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발전에 있어 과학논문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발전한 과학에 의해 세계는 혁신을 한다. 과학의 발전이 빨라지면서, 세상이 움직이는 속도도 빨라진다. 그런데, 현재의 과학논문 시스템은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보통 과학적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진 이후에 이를 논문으로 만들어서 투고하고,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실제로 발행이 되기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두 번째 문제는 대단히 다양하고 복잡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지만, 아직도 과학논문 시스템은 전통적이고 꽉 짜여진 형태의 종이 논문의 모습 만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어찌보면 현재의 과학기술의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고 있다. 이런 비효율성을 제거한다면 아마도 과학기술의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통한 발전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점에 착안해서 최근 미래의 과학을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는 스타트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과학논문 시스템이 탄생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과학자들끼리, 그리고 과학자들과 세계와 소통을 하고 이에 의한 평가와 논의가 이루어지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과정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주요 과학기술논문의 경우 평균적으로 1년의 시간이 걸려야 효율적인 대화가 나타난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있어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많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시간이다. 이런 프로세스를 현재의 인터넷과 웹의 상황에 접목한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모든 블로그의 글이나 트윗, 사진 등을 작성해서 제출한 뒤에 이것이 웹에 1년, 아니 한 달 뒤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아마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시스템을 바꾸라며 들고 일어날 것이다. 물론 뉴스나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 그리고 과학논문이 똑같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다를 것은 또 무엇인가? 과학자들이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기에 망정이지, 자신들이 연구하고 알아낸 사실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고 단순하게 외부에 공표하고, 여기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이 어째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쯤 고민이 필요하다. 따지고 보면, 신문이나 방송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통 미디어에 칼럼 등을 기고하고, 이것이 채택이 되서 발행이 되거나 방송이 되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한 기회 자체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이용해서 그때 그때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의견을 개진하고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의 권위나 정확성 등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 사람들도 있지만, 매체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잘 알아서 받아들이고 있고, 일부는 전통적인 미디어에서 인용을 하고, 새롭게 저자와의 협의를 통해 게재를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과학논문의 답답한 형식도 마찬가지다. 현재 과학기술 분야에서 조금이라도 인정받으려면 아무리 훌륭한 연구를 한 사람이라도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정형화된 형태의 논문으로 표현을 해서 발표를 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할까? 그냥 블로그에 이를 발표하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 가장 큰 문제는 과학기술계에 있는 사람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경멸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신들의 아이디어나 논리, 또는 실험결과나 구현한 내용을 블로그에 작성한다면 아마도 제 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냉정히 본다면 동영상과 사진, 표 등은 물론이고 고급스러운 기술을 이용하면 쌍방향성이 있는 요소까지 추가할 수 있는 블로그는 표현의 자유와 풍부함이라는 측면에서 정형화된 과학논문의 형태보다 훨씬 진보한 미디어다. 예를 들어, 아무리 좋은 논문이라도 3D 단백질의 형태를 올릴 수는 없다. 2D 사진으로 바꾸어서 게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웹에 WebGL 등의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들이 3D 모델을 그대로 돌려보고 확대하고 축소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더 명확하게 표현도 가능하고 이해를 할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의 댓글과 반응 등을 볼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거나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정말 몇몇의 과학자들이나 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읽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미래의 과학논문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야 할까?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는 원래 과학논문을 쉽게 공유하기 위해서 웹을 발명하였다. 그런 측면에서 과학과 웹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많은 과학기술 연구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연구결과나 진행과정을 웹에 스스럼없이 공개하고,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이런 의도로 시작한 일부 웹 서비스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arXiv, Academia.edu, Mendeley, ResearchGate 등이다. 이를 통해 현재와 같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학기술 연구내용의 불통과 비효율이 조금씩 극복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웹의 기술을 이용해서 비디오나 3D 컨텐츠, 웹 앱 등이 결합된 멋진 과학기술 논문컨텐츠를 제작하고 올리는 과학기술 연구자들도 늘어날 것이다. 

