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eedStudio.com



해커스페이스는 물리적 공간이 있고,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있으며, 이들이 시간과 돈, 도구 등을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진 곳이다. 즉, 모여서 같이 배우고, 탐구하고, 가르치고, 실행하고, 창조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장비를 가져다 놓을 수 있지만, 드릴이나 톱, 그라인더, CNC 등의 전통적인 장비들과 최근에는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터 등을 기본으로 갖추는 경우가 많으며, 아두이노 등의 보드, 다양한 센서와 모터, 미니 디스플레이 등의 부품 등을 쉽게 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노트북의 보급이 일반화되었으므로, 적절한 전원과 WiFi 등의 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해커스페이스는 독일에서 먼저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 세계로 순식간에 퍼져 나가서 2007년에는 20개 정도에 불과했었던 해커스페이스가 이제는 수천 개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커스페이슨는 다양한 목적으로 만들 수 있지만, 모두들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것은 교육과 발명이다. 미국에서는 대체로 비영리기관으로 등록해서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는 곳들이 많다. 단순히 공간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이 모이게 하고, 교육활동을 전개하며,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와서 들을 수 있도록 한다. 교육하는 것들도 간단한 납땜이나 톱질 워크샵부터 DIY 전자제품 만들기, 해커들의 영원한 테마인 보안이나 암호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많은 해커스페이스의 멤버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공유하고, 협업을 통해 자신들의 발전을 같이 도모하며,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문제도 같이 해결하곤 한다. 또한, 지역의 학교들이나 도서관 등과의 협력도 최근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일부에서는 카페의 형태로 발전하기도 하는데, 일본에서는 팹카페(Fab Cafe)가 생기면서 가볍게 커피 한잔하고 3D 프린터와 레이저커터 등을 갖춘 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고, 유럽에서는 수리카페(repari cafe)의 형태로 발전해서 동네에 못쓰게 되거나 고장난 기기들을 가지고 와서 서로 고치면서 지역사회 주민들의 사랑방의 역할을 하게 되는 곳들이 생기고 있다.



연관글:

2012/11/23 - 네덜란드에 등장한 수리카페



정말 원대한 꿈을 꾸고 있는 해커들도 있다. 국제 해커스페이스 스페이스 프로그램(International Hackerspace Space Program)에 참여하고 있는 해커들은 2023년까지 해커를 달에 보낸다는 커다란 꿈을 꾸고 있다. 사실 이들의 목표가 달성되는지 여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이 목표를 위해 배우고, 탐구하며, 자신들의 창조성을 나누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실 일부 해커스페이스는 미국 DARPA에서 펀드를 지원해서 우주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니까, 이런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반드시 말도 안된다고 할 수는 없을 듯하다.


이런 여러 가지 형태의 해커스페이스는 사람들이 과거에는 가지지 못했던 어떤 것을 만들어내고, 노력하게 만드는 것만으로 해당 지역사회에는 새로운 에너지가 공급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멋진 일을 하고 싶어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으며, 처음에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조금씩 가능해지게 될 때의 쾌감은 무엇으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해커스페이스는 사람들이 이런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며, 각자의 기술이 좋아지고, 사람들이 모이면 정말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교육과 나눔의 정신을 통해 사람들의 협업 에너지가 창조적인 표현을 만나서 발산이 되면 각 개인들의 역량은 놀랍게 발전을 하게 되고, 이들의 협력이 만들어낸 성공의 경험은 지역사회의 역량 전체를 키워낼 수 있다. 


해커스페이스는 또한 기업가정신 활동의 허브가 될 수 있다. 이곳에서 정말 뛰어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며, 넓은 융합적 시각을 갖추었으면서도 깊은 전문성과 지식을 가진 소위 T자형 인재들이 모여들고 호흡을 맞추다보면 자연스럽게 과거에는 없었던 혁신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는 것이니, 성공적인 지역기반 해커스페이스가 자리를 잡도록 하는 것은 여러 모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부 해커스페이스는 스타트업들의 협업공간을 겸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영리기업이나 엑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의 형태를 가지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최근 사물인터넷이 붐을 이루면서 미국와 중국을 중심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곳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진행되는 테크스타-R/GA 프로그램이나 실리콘 밸리와 중국 심천을 연결하면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HAXLR8R 등이 그런 곳들이다. 


