수수와 콩을 2년 단위로 번갈아서 재배하는 것으로 아이오와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윤전 농법이다. 이 농지에는 전통적인 제초제나 살충제를 활용하였다. 두 번째 방식은 3년 단위로 옥수수, 콩, 귀리, 그리고 겨울에 붉은 클로버를 심는 것이었다. 클로버는 토양의 건강을 위한 일종의 "덜 썩은 퇴비"의 역할을 수행한다. 겨울동안 이를 통해 질소를 토양에 흡수하게 하고, 봄에 개간을 할 때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질소가 토양에 풍부하게 뿌리내리게 한다. 세 번째 방식은 붉은 알파파(alfalfa, 가뭄이나 무더위, 추위에 잘 견디는 풀로 사료나, 건초나 목초로 쓰기 위해 재배한다)를 붉은 클로버 대신 4년 차에 재배하고, 이를 동물 사료로도 활용하는 방안이다. 그리고, 여기에 동물들이 이 풀을 뜯으면서 자연스럽게 용변 등을 배출하게 하여 퇴비로 쓸 수 있게 한 방식이다. 두 번째나 세 번째 방식의 경우에도 제초제나 살충제를 사용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할 때에만 써서 최소한으로 사용량을 억제하였다.


이렇게 서로 다른 라이프 사이클을 가진 서로 다른 작물들을 재배하면 잡초가 자라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초제를 적게 쓰게 되며, 살충제도 적게 쓰면 해충을 잡아먹는 다른 벌레나 새들도 보호할 수 있어서 단순히 화학약품을 조금 덜 쓰게 되는 수준을 넘는 효과가 나타난다. 8년 동안의 실험을 통해 비교한 결과 3년 또는 4년 윤전제를 한 경우에 전통적인 방식보다 8배나 적은 제초제와 살충제를 쓰게 되었다. 클로버와 알팔파를 통해 합성비료 역시 86%나 그 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고, 해당 지역의 물의 독성은 기존 시스템보다 무려 수백 배나 적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무엇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기존의 믿음과는 달리 전통적인 농법과 동일한 수준의 수확량과 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관리의 어려움에 들어가는 인건비 등을 제초제와 살충제의 양을 줄인 것으로 충분히 메꿀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적은 농약을 쓰고,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고, 더 깨끗한 환경을 지키고도 같은 수준의 생산량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이 논문의 골자다.




from PLoS One



첨단의 기술이 중요한 것 같지만, 이렇게 근본적으로 순환되는 땅과 생태계의 조화를 잘 연구해서 접목하는 농업기술의 개발이 어쩌면 미래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보다 다양한 작물들을 기르면서 땅과 식물 생태계의 풍부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접근방법이 기후변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홍수와 가뭄 등에도 훨씬 강하다고 하니, 단순히 단일한 접근방식으로 모든 것을 양적으로 승부했던 20세기적인 방식들이 이제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비단 IT나 서비스업, 제조업 등에서만 나타나는 일이 아닌 듯 싶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가축들의 배설물이 자연스럽게 토양의 강화로 이어진 점과 이들의 사료비 절약 등에 대한 것도 있다. 좀더 넓게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생태계적인 접근을 한다면 우리가 단순하게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가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미래의 농업 혁신은 보다 생태학적으로 지속가능하고, 확장할 수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없는 융합적인 방법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너무 지나치게 생산성에 목을 매달거나, 반대로 유기농에 빠진다거나, 하나의 작물에 집착하는 사고를 극복할 때 더 나은 미래농업의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젊은 혁신 농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농업에 우리나라의 미래산업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믿고 있는데, 아직 혁신가들의 관심도는 그에 못미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참고자료


Increasing Cropping System Diversity Balances Productivity, Profitability and Environmental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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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Sophia Genetics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미래의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과연 언제쯤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현재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의료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코슬라 벤처스의 창업자 비노드 코슬라의 의견에 따르면 현재 의사들이 수행하는 의료 서비스의 80% 정도가 기술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시점이 언제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엇갈린다. 


어찌되었든 그런 미래가 온다고 하더라도 의사들은 현재와는 다른 역할을 하면서 그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지금보다는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점은 아마도 환자들이 진단을 의사가 내리는 것보다 인공지능이 내리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되는 떄가 될 것이다. 이는 의료계 내부에서 받아들이게 되는 동력보다는 외부에서의 압력으로 인한 변화가 더 클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의료계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인공지능 기술들이 도입되고 있다. IBM의 왓슨(Watson)은 현재 여러 병원에서 의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주로 의사들의 암치료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왓슨은 직접 의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보다는 입력된 데이터와 질문에 따라 가장 가능성이 높고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복수의 답을 내놓고, 의사들로 하여금 선택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이는 의사들의 직무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UX라고 볼 수 있는데, 미래에도 그런 방식을 유지하게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일단 진입을 위해서는 당분간은 이런 방식으로 대부분의 의료 인공지능이 동작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데이터 기반의 의학도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다. 초기에는 데이터 기반 의학은 치료 보다는 주로 예방과 일부 진단 영역에서 더 커다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의학과 기술 전반에 대해 잘 교육을 받은 젊은 의사들과 기술에 익숙한 환자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보다 혁신적인 기술을 받아들이고, 증거에 기반한 데이터 기반 의학이 의학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 변화가 가속화되기 위해서는 IT기술 이상으로 다양한 센서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현재 가장 많은 의료비가 지출되는 만성병 관리와 관련한 센서가 중요하다. 만성질환은 병원에 입원해서 바로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정밀한 센서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모바일 헬스 서비스 등이 결합할 경우 많은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꾸준한 복약지도를 위해 먹는 약에 매우 작은 센서를 넣어서 실제로 그 약을 먹었는지 관리할 수 있는 프로테우스(Proteus)의 MEMS 센서는 노바티스나 오츠카 제약 등과 같은 대형 제약사와 다양한 신약을 만들고 있고, 이미 FDA 승인을 받은 신약들도 나오고 있다. 


아마도 이런 기술의 미래는 단순히 복약지도를 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약이 몸에 들어가서 어떤 반응을 일으키고 있고, 약에 의해 변화된 상황 등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의 몸이 언제 약을 먹고 얼마나 지났을 때 어떤 정도의 약의 농도가 혈중에서 나타나며, 심박수나 체온, 활동성과 피부 습도 등이 어떻게 변동 되는지 등의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수집되고, 적절한 인공지능 기술이 가미되면 신약 개발과 관련한 프로세스도 훨씬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3D 프린팅 약물처럼 개인화된 약물 처방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개인정보와 관련한 규제와 보험시스템, 그리고 복잡한 인허가 체계 등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 지난 수십 년간 높은 수준의 의료의 질과 안전을 보장해온 시스템을 그렇게 쉽게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미래의료의 패러다임이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넘어서서 환자들에게 실제적인 비용효과적인 이익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여기에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여튼 인공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미래의 의료에서는 의사와 환자의 개인적인 관계와 소통의 능력이 무척이나 중요해질 것이다. 의사들 중에서도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고, 환자 및 여러 기술에 익숙해서 이들과의 협력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들의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비록 앞으로 10년 이내에 이런 변화가 가시화될 것인지는 쉽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최소한 아직 젊은 의료인들이거나 의료계에 발을 들여 놓으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변화를 기정사실화하고 대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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