물론 과학기술 연구의 권위와 과혁기술 연구자들의 상호리뷰(peer-review) 과정 등이 손상받을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런 논의는 과거 신문이나 방송 등의 전통적인 미디어가 소셜 미디어의 도전을 받았을 때에도 있었다. 소셜 미디어로 작성되는 수많은 글들이 전통 미디어에 올라오는 글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못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소셜 미디어의 글들은 그 어떤 전통 미디어의 글이나 컨텐츠보다 높은 수준의 것들도 있다. 그만큼 다양한 수준의 컨텐츠가 나타날 것인데, 이들 중에서 옥석이 가려지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쓰레기와 같은 그런 종류의 논문들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과학기술 연구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면 자연스럽게 과학기술 연구의 평가와 관련한 시스템이나 교수나 연구원 등의 고용, 연구비 지원 등의 체계에도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다행히 최근 이런 변화를 원하는 과학기술 연구자들과 젊은 스타트업들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학기술 논문시스템의 혁신에 대해서 실리콘 밸리의 벤처캐피탈이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보수적인 과학기술 연구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The Future of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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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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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최근 헐리우드의 소위 블록버스터라는 것을 보면 절반 이상이 SF 쟝르인 듯하다. SF 쟝르는 우리나라에도 인기가 높아서 상당 수의 영화가 크게 성공을 한다. 물론, SF에도 비교적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의 검증이 잘 이루어진 것들과 다소 황당한 설정을 특수효과로 버무린 것들로 나누어볼 수 있겠지만, 이런 SF 영화들이 창의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이 없는 듯하다.

SF의 역사는 영화보다는 소설이 원조이다. 최초의 SF소설이 무엇인지를 놓고서는 여러가지 이견이 있지만, 1818년에 발표된 메리 셜리(Mary Shelley)의 그 유명한 프랑켄슈타인부터 수많은 SF소설들이 미국에서는 발표되었다. 20세기 이후 미국의 과학기술 발전이나 사람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견인차 역할을 SF소설이나 영화 등이 했다고 하면 과장일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이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로 대성공을 거둔 <쥬라기 공원>의 경우, 한 다국적회사에서 유전공학을 이용해서 호박의 모기에서 추출한 공룡 DNA를 바탕으로 현생 파충류를 활용하여 공룡 테마파크를 만들고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가정을 함으로써 (비록 이런 시도가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오게 되지만), 흥행과 함께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 영화에서 과학자들은 다국적회사의 단순한 고용자로서 일을 하였다. 특히 이 영화는 마이클 크라이튼이라는 의학을 전공한 작가의 정교한 가정들이 극적인 요소를 더했는데, 공룡을 만들 때 lysine 이라는 필수 아미노산이 결핍되게 해서 암컷 공륭이 알을 낳을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했지만, 자연의 힘은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변종을 만들어 내는 탄탄한 과학적 배경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과학자들이나 과학의 힘을 이용한 기업이 대자연과 생명에 대해 무모한 조작을 감행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과 파괴적인 결과에 대해 인지하게 만들었다. 현재 유전공학은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이용된다. GMO라고 불리는 다양한 유전자변형작물은 물론이고, 유전공학으로 만들어진 쥐가 없다면 의학의 발전도 지체될 것이며, 상당 수의 의약품들도 이제는 유전공학의 기술로 만들어진다. 그렇지만, 정도가 과한 유전공학에 대한 맹신과 상업적인 탐욕은 SF영화들이 이야기했던 무수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다. 만약 SF소설이나 영화 등을 통해 이런 이야기의 가능성을 사람들이 모르고 있었다면, 상업적인 이해관계와 윤리적 의식이 결여된 일부 과학자들로 인해 미래에 커다란 해를 끼칠 수 있는 그런 시도가 스스럼없이 행해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탐 크루즈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공동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의 미래의 워싱턴을 배경으로 다양한 미래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원작자는 <블레이드 러너>, <토탈리콜>로도 잘 알려진 SF소설의 거장 필립 K. 딕(Philip K. Dick)이다. 이 영화는 감각적인 연출과 뛰어난 영상, 그리고 정교한 세트와 설정에 있어 근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 최고의 수작으로 꼽힌다. 특히 홍채를 인식하여 신원을 알아내는 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안구이식을 받고, 급박하게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거미처럼 생긴 로봇이 수술 직후의 주인공을 추적해서 검사하는 장면, 그리고 멀티터치와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등으로 묘사된 도시의 모습 등은 실제로 현재의 IT기술 발전을 미리 보여준 장면으로 널리 회자된다. 