이처럼 해커스페이스는 지역사회에 커다란 변화와 혁신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형태와 기능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가능성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정부주도로 진행하는 사업인 무한상상실 등은 단순히 몇몇 기계들을 가져다 놓고, 학생들 교육이나 창조경제 홍보의 장으로 천편일률적으로 만들고 있는 듯하여 아쉽다. 보다 근본적인 수준에서 지역기반의 해커스페이스들이 자생적으로 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렇게 등장한 해커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들의 힘으로 모든 것이 바뀐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미래부에서 '창조경제' 관련한 정책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코딩 교육을 시키겠다는 내용이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대통령 업무보고에 MS 스몰베이식(Small Basic) 등을 가르치는 것을 정규 교과과정에 넣겠다는 것이 그 내용인데, 이와 관련하여 찬반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코딩 교육에 대한 선입견을 타파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와 관련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미래부 업무보고에 들어간 형태의 베이식 언어를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치고, 이를 정규교과에서 의무화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엉뚱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실행부분에 있어서는 시범적용과 민간에서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일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무조건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들에게 코딩교육 자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하여, 별로 대단한 것은 없지만 간단히 이것이 어째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면에서 장점이 많은지에 대한 글을 써 보고자 한다. 기초적인 합의가 없이 밀어붙인다고 정책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부에서도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서 어떤 정책이 가장 적합할 것인지 공론화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취지를 살렸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취지이지, 각론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코딩 교육을 중시하는 움직임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보강국으로 꼽히는 에스토니아에서는  6세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의무적으로 가르치며, 심지어는 수학과 과학 등의 교육과정 자체도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바꾸는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데, 코드카데미(Codecademy)를 위시로 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코딩을 가르치는 도구와 서비스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다. MIT 미디어랩에서 제작한 스크래치라는 비주얼 프로그래밍 도구는 이미 수 많은 어린이 프로그래머들이 올린 프로젝트의 수가 수십 만개에 이를 정도로 널리 알려졌고, DIY.org 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비영리재단에는 많은 수의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주도하는 프로그래밍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런 분위기에 불을 지른 것은 페이스북을 공동창업한 마크 주커버그와 MS의 빌 게이츠를 포함한 ICT 업계의 거물들이 "이 나라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하는 이유"라는 글로 시작하는 영상에 같이 출연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한 몫 하였다. 해당 영상은 아래 임베딩하였다.





물론, 코딩을 배우는 것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있어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뉴욕시 블룸버그 시장도 코딩을 코드아카데미를 통해 배우고 있는데, 어른들의 경우 컴퓨터와의 소통의 수단인 코딩을 배우는 것이 앞으로는 마치 외국인과 소통하기 위해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이 생활을 하고,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성이 강하다. 그에 비해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배움의 과정이기도 하고, 자라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어떤 기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단순한 도구로서의 활용만 생각하는 경우라면 그 중요성이 확실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코딩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그런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 보아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사실은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중요하다고 생각한 학문은 시대에 따라 변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있는 국/영/수가 언제나 영원할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플라톤 시대에는 웅변과 수사학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학문의 영역을 차지했고, 중세시대에는 종교와 관련한 학문들이 가장 중요했으며, 근대이후에나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언어의 경우에도 영어가 우리에게 필수적인 학문으로 자리잡은 것이 얼마나 되었을까? 근대까지도 가장 중요한 언어학문은 라틴어였다. 교육방식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이것까지 언급하면 글이 너무 길어지고 논점에서 어긋나므로 이 정도로 정리한다.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는 것은 사회의 발전양상과 역사의 흐름에 맞추어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며, 해당 시대에 맞는 교과과정과 교육방식이 도입되어야 사회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 코딩이 그런 시대적 변화와 잘 맞는 교육일까? 이것이 중요한 논점이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코딩을 좀 넓게 보고 접근했으면 좋겠다. 컴퓨터 과학자들이나 프로그래밍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나 다룰 만한 어려운 문법과 알고리즘을 외우고 이해해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레고블록처럼 창의적이고 자신의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사고방식을 기르고, 실제로 성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도구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MIT 미디어랩의 스크래치를 비롯하여,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아이들 대상의 프로그래밍 관련 도구와 교육 서비스들은 과거 방식의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공작도구와 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확실히 아이들에게 정형화된 프로그래밍 언어의 문법을 가르치고, 콜론이나 세미콜론을 빼먹고, 스펠링이 틀렸다면서 잔뜩 발생하는 에러 메시지에 의한 스트레스를 받도록 하며, 아직 산수도 제대로 못하는데 알고리즘 타령을 하게 만드는 그런 교육은 무리다. 그렇지만, 블록쌓기를 하며 논리적인 생각을 기르게 하는 그런 정도의 교육은 가능하다. 처음에는 알고리즘이 들어가 있는 빌딩블록을 쌓아가는 방식으로 자신이 구상한 것들이 동작하도록 하는 기쁨을 느끼게 하고, 서서히 그 이면에 숨어있는 원리를 알려주면 충분하다. 아마도 이것만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작업을 간단히 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그 교육은 크게 성공한 것이며, 혹시라도 그 중에서 일부의 학생들이 프로그램이라는 것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깊이 판다면 그들은 디지털 시대에 중요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면, 필자의 시대에는 중학교 기술과목에 의무적으로 베이식 언어를 가르쳤다. 아마도 필자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당시의 교육이 사회에 나와서 크게 중요했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오"이다. 실제로 프로그래밍이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세운상가에 가서 일본과 미국에서 나온 프로그램이 서적을 사서 그 내용을 분석하고, 독자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학창시절부터 관련 잡지에 기고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교과과정의 베이식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 그것 자체로 어떤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이를 강제화하거나 획일화해서 가르치는 발상은 곤란하다. 


