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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IT의 역사, 2004년으로 넘어갑니다.  이제 한해 한해 큰 일이 많습니다.  2004년에도 굵직한 사건들이 많이 있는데, 그 첫번째 이야기는 구글의 역사적인 IPO(기업공개)와 관련한 에피소드 입니다.


상장을 원하지 않았던 미래형 기업, 기업공개를 선택하다.

구글의 두 창업자는 기업공개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업공개를 하면 신경써야 할 일도 많고, 이런저런 간섭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구글은 2003년 주주의 수가 500명을 넘게 되면서, 기업을 공개하거나 아니면 회계장부를 공개하고 보고를 정기적으로 해야하는 기준에 도달합니다.  

이 상황에서는 결국 선택은 기업공개를 하는 쪽으로 모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두 창업자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일반적인 방법으로 기업공개를 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월 스트리트에서 초기 주가를 결정해서 올리는 것이었는데, 가치평가를 하는데 있어 자신들이 처음 가격을 결정하고 싶어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기존에 있는 시장의 전통적인 관례를 깨고 싶어했던 것으로 기업공개를 어차피 해야한다면 구글스럽게 아주 파격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고민 끝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고안한 방법은 구글이 광고를 판매할 때와 유사한 일종의 경매였습니다.  구글이 최저가를 정하면 그 가격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높은 가격으로 온라인 입찰을 하면 최소한 다섯 주는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복수의결권을 도입해서 대중에게 판매한 A급 주식에는 의결권을 하나만, 공동창업자와 에릭 슈미트를 비롯한 현재의 경영진들이 보유하는 B급 주식에는 주당 의결권을 10개를 부여하여 경영권을 보호하려고 했습니다.  이는 어찌보면 자본주의 시장에서 주식회사의 의미를 상당부분 파괴하는 조치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 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 위법은 아니었습니다.  워렌 버핏의 회사로 유명한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역시 복수의결권을 가진 주식회사입니다.


래리 페이지의 편지, 그리고 소비자 자본주의

래리 페이지는 기업공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편지를 써서, 자신들이 어째서 이런 복잡한 절차를 거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편지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글은 투자자의 이익이 아니라 소비자의 이익을 목표로 움직이며, 분기별 기대치에 연연하거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분기별 기대치를 근거로 기업들이 작성하는 수익보고서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단기적인 목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회사와 경영자들은 결국 소비자들의 이익을 돌보기 보다는, 단기적인 주가관리를 통한 주주들의 이익만 돌보게 됩니다.  복수의결권을 주장하는 것은 구글의 주주들이 바뀌더라도 회사의 운명을 건 결정을 저와 세르게이 브린이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래리 페이지의 편지는 결국 경영권을 계속 쥐고서, 주주들의 이익보다는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판단하는 경영구조를 꾸준히 가져가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으로, 이는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새로운 자본주의의 형태로 제시하는 소비자 자본주의(customer capitalism)과도 맥이 닿는 이야기입니다.  과거 주주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경영이 결국 장기적으로 회사가 살아남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구글의 창업자들은 이해하고 있었고, 이를 처음부터 적용시킨 상태로 기업공개를 하려고 한 것입니다.


주식공개, 운명의 순간  ... 구글 로켓 날아오르다.

이들의 진심어린 호소가 먹혀들면서, 상당히 독특한 방식의 기업공개가 2004년 8월 19일에 이루어집니다.  경매를 통해 주가가 결정되는 이 순간을 보기 위해 래리 페이지는 정장을 입고 뉴욕 증권거래소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최저경매가로 $85 달러를 제시하고 역사적인 현장을 에릭 슈미트를 비롯한 경영진 10여명과 함께 지켜봅니다.  같은 시각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 본사에 머물며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사실 $85 달러라는 최저 가격이 그리 낮은 가격이 아니었기에, 이보다 높은 가격에 입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 모두들 불안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조금씩 경매가가 높아지더니, 결국 그날의 종가는 $100.34 달러로 결정되며 $100 달러 벽을 넘습니다.  구글이라는 회사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는 그만큼 높았던 것입니다.  구글의 주가는 $100 달러를 넘는 것은 물론, 2005년 1월 31일에는 $200 달러를 뛰어 넘으면서 대표적인 첨단기업으로서의 자리를 굳건하게 다집니다.  

구글은 2002년 이후 수입이 급격히 늘면서, 부채도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회사 매출액과 이익은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었습니다.  골치거리였던 오버추어의 소송은 야후에게 구글의 주식을 나누어주는 것으로 해결이 되었고, 정기적으로 회사 수익의 12% 정도를 직원들의 스톡옵션으로 지급하는 등 직원들과 함께하는 정책을 펼치는 데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구글은 전통적으로 연봉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공격적인 스톡옵션 정책을 펼침으로써 기업공개와 함께 9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백만장자가 됩니다.  

구글을 초창기부터 도와준 많은 사람들이 모두 부자가 되었고, 스탠포드 대학도 170만주 가까이 보유하고 있었기에 구글의 성공과 함께 큰 이익을 보게 되었습니다.  1999년 맨 처음 마사지사로 고용된 보니 브라운(Bonnie Brown)의 경우에는, 시간외수당을 받는 대신 구글의 스톡옵션을 선택했던 결정이 이렇게 기업공개를 하면서 꽃을 피우게 되는데, 그녀 역시 백만장자가 되면서 은퇴와 함께 재단까지 설립하였다고 합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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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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