최근에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나노기술은 어떤가? 모두들 나노기술의 장밋빛 미래와 인간이 기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난제들을 풀어낼 결정적인 기술로 추앙하고 있지만, 여기에 부정적인 이야기를 던지는 인물들도 있다. 코넬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고 있고, 탄소 나노튜브 기술의 대가인 폴 맥퀜(Paul McEuen) 교수가 대표적인 사람이다. 그는 2011년 발매된 SF소설 <스파이럴(Spiral)>을 통해 나노기술이 곰팡이나 생물학적 무기에 결합되어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기술보다 무서운 대량살상무기로 변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최근 헐리우드에서 판권을 구입하여 영화로도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보통 자신들의 학문적 열정은 높지만 대중과의 소통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다양한 스토리는 실제로 미래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쉽게 풀어낸 이야기는 사회학이나 인문학, 윤리학 등을 공부한 사람들, 그리고 일반대중들에게 과학기술이 인류사회에 가져올 희망찬 이야기와 혹시 있을 수 있는 커다란 부작용을 인지하게 만든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희망찬 미래는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 수 있고, 기업이나 일반대중들도 여기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있으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미리 어느 정도는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와 미디어의 힘이다. 좋고 나쁨을 떠나 이런 역할을 하는 과학기술자들이 좀더 많이 나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SF소설과 영화가 아닌가 싶다. 스토리는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면 문화로 발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과학기술자들이 많이들 SF소설이나 영화, 그리고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미디어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고 싶다. 이를 통해 미래세대들에게 과학기술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고, 이들이 과학기술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보다 멋진 인류의 미래를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꿈을 심어주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렇게 설득력 있는 스토리들은 실제로 그것을 꿈으로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실체화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예측이나 스토리로 생각되었던 것이 사람들을 움직여 미래를 바꾸는 힘으로 동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 과학입국 정책과 일본 등에서 수입되었던 "마징가Z"이하 무수한 로봇과 과학기술 만화영화들은 "로보트태권V"와 같은 우리나라 만화영화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그 이상으로 그 당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많은 사람들이 과학기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이끌면서 수십 년 전의 과학기술후진국을 현재와 같은 과학기술강국으로 부상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아이들과 학생들, 젊은이들에게도 그런 미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물론 "과학기술자들의 중장기적인 삶의 안정성"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이라는 말에 분명히 동의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토리텔러들과 과학기술을 문화의 차원에서 발전시키는 노력이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일자리의 창출과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과학기술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에 일정정도 해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크리스틴 피터슨(Christine Peterson)이 남긴 유명한 명언을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한다.

