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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스트리아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가정에서 쓸 수 있는 식량용 파리애벌레(구xx 라고도 하는)를 기르는 탁상용 인큐베이터를 소개한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글에는 위와 같이 가장 수위가 약한 사진만 올렸지만, 친절하게 음식으로 만든 볶음밥 사진까지 첨부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곤충류가 실제로 인류의 식량사정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곤충을 먹는다고 하면 왠지 엽기스러운 느낌이 든다. 왠지 야만스럽다는 선입견도 있고 ...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현재까지도 우리는 번데기 같은 것을 맛있게 먹는다. 물론, 요즘 아이들은 못 먹을지도 모르겠지만 ... 


실제로 곤충을 주된 음식으로 사용한 예는 문헌에도 무수하게 나온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특히나 메뚜기를 맛이 좋은 최고의 음식으로 여겼던 흔적이 여러 곳에 등장한다. 이러한 전통은 로마시대까지 이어져서, 로마에서는 다양한 곤충을 음식으로 활용하고 자랑했다는 기록이 있다. 나무에 사는 풍뎅이들, 그 중에서도 사슴벌레 음식을 상당한 자랑거리로 여겼다고 하는데, 심지어는 이 곤충들을 보다 살이 찌고 맛있게 만들기 위해 이들을 사육했다고도 한다. 


그런데, 현대 문명사회에서는 어쩐 일인지 곤충을 먹는다는 것이, 원시적이고 문명인이 아니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프리카와 남미, 아랍의 여러 원시부족들은 곤충을 중요한 음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기후의 특성상, 곤충은 뭐니뭐니해도 아프리카 흑인들의 주된 음식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대륙 전체에 곤충이 워낙 많으니 얻기가 쉬웠는데, 그에 비해, 우리들이 흔히 단백질의 원천으로 삼는 돼지나 소, 닭과 같은 동물들은 그다지 쉽게 얻기가 힘들었다. 주변에 바나나를 비롯한 다양한 당분의 원천들이 있었고, 이들은 쉽게 얻을 수 있었지만 단백질의 섭취는 그렇게 쉽지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곤충의 중요성은 컸다. 특히 남부 아프리카의 일부 부족들의 경우, 메뚜기 떼의 습격을 신이 내린 음식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을 정도라고 한다. 특히 이들이 좋아한 것은 알을 가득 품고 있는 암컷 메뚜기라고 한다. 


개미도 다양한 지역에서 식량으로 이용되고 있다. 버마와 인도의 일부지억, 중국의 일부에서는 개미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고 있는데, 카레에도 이용하고 쌀에도 넣어 먹는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는 쌀과 개미를 섞은 뒤에 독특한 향을 집어 넣은 요리가 있고, 호주에도 이와 비슷한 녹색 개미를 이용한 요리가 있다. 개미의 식량화는 미국 인디언들에서도 많이 관찰된다. 존 뮤어가 캘리포니아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 첫 번째 여름을 보낼 때, 캘리포니아 인디언들이 커다란 검은 개미들을 모아서 만든 요리를 대접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멕시코 인디언들에게는 꿀개미라는 요리가 있어서, 이를 작은 항아리에 넣어서 손님들에게 대접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나라들에서 곤충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고, 역겹게 느끼는 문화가 생겼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선입견과 문화를 뒤집고 곤충을 새로운 음식원으로 등장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느냐에 대한 문제는 실제로 먹을 수 있는냐?라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오랜 세월 만들어진 관습과 문화에 영향을 받는다. 


인간은 곤충을 먹을 수 있다. 그것도 맛있게 ... 하지만, 이 사실을 현대문명의 주류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도 이를 받아들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싶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정글의 법칙' 등을 통해, 외국에서는 곤충을 견디고 먹는 장면 등이 등장하는 '피어팩터(fear factor)' 등의 리얼리티 쇼를 통해 다소 이런 사례들이 알려지고는 있지만 일반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무 곤충이나 먹으면 안되는 것도 분명하다. 곤충을 둘러싸고 있는 키틴(chitin)은 소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소화불량이 되기 쉽고, 특히 작은 곤충은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한 다양한 레서피들이 전 세계에 존재하며, 새로운 음식의 대안으로서 성공적인 요리(?) 등이 점차 등장한다면 언젠가는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곤충을 마치 우리가 다양한 생선의 종류를 알고 요리법을 개발해서 먹듯이 할 수 있다면, 머지 않은 시기에 다양한 곤충을 소재로 한 음식들이 등장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아마도 현재 우려하고 있는 미래의 식량난은 상당히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다시 오스트리아의 디자이너가 개발한 곤충 인큐베이터를 보면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아래 임베딩한 비디오는 이 기기를 좀더 잘 소개하는데, 비위가 약한 분들은 보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린다.



Farm 432: Function from Katharina Unger on Vimeo.



참고자료

Insects as Food

Tabletop bug incubators: The must-have kitchen appliance of the future?



P.S. 최근 설국열차를 보신 분들이 이와 연관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해주고 계신데, 필자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고, 그것과는 관계없이 포스팅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묘하네요. 여기서 양갱이 왜 나와야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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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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