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TED 강연 하나 소개할까 한다. 오늘은 최근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있어 정말 커다란 역할을 한 ImageNet 을 만든 스탠포드 대학의 페이페이 리(Fei-Fei Li)의 강연이다. 모두들 기술 그 자체를 개발하거나 어딘 가에 적용한 사람들만 조명하지만, 이런 기술의 발전에는 뒤에서 묵묵히 지루한 작업을 해낸 이런 숨은 영웅들이 큰 역할을 했다. 


페이페이 리가 원했던 것은 컴퓨터 비전의 혁신이었다. 모라벡(Moravec)의 패러독스로도 유명한 개와 고양이를 구별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컴퓨터에게 그림을 보고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설명하도록 하는 것은 최근까지 풀어내지 못한 큰 도전이었다. 컴퓨터 비전 기술이 발전하지 못한다면 무인자동차가 카메라가 있어도 도로 위에 있는 장애물을 구별하지 못할 것이며, 드론이 하늘을 날며 촬영한 열대우림에 무슨 변화가 있는지 알아낼 수 없고, 감시카메라가 있어도 수영장에서 물에 빠진 아이를 보고서도 우리에게 경고를 해주지 못할 것이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센서에 들어오는 빛을 숫자의 2차원 배열인 픽셀로 변환할 수 있지만, 이는 그저 죽은 숫자이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보지'는 못하는 것이다.  '본다'는 말에는 '이해한다'는 뜻이 있는데, 이것을 못하는 것이다. 사실 자연은 5억 4천만 년에 걸쳐서 시각을 발전시켜 왔다. 그 대부분의 시간은 우리 뇌의 시각처리능력을 발달시키는데 들어갔지, 눈을 만드는데 소요된 것이 아니다. '본다'는 것은 눈에서 시작되지만 이 현상이 가장 크게 발현되는 것은 우리의 뇌이다.


페이페이 리는 스탠포드 대학의 컴퓨터 비전 연구실을 이끌고 있는데, 컴퓨터로 하여금 어떻게 '보게' 만들 것인지 연구해왔다. 카메라가 인식한 영상에서 물체와 사람을 식별하고, 3차원 도형의 구조를 추측하고, 관계, 감정, 행동과 의도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영상을 보면 이런 것을 순식간에 할 수 있지만, 컴퓨터에게 이런 작업을 시키려면 가장 먼저 사물과 시각 세계의 구성요소를 보고 분류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컴퓨터에게 이 작업이 쉽지가 않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게 '고양이' 사진을 보여줬다고 하자. 고양이는 모양과 색깔의 집합인데, 처음에는 고양이가 둥근 얼굴을 가지고 통통한 몸과 두 개의 뾰족한 귀, 그리고 긴 꼬리가 있다고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객체 모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몸을 말고 있는 고양이라면 어떨까? 또 고양이가 숨어 있다면? 집안의 애완동물처럼 단순한 사물조차 객체 모델에는 무한한 변형이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보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일까? 아이에게 보는 법을 가르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들은 현실세계의 경험과 사례로 보는 법을 배운다. 만약 아이의 눈을 생물학적 카메라 한쌍이라고 하면 눈이 움직이는 평균 시간인 200밀리초마다 한 장씩 사진을 찍는 셈이다. 아이들은 세 살까지 수억 장의 현실세계 사진을 보게 된다. 방대한 양의 학습사례가 축적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방식으로 컴퓨터에게 보는 법을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2007년부터 페이페이 리는 프린스턴 대학의 카이리 교수와 이미지넷(ImageNet)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인터넷과 집단지성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거의 10억 장에 이르는 이미지를 다운로드했고, 아마존의 MTurk(미캐니컬 터크)와 같은 크라우드 소싱 기술을 사용해 이미지에 레이블(label)을 붙였다. 5만명 가까운 작업자가 세계 167개국에서 약 10억 장의 후보 이미지정리 분류 작업을 도왔다. 지금이야 이렇게 답이 있는 방대한 빅데이터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들 알고 있지만, 페이페이 리 등이 작업을 하던 2007년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동료 교수들은 종신교수가 되려면 논문을 쓸 수 있는 다른 프로젝트를 하라고 조언했고, 연구자금도 모자랐다. 심지어 페이페이 리가 대학을 다닐 때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했던 세탁소 일을 다시 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작업을 계속해서 2009년에 객체와 사물을 2만 2천 개의 범주로 분류한 1500만 장의 미이지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예를 들어, 고양이의 경우 6만 2천 장의 이미지가 다양한 모양과 자세, 집고양이부터 들고양이까지 모든 종류를 망라한 사진들을 이미지넷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방대한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모든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하였다. 