만약 당신이 미래의 일을 바라볼 때에 만약 그것이 SF 소설같이 느껴진다면, 아마도 그것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만약 그것이 SF 소설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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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과학이 가지고 있는 증거를 찾아내고, 그 유효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이 세상을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체계적인 접근방법이 되려 자유로운 생각의 전파를 막고, 혁신을 가로막는 도그마에 빠져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가?  특히 논문발표 시스템은 국제적으로 정말 말도 안되는 자금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어떤 국가에서든 과학연구는 대체로 일부 시장에서 도움이 되는 것들은 기업에서 연구자금을 들여서 진행하지만, 국가의 자금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국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연구에 소요된 이런 자금들은 최종적으로 피어리뷰(peer review)를 거쳐서 유명한 과학잡지에 출판하는 것으로 그 빛을 보게 되는데, 이런 잡지들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들이 하는 것은 편집과 관련한 자질구레한 조언과 관련되는 여러 과학자들을 엮어서 상호검증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과한 논문을 인쇄하거나 인터넷을 통해서 구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작업이다.  이런 작업에 비용이 발생하므로, 여기에 돈을 지불하는 것 자체는 문제삼지 않기로 하자.  그렇지만, 결국 자금은 국민들의 손에서 나와서 연구과정을 통해 산출된 결과가 지적재산권의 형태로 이런 출판사들이 가지게 되며, 이들이 가진 연구의 산출물은 국민들을 포함해서 연구를 위해 자금을 집행한 곳들도 모두 접근을 위해 또 다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것은 없을지 몰라도 이는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학들의 경우(정부도 마찬가지이다. 평가시스템을 그렇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톰슨의 SCI 지표를 이용해서 모든 것을 정량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소수의 아카데믹 출판사들은 날이 갈수록 강성해지고 있으며, 여기에 발표된 논문들을 보기 위해서 일반 개인들은 물론이고 대학이나 각종 연구기관들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기는 커녕, 우리나라는 이를 더욱 강화할 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몰아가는 작금의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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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31 - 과학 논문 출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러한 논문의 발표체제가 확립된 것은 17세기 유럽이다.  무려 4백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시스템을, 어찌보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지키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과학 논문을 실어주는 저널들이나 잡지는 과학자들이 학문에 대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그리고, 매년 학회를 통해 서로의 연구성과를 교환하고 비평과 토론의 장으로 활용을 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간행물의 발간은 운영과 자본의 측면에서 꽤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쉽사리 현대적인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새포도주는 새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 ... 이러한 전통적인 과학논문 발표 및 공유의 프로세스가 웹 2.0 시대에 어울릴까?  이제는 이러한 구태의연한 방식의 과학연구 프로세스를 무너뜨리고 협업을 통한 실질적인 성취에 중점을 둔 접근을 중시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PLoS One과 같이 개방형 접근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과학논문 출판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연구자들이 뭉치고 있지만, 여전히 황당한 평가지표 때문에 이런 혁신은 우리나라에서 자리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소한 정부자금을 통해서 연구가 진행된 것들이라면 국민들을 포함해서 누구나 그 연구결과를 알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고 또 다른 혁신과 발전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본질적인 가치에 초점을 두어야지, 수백 년된 낡은 글로벌 과학출판사들의 배를 불려주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도록 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팝사이언스(Pop-Science)라고 해서 일반 대중들도 과학연구에 동참해서 많은 과학적 성과를 내도록 하고,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접근방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참여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과학자들이 쌓아올린 연구성과에 보다 쉽게 접근을 해서 연구결과를 계승발전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적, 사회적 역량의 측면에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다. 최근에는 반드시 과학자들이 아니더라도, 신문의 기자들, 초중고등학교의 선생님들, 심지어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도 관심이 있는 과학논문을 찾아 읽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논문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풀어주고 사회적인 함의를 알기 쉽게 전달해주는 블로그나 매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있음에도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야 할 과학계가 여전히 가장 보수적인 시스템에서 움직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솔직히 대학의 교수들이나 연구자들도 여력만 된다면 자신들의 연구과정이나 연구성과 등을 알기쉬운 글로 블로그에 올리고, 데이터나 코드 등도 공개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른 연구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결정은 내리지 못하는 것일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연구의 내용을 알고, 재현을 해보고, 그에 대한 댓글을 달아서 해당되는 과학적인 발견이나 발명이 더욱 견고해지고, 여기에 영향을 받은 연구들이 새롭게 진행이 되는 그런 프로세스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되려 이런 프로세스를 방해하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아니 전 세계 과학계의 꽉 막힌 시각들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참고자료


