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입니다. 저도 어떤 캠프에 직접적으로 조인한 것은 아니지만, 정책을 만들어내고 이를 전달하는 네트워크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제안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을 만들고 검토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것 하나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정책 하나가 일부의 그룹의 주장에 의해 통과된다고 해서 큰 효과를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더더욱이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너무나 구조적이어서, 이를 타파하고 변화시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세세한 각론적인 정책보다는, 국민들이 바라는 미래상과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하여 모두가 합의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느 캠프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며, 여기에 적는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캠프에서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한다면 더욱 환영합니다. 정책과 공감이라는 것은 소유권을 주장하기 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게 만들고, 합의를 통해 발현될 때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기에 사회적 담론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글은 시리즈로 이어지기 때문에 앞선 글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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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원래 과학기술의 역할과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했는데, 교육과 관련하여 지난 주 안철수 후보가 "행복한 아이를 위한 엄마들 간담회"에 참여하면서 "행복한 아이를 위한 포럼" 소속 엄마들이 너무나 주옥같은 현장의 이야기를 쏟아낸 내용을 대신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이런 엄마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더욱 느껴지는 것이 많더군요. 전문이 무척 길어서, 모두 살리지는 못했지만 블로그 독자분들과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안철수 후보 지지여부를 떠나서 모두가 다같이 고민해야 할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은 거의 없습니다. 대체로 단기적인 처방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많아서 ... 그렇지만, 우리 모두가 문제점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데에서 희망의 씨앗이 싹튼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같이 생각해 봅시다.



■ 행사명 : 행복한 아이를 위한 엄마들 간담회 

■ 일시 : 10월 30일 오전 10시 

■ 장소 : 마포영유아통합지원센터 1층 ‘시소와 그네’ 

■ 주관 : ‘행복한 아이를 위한 포럼’, 마포영유아통합지원센터 ‘시소와 그네’ 

■ 참석자 : 이화진 시소와 그네 마포영유아통합지원센터장, 정성우 시소와 그네, 행복한 아이 포럼- 김소연, 박미숙, 정선순, 양은희, 김민선, 장소영, 신희정, 정신향 등 



□ 모두발언 - 안철수 후보 : 


이렇게 많은 분들 직접 현장에서 또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 그리고 아이 키우고 교육에 애쓰시는 어머니들 직접 만나게 되어 정말로 반갑습니다. 저도 딸이 하나 있습니다. 딸을 키울 때 저희는 맞벌이 부부다 보니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미 아이는 커서 지금은 성인이 되었는데 그 동안 거의 변한 게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합니다. 제가 대학 교수로써 훨씬 더 지금 키우는 아이들보다는 더 크지만 대학생들 청춘콘서트를 통해 만나고 나름대로의 고민, 그리고 또 부모님도 찾아오신 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 대학생과 그 대학생들 부모님 고민도 듣다 보니까 바뀌어야 될 것이 참 많구나, 그런 것들 많이 절감하는데요 여기 또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 그리고 또 아이 키우면서 애쓰시는 어머님들 오늘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소중한 순간인 것 같다. 이렇게 많은 분들 참석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반갑습니다. 


... (중략)



양은희 : 


여러분 잠시 제가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모두 허리를 펴고 열심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두 손을 다 뒤로 하고 바른 자세로 앉아주세요. 그리고 바른 자세로 앉아 있지 않은 분들은 저 문 앞에 보내 벌을 세우겠습니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 화장실만 갔다 오시고 아무 것도 하시면 안돼요. 이 모임이 끝날 때까지 이렇게 계셔주시면 좋겠어요. 이렇게 앉아 계신 느낌을 잘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몇 시간 동안 이렇게 앉아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 권리를 알지도 못하고 자기가 힘들어도 왜 힘든지도 몰라요.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이렇게 앉아서 학교생활을 버티는 거예요. 이렇게 몇 시간 버티다가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가요. 우리 아이들에게 아동기가 있을까요? 


