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좋아하는 블로거인 Read & Lead 님의 블로그 글 중의 하나를 여러분들께 펌질로 소개할까 합니다.  한번쯤 다들 고민해 볼만한 이슈입니다.  저도 같은 맥락으로 CCL을 적용하고 있는데, 너무 멋지게 표현하고 계셔서 해당 글을 다소 수정하고 첨삭해서 소개할까 합니다.

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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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탭스코트, 앤서니 윌리엄스의 
위키노믹스(WIKINOMICS)의 제7장 '참여 플랫폼'에 아래와 같은 얘기가 나온다.

구글이 지도 플랫폼을 개방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이미 수많은 해커들은 프로그램을 조작하여 자기들만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다.  구글은 그러한 작품의 독창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초기에 이루어진 무허가 개발의 예: 하우징맵, 시카고크라임).  그래서 구글은 API를 개방하여 좀 더 많은 해킹을 장려하기로 결정하였다.  공식적으로 API가 공개되자, 개발자들은 광적인 속도로 구글맵과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혼합하여 새롭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위 사례는 비단 기업과 개발자 간에 일어나는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 블로그에 올린 포스트를 무단 복제 허용하는 이유는 내 포스트는 복제되기 위해 존재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내 글에 있는 정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제한된 관점에 기반하고 있어서 포스팅된 상태 그대로 존재할 경우 나의 발전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될 수 있으면 연결 본능을 발휘하여 비슷한 정보와 만나서 리믹스되어 첨삭되고 변형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내 사고의 틀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지식은 태생이 비경쟁적이고 관계적이어서 다른 지식과 어우러질 수 밖에없는 운명과 본능을 갖고 있다.  사람 관점에서 보면 자신이 생성한 정보를 누가 그대로 복제해서 사용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수 있다.  하지만 조금 넓게 생각해 보면 자신이 생성한 정보가 자유롭게 웹 상에 유통될 경우, 그 정보는 다양한 관점에서 리믹스되어 새로운 발견으로 자신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혹자는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다.  댓글, 트랙백 등을 통한 소통이라면 정보와 정보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정보의 생장(生長)이 가능하겠으나 단순 복제라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전무한 것 아니냐고...

그런데 소통 없는 복제/스크랩도 내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최근 느끼게 된다.  정보는 결국 맥락 속에 놓이게 된다.  내가 웹에 올린 글을 자신의 공간에 스크랩 해놓으신 분은 내가 관심을 가질만한 글을 또 갖고 계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  Collaborative Filtering, Contextual Recommendation 알고리즘이여기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내 생각과 비슷한 글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건 아주 기분 좋은 일이다.  결국 단순스크랩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웹 액션이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내 포스트를 스크랩한 블로그를 가끔 찾아보기도 한다.  내 사고의 틀과 비슷하면서도 나의 사고를 확장시켜 주는 우연한 기쁨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서..  오늘 아마존의 링 네비게이션 - 태그 연관성의 힘 포스트를 인용/스크랩한 곳을 발견했는데 UX 관련 좋은 글을 많이 알게 되었다.  무심코 올린 포스트의 연관 포스트를 대거 발견하게 된 셈이다.  또 파레토 경제 - Super Head, Fat Tail 창발의 기반 포스트를 인용/스크랩한 곳에선 좋은 글 뿐만 아니라 심지언 좋은 음악까지 듣게 되었다.  너무너무 맘에 들어서 2시간째 그 노래만 듣고 있다..  참 신기하다. 정보 추천에 음악 추천까지 받는 기분이.. ^^


정보 복제는 단순 복제를 넘어선 새로운 맥락의 탄생을 의미한다.