P.S. 청년의사에 동시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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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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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지에 티모시 가워스(Timothy Gowers)라는 유명한 수학교수가 있다.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고, 수학계에서 최고의 영예로 치는 Fields Medal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헐리우드 영화들의 과학 컨설턴트로도 활동하는 최고의 수학자 중의 한 명이다. 그런 그에게도 어려운 문제가 있기 마련 ... 그가 풀려고 노력했지만 풀지 못했던 문제 중에 "다차원 객체의 속성에 대한 증명"이 있었다고 한다. 매번 도전을 했지만 풀리지가 않아서 고민하던 차에, 그는 이 문제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렸다. 수학이라는 학문 영역은 경쟁이 치열하고, 수학자들의 자존심 싸움도 심해서 협업이라는 것을 생각하기 참 어려운 분야라고 하는데, 그는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이 무척이나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가 올린 Polymath Project 는 금방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수많은 일반 독자들과 유수의 대학에 있는 교수 들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정보들을 던져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 주가 지나자 이 문제를 풀기위해 자신의 의견을 제출한 사람이 40명이 넘기 시작했고, 문제는 하나 둘 풀려 나갔으며, 그 때부터 이들의 협업은 DHJ Polymath 라는 별명으로 유수의 과학저널에 여러 편의 논문을 같이 발표하는 성과를 낸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분명 이런 접근방식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다양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지식과 태도는 간혹 융합을 통해 놀라운 결과를 대단히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분명하다.
 
가디언에서 이 사건을 중심으로 "개방형 과학(Open Science)"에 대해 좋은 기사가 소개되어 많은 분들과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원문은 참고자료에 링크하였다. 이 블로그에서는 이런 과학의 변화에 대해서 이미 여러 차례 글을 쓴 바가 있는데, 아래의 연관 글들을 같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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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과학에 있어 온라인으로 출판을 하는 새로운 지식의 전파 및 공유의 과정과 협업을 끌어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소셜 웹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시작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개방형 과학"이라는 것은 어떻게 어떤 것일까? 현재 다양한 의미로 이용되고 있는데, 기업이나 연구소와 같은 기관에서 주도하는 이익 또는 논문발표와 같은 실적을 위해 진행되는 과학에 대한 반대적인 의미, 웹의 정신이 이야기하는 "정보는 자유롭고 싶다"는 슬로건을 과학에 적용한 것이라고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중요한 발견과 발명이 쉽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비록 말은 달라도 근본적인 원칙에는 큰 차이가 없다. 현재의 과학연구가 가지고 있는 폐쇄성을 극복하는 혁명적인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과학의 방향을 주도하는 과학자들이 모여서 Open Science Summit 이라는 것이 2010년부터 열리기 시작했는데, 이 모임을 주도한 UC버클리의 조세프 잭슨(Joseph Jackson)은 젊은 생명과학자로 유전학이나 분자생물학과 같이 과거에는 연구비를 많이 받아서 공부를 많이 한 교수들과 연구자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과학의 분야도 이제는 창고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싸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마치 과거에는 컴퓨터 과학자가 거대한 기업이나 대학의 지원을 통해 연구를 수행했고, 컴퓨터도 굉장히 비싸고 접근이 어려웠지만, 차고에서 PC가 탄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게 된 것과 같이 과학도 발전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과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파괴적인 시도를 하는 젊은 과학자들이 못마땅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들은 충분히 곱씹어볼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현재의 과학연구의 수행체계가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중대한 발전을 가로막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커다란 조직은 영리와 비영리를 떠나서 의사결정구조가 늦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바로 수행하는데 수많은 제약사항이 따른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마도 많은 실험실을 이끌고 있는 연구자들에게 물어본다면, 여러가지 이유로 진정한 과학연구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수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연구자금이 투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커다란 예산을 배정받을 수 있어야 하며, 값비싼 하이테크 실험장비와 많은 수의 연구자들과 학생이 거대한 데이터의 바다에서 헤매면서 나오는 과학의 성취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구축하는데 엄청난 공헌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연구의 진척은 대체로 빠르게 진행되기 어렵고, 전체적인 연구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를 역으로 뒤집어 본다면, 가장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연구를 적기에 시작하지 못하고, 이런 잘못된 시작으로 인해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개방형 과학은 이런 단점을 상쇄한다. 아마도 모든 과학연구가 이렇게 진행될 필요는 없겠지만, 간단한 원리부터 시작해서, 단순한 실험과 이렇게 나온 생각과 실험 데이터들을 공유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힘을 모은다면 훨씬 빠르고도 효율적인 과학적인 성과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현재의 과학연구방법론이나 체계를 뒤집지는 않더라도, 그 자체로 개방형 과학의 논의는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아마도 가장 커다란 변화의 무기는 소셜 웹을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정보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를 마음만 먹는다면 같이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과학자들이 자신이 제일 먼저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티모시 가워스 교수와 같이 없애고,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현재까지의 성과를 과감하게 먼저 공개하고 나눌 수 있다면 인류에게 과학의 성과는 더욱 빠르게 촉진될 것이다.