학교에 입학해서 유사 틱 증상이 생기는 아이들이 많다고 해요. 아이들이 학교 잘 다니고 공부 잘 한다고 해서 잘 하고 있는거 아닙니다. 아이들의 발달과 성장을 잘 들여다보세요. 아이들이 교실에서 좌절과 두려움을 배우고 있는지,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지, 저는 행복한 아이를 위한 포럼의 양은희입니다. 2년 전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서 아이들에게 행복한 아동기를 찾아주자고 놀이 중심의 품앗이 방과 후 교실을 시작했습니다. 여기 계신 아주머니들과 아이 문제를 공유하고 답을 찾기 위해 같이 공부하면서 아이들의 온전한 발달과 성장을 돕는 부모와 사회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나라에 요구하는 정책들을 쌓아 놓게 되었습니다. 아까 드린 정책을 들고 총선 때 여야 국회의원, 후보님들을 만났는데요, 이 분들이 약속을 지켰는지 아직도 소식이 없어요. 우리 아이들은 매일 자라고 있고 하루 하루 학교 생활을 견디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급할 게 없어 보입니다. 아이들 교육을 놓고 관료 집단과 이익 집단의 이익이 상충하고 있는 그 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이들의 입장은 영원히 묻혀 버릴 것 같아서 국민 포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후보님께서 이 정책들을 얼마만큼 반영하고 약속을 지키실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좋은 정책을 추진하다가도 반발에 부딪히고 이해관계 문제가 생기면 하는 시늉만 하다가 적당히 타협해 버리시지 않을지, 아이들이 어떻게 배우고 자라나는지 잘 아시고 그 가치를 아는 분이신지, 교육 정책에는 끝까지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편에서 계셔 주실 분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이들을 위한다고 교육 문제에 손대기 시작하면 그것 때문에 손해 보는 집단들이 분명히 있고 후보님을 마구 해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런 험한 꼴을 당하면서까지 공교육을 아이들을 위한 것으로 되돌려줄 용기와 신념이 있으신지 정말 궁금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학교 교육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는 학교가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면 학교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그건 교장 선생님과 관료 집단입니다. 다음 이야기들은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소연 :


안녕하세요. 저는 김소연이라고 합니다. 지금 이렇게 열중 쉬어를 하고 있으니까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교실에서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요. 아이들은 지금도 혼자 자라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마을도 사라지고 골목도 사라진 이 때에 학원으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게 정말 맞는 현실인가, 학교에서 놀면서 친구를 만나 싸우고 화해하며 성장해 가는 게 맞는데 학교는 책임의 한계를 운운하며 학교에서 뛰어놀지 말고 학교 마치면 바로 집으로 가라고 알림장에 써서 보냅니다. 또는 어떤 선생님은 방과 후에 노는 아이들의 이름을 적어오라고 서로 감시하라고 하는 그런 선생님도 계십니다. 아이들간의 갈등을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어서 경찰관이 와서 겁주고 처벌하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1학년 입학식에 경찰관이 오셔서 폭력 영상을 보여주면서 학교 폭력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학교 폭력 대책위에 들어가서 지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회의에도 여러 번 참석했습니다. 가벼운 왕따 사건에도 학교는 교장 선생님은 책임 회피를 운운하면서, 상처 입은 아이들을 안아주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밀어내고 변호사를 시켜서 그 자리에 그 엄마들, 피해 입은 엄마들의 말을 막습니다. 그런 현실이 지금 이뤄지고 있습니다. 제발 저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박미숙 : 


안녕하세요 저는 박미숙이예요. 저도 같은 포럼에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모니터로, 저희 딸 아이가 하루는 ‘엄마, 학교에 왜 가냐’고 집에 있는 컴퓨터로 배우면 되는데 노래도 춤도 모니터로 배운다고,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정말로 맞는 수업인지, 어떤 날은 동영상을 5편이나 보고 왔다고, 진짜 너무너무 지루하고 눈이 아팠다고. 스마트 교육을 2011년부터 시작하고 있는데 그 현장에 계시는 선생님들은 폐지해야 하는 제도라고 말하고 있는데도 그것을 왜 계속 하려고 하고 있는 건지. 특히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있는 재벌 2세의 아이들의 경우 합리적으로 수업을 한다는데, 그 IT가 잘 되어 있는 곳에서 왜 기기를 쓰지 않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해 봐야 될 것 같구요, 모니터를 보고 공부하는 아이들은 아까 우리가 했던 정자세로 공부하고 있어요. 쉬는 시간에 조차 움직이지 못하고 책을 보거나 숙제를 하거나 화장실을 갈 때도 조용히 가거나, 뛰어도 안 되고 놀아도 안 되는 상황인데, 저희 아이한테 실뜨기를 하라고 실을 주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실뜨기가 신기하니까 아이들이 몰리니까 그것 때문에 가져오지 말라고, 결국 책 읽고 수업하는 것 똑같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구요, 저만 해도 쉬는 시간이면 왁자지껄 떠들고 굉장히 열심히 기를 쓰고 놀려고, 그 10분 짧은 시간 내에 화장실에 다녀와서 놀려고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아이들은 그런 의지조차 없거든요. 그게 바로 고학년이 될수록 학습 무기력에 빠지는 이유가 아닐까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점심 시간 같은 경우에도 그나마 시간이 제일 많이 주어지는 시간인데, 늦게 먹는 아이들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로 먼저 먹은 아이들을 그대로 의자에 앉혀서 기다리게 하는 것은 고문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저희가 해 봤구요. 우리도 어른들이 어디 가서 공무원이나 선생님이 어디 가서 연수를 들으면, 40분 수업하고 20분이나 30분 쉬잖아요. 나가서 산책도 하구요, 그런데 저희 아이들은 그러지 못한 현실 속에 있다는 것. 


