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과학'에 해당하는 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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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DIY와 오픈소스 문화, 그리고 과학기술의 대중화를 통한 새로운 사회발전의 에너지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글을 통해서도 그렇고,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많이 피력하고는 했다. 얼마 전에도 페이스북에서 대중화된 '화학실험실'을 찾으시는 분의 글을 접하면서 만약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기술을 접할 수 있고, 교육하면서 동시에 서로 네트워킹을 한다면 얼마나 우리 사회가 많이 바뀔까를 상상해 보기도 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마도 인터넷과 ICT 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가치관의 등장과 이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강화된 나의 생각과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텐데, 이와 같이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에 따른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게도 동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시간의 차이가 없이 느끼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젊은 친구들을 중심으로 이런 새로운 대중과학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시도가 점점 많이 눈에 띈다.


이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이런 움직임을 소개한 바 있는데, 28세의 젊은 생명과학자인 조세프 잭슨(Joseph Jackson)의 경우 'DIY 생명과학자'라는 운동을 이끌면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BioCurious라는 회사를 공동창업하고 지역사회에서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명과학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Open Science Summit을 조직해서 이런 철학을 널리 퍼뜨리기도 한다. 아일랜드의 캐덜 가베이(Cathal Garvey)라는 청년은 집에서 세균을 배양하고, DNA를 조작하는 등의 실험을 한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커다란 암센터에서 연구를 하던 박사과정 학생이었다. 그러다가 여러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연구에 미련이 남아서 약 4천 달러의 경비를 들여서 부모님 집에 한 방을 빌려서 조그만 연구실을 만든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은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DIY 운동이 나타나면서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십시일반 아이디어를 내고, 이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다양한 방법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연관글을 통해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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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GeekWire에는 16세의 시애틀 소녀가 이런 목적의 지역사회 생명과학 연구실을 설립하려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성공한 사례의 기사가 실렸다. 기본적으로 Katriona Guthrie-Honea 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소녀는 (이름이 읽기가 복잡해서 캐트리오나라고 하겠다) 15세 때 독학으로 유전자 바이오센서의 분자모델을 만들었을 정도로 천재적인 과학자의 소질을 타고났다. 그래서, 2012년 NWABR 바이오테크 엑스포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인재다. 단순히 상을 수상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자신이 이룬 연구성과를 진척시키기 시키기 위한 생명과학 연구실이 필요했다. 대학이나 연구소에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아직 고등학생인 그녀에게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3개월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생명과학 연구실을 찾아다녔지만 그녀가 이용할 수 있는 연구시설을 찾을 수 없었다. 공동연구자의 나이제한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었다. 그래도 워낙 뛰어난 인재였기 때문에 결국 유명한 암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는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에서 인턴십 자리를 받아서 계속 바이오센서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연구보다 이와 같은 과학기술 인프라에 대한 문제점을 더욱 크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는 그녀에게 자신만 과학자의 길을 걷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듯하다. 


그녀는 아마도 자신처럼 과학연구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연구를 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과학연구를 할 수 있는 일종의 독점된 자격을 가지지 못했더라도 과학연구를 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연구실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그녀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시애틀 최초의 바이오테크 해커스페이스(biotech hackerspace)이다. 생명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공간과 시설을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GeekWire와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한 말이 또한 걸작이다.


테크 붐이 20년 전에 있었음에도 바이오테크 분야는 여전히 혁신이 정체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바이오테크를 배운 사람들에 비해 실제로 연구를 하고 있는 사람이 따르지 못한 것이 하나의 이유입니다. 만약 미국이 정말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나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두드릴 수 없는 곳이라면 아마도 뒤쳐지고 말겁니다.


이런 동기로 시작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시애틀 하이브바이오 지역사회 연구실(Seattle HiveBio Community Lab)이다. 이들의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는 독특한 과학연구에 대하여 일반인들이 십시일반 크라우드 펀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마이크로라이자(Microryza)에서 진행이 되었는데, 큰 금액은 아니지만 펀딩에 성공을 하였다. 이 공간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명과학 실험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지역사회의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의 역할을 같이 수행할 전망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혁신과 발견/발명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들에게 어쩌면 과학자라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전문성이 있고, 다가가기 어렵고, 괴짜스러운 인물들로 인식되어 있는지 모른다. 우울한 SF소설에 등장하는 미친 과학자들에 대한 모습이나 외로운 천재와 같은 느낌의 선입견이 우리 모두에게 내재한 과학적 사고와 과학에 대한 능력을 꽃피우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 이제 의지를 가지고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과학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그런 분위기와 인프라가 우리나라에도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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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자신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되었던 DIY(Do it Yourself)라는 말이 이제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그이런 변화에 무풍지대로 생각하기 쉬운 분야가 바로 과학연구분야이다. 특히 생명과학 연구의 경우에는 다양한 실험장비들과 검체 등을 생각하면 집에서 간단하게 연구를 한다는 것을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선입견을 깨버린 젊은 청년이 있다.

