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교육'에 해당하는 글 2건


1999년 슬럼가에 인접한 인도의 사르보다야 캠프에 터치패드와 초고속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돌담에 설치되었다. 돌담에 구멍을 파서 설치를 함으로써 기기를 뜯어낼 수 없도록 하고, 아무런 지시사항이나 매뉴얼 하나 없는 컴퓨터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돌담에 구멍을 뚫어 컴퓨터를 설치했다 하여 "Hole-in-the-wall"이라고 명명되었다. 주변에 살던 10대의 소년들은 이 컴퓨터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는데, 컴퓨터를 설치한 지 이틀 만에 아이들은 파일과 폴더를 만들고, 관리하는 방법,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모두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끼리 서로서로의 노우하우를 주고 받으면서 배우게 된 것이다. 3개월이 지나자, 이들은 1,000개가 넘는 폴더를 만들었고 디즈니의 만화를 포함한 재미있는 컨텐츠를 찾아내서 공유하기 시작했으며, 인터넷 게임과 페이터 등을 이용한 컴퓨터 그래픽, 그리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였다. 처음에는 한두 명이 터득한 방법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에게 전파되었다. 이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학습능력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그 어떤 방법의 중앙집중적 대량생산 학교 교육보다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그리고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

이것이 바로 영화로 상영되어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실제 배경이 된 HiWEL(Hole-in-the-Wall Education Ltd.) 교육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의 기원은 뉴델리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이면서 동시에 컴퓨터 교육기관으로 유명한 나이가타 공과대학(NIIT)의 물리학자인 수가타 미트라(Sugata Mitra)의 실험에서 시작되었다.  

수가타 미트라 박사는 이 실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비슷한 형태의 컴퓨터를 인도의 다른 지역인 쉬브푸리와 마단투시에도 설치하였는데, 결과는 동일했다. 미트라 박사는 이런 방식의 새로운 학습을 최소침습학습(Minimally Invasive Education)이라고 명명하고 전세계의 못사는 나라 아이들의 컴퓨터 교육을 같은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과 손을 잡고 HiWEL(Hole-in-the-Wall Education Ltd.)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그로부터 현재까지 30개가 넘는 HiWEL 클러스터들 및 학습센터가 인도와 인도 외부의 여러 나라에 만들어졌다. 모든 곳에서의 학습효과와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오늘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암기 위주의 교육이 아니다. 그보다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연결되어 있는 전세계를 이해하고, 동시에 이를 잘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믿어왔던 전통적인 학교에서의 교육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일까? 


놀이와 평가, 그리고 창의성

1960~70년대 스탠포드의 디자인 프로그램에는 밥 맥킴(Bob McKim)이라는 창의적인 연구자가 있었다. 밥은 학생들과 함께 종이에 그림을 그려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뭔가를 더하는 놀이를 하는 것을 즐겨하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의식을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나 생각, 작품들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이 두려워서 공유를 하거나 알리는 것을 꺼려하여 시간을 지체하거나 생각만 하면서 적응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이 관찰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놀이를 아이들에게 하면 어떨까? 아이들은 보통 매우 행복하게 즐기면서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중학교, 고등학교로 넘어갈수록 점점 부끄러워하고 넘겨주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꾸 남의 의견에 민감하게되고, 자신의 창의성과 자유로운 생각을 하는 방법을 잊어버린다.  이것이 가장 창의성을 구속하는 이유이다.

세계 최고의 창의력 보고라고 일컬어지는 세계적 디자인 회사인 IDEO의 경우 이런 점을 의식하여 창업자인 데이빗 켈리(David Kelly)가 가장 친한 친구들을 직원들로 고용해서 회사를 설립하였다.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의견이지만, 사실은 친구들과 놀기가 가장 쉽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신뢰를 가지고 기탄없이 이야기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창의성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IDEO 의 스튜디오 환경도 누구나 가장 편안하고 긴장되지 않는 환경이 되어야 창의적인 작업을 진행하는데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 이런 현상은 토이스토리 등을 제작한 Pixar 나 오늘날 전세계를 이끄는 실리콘 밸리의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사무실 환경에도 영향을 미쳐서 이들 회사의 사무실들이 오두막이나 예쁘게 장식된 동굴과 같은 독특한 형태를 가지도록 하면서, 형식의 파괴를 적극적으로 하는 계기가 된다. 