그 결과 이미지넷의 풍부한 정보는 딥러닝 기술과 만나면서 오늘날의 딥러닝 전성시대를 열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영양분을 공급한 기초가 되었다. 이미지넷의 방대한 데이터와 현대의 CPU와 GPU의 발전에 힘입어 딥러닝 기술이 탑재된 컴퓨터는 우리에게 사진에 고양이가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컴퓨터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렇지만, 방대한 학습 데이터는 컴퓨터의 실수를 줄이고, 미래에는 더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의사들은 쉬지 않는 컴퓨터의 눈을 이용해 환자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고, 자동차는 더 똑똑하고 안전하게 도로를 주행할 것이다. 또한, 재난 지역에서 갇히고 부상당한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종, 더 나은 물질을 발견하고 보지 못한 개척지를 탐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기계가 '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기계에게 보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다음엔 기계가 우리를 도와 더 잘 보게 할 겁니다. 처음으로, 인간의 눈이 아닌 것이 세계를 생각하고 탐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인공지능 때문에 기계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상상치 못했던 방식으로 기계와 협력하게 될 것입니다


멋진 그녀의 TED 강연을 한번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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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TED 강연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수치심과 취약점에 대한 브린 브라운의 강연이다.


수치심이란 것은 단절에 대한 공포다. 나에 대한 어떤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되거나 또는 보게 될 때, 나와 관계를 맺을 가치가 없다고 느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이런 수치심을 뒷받침하는 것은 우리의 극심한 취약성이다. 


자신에 대한 가치감을 가진 사람들은 사랑을 느끼고 어디에 소속되었다는 강력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견고한 사랑과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들과 그런 것을 가지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받고 소속될 가치가 있다고 믿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자기 자신 스스로가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의 경우 공통점은 용기였다. 여기서 용기(courage)와 용감함(bravery)의 의미를 혼동하면 안되는데, 영어 단어 'courage(용기)'는 심장을 의미하는 라틴어 'cor'에서 왔는데 원래 의미는 당신이 누구인지를 당신의 온 마음을 통해 솔직히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들은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말을 할 용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선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고 그 다음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친절할 수 있는 연민의 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 있었는데 그것이 진정한 자신을 보여 준 결과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자신들의 취약성을 완전히 포용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말을 자진해서 먼저 말하고, 아무런 보장이 없이 어떤 일을 할 용의를 가지고 있고, 성사가 될지 안될지 모르는 관계에도 개인적인 투자를 할 용의를 보인다. 


수치심과 취약성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연구를 수행했던 사람 중의 하나인 브린 브라운(Brene Brown)은 이런 연구결과에 충격을 받고 심리치료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는 수치심, 공포심 때문에 고민하고, 삶의 가치를 가지려고 발버둥 치는것의 근원은 우리의 취약성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알고 보니 우리의 기쁨, 창의성, 소속감, 그리고 사랑도 우리의 취약성으로부터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바로 그게 문제예요. 그래서 제가 도움이 필요해요.


그녀는 일종의 완벽주의자였던 것이다. 취약성과 수치심에 대해 완벽한 결론을 위해 연구했는데, 취약성을 결국 자신에 대한 가치감을 가진 사람들이 더욱 잘 인정하고 보듬는다는 것에 깜짝 놀랐던 것이다.


우리는 상처받기 쉽고 피해를 입기 쉬운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가 우리의 취약성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감정을 선택적으로 마비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취약성, 비통함, 수치감, 공포감, 실망감 같이 나쁜 것들은 느끼고 싶지 않다고 술이나 먹자! 이렇게 할 것인가? 다른 감정에 영향을 주지 않고 마음에 안 드는 감정만 마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감정을 마비시키면 즐거움도 마비되고, 고마운 마음도 마비되며, 행복감도 마비된다. 우리 자신을 마비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에는 다양한 중독과 종교 등이다. 우리가 두려워질수록, 더 취약해질수록 어떤 대상에 대한 무조건적인 집착이 있을 수 있다. 


