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GeekWire.com



평소 DIY와 오픈소스 문화, 그리고 과학기술의 대중화를 통한 새로운 사회발전의 에너지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글을 통해서도 그렇고,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많이 피력하고는 했다. 얼마 전에도 페이스북에서 대중화된 '화학실험실'을 찾으시는 분의 글을 접하면서 만약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기술을 접할 수 있고, 교육하면서 동시에 서로 네트워킹을 한다면 얼마나 우리 사회가 많이 바뀔까를 상상해 보기도 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마도 인터넷과 ICT 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가치관의 등장과 이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강화된 나의 생각과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텐데, 이와 같이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에 따른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게도 동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시간의 차이가 없이 느끼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젊은 친구들을 중심으로 이런 새로운 대중과학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시도가 점점 많이 눈에 띈다.


이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이런 움직임을 소개한 바 있는데, 28세의 젊은 생명과학자인 조세프 잭슨(Joseph Jackson)의 경우 'DIY 생명과학자'라는 운동을 이끌면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BioCurious라는 회사를 공동창업하고 지역사회에서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명과학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Open Science Summit을 조직해서 이런 철학을 널리 퍼뜨리기도 한다. 아일랜드의 캐덜 가베이(Cathal Garvey)라는 청년은 집에서 세균을 배양하고, DNA를 조작하는 등의 실험을 한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커다란 암센터에서 연구를 하던 박사과정 학생이었다. 그러다가 여러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연구에 미련이 남아서 약 4천 달러의 경비를 들여서 부모님 집에 한 방을 빌려서 조그만 연구실을 만든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은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DIY 운동이 나타나면서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십시일반 아이디어를 내고, 이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다양한 방법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연관글을 통해 참고하기 바란다.



연관글:


2012/08/03 - 집에서 바이오테크 회사 창업하기

2012/07/19 - 개방형 과학이 미래과학의 희망이다.



최근 GeekWire에는 16세의 시애틀 소녀가 이런 목적의 지역사회 생명과학 연구실을 설립하려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성공한 사례의 기사가 실렸다. 기본적으로 Katriona Guthrie-Honea 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소녀는 (이름이 읽기가 복잡해서 캐트리오나라고 하겠다) 15세 때 독학으로 유전자 바이오센서의 분자모델을 만들었을 정도로 천재적인 과학자의 소질을 타고났다. 그래서, 2012년 NWABR 바이오테크 엑스포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인재다. 단순히 상을 수상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자신이 이룬 연구성과를 진척시키기 시키기 위한 생명과학 연구실이 필요했다. 대학이나 연구소에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아직 고등학생인 그녀에게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3개월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생명과학 연구실을 찾아다녔지만 그녀가 이용할 수 있는 연구시설을 찾을 수 없었다. 공동연구자의 나이제한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었다. 그래도 워낙 뛰어난 인재였기 때문에 결국 유명한 암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는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에서 인턴십 자리를 받아서 계속 바이오센서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연구보다 이와 같은 과학기술 인프라에 대한 문제점을 더욱 크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는 그녀에게 자신만 과학자의 길을 걷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듯하다. 


그녀는 아마도 자신처럼 과학연구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연구를 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과학연구를 할 수 있는 일종의 독점된 자격을 가지지 못했더라도 과학연구를 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연구실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그녀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시애틀 최초의 바이오테크 해커스페이스(biotech hackerspace)이다. 생명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공간과 시설을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GeekWire와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한 말이 또한 걸작이다.


테크 붐이 20년 전에 있었음에도 바이오테크 분야는 여전히 혁신이 정체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바이오테크를 배운 사람들에 비해 실제로 연구를 하고 있는 사람이 따르지 못한 것이 하나의 이유입니다. 만약 미국이 정말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나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두드릴 수 없는 곳이라면 아마도 뒤쳐지고 말겁니다.