놀이는 창의력을 기르는 연습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물건이나 내용을 보더라도 굉장히 다양한 것들을 상상한다. 새로운 것을 보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무엇인가를 대입시키고 그것으로 인지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은 창의력을 제한한다. 어찌보면 아이러니지만, 많이 알수록 새로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가 어렵다. 아이들은 단순한 박스나 몇 가지 줄, 종이 등 만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노는 방법을 안다. 이런저런 것들을 대입시키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낸다. 어쩌면 우리의 창의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시 아이 때의 뇌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잘하는 벽돌쌓기 같은 건축놀이는 실제 여러 물체들을 가지고 사람들의 생각을 모으면서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연습이다. 실제로 이런 과정이 우리의 사회에서 놀라운 신제품의 탄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과정이 처음부터 그렇게 멋있거나 화려한 작업이 아닌 아주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단순한 생각을 바깥으로 노출시키고,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서 여러 가지 피드백을 받아서 정제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어느덧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를 동료들과 이야기하다가 무엇인가를 만들고, 이를 연장하는 것과 같은 돌발적인 상황 및 예외에 대해 여유로워지는 것이 창의력을 기르는 좋은 방법이다.

실제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물건을 디자인하는 방법은 이렇게 무엇인가를 만들어보면서 진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서비스나 경험처럼 만질 수 없는 것들은 어떻게 할까? 이런 경우에는 역할놀이(role play)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디자인을 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병원의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하고 디자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에게 실제 역할을 맡기고 이를 수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두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디자인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을 상대로 하는 상호작용을 디자인할 수도 있다. 식당에서 주문을 받는 방법도 실제 역할놀이를 통해 디자인을 해보는 것과, 그냥 이렇게 해보라고 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와 같은 역할놀이 역시 우리가 어렸을 때 많이 수행하는 소꿉놀이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놀면서 창의적인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노는 것을 이제는 너무 쑥스럽고, 당황스럽게 생각하며 왠지 없는 것을 지어내는 것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크게 저항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학교와 부모들이 창의력을 죽여서는 안된다.

불행하게도 현재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유치원 시기를 지나고 정규교육 과정에 들어가게 되면, 이렇게 창의적으로 놀면서 무엇인가를 새롭게 창조해가는 능력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제한받는 상황에 내몰린다. 모든 것이 정해져있고, 이를 벗어나면 야단을 맞게 되며, 주입되는 수많은 지식들만 머릿속에 받아들이라고 아이들은 강요받고 있다. 아이들이 학원을 뺑뺑이 돌면서 머리에 지식을 주입시키는 방식의 교육으로는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는 절대로 탄생하지 않는다. 부모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과제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본원칙들을 심각하게 재고해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상상력이라는 재능이며, 우리는 이 재능을 현명하게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창의적인 능력을 보며 그 풍부함을 깨닫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아이들이 미래에 맞설 수 있도록 전인교육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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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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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좋아하는 TED 미팅이 이번에는 영국에서 열렸습니다.  많은 멋진 강의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일부를 골라서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오늘 고른 강연은 창의적인 교육을 앞세운 Tinkering School의 창립자인 Gever Tulley의 강연입니다.  4분 5초 정도로 짧기도 하고, 한글은 아니어도 영문 자막이 있으니 직접 강연도 꼭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 블로그에도 어느 정도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학교로 불리우는 "Tinkering School"은 정규 과정이 아닙니다.  7~17세의 아이들을 위해 디자인된 매우 독특하고, 심지어는 정말 이상하게 느껴지는 프로젝트를 협업을 통해 진행하도록 하는 1주일 과정의 여름 캠프입니다.  1년에 2차례, 그것도 딱 8명의 아이들만 받아서 진행하기 때문에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수강료가 1주일에 $1200 달러이기 때문에 싸지는 않지만, 그 정도 가치는 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공작에서부터, 심지어는 롤러코스터까지 만들어 냅니다.  그것도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손으로 말이죠.  물론, 이들을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도 중요하겠지요?  누구보다도 아이들의 창의력과 직관을 믿고 따르되, 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북돋고 도와주는 것이 학교의 역할입니다.  

선생님은 딱 3명입니다.  이 학교를 만든 Gever Tulley와 그의 아내인 Julie Spiegler, 그리고 Robyn Orr입니다.  Gever Tulley는 아도비(Adobe)의 컴퓨터 과학자로 오랫동안 일했고, 동시에 조각가입니다.  그의 아내인 Julie 역시 아도비에서 XD Playground Monitor를 했던 사람으로, 둘다 패러글라이딩 선생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특별한 학교인 "Tinkering School"의 신화를 지켜보는 것은 무척 즐거운 경험입니다.  빨리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교육과정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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