내가 생산한 정보가 다른 정보들과 섞이고 변형되고 개념 확장되어 나에게 다시 돌아오는 경험은 무척 소중하다. 내 한계의 틀을 깨고 상자 밖으로 사고가 탈출하는 경험은 나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알고리즘 중의 하나가 바로 진화이다.  진화는 차별화,선택,복제/증식의 흐름을 탄다.  DNA는 복제& 리믹스의 정수 그 자체다.  DNA와 정보는 모두 복제 본능을 갖고 있다.  비트는 복제되기 위해 존재한다.  복제본능을 거부할 수도, 이용할 수도 있다. 선택은 자유다.  난 구글 API의 개방성과 그에 따른 확장성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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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매쉬업과 짬뽕의 시대입니다.  프로그램만, 서비스만 매쉬업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개방을 한다면 컨텐츠와 지식 자체도 매쉬업이 됩니다.  치열한 매쉬업 속에 진화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혜택을 우리들이 다시 노릴 수 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네트워크이고, 단순한 데이터의 네트워크를 넘어 우리 인간들을 엮어주는 거대한 가능성의 바다에 들어갈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러려면, 이런 정도의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지는 않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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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머크(Merck)가 또 한번의 대단한 결정을 내렸군요.  개인적으로 세계적 제약회사들 중에 좋아하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만, 경영적인 측면에서 머크의 담대한 결정에 언제나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이 회사의 경영진에게는 다른 회사들과 비교할 수 없는 그런 면이 있습니다.

올해 초에 포스팅했던 글에서 자칫 특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 있었던 인간 유전자를 이용한 신약개발과 관련한 문제점을 머크와 워싱턴 대학이 공동으로 헤쳐나간 이야기를 썼던 적이 있습니다.

2009/01/02 - [수술공학/의공학] - 인간유전자 전쟁의 역사: 인간유전자 프로젝트의 역사적 의미


1980넌대 초 유전정보에 대한 특허권을 허용한 미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영리와 비영리를 가리지 않고 수 많은 회사와 학교, 연구소 등이 유전자 특허 출원에 열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출원된 유전자 서열 특허는 미국과 유럽에 각각 수만 건에 이르게 되었으며, 수 많은 특허분쟁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미 인간 염색체 중의 약 20% 정도가 사기업이 소유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C형 간염이나 당뇨병 관련 유전자와 같은 중요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특허를 소유한 측에서는 이 분야의 연구를 독점적으로 수행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사적으로 소유된 유전자 정보가 실제로 중요한 질병의 치료에 쓰이는 치료제 개발에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인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신약을 개발할 능력은 안되지만 일단 질병의 목표가 되는 유전자의 서열만 찾아낸 수 많은 연구자들 및 벤처기업이 이를 지적재산권으로만 묶어놓고, 실제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제약회사들과의 타협에 실패를 하면서 전체적인 공익이 후퇴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와 같이 특허가 폭증함에 따라, R&D 예산 역시 비능률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으며 이는 결국 신약개발에 대한 부담이 소비자로 넘어오는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인 환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사이클이 형성되었습니다.  즉, 황금을 찾아나선 모든 이들에게 돈을 지불하려다 보니, 황금의 가격이 너무나 올라서 사줄 사람이 없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 것입니다.


머크와 워싱턴 의대의 활약

이렇게 유전자를 기반으로한 신약개발에 있어서의 유전정보 특허문제와 비용문제로 신약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반전시킨 주인공은 뜻밖에도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머크(Merck Pharmaceuticals)와 워싱턴 의대 유전자 센터입니다.  1995년 이들은 공동으로 머크 유전자색인(Merck Gene Index)이 라는 유전자 염기서열 데이터베이스를 과감하게 공개합니다.  여기에는 1만 5천개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포함되어 있었고, 향후에도 발견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것임을 약속합니다.  3년 동안의 작업이 더욱 진행되어 1998년에는 80만 개가 넘는 염기서열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이 전략을 통해 많은 유전자 염기서열 특허공세가 무력화 되었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을 하였습니다.

당시 수백 만불 이상이 투자되었던 머크의 프로젝트는, 머크의 최상위 경영진의 결단에 의해서 진행이 되었는데 그 의도는 상당히 명확했습니다.  어차피 바이오 기업이 아니라 신약을 개발해서 승부를 해야하는 머크의 입장에서는 유전자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이를 이용한 후속 연구들이 특허침해에 대한 걱정없이 대학이나 여러 연구소들에서 수행이 될 수 있으며 그 중에서 성과가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병에 대한 치료방법이 나타난다면 이를 제빨리 제품화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유전자 염기서열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신약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가장 원시적인 원료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염기서열로 발목을 잡혀있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습니다. 