이런 동기로 시작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시애틀 하이브바이오 지역사회 연구실(Seattle HiveBio Community Lab)이다. 이들의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는 독특한 과학연구에 대하여 일반인들이 십시일반 크라우드 펀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마이크로라이자(Microryza)에서 진행이 되었는데, 큰 금액은 아니지만 펀딩에 성공을 하였다. 이 공간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명과학 실험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지역사회의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의 역할을 같이 수행할 전망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혁신과 발견/발명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들에게 어쩌면 과학자라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전문성이 있고, 다가가기 어렵고, 괴짜스러운 인물들로 인식되어 있는지 모른다. 우울한 SF소설에 등장하는 미친 과학자들에 대한 모습이나 외로운 천재와 같은 느낌의 선입견이 우리 모두에게 내재한 과학적 사고와 과학에 대한 능력을 꽃피우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 이제 의지를 가지고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과학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그런 분위기와 인프라가 우리나라에도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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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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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전에 있어 과학논문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발전한 과학에 의해 세계는 혁신을 한다. 과학의 발전이 빨라지면서, 세상이 움직이는 속도도 빨라진다. 그런데, 현재의 과학논문 시스템은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보통 과학적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진 이후에 이를 논문으로 만들어서 투고하고,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실제로 발행이 되기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두 번째 문제는 대단히 다양하고 복잡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지만, 아직도 과학논문 시스템은 전통적이고 꽉 짜여진 형태의 종이 논문의 모습 만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어찌보면 현재의 과학기술의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고 있다. 이런 비효율성을 제거한다면 아마도 과학기술의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통한 발전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점에 착안해서 최근 미래의 과학을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는 스타트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과학논문 시스템이 탄생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과학자들끼리, 그리고 과학자들과 세계와 소통을 하고 이에 의한 평가와 논의가 이루어지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과정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주요 과학기술논문의 경우 평균적으로 1년의 시간이 걸려야 효율적인 대화가 나타난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있어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많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시간이다. 이런 프로세스를 현재의 인터넷과 웹의 상황에 접목한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모든 블로그의 글이나 트윗, 사진 등을 작성해서 제출한 뒤에 이것이 웹에 1년, 아니 한 달 뒤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아마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시스템을 바꾸라며 들고 일어날 것이다. 물론 뉴스나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 그리고 과학논문이 똑같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다를 것은 또 무엇인가? 과학자들이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기에 망정이지, 자신들이 연구하고 알아낸 사실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고 단순하게 외부에 공표하고, 여기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이 어째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쯤 고민이 필요하다. 따지고 보면, 신문이나 방송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통 미디어에 칼럼 등을 기고하고, 이것이 채택이 되서 발행이 되거나 방송이 되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한 기회 자체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이용해서 그때 그때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의견을 개진하고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의 권위나 정확성 등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 사람들도 있지만, 매체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잘 알아서 받아들이고 있고, 일부는 전통적인 미디어에서 인용을 하고, 새롭게 저자와의 협의를 통해 게재를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과학논문의 답답한 형식도 마찬가지다. 현재 과학기술 분야에서 조금이라도 인정받으려면 아무리 훌륭한 연구를 한 사람이라도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정형화된 형태의 논문으로 표현을 해서 발표를 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할까? 그냥 블로그에 이를 발표하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 가장 큰 문제는 과학기술계에 있는 사람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경멸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신들의 아이디어나 논리, 또는 실험결과나 구현한 내용을 블로그에 작성한다면 아마도 제 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냉정히 본다면 동영상과 사진, 표 등은 물론이고 고급스러운 기술을 이용하면 쌍방향성이 있는 요소까지 추가할 수 있는 블로그는 표현의 자유와 풍부함이라는 측면에서 정형화된 과학논문의 형태보다 훨씬 진보한 미디어다. 예를 들어, 아무리 좋은 논문이라도 3D 단백질의 형태를 올릴 수는 없다. 2D 사진으로 바꾸어서 게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웹에 WebGL 등의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들이 3D 모델을 그대로 돌려보고 확대하고 축소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더 명확하게 표현도 가능하고 이해를 할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의 댓글과 반응 등을 볼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거나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정말 몇몇의 과학자들이나 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읽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미래의 과학논문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야 할까?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는 원래 과학논문을 쉽게 공유하기 위해서 웹을 발명하였다. 그런 측면에서 과학과 웹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많은 과학기술 연구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연구결과나 진행과정을 웹에 스스럼없이 공개하고,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이런 의도로 시작한 일부 웹 서비스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arXiv, Academia.edu, Mendeley, ResearchGate 등이다. 이를 통해 현재와 같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학기술 연구내용의 불통과 비효율이 조금씩 극복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웹의 기술을 이용해서 비디오나 3D 컨텐츠, 웹 앱 등이 결합된 멋진 과학기술 논문컨텐츠를 제작하고 올리는 과학기술 연구자들도 늘어날 것이다. 