블록을 이용해서 익히는 재미난 프로그래밍과 코딩의 경우 우리 아이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논리적인 생각과 함께, 문제를 풀어내고 창의적인 도전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필자의 아들은 이제 중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 5학년 정도부터 스텐실웍스(StencylWorks)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간단한 게임을 즐겨 만들었다. 아이가 코딩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아는 방식의 코딩을 하지 않고, 수 많은 블록들을 이리저리 배치하고 수치를 입력하며 사물을 디자인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간다. 그 과정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하는데,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해당 도구의 한쪽 탭을 클릭하자 그 복잡해 보이는 레고블록의 설계도가 필자의 눈에 익숙한 스크립트 언어의 코드로 변했다. 그 코드를 읽고 나서야 그 프로그램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아들은 해당 스크립트 언어코드는 너무 어렵다면서 보는 것조차 거부했다는 점이다. 달리 말해 필자의 아들은 비주얼 프로그래밍 방식에 익숙해서 그것을 총체적인 블록으로 인식하는 것은 잘하고 좋아하지만, 필자는 그런 그림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고 텍스트로 된 프로그래밍 언어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나 서로 다른 인지능력과 표현방식을 가졌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큰 충격이었다. 그 이후에 고상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높이 생각하고, 비주얼 도구를 다소 하찮게 보던 필자의 태도도 달라졌다. 


코딩을 배운다는 것은 일종의 논리적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며, 어떤 것을 픽업해서 연결시킬 것인지를 아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이런 논리적 언어가 가지고 있는 기초적인 개념 (루프가 어떻게 동작하고, 판단을 어떻게 하며, 계산을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컴퓨터가 우리에게 주는 정보를 획득하고, 컴퓨터에게 일을 시키는 지 등)을 알게 하고, 창조적인 경험과 내가 만들어낸 것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주입식 교육에 찌들어 있는 아이들에게 해방구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쁨을 느끼게 하면서 그 중의 일부 열정이 있는 아이들이 더욱 깊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지, 여기에 전통적인 교육의 평가체계를 도입하거나 획일적인 교육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교육은 이와는 또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너무 지나치게 정해놓고 접근하며, 너무 빠르게 전면확산 시키려고 하면 되려 반발도 클 것이고, 교육도 제대로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방과후 학습과 창의체험활동 등의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고, 민간에서 이런 의도로 접근하고 있는 다양한 스타트업이나 기업, 비영리단체 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코딩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접근보다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는 민간에서의 서비스와 도구들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이를 적절하게 도입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관련한 스타트업 생태계도 생길 수 있고, 본래의 정책을 입안하려는 취지와도 잘 맞을 것이다. 좋은 취지의 정책이 수행하는 방식의 문제로 제대로 도입되지 못하고 후퇴하게 된다면, 이는 하지 않는 것보다도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from Google Books



창조경제 논란으로 온 나라가 백가쟁명식 토론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다. 정말 다양한 의견과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이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일자리"로 귀결되는 듯한 느낌이다. 문제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작금의 추세가 인위적으로 정부가 끼어든다고 해결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이다. 물론 경제민주화를 중심으로 하는 공정한 규칙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포텐셜을 끄집어내기 쉽도록 뭔가를 창발시키는 비용을 줄여주는 인프라와 새로운 모험을 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여러 제도나 장치, 그리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 되기는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뭔가를 "창조"할 사람들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모두가 의사와 공무원이 되려고 공부하고, 중소기업이나 창업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대기업에 원서만 넣고 있는데 무슨 새로운 일자리나 "창조"가 나타나겠는가?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들의 교육시스템과 사회 인프라에 있는 것이라 지나치게 조급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긴 호흡을 가지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손을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교육과 관련한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교육전문가인 토니 와그너(Tony Wagner)는 최근 "이노베이터의 창조: 세상을 바꿀 젊은 사람들 만들기 (Creating Innovators: The Making of Young People Who Will Change the World)"라는 그의 저서에서 미국의 초중고등학교 교육과 대학이 시장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기술과 능력을 배양하고 가르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 블로그의 다른 포스트에서 주로 대학의 시스템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므로 아래의 연관글도 참고하기 바란다.