아이들에게 손과 발 감각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항상 얘기를 해주고 있어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구요 저희 아이들이 학교에서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성폭력교육 동영상, 학교폭력 영상물들을 교실에 앉아서 보게 되는데 보고 온 날 아이들은 그게 너무너무 무섭다고, 학교 가기 싫다고 합니다. 학교 폭력 동영상을 본 그 날 오후부터 아이들은 자기에게 조금만이라도 장난을 치거나 괴롭히거나 그런 친구들에게 ‘너 학교 폭력으로 신고할 꺼야’ 이런 말들이 난무하구요, 그게 작년부터 그 동영상이, 특히 올해부터 많이 보여줬는데요, 아이들이 툭하면 ‘학교 폭력’이라고 하고 부모에게나 선생님에게나 이런 말들을 너무 심심치 않게 듣고 있구요, 예방이라는 이름으로 성폭력, 학교 폭력, 위기 탈출 넘버원 등 아이들의 발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여과 없이 방영함으로써 아이들이 갖게 되는 사회에 대한 불안감, 불신, 두려움은 어찌할 것인지, 그것이 더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안 드는지 묻고 싶구요, 저희가 그 동영상이 어떤 동영상인지 한 번 확인해 봤어요. 그랬더니 그것이 아이들 용이 아니라 어른들이 보는 용이었어요. 교장 선생님에게 그 부분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우리 선생님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까 학교 일에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씀 하시더라구요.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적어도 저학년 아이들에게만큼은 미디어 수업을 해서는 안 된다, 미디어 수업을 금지해달라, 고학년에게도 최소한으로 해야 하고, 쉬는 시간, 점심 시간, 교실 내 자세 등 신체 억압을 일부 시행하고 있는, 아 죄송합니다. 30분 중간 놀이 시간을 꼭 확보해 줬으면 좋겠고, 오전에 쉬는 시간을 확보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구요 예방 동영상 상영시 운영위나 교사, 학부모의 심의 과정을 필히 거쳐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정성순 : 


앞에서 무거운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양은희 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발달을 고려하지 않은, 아이들이 주인이 아닌 학교가 원인인 것 같아요. 저는 두 남자 아이를 키우고 있구요, 사교육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어떤 책을 보든지 간에 저학년 아이들은 몸을 움직이고 경험을 많이 하고 구체물을 조작해 보면서 자기의 것으로 지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주 좋고, 그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전문적인 교양서들이 많이 이야기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선생님들도 교재에서 대학에서 그렇게 배우고 졸업하셨을테고, 저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 현장에서 이런 것들을 허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가, 어른들이 몰라서는 아닌 것 같구요, 그런 여유가 있는가를 물어보고 싶어요. 제가 아이들이 바깥에서 수업을 받을 때를 보면 5학년 아이들한테 넓이를 가르쳐 주려고 ‘애들아, 1미터가 어느 정도지?’라고 물어봐요. 그러면 어떤 애들은 ‘이 정도요?’하고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감이 없어요. 양감이 없는거죠. 1하고 m을 쓰는데 1미터고 100cm는 1미터와 같아, 라고 산술로 지금 설명이 3초도 안 걸렸잖아요. 이렇게 끝나는 수업과 정말 1미터를 걸어보고 100미터를 걸어보고, 1미터를 직접 재어보고 친구들끼리 표시도 해주면서 깔깔 거리고 호호 거리고 수업 시간에 함께 선생님과 함께 배울 수 있다면, 아이들이 앎의 기쁨을 느끼고 선생님이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습의 촉진자 역할로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선생님들에게 저희가 거는 기대나 선생님들께서도 스스로 교사를 하실 때 그렇게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게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교사를 하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이렇게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율성이나 배움의 기쁨을 느껴야 하는 시기에 왜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그런 여유를 주실 수 없을까, 이 방침이 한 선생님이나 교장 선생님만의 마음이 좁거나 지식이 부족해서가 절대 아니거든요. 앞에서 말씀해주신 어머니들께서도 어떤 한 학교나 한 선생님을 지탄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절대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 수업은 그렇게 해요. 그리고 나서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에 대해 앞에서도 이야기 하셨는데 수업도 그렇고 건강, 안전 문제도 학교에서는 우선 순위가 아니더라구요. 예를 들어 교장선생님은 넓은 소파에 앉아서 소파 기기를 바꾸시는데 1천만원을 척척 쓰시면서 5~6학년 아이들은 성장이 빨라서요, 그 책상이랑 의자가 아이들 키 높이에 맞지 않는게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당장 부모님들은 ‘그것을 바꿔주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해도 그것을 학교 예산으로 하기는 아깝다고 해서 교육청에 전화 해 보면 교육청에서는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 전화를 제가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사이에 극성스런 엄마가 되는 거죠. 그리고 교장 선생님은 선생님들을 불러다가 ‘도대체 누가 민원을 넣었느냐’하는데 마치 아이가 학교에 인질로 잡혀 있는듯, 더 이상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위치가 학부모더라구요. 학교에 보내보니까. 그리고 학교에서도 예를 들면 모래놀이와 축구대가 같이 있어서 저학년과 고학년 아이들이 끊임없이 다치고 매일 매일 우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미관상 보기 안좋다, 누구의 미관일까 참 궁금하더라구요. 누구의 미관이 그렇게 중요하길래 아이들의 안전 문제가, 이렇게 하나하나 케이스 케이스를 보면 우선순위가 뭘까, 진짜 학교의 주인은 누굴까, 어느새 아이들은 저기 멀리 밀려나 있구나 싶어 슬프고 무기력해 집니다. 


