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등에 노출되어 만들어진 수퍼히어로들이 소개되기 시작하자 마블은 아예 힘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특정한 나이가 될 때까지는 그 힘이 숨겨져 있는 수퍼히어로 집단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이들 히어로들은 외계인이나 로봇 또는 어떤 재앙적인 과학실험에서 탄생한 것들이 아니고, 우리들과 같은 존재들인데 초월적인 힘을 줄 수 있는 "X-유전자"라는 것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다. 이것이 X-Men 이다. X-Men 1권은 1963년 9월에 출간되는데, 스탄 리와 잭 커비가 힘을 모아서 이들 돌연변이 집단을 마블 유니버스의 중요한 주인공들로 진입시킨다. 텔레파시와 얼음과 불, 비행과 강력한 힘 등 다양한 돌연변이들이 등장하는데, 자비에르(Xavier) 교수의 지도 아래에 웨스트체스터의 학교에서 젊은 히어로 팀으로 등장하는 첫 번째 팀은 진 그레이(Jean Grey, 마블 걸), 사이클롭스(Cyclops), 비스트(Beast), 엔젤(Angel), 아이스맨(Iceman) 이었다. 

이들에 대항하는 팀은 마그네토(Magneto)가 이끄는 악의 돌연변이들로 마스터마인드(Mastermind), 퀵실버(Quicksilver), 스칼렛위치(Scarlet Witch)와 토드(Toad) 였다. 지금은 믿기 어렵겠지만 X-Men이 첫 등장했을 때에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다. 마블의 다른 작품들은 등장과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지만, 1960년대 후반에 들어가도 X-Men은 그다지 흥행을 끌지 못했다.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1963년의 첫 번째 X-Men 팀 from 나무위키



X-Men의 인기가 폭발한 것은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나서다. 그 사이에 마블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판타스틱 4가 크게 흥행을 했지만, 1960년대 말이 되어서도 이상하게 X-Men 만큼은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66권이 나온 다음 연재가 중단되어 1970년대 초반에는 X-Men을 볼 수 없었다. 이렇게 X-Men이 사라지나 싶은 순간 등장한 인물이 크리스 클라레몽(Chris Claremont)이었다. 먼저 렌 웨인(Len Wein)과 데이브 코크럼(Dave Cockrum)이 커다란 크기의 X-Men 1권을 다시 제작해서 새로운 팀을 소개하였고, 클라레몽이 94권부터 작가를 맡았다. 그 때부터 클라레몽은 15년 동안 X-Men 스토리를 쓰게 된다. 그리고, 일러스트는 코크럼과 존 번(John Byrne)이 맡았다. "완전히 새로운, 그리고 완전히 다른" X-Men에 완전히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해야 할 것 같았는데, 그들은 사이클롭스(Cyclops)밴쉬(Banshee)와 같은 기존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렸고, 대신 프로페서 X가 전 세계에서 새로운 인재들을 수혈하는 방식으로 팀을 보강했는데 이 때 합류한 캐릭터들이 콜로서스(Colossus), 나이트크롤러(Nightcrawler), 스톰(Storm)과 울버린(Wolverine)이다. 새로운 이상한 X-Men들은 다양성에 대한 탄압과 선입견 및 오해, 그리고 다른 것들에 대한 차별에 대해 싸우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커다란 인기몰이를 하였다.  

그로부터 수십 년 간은 정말 인기있는 마블의 돌연변이 캐릭터들이 계속 등장한다. 심지어 비스트와 진 그레이(피닉스가 된다) 등과 같은 올드페이스들이 다시 등장하고, 로그(Rogue)와 엠마 프로스트(Emma Frost)와 같은 뉴페이스도 계속 보강되면서  X-팩터(X-Factor), X-포스(X-Force), 엑스칼리버(Excalibur), 뉴뮤턴츠(New Mutants), 알파플라이트(Alpha Flight) 등과 같은 새로운 팀들도 등장하였다. 또한, 유명한 돌연변이 하나하나가 수퍼스타 반열에 오르기도 하면서 단독 시리즈도 등장하여 역대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스파이더 맨의 아성에 도전하기까지 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울버린(Wolverine)이다. 