연관글:
이와 관련하여 뉴욕타임즈에 토마스 프리드먼이 좋은 칼럼을 쓴 것이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원문은 하단에 링크하였다. MIT의 데이빗 오토도 지적했듯이 일자리 문제에 있어 가장 심각한 것은 이제는 아주 적은 고연봉에 높은 기술과 지식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있을 뿐, 과거에 많았던 비교적 좋은 대우에 중간 정도의 기술이 필요한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는 점이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도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어떤 특정한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보다는 보다 창조적이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새로운 교육철학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토니 와그너는 아이들에게 입시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혁신에 대한 준비"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이든, 거기에 가치를 부가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라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굉장히 혁신적인 주장이다.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여건은 확실히 좋아졌다. 이제는 인터넷에 연결된 많은 디바이스들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지식의 획득이 가능하고, 무엇을 아는 지가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다.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을 실행하는 "실행력"이다. 

이런 실행력은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능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이것이 바로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기술은 비판적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협업이다. 이들은 모두 현재의 교육이 중시하는 학술적인 지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개인의 지식을 테스트하고, 자신들만을 돌보라고 어렸을 때부터 강요받는 환경과는 완전히 반대방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가르치면 되는 문제다. 그리고, 지식은 계속 변할 뿐만 아니라 늘어나기 때문에 그때 그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과 찾아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에 옮기는 태도는 오랜 교육과 경험을 통해 숙달되지 않으면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인재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이지, 알량한 지식들의 덩어리들이 아니다. 과거 전통세대는 지식을 확보하면 적당히 괜찮은 직업을 얻을 수 있었고, 대부분의 대학과 고등교육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고 있다. 이제는 일자리를 찾아서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다행인 것은 무척이나 어려워 보이는 이런 미션을 이제는 과거보다 훨씬 수행하기 쉬워졌다는 점이다. 

아주 운이 좋게도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기술이 잘 맞아서 일자리를 "찾아서" 얻게 된 경우라도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는 그냥 안주해서는 그 직업을 오래 가지고 좋은 대우를 받고 있기는 힘들다. 자신의 직업을 다시 재창조하고, 변화시키고, 새롭게 상상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사회에서의 가치가 떨어지고 심하면 직업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안정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나 공무원, 그리고 대기업 직원이라도 그리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자신이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언젠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기초적인 지식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가장 기초가 되는 언어적인 능력과 수리력 등이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끝없는 반복학습과 점수를 위한 과도한 암기와 문제풀이 기계로 훈련시키는 교육은 그 정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토니 와그너는 기초적인 지식과 함께 동기(motivation)과 기술(skills)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동기가 가장 중요한데, 동기는 바로 열정의 근원이 된다. 젊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동기부여가 잘된다. 특히 호기심이 많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특징이 있으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끊임없이 익혀나갈 수 있다. 이런 능력을 발휘한다면 자신들만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교육에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학교는 생동감이 떨어지는 지식은 많이 전달할 지 몰라도, 아이들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동기"를 잃게 만들고 있다. 산업시대가 창조한 공장형 학교교육은 그 효용성을 점점 잃고 있다. 이제는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연관글:
토니 와그너가 주장한 학교에서 아이들의 동기를 끌어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3가지는 3P로 표현된다. 그것은 바로 놀이(Play), 열정(Passion), 그리고 목적(Purpose)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잘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하며, 학교의 시스템은 혁신을 쉽게 할 수 있는 협업문화(collaboration culture)를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지식을 단순히 테스트하기 위해 서로를 경쟁자로 두고 시험을 보는 것보다는, 어떤 문제를 같이 풀어내기 위해 협업을 하는 지혜를 가르치고, 문제를 해결한 뒤의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훨씬 좋은 교육시스템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일구어낸 성취와 배운 기술을 썩히기 보다는, 남들에게 그것을 보여주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블로그나 SNS 등은 그런 활동을 쉽게할 수 있는 훌륭한 인프라가 되고 있다. 이것들은 향후에 개인들의 디지털 포트폴리오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런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도전해서 자신들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공정하면서도, 실제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대회나 기회들도 많이 제공된다면 이런 변화를 가속화 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상을 주기 위한 그런 기회가 아니라, 우리가 골치아파 하지만 지나치게 복잡하지는 않은 실행력과 혁신이 필요한 작은 문제들을 발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며,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인프라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이런 교육부분에서의 분위기 전환이 진정한 '창조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초석인지도 모른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