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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Will Marshall이 올해 발표한 “Labor and the Producer Society” 라는 리포트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최근 청년실업을 비롯한 고용문제가 심각하다. 경기침체가 이유라고 하기에는 그 구조적인 문제점도 많다고 생각되는데,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안한 유익한 리포트가 아닌가 한다.

그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그 동안의 경제시스템이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지적한다. 빚을 중심으로 소비를 진작해서 경제를 살린다고 하더라도 결국 거품이 생기고, 같은 문제가 머지 않은 미래에 다시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 지난 수십 년 간의 경제성장이라고 했던 것도 중산층의 실질적인 소득 증가는 거의 없었음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빚과 빚을 바탕으로 구입한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가 증가하는 착시 현상으로 과도한 소비를 이끌어 냈으며, 이것이 결국 현재의 금융위기를 만들어 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를 역으로 말한다면 소비를 늘려서 다시 경제성장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소비증가를 위해 국가의 재정을 아무리 퍼붓는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인 체질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는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한 것이다.

Will Marshall은 이런 소비자 중심의 사회를 생산자 중심의 사회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소비를 증대시키기 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생산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빌리는 것보다는 절약을 하고, 공유와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런 변화의 바람이 실제로도 사회에서 조금씩 싹이 트고 있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DIY(do-it-yourself) 프로젝트들을 통해 과거에는 꿈꾸지 못했던 제품들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소규모 창업을 하거나 활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미주리 주의 시골에서 진행되고 있는 Open Source Ecology 프로젝트이다. 이 블로그에서도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이 프로젝트는 “Global Village Construction Set”라는 것을 이용해서 농업과 건축,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기계들을 직접 만들어낸다. 이 프로젝트는 아마도 경제력이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 분명한데, Will Marshall은 미국에서도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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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DIY 축제, Maker Faire의 인기도 이런 변화에 무관하지 않다. 수많은 열정적인 메이커들이 모여서 다양한 형태의 물건들을 자랑했는데, 2011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축제에는 무려 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를 하였다. 만드는 수준도 갈수록 높아져서, 최근 Make 잡지에는 DIY로 제작하는 고카트(go-kart) 제작방법이 실리기도 하였다. 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점점 많아진다.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된 테크샵(TechShop)은 디트로이트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랄레이(Raleigh)에도 진출했으며, 앞으로 더욱 많은 지점들이 미국 전역에 오픈할 예정이다. 한 달에 $100만 내면 3-D 프린터나 레이저 커터, 각종 전자장비와 같은 첨단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 이 시설은 이제 전 세계로 뻗어나가려고 하고 있다. 이미 테크샵에서 여러 회사들이 창업을 했고, 성공가도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Maker Faire와 테크샵에 대해서도 이 블로그에서 더욱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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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정도로 사회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야기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다양한 사회적인 운동과 분위기 만큼은 점점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과거 한두 차례의 연간 행사로 진행되었던 "스타트업 위크엔즈(Startup Weekends)"가 이제는 미국 전역에서 연간에 수시로 열리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의 변화는 국내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다양한 형태의 스타트업들을 위한 행사나 자발적인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지나치게 스마트폰과 앱 등의 IT산업과 관련된 것들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다소 안타깝다. 일반적인 스타트업 위크엔즈 프로그램을 보면,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54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팀을 짜고,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서 마지막에 발표하는 숨가쁜 일정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이 행사를 통해 많은 회사들이 탄생하였는데, 아직까지는 소프트웨어와 웹 기반의 비즈니스가 많지만, 앞으로는 제조와 서비스 산업에도 확대가 될 것으로 본다. 실제로 3-D 프린팅과 건강서비스와 같은 산업에서도 유사한 스타트업 위크엔즈가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스타트업 위크엔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이고 창조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디지털 경제에서 무엇인가를 해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현재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도들이 점차 많아진다면 소비자 사회에서 생산자, 더 나아가서는 함께 생산하고 소비하는 프로슈머 사회로의 진입도 빨라질 것이다.

비관적인 사람들은 이런 새로운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또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이야기하는 교육과 의료/건강관련 산업의 경우 지나친 규제와 이해집단들의 반발 등으로 현실적으로 혁신을 하기 어렵다는 의견에도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시대의 여명은 처음부터 많은 것을 해결하고, 커다란 변화를 끌어내는 것은 아니다. 이런 변화가 일상이 되고,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면 우리 사회는 매우 커다란 역동성을 보이면서 변해나가지 않을까?

현재의 경제위기가 괴롭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역사는 이런 위기상황을 통해 사회전반의 모순을 발견하고,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곤 한다. 어설프게 빚을 늘리고, 과거의 생활패턴을 유지하며, 사회의 변화를 두려워하면서 한탄을 하기 보다는 새롭게 등장하는 제2, 제3의 Maker Faire, 테크샵, 스타트업 위크엔즈 등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한다면 산업혁명 이후 등장했던 지난 200년 간의 산업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으리라 믿어보고 싶다. 


참고자료:

Labor and the Producer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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