울버린은 렌 웨인(Len Wein)과 존 로미타 시니어(John Romita, Sr)가 탄생시킨 캐릭터로 인크레더블 헐크 180, 181권에 처음 등장한 이후, 클라레몽의 X-Men 팀에 합류한다. 울버린이 마블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 그가 바로 대표적인 안티히어로(anti-hero)로 설정되었다는 점이다. 안티히어로 개념은 울버린이 처음은 아니고 서브마리너 네이머(Namor the Sub-Mariner)이다. 그러나, 울버린의 존재감이 훨씬 컸기 때문에 안티히어로의 대표는 울버린이 되었다. 사실 모범생 느낌의 일반적인 수퍼히어로들에 비해 울버린의 특징은 많이 차별화가 된다. 음울하고, 거친 짐승과 같은 이미지에 난폭하게 싸우지만 가슴은 따뜻한 것이 그의 캐릭터다. 울버린의 본명은 로건(Logan)으로 캐나다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돌연변이 능력은 믿을 수 없는 치유능력과 엄청난 감각능력, 그리고 그의 손에서 외부로 돌출되는 날카로운 발톱이었다. 그는 정부에 붙잡혀서 실험을 당하는데, 이 과정에서 거의 부술 수 없는 아다만티움(adamantium)을 그의 전체 뼈에 주입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그의 발톱은 거의 모든 것을 잘라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의 캐릭터도 살아있지만, 그가 정부에 납치되어 끔찍한 실험을 통해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스토리 라인 역시 X-Men이 전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주제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울버린의 모습 from 나무위키



이렇게 끔찍한 일을 자행한 인간들에 대해 돌연변이들은 이들에게 적대적인 존재로 싸울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을 보호하면서 공존을 모색할 것인지를 놓고 프로페서 X와 마그네토가 대립한다. 찰스 자비에르(Charles Xavier)는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에릭 렌셔(Erik Lehnsherr)는 자기장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이들이 힘을 합친다면 아마도 쉽게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완전히 다른 이상을 놓고 싸웠다. 찰스는 돌연변이가 아닌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 서로 다른 두 커뮤니티를 이해하면서 더욱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보았고, 에릭은 그들과의 싸움을 선택했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로서 그는 돌연변이가 아닌 자들은 결국 돌연변이를 제거하고, 조종하려고 할 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이들의 대립에서 울버린은 어찌보자면 일반적인 사람들이 그들과 다른 존재를 만났을 때 무슨 짓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그런 살아있는 사례였다. 혹자는 이 시대의 프로페서 X와 마그네토의 대립을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과 말콤 X(Malcom X)의 사상적 대립을 극화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X-Men의 스토리는 그래서 미국의 수 많은 인종문제와 함께 소수인종에 대한 지속적인 차별과 압제, 그리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폭력과 비폭력으로 대응하는 이슈까지 아우르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기에 더욱 사랑받았다. 더 나아가서 X-Men은 또다른 마이너리티로 LGBTQIA 커뮤니티를 전면에 부상시켜서 X-Men 스토리에 담아냈다. 알파 플라이트(Alpha Flight)의 멤버인 노스스타(Northstar)는 코믹스 역사상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게이로 커밍아웃한다. 이 때가 1992년이었고, 아이스맨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수년 전에는 작가 마저리 리우(Marjorie Liu)와 작화를 담당한 마이크 퍼킨스(Mike Perkins)가 노스스타에게 그의 연인이었던 카일 지나두(Kyle Jinadu)와의 결혼식을 치르는 장면을 연출해서 화제에 오르기도 하였다.

이처럼 X-Men은 단순한 수퍼히어로 스토리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탄탄한 캐릭터와 함께 담아내면서 초기의 부진을 씻고 마블 최고의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들의 스토리가 던지는 교훈은 오늘날도 유효하다. 특히 천편일률적인 정답을 추구해온 우리 사회에 울리는 경종은 더욱 크지 않나 싶다. 그래서, X-Men의 스토리가 더 잘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최근 개봉한 아포칼립스도 비록 그다지 평은 좋지 않지만 흥행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엑스맨: 아포칼립스 트레일러를 임베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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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크게 인기를 끌었다가, 1950년대 들어 급속하게 만화가 위기를 겪으면서, 수퍼히어로 스토리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쟝르 만화가 발전하는 부침을 겪게 된다. 여기에 만화검열위원회의 등장까지 겹치면서 만화는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검열을 통해 더욱 수퍼히어로 만화들은 더욱 위축되어 완연한 니치 마켓으로 축소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항상 어려운 상황에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는 법 ... 로버트 카니거(Robert Kanigher), 존 브룸(John Broome), 카르멘 인펀티노(Carmen Infantino), 스탄 리(Stan Lee), 잭 커비(Jack Kirby) 등의 대활약으로 1956년부터 만화의 실버에이지가 열린다. 


제일 먼저 눈에 띈 변화는 DC에서 은퇴했던 골든에이지의 수퍼히어로들(수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은 여전히 발매가 되고 있었지만, 많은 수가 시리즈를 끝냈었다)인 플래시(Flash), 배리 엘렌(Barry Allen) 등이 재등장한 것이었다. 이들이 성공을 거두자 1959년에는 그린 랜턴(Green Lantern)이 부활하였고, 1960년에는 드디어 져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 of America)가 브레이브앤볼드(Brave and Bold) 28호에 탄생한다. 