그래서 정작 학교에 필요한 것은 좋은 텔레비전이나 엄청나게 빠른 컴퓨터, 이런 것들이 아니구요, 아이들을 가장 잘 봐 주실 수 있는 선생님,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가 학교를 함께 만들어 간다고 귀를 열어주실 수 있는 그런 교장선생님이 필요한 것 같아요.



양은희 : 


선생님은 저희가 보기에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 상급 기관에 책잡히지 않기 위해 일하는 것 같아 보여요. 아이들의 마스 게임 많이 하죠, 그거 선생님들은 하기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선생님께 물었어요. ‘선생님, 마스 게임이 아이들에게 도움도 안 되고 수업에 방해만 된다면서요. 다들 원하지 않으시는데 왜 하세요? 학부모들이 원해서 어쩔 수 없이 하시는 거면 학부모들도 하지 말자고 의견을 내볼게요’ 그랬는데 선생님께서는 마스게임을 많이 해야 학교 평가가 좋게 나온대요. 그래야 교장 선생님도 좋은 점수를 받는대요.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교장 선생님을 위해 그렇게 붙잡혀 있었던 건지, 선생님은 우리 애들을 위해 학교에 나오시는 것이 아니라 교장 선생님 ‘따까리’하려고 나오셨던 건지 묻게 되요. 선생님과 아이들이 좋은 관계를 맺고 존중받으면서 자기에게 맞는 방식으로 잘 배우고 그래서 배우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면 그게 좋은 학교인 것 같아요. 그런데 행사 많이 하느라 아이들이 정신없는 학교가 아이들이 잘 배울 일도 없잖아요. 


선생님들 보면 참 안쓰러워요. 아이들 가르치는데 스스로 하실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아주 사소한 것 까지 상급 기관의 감독에서 지적당할까를 늘 염려해서 아무것도 못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수업 하시고 학교를 운영하시는데 조금 더 자율권을 드리는 게 필요할 것 같구요. 그리고 선생님들은 절대 행정 업무 하시면 안 돼요. 학교에 전문적인 행정팀을 확실하게 지원을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교장 선생님은 담임을 맡으면 안 되구요, 교장 선생님은 행정 일로 바쁘시니까요. 그리고 선생님이 점수를 받아 승진해서 교장이 되게 하는 이런 제도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학부모들은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니까 결국은 선생님들 승진하고 교장이 되는 그런 시스템도 다 바뀌어야 할 것 같구요, 하나 제안하자면 학교 교장 자리는 승진해서 되는 자리가 아니라 선생님들께서 선출해서 하는 봉사직으로 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집에서 애들 두명을 보는데 피곤하면 짜증을 내게 되요. 그런데 계속 그렇게 시달리시는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봐주시기를 바라는게 너무 무리한 요구인 것 같구요, 그래서 선생님들의 재충전과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실수해도 그것을 잡아당기고 밖으로 쫓아내지 않고 너그럽게 대해주시는 것 같아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소양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것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객관적인 항목으로 학교평가를 한다고 하니 학교가 그런 보여주기 위주로 운영되는 거 아니냐. 그래놓고 학교가 좋은 등급 받았다고 좋은 학교라고? 그런 거 하느라 내 아이와 선생님은 배울 거 제대로 못 배우고 너무 힘들고 짜증만 났는데, 교장만 좋은 거 아니냐. 이건 사기다. 내 아이 학교에 데려다가 그런 시늉하는데 동원하지 말면 좋겠다



...



간담회 내용이 길어서 영유아와 관련한 이야기 꼭지는 다음 번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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