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애플의 이야기를 정기적으로 이어갈까 합니다.  지난 번에는 애플의 디자인 혁신을 처음으로 일군 세기의 디자이너인 하르트무트 에슬링거에 대해 포스팅을 했습니다.

2009/03/06 - [하이터치 디자인의 시대] - 애플 디자인 시대의 선구자,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쓰러져가는 애플을 되살리려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복귀한 뒤 찾아낸 보석과 같은 인재 조너던 아이브(Jonathan Ive)의 첫 번째 걸작이자 애플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아이맥(iMac)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플이 아이맥을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1998년 8월 15일입니다.  아이맥은 단순히 애플의 부활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인터넷 컴퓨터의 시대를 열었고, 동시에 컴퓨터 디자인의 새로운 혁신을 보여준 시대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맥은 본격적인 판매에 앞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맥월드 엑스포를 통해 1998년 1월 6일 처음으로 선을 보이게 됩니다.  아이맥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하자마자 애플의 사운을 걸고 개발한 역작입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가진 이 제품은 당시 대부분의 애플 직원들도 발표할 때까지도 몰랐을 정도의 극비 프로젝트로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맥은 개발단계부터 디자인의 혁신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막중한 책임이 지금은 세계최고의 산업디자이너가 된 조너던 아이브에게 지워졌습니다.  사실 조너던 아이브가 애플에 입사한 것은 1992년 9월로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면서 폐기된 PDA의 전설적인 기기인 뉴턴(Newton)의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보통이라면 뉴턴 프로젝트가 날아가면서 같이 정리가 되었을 수도 있었지만,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챈 스티브 잡스가 그에게 애플을 되살릴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긴 것입니다.

CRT 모니터와 메인보드를 투명하면서도 사탕과도 같은 색상과 파격적인 둥그런 디자인의 박스에 집어넣고, 거기에 손잡이까지 달려있는 아이맥이 디자인은 전세계의 컴퓨터 매니아들을 깜짝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용자는 아이맥 박스와 키보드, 마우스만 연결하면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 것은 기본입니다.

사실 일체형 케이스에 작은 크기, 그리고 최소한의 연결과 같은 디자인 요소들은 이전에 포스팅한 에슬링거의 매킨토시 디자인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맥은 기존의 스노우 화이트 컨셉을 과감하게 집어던지고, 투명하면서도 푸르스름한 플라스틱 케이스를 채택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컴퓨터 내부가 들여다 보이면서도 기존의 디자인의 선입관을 철저히 부수는 이 디자인은 케이블과 키보드, 동그랗게 마치 아이스하키 퍽(puck)처럼 생긴 마우스와 같은 작은 주변기기 요소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세세한 부분의 디자인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많이 보이는데, 포트나 FCC 인증과 같은 여러 종류의 라벨 역시 홀로그램 스티커를 이용을 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Image Credit:  Macworld, October 1998


아이맥의 디자인 혁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이맥은 오늘날 전세계 애플 사용자들이 처음으로 제품을 구입한 후 경쟁적으로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올리는 "포장뜯기(unpackaging)" 행사를 만들어낸 첫번째 제품이기도 합니다. 

아이맥의 포장의 철학은 이후 델(Dell)과 같은 컴퓨터 업계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제조업체들까지도 따라하게 되는 대단한 문화적 파급효과를 일으킵니다.  조너던 아이브는 아이맥의 액세서리, 키보드, 매뉴얼을 모두 받침대로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스티로폼 틀에 포장을 하였습니다.  첫번째 스티로폼 조각을 꺼내면 손잡이가 바로 보이는데, 누구나 이 손잡이를 꺼내서 책상 위에 놓아서 아이맥과 처음으로 대면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액세서리 박스를 열면 전원, 인터넷, 키보드용 케이블 3개가 보이는데 이 케이블들의 순서는 본체에 연결하는 순서와 그대로 일치합니다. 

아이맥은 글자 그대로 컴퓨터 업계의 대히트 상품이 되었습니다.  아이맥은 출시가 되기 이전에 이미 15만대의 예약주문이 들어와 있었고, 6주만에 27만 8천대를 선적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29.4%는 처음으로 컴퓨터를 사는 사람들 이었고, 12.5%는 과거에 윈도우 운영체제를 쓰던 사용자들이었으니 아이맥이 얼마나 대단한 히트를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애플은 1998년에만 80만대의 아이맥을 팔았는데, 이듬해까지 200만대를 판매하면서 애플의 부활을 전세계에 알리게 됩니다. 

며칠 전에 2009년형 새로운 아이맥이 출시되었습니다.  해외 웹사이트에는 벌써 새로운 아이맥을 받아서 해체도 해보고 하는 사진들이 어제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네요.  짬이 나는대로 새로운 아이맥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겠습니다.  마지막으로 1998년 맥월드 사진 하나 올리면서 포스팅을 마칩니다.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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