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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핀란드의 국민기업으로 불리고, 전 세계 최대의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가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핀란드인이 아닌 외국인을 CEO로 임명하였다. 캐나다 출신의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스테펀 엘롭은 오늘날 어도비라는 회사의 기술로 유명한 역동적인 웹 페이지를 위한 기술 '플래시'를 탄생시킨 매크로미디어(Macromedia)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최고운영책임자로 많은 일을 하다가,  매크로미디어의 CEO를 맡은지 3개월만에 회사를 어도비에 흡수합병시키면서 어도비로 적을 옮겼지만, 6개월만에 사임을 하였다. 2008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가 플래시와 같은 웹 친화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로 스테펀 엘롭을 최고의 전략제품인 오피스 제품군을 포괄하는 비즈니스 디비젼의 책임자로 스카웃하면서, 2010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노키아로 옮길 때까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2010년 9월, 스테펀 엘롭이라는 외국인을, 그것도 휴대폰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임원을 CEO로 받아들인 노키아는 수년 간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강한 아성을 휴대폰 시장에서 쌓아올렸다고 자부했지만,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과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구글의 협공 속에서 그 설자리를 급속히 잃어가고 있었다. 단 1~2년 만에 미래에 가장 중요한 스마트폰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위기를 느낀 노키아의 이사진들은 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인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서 일벌레로도 유명하고, 강한 카리스마와 끈기를 지닌 스테펀 엘럽이 적임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실제로 캐나다의 맥마스터 대학 시절 일주일에 30시간 이상을 일하면서도, 학과에서 거의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로 공부도 열심히 하였고, 거의 잠을 자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했다고 한다. 그의 성품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또다른 에피소드로는 그의 와이프 낸시와 함께 미국에 있을 때 중국에서 한 명의 여자아이를 입양하였는데, 캐나다 정부가 시민권을 내주지 않자, 끝까지 싸우고 총리실에까지 찾아가는 등의 극렬한 항의 끝에 결국 시민권을 얻어낸 것이 있다. 그만큼 의지와 실행력이 강한 인물이다.

5개월 정도의 노키아라는 거함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공을 들였던 그는 2011년 MWC(모바일 세계총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광범위한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기 직전, 노키아 전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냈는데, 그 비장함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한 사내가 북해의 석유 굴착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었다. 어느날 밤 요란한 폭발음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는데, 시추 플랫폼이 갑자기 화염에 휩싸였다. 사내는 삽시간에 불길에 갇혔다. 자욱한 연기와 뜨거운 열기를 뚫고 간신히 화염에서 벗어나 플랫폼 가장자리로 탈출했다. 아래에는 깜깜하고 차가운 대서양의 바다 뿐이다. (중략) ... 플랫폼에 버티고 서 있으면 불길에 타 죽는다. 이것을 피하려면 30m 아래 얼음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 '불타는 플랫폼'에 서 있다. 평소 같으면 얼음바다로 뛰어내릴 생각은 하지 않았겠지만, 비상시국이라 사내는 뛰어내렸다. 그리고, 구조를 받고 나서 이렇게 썼다. '플랫폼이 불타고 있었기에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었다'라고"
 
여기에서 “불타는 플랫폼”이란 시추선의 플랫폼과 휴대폰의 운영체제를 포함한 전체적인 환경을 포괄하는 플랫폼이 같은 단어임에 착안하여 언급한 것으로, 현재의 노키아 플랫폼이 불에 타고 있는 시추선과 같으니 이 상태로는 안되고, 무엇인가 절박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강렬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와 함께 2월 11일 새로운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결국 뚜껑을 열어보니 오랫동안 주도해온 심비안(Symbian)이나 최근 인텔과 함께 시작한 미고(MeeGo)를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 7을 가장 주요한 플랫폼으로 받아들여서 새로운 기회를 도모할 것이라는 발표를 하였다. 그의 이 발표를 놓고 유수의 전문지들은 '두 불타는 플랫폼의 결합 (마이크로소프트도 불타는 것은 매한가지라는 의미)' 이라거나 심지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트로이 목마가 아니냐?'는 공격을 받았으며, 핀란드에서도 잠복해있던 외국인 CEO에 대한 반발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반응을 얻고 있지만, 필자 개인적으로 그의 인생역정을 볼 때에는 진정성이 있었다고 느껴진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합작이 최선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 아마도 이에 대한 답은 시장에서 내려주게 될 것이다. 과연 스테펀 엘롭의 과감한 결정이 노키아라는 '불타는 플랫폼'에서 '얼음바다'로 뛰어든 사나이를 구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아무도 구조해주지 않아서 결국 얼어죽게 되는 운명에 처해지게 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올해의 IT 전반의 흐름을 살피는데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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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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