참고자료:

Open science: a future shaped by shared experience
Open Science Summit 홈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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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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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초콜렛 회사인 마르스(Mars)와 허쉬(Hershey)가 이례적으로 공유와 협업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어 화제다. M&M과 밀키웨이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Mars는 초콜렛에 대한 DNA 코드를 모두 해독한 뒤에, 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특허의 형태로 등록하기 보다는 그들이 해독한 카카오 나무의 유전자 지도를 웹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이에 질세라 허쉬도 역시 다른 종류의 나무에 대한 유전자 지도를 해독한 내용을 공개하였다. 이들은 이와 함께 이렇게 공개된 카카오 나무에 대한 유전자 코드를 이용한 다양한 특허를 낼 수 없도록 하였는데, 여기에는 이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원인 카카오 나무라는 자원이 어느 특정한 기업체에 귀속되지 않도록 하려는 철학을 실천한 것이다.


천연자본에 대한 새로운 철학

이와 같이 최근 천연자본(natural capital)에 대한 새로운 철학들이 최근 부상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천연자본을 여러 기업이 함께 이용하면서 우리의 환경도 같이 보호하고,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거시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에서 천연자원을 전략적 기획을 할 때에 포함시킬 때에는 보통 자원에 대한 비용, 위험의 감소, 점점 엄격해지는 환경규제에 대한 대처, 새로운 제품개발과 가치의 발굴 등을 입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환경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자원에 의존하는 기업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르스와 허시와 같이 천연자원을 전통적인 원자재 수준으로 바라보고, 선점 및 독점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기업들의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당장의 이익 보다는 이런 자원들의 지속적인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단기간의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컨트롤하고 여기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전체적인 생태계가 잘 동작할 수 있도록 할 수 없다면 산업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음을 이들 기업들은 자각하기 시작하였다. 카카오 나무는 굉장히 잘 죽는다고 한다. 다양한 병충해에 걸릴 수 있고, 또한 자라는 환경의 약간의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데, 마르스의 발표에 따르면 산지의 20% 정도의 카카오 나무에서 초콜렛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카카오 80%를 공급받는다고 한다. 이는 카카오 나무를 기르는 막대한 노동시간 등을 감안할 때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유전자 지도를 모두에게 공개함으로써 다양한 대학과 정부 등에서 카카오 나무가 보다 잘 자랄 수 있도록 개량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결국에는 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약품 유전자 정보에 대한 머크의 활약