스탄 리와 잭 커비 콤비의 활약도 대단했다. 이들은 1961년 판타스틱 포(Fantastic Four)를 탄생시키며 마블코믹스(Marvel Comics)가 세계 최고의 만화집단으로 우뚝서는 계기를 마련한다.


여러 면에서 1960년대는 마블의 시대라고 할 만하다. 스탄 리와 마블은 비교적 짧은 시기에 스파이더맨(Spider-Man), 아이언맨(Iron Man), 헐크(Hulk), 어벤져스(Avengers), X-Men 등 대히트작들을 연달아 발표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들은 현재의 수퍼히어로 팝컬쳐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수퍼히어로들이기도 하다. 이들의 활약은 잊혀져 가던 만화책의 지위를 미국문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의 수준으로 올려 놓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 때의 수퍼히어로 스토리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파생문화의 보고가 되고 있고, 이런 현상으로 앞으로도 몇십 년 정도는 족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을 이해하려면, 1960년대의 미국 역사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960년대에 1950년대와 비교해서 무엇이 바뀐 것일까? 1960년대의 가장 큰 사건을 하나 꼽는다면 베트남 전쟁을 꼽을 수 있다. 심화된 냉전의 부산물로도 이야기되는 베트남 전쟁은 1960년부터 1975년까지 무려 15년이나 지속되면서 10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는데, 그 중에는 58,000명에 이르는 미국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지리한 과정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경제성장도 이룩하고, 냉전에 들어갔음에도 자신감이 넘쳐서 매카시즘 등이 횡행할 수 있는 여견을 만들 정도로 다소 호전적이 되었던 미국 국민들은 전쟁이라고 하면 진절머리를 칠 정도로 염증을 느끼게 된다. 1960년대에는 지금까지도 미국 역사에 남는 3건의 암살사건도 벌어졌다. 1963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가 댈러스에서 암살을 당했고, 1968년에는 LA에서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도 저격을 당해 숨졌다. 같은 해 당시 흑인시민권운동의 리더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도 암살을 당했는데, 이들의 죽음은 미국에 적지 않은 심리적인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어두운 측면이 있었지만 반대로 밝은 부분들도 있는데, 여성과 소수인종들의 권리가 특히 정치적으로 크게 신장을 하였다. 페미니즘의 2차 물결이라고 부를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여성운동들이 펼쳐졌다. 흑인들도 1964년 시민권과 관련한 법률 제정에 이어 1965년 드디어 투표권을 확보하였다.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 핵무기와 관련한 전멸의 두려움이 1960년대의 대중들의 잠재의식에 내재하고 있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가 터지면서 전 세계는 전면적 핵전쟁이 시작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진다. 실제로 당시의 역사적 사료들을 보면 1994년의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의 상황까지 갔던 정도와 유사하게 긴박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현대 역사에 있어서 1962년 10월의 13일 간을 가장 커다란 위기의 시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전 세계에 핵폭탄과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이 퍼져갔다. 그러면서도 과학의 발전이 인간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도 했다. 1969년에는 처음으로 지구인들이 달에 도착을 하면서 1961년 존 F. 케네디가 시작한 우주시대의 꿈을 일부 이루기도 하였고, 인류라는 종의 새로운 미래와 관련한 다양한 생각들에 대한 담론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이와 같은 배경을 이해하면서 마블의 수퍼히어로들의 등장을 바라보면 조금은 더 깊이 몰입할 수있다. 마블의 주인공들의 상당수가 방사능과 관련한 스토리를 가지고 태어나거나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1961년 마블의 전성기를 사실 상 열어젖힌 판타스틱 포의 경우에는 아예 우주에서의 방사능이 이들을 탄생시킨 것으로 되어 있다. 스파이더 맨은 어떤가? 피터 파커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거미에 물리면서 스파이더 맨으로서의 능력을 갖추게 된다. 브루스 배너가 헐크로 변하게 된 것도 방사능 감마레이 때문이었다.


이처럼 1960년대의 과학의 발전과 핵전쟁에 대한 공포는 2차 세계대전과 함께 탄생한 DC의 수퍼히어로들과는 상당히 다른 차원의 수퍼히어로들을 탄생시킨다. 과학의 부작용에 의해 변형된 인간들과 이렇게 얻게 된 수퍼파워를 다시 인간들의 미래를 위해 사용하는 수퍼히어로들 ... 이것이 마블의 수퍼히어로들을 규정짓는 전반적인 흐름이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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