우리들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나는 충분해"라며 시작한다면 우리는 고함을 지르는 대신 듣기 시작할 것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하며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더 관대하고 부드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공감이 바로 수치심의 해독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수치심을 배양 접시에 놓는다면 비밀, 침묵 그리고 편견이라는 세 가지 배양액을 넣으면 기하급수적으로 잘 자랄 것이다. 만약 배양 접시에 같은 양의 수치심을 넣고 공감을 같은 양 넣고, 휘섞으면 수치심은 자라나지 않는다. 우리가 힘겨워 몸부림칠 때, 가장 강력한 두 단어는 ...


 "나도 그래."


이다.


만약 당신이 완벽해질 수 있을 만큼 완벽해지고, 입을 수 있는 최대치의 보호구를 입어도 당신이 그 안에 들어가면 그건 우리가 보고 싶어 하던 것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당신을 원한다. 나약하고 취약한 그 자체로 말이다 ... 


멋진 브린 브라운의 TED 강연을 임베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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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TED 강연 하나를 소개하면서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포스트 하단에 임베딩한 비디오는 1990년대 중반에 베닝턴(Bennington) 대학을 미국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교육을 하는 대학으로 변신시킨 리즈 콜먼(Liz Coleman)의 강의이다. 그녀는 대학교수의 정년보장(테뉴어, tenure) 시스템을 폐지하고, 수많은 대학교수들을 해고하는 등의 파괴적인 혁신을 감행하면서 학과를 없애고 융합과 인문학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교육 체제를 출범시켰다.

그녀는 강연에서 미국의 대학교육이 너무나도 전문화가 심하게 진행되어, 더 이상 본래의 대학이 가지고 있었던 폭넓은 시각과 시민사회 참여를 위한 확장된 능력을 제공하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을 지적한다. 지난 100년 사이 '전문가' 개념이 '교육받은 종합지식인'의 자리를 찬탈하고 지적 성취의 유일한 모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녀의 지적과 같이 전문화도 중요하지만, 전문가 모델이 거의 유일하게 존재하는 양식이 되면서 주제들은 점점 더 작은 조각들로 분해되고 기술적이고 난해한 것에만 대학들이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였다. 대학생들은 보다 적은 것에 대해 보다 많이 배운다. 그에 비해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우리는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세계를 만들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세계를 만들 수 있는가?" 등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교육과 가치는 점점 더 외면을 받고 있다.
 
이런 현실인식 하에 그녀가 베닝턴에서 진행한 혁신의 과정이 강연을 통해 밝혀진다. 아마도 무수한 저항이 있었을 것이지만, 베닝턴 대학은 정치사회적 과제들 그 자체인 건강, 교육, 무력의 사용 등을 중심으로 교과를 편성하고 학과의 벽을 해체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것이 분리보다 연결을 위해 고안된 상호의존적인 원들이지, 고립시키는 분야가 아니며, 이런 주제들을 학습의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행동의 틀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할 때에는 깊은 사유가 중요하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말을 하고 표현하는지에 학문, 사물의 세게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과 관련한 학문, 그리고 어떻게 중재를 하고 열정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학문. 또한, 연관성을 찾는데에 큰 역할을 하는 테크놀로지 등을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엇에 대한 것인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해진다. 또한, 사유와 행동을 연결하기 위해서 교육 기관 밖에서 갈고 닦은 지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학교 바깥의 사회 활동가, 비즈니스 리더, 변호사, 정치인, 전문가들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참여자로 교수진에 합류하고, 학생들도 교실 밖으로 나가 세계과 직접 마주할 때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고등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상당히 앞서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고등교육, 대학에 대한 깊은 성찰이 묻어나는 강연을 보면서 우리의 대학교육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녀가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는 미국의 대학을 향한 것이었지만, 우리의 대학은 그 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과연 대학이 가진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아마도 대학이라는 곳은 이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에 큰 저항을 하는 집단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오만한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회는 변한다. 최근의 반값등록금 문제는 시작에 불과하다. 만약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학이라는 곳이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결국 이 사회는 변신하지 못하는 대학들의 퇴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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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내용 분석만으로도 집단지성의 창조가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로 USGS(미국지질조사국, US Geological Survey)의 ‘트위터 지진감지(Twitter Earthquake Detection)’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트위터에 올라오는 글 중에 ‘지진(Earthquake)’이라는 말이 들어간 낱말을 수집하여 온라인 지도에 지진 활동과 상황을 표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진 경고는 주로 과학적인 방법에 의존했다. 계측기가 진동을 파악해 지진을 예보하고 경고를 했다. 그러나 전 세계 모든 곳의 지진을 감시하기란 인력 면에서 쉽지 않다. 