물론 과학기술 연구의 권위와 과혁기술 연구자들의 상호리뷰(peer-review) 과정 등이 손상받을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런 논의는 과거 신문이나 방송 등의 전통적인 미디어가 소셜 미디어의 도전을 받았을 때에도 있었다. 소셜 미디어로 작성되는 수많은 글들이 전통 미디어에 올라오는 글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못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소셜 미디어의 글들은 그 어떤 전통 미디어의 글이나 컨텐츠보다 높은 수준의 것들도 있다. 그만큼 다양한 수준의 컨텐츠가 나타날 것인데, 이들 중에서 옥석이 가려지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쓰레기와 같은 그런 종류의 논문들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과학기술 연구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면 자연스럽게 과학기술 연구의 평가와 관련한 시스템이나 교수나 연구원 등의 고용, 연구비 지원 등의 체계에도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다행히 최근 이런 변화를 원하는 과학기술 연구자들과 젊은 스타트업들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학기술 논문시스템의 혁신에 대해서 실리콘 밸리의 벤처캐피탈이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보수적인 과학기술 연구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The Future of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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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뉴스나 신문 등을 보고 있으면 어떤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로 인해 혜택을 받은 감동적인 스토리가 간혹 소개된다. 예를 들어, "첨단의 새로운 진단기술이 개발되었는데, 이 기술을 이용해서 과거라면 몰랐을 우리 어머니의 조기암을 진단하는데 성공해서 생명을 구하게 되었다"거나 과거라면 치료가 불가능했을 질병을 첨단 의료기기의 도움으로 치료를 하게 되었다는 것 등의 이야기 등이다.

과학에서는 이와 같은 하나하나의 사건을 일회성 증거(anecdotal evidence)라고 해서, 하나의 사건 자체는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다. 이런 증거가 모여서 일종의 시리즈가 되고, 여기에 객관성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제어기법이 들어가면서 그 증거수준이 점점 올라가게 되며, 최종적으로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한 통계적 분석을 이용해서 객관적인 결론을 도출하고자 노력한다.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은 그래서 주관적일 수 있는 일회성 증거보다는 객관성을 갖춘 높은 수준의 객관적인 증거들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과학연구의 본질과도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오늘은 객관적인 과학적인 증거만 중요시한 나머지 지나치게 스토리와 감성, 그리고 사회의 반응을 무시하는 과학적 태도가 반드시 좋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과학과 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자는 그래서 항상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과 기술이 비록 매우 메마르고 딱딱한 특징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표현하고 사회와 호흡하는 것과 관련한 부분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과학기술에서 희망을 가지는 것도, 특정 과학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 등에 대해서 사회가 이해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과 같은 사회와의 소통은 무척이나 과학기술의 미래에 있어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의사들을 포함하여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둔감한 듯하다. 그리고, 심지어 어떤 학자들은 이런 노력에 대하여 부정적이다 못해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례도 있었다. 그런 폐쇄성이 어쩌면 과학기술이 다른 학문들과 본질적인 융합을 시도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JAMA(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2011년 11월 9일판에는 Zachary Meisel과 Jason Karlawish의 "Narrative vs Evidence-Based Medicine—And, Not Or"라는 제목의 에세이가 실렸다. 이 에세이에서 저자들은 "스토리가 어떻게 개개인들이 증거를 이해하고 사용하는지에 대해 핵심적이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저자들이 스토리가 얼마나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증거만 매우 딱딱한 어조로 제시하고, 진짜 사람들의 감성과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하는 과학기술은 그 찬란할 수도 있는 업적을 어쩌면 너무 퇴색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디자인을 입히지 않은 기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듯 말이다.
 
