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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땅에 굴을 파고 사는 땅다람쥐라는 녀석이 있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데, 그 중에서도 알라스카와 캐나다, 시베리아 등의 추운 지역에 사는 극지 땅다람쥐(arctic ground squirrel)는 겨울잠을 자는데,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체온이 떨어지면서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폐나 심장과 같은 일반적인 내장기관의 활동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이고 뇌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지 땅다람쥐는 겨울잠에 들어갈 때 뇌의 많은 신경세포들이 축소되고, 심지어는 많은 수의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도 끊어진다고 한다. 이는 다른 겨울잠을 자는 일반적인 동물과는 다른 현상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렇게 뇌의 신경세포와 연결상태의 변화가 있은 이후에 봄이 되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회복을 하고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것이다. 이들의 뇌를 관찰해보면 겨울잠을 자면서도 2~3주에 한번 씩 많은 신경세포가 주기적으로 다시 자라나고, 이들 간의 연결도 겨울잠에 들어가기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뇌의 이런 변화는 포유류 중에서는 햄스터와 고슴도치 등에서도 나타난다고 하는데, 극지 땅다람쥐가 워낙 강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런 과정에 대한 연구는 우리의 뇌가 얼마나 가소성이 있는지를 밝히는데에도 중요하지만, 퇴행성 신경질환에서 나타나는 뇌세포의 손상을 예방하거나 되돌리는데에도 도움이 될수도 있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 겨울잠에 들어갈 때 알쯔하이머 병과 연관이 있는 단백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알쯔하이머 병의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러시아의 세포생물리학연구소(Institute of Cell Biophysics)의 빅토 포포프(Victor Popov) 등이 시베리아 땅다람쥐를 대상으로 연구하고 발표한 1992년의 연구에서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이 되었는데, 서로 다른 동물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겨울잠을 자는 동안과 잠시 깨어나는 기간이 시작된 2시간 이후, 그리고 하루가 지난 다음의 뇌의 해마(hippocampus)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시베리아 땅다람쥐만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는 신경세포가 위축되고 덴드라이트의 수가 훨씬 적어지지만 회복기간 동안에는 마치 겨울의 황폐한 나뭇가지에 잎사귀들이 봄에 피어나듯이 많은 수의 덴드라이트가 나타나면서 봄이나 여름의 상태 이상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이 연구 이후에 여러 연구자들이 유사한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면서 햄스터와 고슴도치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음을 밝혀내기도 하였으며, 땅다람쥐의 뇌 전반에서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다른 연구진들에 의해 알려졌다.


또 하나의 중요한 연구는 독일 라이프지히 대학의 토마스 아렌트(Thomas Arendt)가 주장한 tau 단백질의 역할이다. 이 단백질은 세포의 마이크로튜뷸의 형태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단백질에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가 진행되면 마이크로튜뷸이 형태를 바꾸면서 신경세포의 형태를 바꾸고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만든다. 이것이 알쯔하이머 병을 비롯한 많은 퇴행성 신경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렌트의 연구팀은 겨울잠을 자는 유럽의 땅다람쥐의 뇌에서 과인산화된 tau 단백질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이런 단백질의 양이 많을수록 뇌의 연결이 줄어든다는 양적인 연관성도 밝혀내었다. 그리고, 회복이 될 때에는 반대로 이 과인산화된 tau 단백질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연구결과는 결국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에 대한 연구가 알쯔하이머 병에 대한 연구에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도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의 뇌의 변화과정에 대한 신비가 밝혀진다면, 어쩌면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중요한 질환 중의 하나인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의학적인 해법을 밝혀내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다. 인간도 결국에는 자연의 일부이다. 의학연구에 있어서 어쩌면 이와 같이 자연의 신비를 좀더 구체적으로 탐구하고, 여기에서 인간과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그런 통섭적인 연구가 앞으로 더욱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주로 생물들의 다양한 기능과 구조를 본따서 기술에 접목한 사례도 많았는데, 의외로 일부 곰팡이나 버섯 등을 약제로 이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되려 의학 연구자들이 지나치게 자연에 무심하지 않았나 뒤돌아보게 하는 사례이다.



참고자료:


Repeated changes of dendritic morphology in the hippocampus of ground squirrels in the course of hiber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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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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