또한 칠레나 인도네시아 어느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미국 땅까지 도달해 USGS의 감지장치를 통해 감지되고 정보를 분석해 출력하는 데까지 수십 분이 걸리고, 지진 대응 시간에서 그만큼 손해 본다. 반면 칠레에 지진이 발생했다면 칠레 사람들이 트위터에 글을 쓰면서 지진에 대한 키워드 출현이 많아질 것이고, 트위터 감시만으로도 실시간에 가깝게 세계 어느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는지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사람들이 해야 할일은 그냥 자신이 겪은 지진 상황을 트위터나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는 것 뿐이다. 단순하게 정보의 공개, 공유만 이루어져도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뭔가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자발적으로 많은 트윗을 하고, 전파시킨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해 폭설이 내리거나, 폭우 상황에서 그 어떤 미디어보다 많은 정보들이 트위터를 통해 올라온 바 있다. 지진의 경우 이런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그렇지만, 지진의 경우에는 지진이 느껴지기 이전보다는 아무래도 지진 이후의 글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USGS에서 2010년 있었던 지진 이후의 조사에서 트위터가 USGS의 과학적 탐지를 통한 경보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만들어낸 사례가 여럿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이 USGSted(USGS Twitter Earthquake Detection)가 탄생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이를 통해 전세계의 실시간 지진에 대한 트위터 정보를 모으고, 지진에 대한 보다 나은 대비를 할 수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TED는 지진과 관련한 여러 단어들을 가지고 있는 트윗들을 자동으로 모아서, USGS가 가지고 있는 지진의 강도와 위치, 그리고 심도에 대한 자료와 지역별 트윗의 수를 연관시켜서 분석한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지진을 감지하는 센서의 부족으로 소홀하기 쉬운 지역에서 특히 효과적으로, 미국보다는 미국에서 떨어진 육지지역에는 센서의 수가 적어서 정확한 데이터 분석이 어려운데, 이를 크게 보완할 수 있다.

물론 트위터가 USGS의 훌륭한 과학적 지진예측과 리포팅 서비스인 'Did You Feel It?' 이나 ShakeMaps 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적절하게 활용된다면, 트위터는 정말 훌륭한 재난예측 및 대비 보조플랫폼으로서 훌륭하게 이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재난이 있었을 경우 트위터를 활용할 때 위치정보나 적절한 해시태그를 활용하는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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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Technology, Entertainment, and Design)는 이미 세계 최고의 컨퍼런스로 전세계의 가장 뛰어난 영감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으로 그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다.  특히, TED.com 을 통해 모든 영상들이 공개되고, 이렇게 공개된 영상들을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번역작업을 하면서 이곳에서 소개된 강의들이 전세계 사람들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언제부터인가 이메일이나 트위터 등으로 감명받았던 TED 강의를 돌려보고, 소개하는 글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필자 역시 좋았던 TED 강의는 따로 정리를 해서 간단히 포스팅을 하기도 한다.  번역작업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현상 때문에, TED 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명칭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테드스터(TEDster)라고 하는 새로운 디지털 부족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TED 는 단지 멋진 아이디어와 대단한 강연들의 집합일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연결하고 이를 통해 바이러스와 같은 전파력을 같이 보여주고 있는 일종의 지식플랫폼이 되고 있다.  