강한 스토리는 객관적인 과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학기술의 최대 약점은 그것이 발표되는 순간 인간들의 행동변화를 일으켜서 실제로 그 때까지는 옳았던 진실조차도 변경할 수 있다는 힘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행동패턴을 포함한 가정이 객관적인 검증의 도구를 이용해서 객관화가 되었을 때 이것이 진실의 가능성이 높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그 사실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행동패턴에 변화를 주거나, 과학적으로 발견한 사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정을 무너뜨리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에 과학은 무력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미래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스토리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성에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술을 이용하여 조기검진을 통해 암을 극복한 사례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이것이 사람들의 조기검진에 대한 다양한 태도변화를 일으킨다면 상당히 많은 연구결과의 예측치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연구방법론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딱딱함과 메마름을 너무 찬양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결국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 위한 도구가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과학기술의 UX에 대한 과소평가도 한 마디 하고 싶다. 예를 들어, 의학의 진단기술이 발전하여 비침습적인 신기술이 바늘을 찔러서 생검을 하는 것과 유사하거나 조금 못한 결과가 나온 경우가 있다고 하자. 생검이 주는 고통과 스트레스는 쉽게 정량화를 하기 어렵지만, 사람들에게 주는 부정적인 사회심리학적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사실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가중치는 얼마나 줄 것인가? 그리고, 비침습적인 신기술이 기존에 잘 알려진 방법에 비해 조금 못한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우리는 이를 배척할 수 있는 것일까? 나 자신,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을 포함한 일반 사람들이 이 두 가지를 경험하고 어떤 선택을 하려고 할까? 과연 이들의 선택에 앞서 메마르고 딱딱한 감성을 지닌 과학자들이 "객관적 증거"를 앞세워 모든 결론을 내리는 행위는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 

우리가 믿고 있는 과학기술 연구방법론과 과학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 그리고 그 신화적인 믿음에 대해서 한 번쯤은 뒤돌아보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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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과학이 가지고 있는 증거를 찾아내고, 그 유효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이 세상을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체계적인 접근방법이 되려 자유로운 생각의 전파를 막고, 혁신을 가로막는 도그마에 빠져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가?  특히 논문발표 시스템은 국제적으로 정말 말도 안되는 자금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어떤 국가에서든 과학연구는 대체로 일부 시장에서 도움이 되는 것들은 기업에서 연구자금을 들여서 진행하지만, 국가의 자금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국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연구에 소요된 이런 자금들은 최종적으로 피어리뷰(peer review)를 거쳐서 유명한 과학잡지에 출판하는 것으로 그 빛을 보게 되는데, 이런 잡지들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들이 하는 것은 편집과 관련한 자질구레한 조언과 관련되는 여러 과학자들을 엮어서 상호검증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과한 논문을 인쇄하거나 인터넷을 통해서 구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작업이다.  이런 작업에 비용이 발생하므로, 여기에 돈을 지불하는 것 자체는 문제삼지 않기로 하자.  그렇지만, 결국 자금은 국민들의 손에서 나와서 연구과정을 통해 산출된 결과가 지적재산권의 형태로 이런 출판사들이 가지게 되며, 이들이 가진 연구의 산출물은 국민들을 포함해서 연구를 위해 자금을 집행한 곳들도 모두 접근을 위해 또 다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것은 없을지 몰라도 이는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학들의 경우(정부도 마찬가지이다. 평가시스템을 그렇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톰슨의 SCI 지표를 이용해서 모든 것을 정량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소수의 아카데믹 출판사들은 날이 갈수록 강성해지고 있으며, 여기에 발표된 논문들을 보기 위해서 일반 개인들은 물론이고 대학이나 각종 연구기관들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기는 커녕, 우리나라는 이를 더욱 강화할 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몰아가는 작금의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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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31 - 과학 논문 출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러한 논문의 발표체제가 확립된 것은 17세기 유럽이다.  무려 4백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시스템을, 어찌보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지키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과학 논문을 실어주는 저널들이나 잡지는 과학자들이 학문에 대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그리고, 매년 학회를 통해 서로의 연구성과를 교환하고 비평과 토론의 장으로 활용을 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간행물의 발간은 운영과 자본의 측면에서 꽤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쉽사리 현대적인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새포도주는 새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 ... 이러한 전통적인 과학논문 발표 및 공유의 프로세스가 웹 2.0 시대에 어울릴까?  이제는 이러한 구태의연한 방식의 과학연구 프로세스를 무너뜨리고 협업을 통한 실질적인 성취에 중점을 둔 접근을 중시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PLoS One과 같이 개방형 접근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과학논문 출판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연구자들이 뭉치고 있지만, 여전히 황당한 평가지표 때문에 이런 혁신은 우리나라에서 자리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소한 정부자금을 통해서 연구가 진행된 것들이라면 국민들을 포함해서 누구나 그 연구결과를 알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고 또 다른 혁신과 발전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본질적인 가치에 초점을 두어야지, 수백 년된 낡은 글로벌 과학출판사들의 배를 불려주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도록 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팝사이언스(Pop-Science)라고 해서 일반 대중들도 과학연구에 동참해서 많은 과학적 성과를 내도록 하고,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접근방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참여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과학자들이 쌓아올린 연구성과에 보다 쉽게 접근을 해서 연구결과를 계승발전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적, 사회적 역량의 측면에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다. 최근에는 반드시 과학자들이 아니더라도, 신문의 기자들, 초중고등학교의 선생님들, 심지어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도 관심이 있는 과학논문을 찾아 읽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논문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풀어주고 사회적인 함의를 알기 쉽게 전달해주는 블로그나 매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있음에도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야 할 과학계가 여전히 가장 보수적인 시스템에서 움직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솔직히 대학의 교수들이나 연구자들도 여력만 된다면 자신들의 연구과정이나 연구성과 등을 알기쉬운 글로 블로그에 올리고, 데이터나 코드 등도 공개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른 연구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결정은 내리지 못하는 것일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연구의 내용을 알고, 재현을 해보고, 그에 대한 댓글을 달아서 해당되는 과학적인 발견이나 발명이 더욱 견고해지고, 여기에 영향을 받은 연구들이 새롭게 진행이 되는 그런 프로세스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되려 이런 프로세스를 방해하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아니 전 세계 과학계의 꽉 막힌 시각들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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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청년의사에 동시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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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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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가만히 보면 과학과 비슷한 점이 많다. 기본적으로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서 탐험을 하고, 사람들과 협업을 하며, 어떤 가정을 세우고 이를 테스트하며, 실패를 통해서 배운다. 그래서일까, 최근 MIT에서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서 스미소니언 연구소와 함께 새로운 과학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NSF에서는 많은 연구를 통해서 과학교육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일반인들의 과학에 대한 지식은 대체로 교실이 아닌 교실 밖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NSF에서 만든 프로그램이 "비정규과학교육(Informal Science Education)" 프로그램이다. MIT에서는 Scot Osterweil 의 팀이 연구에 참여하면서 2009년부터 제작한 Vanished라는 게임을 내놓았다. 이 게임은 현재 5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플레이를 하고 있으며, 하루 포럼에 올라오는 포스트의 수가 4천 개에 이르는 매우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되었다