이와 유사한 사례로 세계적인 제약회사 머크의 활약 상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80넌대 초 유전정보에 대한 특허권을 허용한 미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영리와 비영리를 가리지 않고 수 많은 회사와 학교, 연구소 등이 유전자 특허 출원에 열을 올렸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출원된 유전자 서열 특허는 미국과 유럽에 각각 수만 건에 이르게 되었으며, 수 많은 특허분쟁이 생기게 되었는데, 이미 인간 염색체 중의 약 20% 정도가 사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C형 간염이나 당뇨병 관련 유전자와 같은 중요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어서, 이렇게 특허를 소유한 측에서는 이 분야의 연구를 독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사적으로 소유된 유전자 정보가 실제로 중요한 질병의 치료에 쓰이는 치료제 개발에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인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신약을 개발할 능력은 안되지만 일단 질병의 목표가 되는 유전자의 서열만 찾아낸 수 많은 연구자들 및 벤처기업이 이를 지적재산권으로만 묶어놓고, 실제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제약회사들과의 타협에 실패를 하면서 전체적인 공익이 후퇴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와 같이 특허가 폭증함에 따라, R&D 예산 역시 비능률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으며 이는 결국 신약개발에 대한 부담이 소비자로 넘어오는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인 환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사이클이 형성되었다. 즉, 황금을 찾아나선 모든 이들에게 돈을 지불하려다 보니, 황금의 가격이 너무나 올라서 사줄 사람이 없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렇게 유전자를 기반으로한 신약개발에 있어서의 유전정보 특허문제와 비용문제로 신약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반전시킨 주인공은 뜻밖에도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머크(Merck Pharmaceuticals)와 워싱턴 의대 유전자 센터이다. 1995년 이들은 공동으로 머크 유전자색인(Merck Gene Index)이 라는 유전자 염기서열 데이터베이스를 과감하게 공개한다. 여기에는 1만 5천개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포함되어 있었고, 향후에도 발견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것임을 약속하였다. 3년 동안의 작업이 더욱 진행되어 1998년에는 80만 개가 넘는 염기서열을 발표하기에 이르는데, 이 전략을 통해 많은 유전자 염기서열 특허공세가 무력화 되었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을 하였다. 

당시 수백 만불 이상이 투자되었던 머크의 프로젝트는, 머크의 최상위 경영진의 결단에 의해서 진행이 되었는데 그 의도는 상당히 명확했다고 한다. 어차피 바이오 기업이 아니라 신약을 개발해서 승부를 해야하는 머크의 입장에서는 유전자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이를 이용한 후속 연구들이 특허침해에 대한 걱정없이 대학이나 여러 연구소들에서 수행이 될 수 있으며 그 중에서 성과가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병에 대한 치료방법이 나타난다면 이를 제빨리 제품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유전자 염기서열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신약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가장 원시적인 원료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염기서열로 발목을 잡혀있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 전략은 상당히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머크가 선봉에 서자 여러 제약회사들이 거들고 나섰다. 1999년 11개 제약회사들과 비영리단체 하나, IT 기업 두군데가 협력하여 SNP 컨소시엄이 발족하는데, SNP 컨소시엄은 현재 수십 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단일염기의 차이에 대한 정보(SNP)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001년 1차 프로젝트 종료시 이들이 찾아낸 SNP는 무려 180만개로 목표의 6배 정도가 되었으며, 일단 찾아낸 것은 특허 출원을 한 뒤에 특허가 등록되면 이를 공개로 풀어버림으로서, 혹시 있을 수 있는 개인이나 연구소, 학계의 방해공작을 차단하였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새로운 시도
 
카카오 나무 농장과 관련해서는 의외의 곳에서 새로운 혁신을 끌어내고 있기도 하다. 다임러-크라이슬러에서는 그동안 플라스틱 필러로 만들던 벤츠의 머리 받침을 코코넛 파이버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최근, 이 회사는 남미지역의 환경단체인 POEMA와 파트너십을 맺고 코코넛 농장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농사를 짓고, 코코넛 파이버를 생산하는 작업을 지도한 결과 생산성이 4배 늘었다고 한다. 이런 생산성 향상의 결과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환경에 유해한 플라스틱 필러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버려지던 농산품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사례를 구축하였다. 


앞으로 이런 사례가 점점 많아지면 좋겠다. 시작은 우리의 사업과 지구, 그리고 관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아마도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기여할 수 있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


참고자료:

How Chocolate Can Save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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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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