TED, 최고의 교육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

TED 처럼 전세계의 명사들이 모여서 강연과 세미나도 하고 미팅을 가지는 행사로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있다.  다보스 포럼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TED 와 비교해서 전혀 뒤지지 않으며, 정치적으로는 훨씬 영향력이 강한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그러나, 다보스 포럼은 바이럴 현상과 유행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그들은 휴먼네트워크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커다란 전세계 규모의 사교 네트워크 이상의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지 못한 것이다.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TED 컨퍼런스를 9년 전에 인수한 뒤에 TED는 더 이상 컨퍼런스가 아니다.  혁신적인 개방전략을 펼치면서, 전세계 최고의 아이디어와 감동의 물결이 사람들의 네트워크와 인터넷 인프라, 그리고 기술의 힘을 빌어 전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하였고 그 자체로 새로운 브랜드가 되었다.  아마도 지성과 관련해서 머지 않아 최고의 브랜드로 군림했던 "하버드"를 제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물론 TED 가 현재의 대학 시스템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형적인 대학들이 가지고 있는 빌딩 한 채도 없고, 무슨 학위를 주는 것도 아니며, 학회 같은 것이 있지도 않다.  그러나, 지금 최고의 대학을 새로 하나 만든다고 하면 무엇부터 할 것인가?  아마도 전세계 최고의 지성들을 끌어모으는 작업부터 해야할 것이다.  이미 과거에 비해 정보는 풍부하게 흘러 넘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강의들을 잘 정리하고 조직, 기획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구태의연한 강의들은 자리를 잡지 못해야 할 것이고,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는 새롭고도 깊이가 있는 강의를 모아야 한다.  사람들은 지식과 영감, 그리고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 굳이 물리적인 인프라를 중시하지 않는다.  결국 지식과 감동 그 자체가 중요할 수 밖에 없으며, 특별한 경험을 위해 돈을 지불할 것이다.  또한, 대학졸업장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언제나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아서 새로운 창조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미 TED 는 이런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  결국 수백 년의 전통을 가진 대학이라는 상아탑의 목적도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가능하면 인류를 행복하게 만드는 지식과 감동을 많이 퍼뜨리는 것이 아니었던가?


결국에는 사람들의 힘이다.

TED 의 교수들은 이미 전세계 최고를 달린다고 할 수 있다.  강의료 한 푼도 쥐어주지 않지만, 이들은 TED 가 초청한다는 것만으로 영광으로 생각하고 달려온다.  빌 클린턴, 빌 게이츠와 같은 명사들부터 시작하여 복잡한 생물물리학과 그래픽 디자인, 심지어는 가벼운 게임들과 고대문학에 이르는 수많은 토픽들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런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과 경험이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과 영감을 쉴 새없이 전달하고 있다.  TED의 비즈니스 모델은 뭘까?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컨퍼런스 참가료, 광고와 기업의 스폰서를 통해 작년에 수익만 $2백만 달러가 넘게 발생했다고 하며, 이런 수익은 고스란히 TED 강연을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접근성을 높힐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재투자되고 있다.  지속적인 아이디어와 영감, 그리고 감동의 전파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혁신적인 TED 의 발전을 바라보며 강의하나 제대로 개방하지 못하는 오늘날의 오래된 대학교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TED는 결국 21세기를 대표하는 글로벌 교육 브랜드가 될 것이다.  TED는 원래 커다란 컨퍼런스 였지만, 이제는 정말 그들의 모토와도 같이 "전파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들의 전파를 위한 플랫폼으로 발전하였다.  이제는 이런 플랫폼이 전세계를 위해 확장하고 있다.  dotSub를 활용한 개방형 번역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3,1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77개의 언어로 번역을 하고 있다.  또한, 각 나라 별로 TED의 브랜드를 활용한 새로운 교육 인프라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TEDx 이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지역과 대학 들마다 이런 자발적인 아이디어 및 지식교환 인프라인 TEDx 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TEDx를 시작한지 단 1년 만에 전세계에 600개가 넘는컨퍼런스가 TEDx 브랜드 아래에 조직되었고, 앞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미 TED 는 전세계의 교실이 되고 있으며, 우리에게 교육의 본질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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