이 게임은 지속적으로 오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2개월 정도 활동에 들어갔다가 아래와 같은 새로운 미션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휴지기에 들어갔다가 다시 오픈되기를 반복한다. 휴지기 동안 학생들은 적당한 공부를 자발적으로 한 뒤에 과학자들과 비디오 채팅을 하기도 하고, 실제 게임이 시작되면 스미소니언과 연계된 17개 박물관을 직접 찾아서 강의를 듣거나 게임의 진척상황에 대한 증거를 찾는다.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과제는 미래에 사는 사람이 현재의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형태를 띠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어떤 이벤트가 우리와 너희들의 시대 사이의 문명의 역사적 기록을 사라지게 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하여 학생들은 숨겨진 메시지들 사이에 있는 증거들을 찾고, 실제 조사를 통해 미래에서 온 사람들에게 지구의 현 상황이나 생물 종들의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추가적인 대화와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이런 게임을 통해서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기술을 가지게 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과학적인 탐구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게임의 목적은 학생들이 과학을 일종의 미스테리나 발견의 과정으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과학을 재미가 없고, 자신들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특히 게임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단순히 맞는 답을 온라인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연관된 과학자들과 비디오 채팅을 하고, 박물관에 찾아가서 해당되는 증거를 찾는 작업을 통해 훨씬 생동감있고 실감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또 하나의 장점이다.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미래의 온라인 과학교육 도구를 만드는데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얼마나 성과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평가지표도 같이 만들었다고 한다. 과거의 천편일률적인 지식을 알아보는 평가가 아니라, 게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의 가상의 토론 등을 통해서 다각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선생님들이나 부모들이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자신들의 힘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지 않을까?

아울러 MIT의 실험적인 시도가 과학교육에 좋은 사례로 남게 되면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는 데에도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
 

참고자료:

MIT Vanished Project 홈페이지
Learning science through g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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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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