아일랜드의 Cathal Garvey라는 청년은 집에서 세균을 배양하고, DNA를 조작하는 등의 실험을 한다. 과거에는 이런 작업이 굉장히 커다란 일이었지만, 이제는 재료들을 쉽게 구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된 것이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커다란 암센터에서 연구를 하던 박사과정 학생이었다. 그러다가 여러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연구에 미련이 남아서 약 4천 달러의 경비를 들여서 부모님 집에 한 방을 빌려서 조그만 연구실을 만든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은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DIY 운동이 나타나면서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십시일반 아이디어를 내고, 이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다양한 방법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집에 실험실을 갖추게 되면서 오징어에서 밝은청색 생물발광(bioluminescent) 세균을 분리하였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다시 박사과정 공부를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꿈은 오픈소스 방식으로 저렴한 예산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명과학 연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비이커 대신에 버려진 도기를, 멸균기 대신 압력밥솥과 가열교반기(hot plate)를 이용하며, 세균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감자를 끓여서 전분혼합물을 만들었다. 대학과 커다란 연구소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대단히 비싼 재료비로 잡히지만, DIY 생물학자들은 이렇게 간단히 목적에 적합한 것들을 주변에서 찾아내어 응용한다. 사실 최근에는 물체를 3D 프린터로 찍어내고, 전자제품을 만들고, 자전거와 자동차도 제작하며, 심지어는 우주에 인공위성도 DIY로 띄우는 상황이니 집에서 간단히 생명과학 연구를 하고,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이 별로 신기한 일이 아닐수도 있겠다.

DIY 생명과학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프로젝트도 이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CoFactor라는 회사는 OpenPCR이라는 $599 기기를 판매하는데 이를 이용해서 간단히 DNA를 증폭시킬 수 있다. 또한, 3D 모델을 실제로 만들어주는 Shapeways 서비스를 이용해서 실험에 필요한 테스트 튜브 홀더 등을 디자인해서 간단히 주문하고, 이를 $50 달러에 판매하는 드릴에 연결하면 간단히 원심분리기를 만들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이런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모여서 BioCurious라는 공동연구공간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노키아에서 발표한 41MP 사진기에서도 보듯이 뛰어난 광학적 특성을 가진 카메라를 가진 스마트폰과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앱들이 앞으로 이들의 실험을 더욱 쉽고도 다양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렇지만, 취미수준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당분간 그리 쉽지 않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기 보다는 작은 과학혁신의 인프라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또한, 세균 등을 다룬다면 이 과정에서 나오는 사람들에게 위해를 줄 수 있는 부산물 처리도 큰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Cathal Garvey의 경우에는 아일랜드의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서 325달러의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하고 유전자 조작을 하는 세균에 대한 연구를 집에서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그의 라이센스는 환경이나 공중에 거의 위해를 가하지 않는 세균들로 연구대상이 제약되지만, 이렇게 등급과 큰 부담이 없는 관리체계가 있다면 일부의 우려도 어느 정도 극복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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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를 보면서 일부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오토캐드로 유명한 오토데스크(Autodesk)이다. 오토데스크는 대학의 유전공학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동시에 생명과학자들이 쉽게 유전자를 계산하고 조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오토데스크가 그동안 주력한 "설계"라는 개념을 단순히 건축과 제조업에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학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세균도 이런 연구에 적합한 것들이 있다. 대학 등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장균(E. coli)은 배양이 쉽고 대량복제가 되기 때문에 장점이 많지만, 냄새도 심하고 배양액이 비싸며, 무엇보다 잘못될 경우에 병원성이 있을 수 있어서 DIY 연구에는 쓰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이 선호하는 세균은 토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비병원성 세균인 고초균(Bacillus subtilis)이다. 이 세균은 이제 오픈소스 표준 세균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에 힌트를 얻어서 Cathal Garvey는 이 세균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들을 이용해서 다른 DIY 연구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바이오테크 회사를 창업한다고 한다. 

아직 이런 움직임은 일부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단자들의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학이 일반인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고, 많은 사람들이 간단한 실험과 발견, 그리고 혁신을 할 수 있는 미래는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참고자료:

Doing Biotech in My Bed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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