이 전략은 상당히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킵니다.  머크가 선봉에 서자 여러 제약회사들이 거들고 나선 것입니다.  1999년 11개 제약회사들과 비영리단체 하나, IT 기업 두군데가 협력하여 SNP 컨소시엄이 발족합니다.  SNP 컨소시엄은 수십 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단일염기의 차이에 대한 정보(SNP)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2001년 1차 프로젝트 종료시 이들이 찾아낸 SNP는 무려 180만개로 목표의 6배 정도가 되었으며, 일단 찾아낸 것은 특허 출원을 한 뒤에 특허가 등록되면 이를 공개로 풀어버림으로서, 혹시 있을 수 있는 개인이나 연구소, 학계의 방해공작을 차단하였습니다.

SNP 컨소시엄의 이러한 공개방식에 의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회사들은 미래형 유전자 기업으로 불리우며 승승장구하던 인사이트(Incyte), 밀레니엄(Millenium Pharmaceuticals), 젠세트(Genset) 등이었습니다.  이들은 유전자 정보를 해독하고, 인력과 장비를 SNP를 찾아내는 것에만 집중을 하면서 자사의 독점적인 SNP 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지적재산권으로 묶는 작업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던 기업들입니다 (이를 유전자 사냥이라고 부릅니다).  이륻 회사는 SNP 관련 특허 개당 최소 5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하니, SNP 컨소시엄에서 얼마나 커다란 타격을 입었는지 상상이 됩니다.


머크의 또 하나의 혁신, Sage

14년전 이런 엄청난 결단을 내렸던 머크가, 2009년 3월 또 하나의 엄청난 결단을 내렸습니다.  1995년의 결단이 유전자 정보에 국한된 것이었다면, 올해의 결단은 신약개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적 제약회사의 자원을 전세계의 연구자들에게 개방하는 선언으로 그 의미와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보입니다.  

머크는 이러한 목적으로 비영리 의학연구기관인 Sage를 올해 설립하고, 그 모습을 드디어 드러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역사적인 사건으로 후대에 기록될 것으로 봅니다.   Sage의 웹 사이트에 현재는 별다른 것들이 없고, 공동연구를 원하는 곳들이 연구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양식과 프로젝트의 의미와 뉴스 정도로 구성되어 있지만 앞으로 커다란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개방형 의학연구단체 - Sage 링크

대문에 보이는 CCA(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라이센스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머크가 이야기하는 Sage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혁신적인 새로운 질병모델을 만들기 위한 개방형 데이터베이스 및 플랫폼의 구축
  • 전세계의 과학자들이 서로연계하여 공헌하고 동시에 서로 발전하며, 동시에 생물학적 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


머크는 어째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말은 쉽지만 세계 최고의 연구인력과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머크같은 회사에서 이렇게 엄청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머크는 14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담대한 결정을 내린 적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지요.  Sage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회사나 연구소가 자신들의 자원을 모두 써서 신약을 개발하기 보다는 전세계의 협업을 통해서 연구가 진척될 때 훨씬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미 머크의 자회사이자 생명과학 연구부분에 있어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회사인 로제타(Rosetta Inpharmatics)의 경영방식에서 이와 유사한 접근방식을 통해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머크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지적재산권 자원들을 아낌없이 Sage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제공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며, 단순히 이런 지식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방형 플랫폼을 개발하는데에도 투자를 할 것 같습니다.

이  플랫폼은 누구나 쉽게 인간의 질병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 전세계의 과학자들의 두뇌를 모으는 장이 될 것이고, 동시에 공유와 참여라는 웹 2.0 시대의 철학을 그대로 계승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이런 일에 총대를 메고 거액의 지재권과 자금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머크라는 회사의 경영진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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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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