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의 황금기는 1938년 부터 1950년 정도까지로 언급된다 (위키피디아에서는 1946년 까지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 시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SF의 서브 쟝르들이 확립되었고, 또한 당대 최고의 소설가들이 대부분 등장한다. SF소설의 황금기를 연 존 캠벨(Campbell)에 대해서는 이전 연재에서 자세히 다룬 적이 있으므로 아래 링크만 소개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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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캠벨이 편집을 맡은 시절 SF는 보다 현실적이면서도 캐릭터의 심리적인 묘사의 깊이는 깊어지기 시작했다. Astounding Science Fiction의 1939년 7월판에는 A. E. 반 보그트 (A. E. van Vogt)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가 작품을 발표했고, 같은 해 8월에는 로버트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의 작품이 같은 잡지에 실렸다. 이 때를 기점으로 수 많은 작품들이 발표되면서 SF의 황금시대가 열리는데, 특히 주목할 점은 과거에는 두루뭉실했던 서브 쟝르가 하나 둘 씩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 시기에는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 밀리터리 SF(Military SF), 시간여행(Time Travel), 디스토피아(Dystopian), 외계인(Aliens) 물 등이 많이 등장하였다.


이 시기에 등장한 대표적인 작가들로는 아이작 아시모프, 데이몬 나이트, 도날드 A. 울헤임, 프레드릭 폴, 제임스 블리시, 주디스 메릴 등을 비롯해 퓨처리안이라 불리게 되는 일군의 신진 작가들과 E.E. (닥) 스미스, 로버트 A. 하인라인, 아서 C. 클라크, 올라프 스태플든, A. E. 반 보트, 레이 브래드버리, 스타니스와프 렘 등이 있다. 이 시기는 과학적 발견과 성취를 찬양하는 하드 SF소설이 많이 등장하였다.


SF소설의 황금기는 문화적으로도 많은 의미를 가진다. 이 시기는 2차 세계대전과 바로 이어지는 냉전의 초창기로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에 사춘기를 겪은 많은 청소년들이 SF소설에 빠져들었다. 이들은 1939년 월드콘(Worldcon)을 처음 열면서, 열광적인 팬들이 강력한 사회적 파워를 가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며, 당시 SF소설에 영향을 크게 받는 많은 청소년들이 이후 자라나서 수 많은 산업군의 리더로 성장하였다. 특히 군사와 IT, 헐리우드와 과학분야(특히 바이오와 약학)의 리더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당시 청소년들이 SF소설잡지를 끼고 사는 것을 당대의 부모들은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대중 싸구려 잡지인 펄프픽션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커버에는 비키니와 비슷한 이상한 복장의 여성과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것들이 많았으니 당대의 시각에서는 그럴 수도 있을 듯하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등장 


SF황금시대에 등장한 수많은 작가들이 모두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가졌던 사람 두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아이작 아시모프와 로버트 하인라인이다. 이들의 작품세계는 몇 편의 글로 나누어서 설명해도 모자랄 정도이다. 먼저 아이작 아시모프에 대해서 알아보자.



from Wikipedia.org


아이작 아시모프는 러시아 태생으로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화학과 생화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보스턴 대학에서 생화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대학에서 과학을 가르치면서도 어마어마한 저작 활동을 통해 500여 권이 넘는 책을 출판하였다. SF소설 뿐만 아니라 교양과학, 각종 해설서나 역사서 등 다방면에 걸친 책을 쓴 대단한 작가였다. 


아시모프가 처음으로 쓴 SF작품은 1937년에 쓴 <코스믹 코르크스크루(Cosmic Corkscrew)>였다. 그는 이 작품을 존 캠벨에게 보내서 출판을 요청했지만, 존 캠벨은 이 요청을 거절했다. 그렇지만, 그는 아시모프에게 연락해서 계속 써보라는 용기를 주었고, 그에 용기를 얻은 아시모프가 3번째로 쓴 <Marooned Off Vesta>가 처음으로 1938년 출간되면서 SF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하였다.


그의 저작물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이 연재에서 일일이 이를 커버할 수는 없고, 대표작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여러 작품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이 있었던 작품들로는 파운데이션 시리즈, 전설의 밤(Nightfall), 아이로봇을 포함한 로봇 시리즈, 영원의 끝(The End of Eternity), 최후의 질문(The Last Question)을 꼽을 수 있다.


1938년 등단한 이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던 아이작 아시모프를 당대 최고의 SF작가로서 인정받게 만드는 첫 번째 작품은 1941년 9월 그가 32번째로 출간한 단편인 <전설의 밤(Nightfall)>이었다. 이 작품은 1968년 미국의 SF작가협회에서 그 때까지 발표된 모든 SF단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뽑히기도 하였다. 전설의 밤은 사회과학소설의 원조이자 전형으로도 언급되기도 한다. 


1942년 부터는 아시모프 최고의 작품 시리즈로 불리는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출간이 시작되는데, Astounding SF 잡지에 정기적으로 연재되는 작품들을 모아서 이후 1951~1953년까지 매년 한 권씩 트릴로지(Foundation, Foundation and Empire, Second Foundation)로 출간이 되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우주의 미래에 등장하는 거대한 성간 제국의 흥망성쇠를 다루었다. 워낙 인기가 있었던 탓에 그는 많은 독자들로부터 후속작을 써달라는 압력을 받게 되는데, 그래서 탄생하게 된 작품이 1982년의 Foundation's Edge(1982), Foundation and Earth (1986), Prelude to Foundation (1988), Forward the Foundation (1992) 이다.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국내에도 완간이 되어 있으며, 최근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TV시리즈물로 대히트를 친 바 있는 HBO와 워너브라더스가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인터스텔라의 제작진들과 함께 TV SF드라마 시리즈로 제작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많은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아래 임베딩한 영상은 2012년 제작된 팬 트레일러로 나레이션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오디오북, 그리고 편집된 영상은 다양한 SF영화와 다큐멘터리에서 가져온 것을 편집한 것이다.





1950년 부터는 또 하나의 대히트작 시리즈인 로봇 시리즈를 쓰기 시작한다. 1950년 발표된 I, Robot이 그 포문을 연 작품으로 이 작품에서 그 유명한 로봇의 3원칙이 등장하면서, 로봇과 지능화된 기계에 대한 윤리에 대해서 처음 다루었다. 이 작품은 이후 로봇과 인공지능 등을 다룬 수많은 작가들이 어떻게 이 주제를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가 이런 내용에 대해 고민한 것은 자신의 창조자를 파괴한 프랑켄슈타인의 줄거리와 연관이 있었다고 한다. 1977년에는 할란 엘리슨(Harlan Ellison)과 I, Robot의 영화용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는데, 영화로 제작이 되지는 못하고 1994년 책으로 출간하였다. 그리고, 2004년 드디어 이 작품이 영화화되었는데, 윌 스미스(Will Smith)가 주연으로 등장했던 이 영화는 아시모프의 희곡이 아니라 제프 빈타르(Jeff Vintar)의 하드와이어드(Hardwired)라는 작품에 기반을 둔 것으로 줄거리 전반의 내용에 아시모프의 아이디어가 일부 녹아들어간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로봇시리즈 중에서 또 하나 영화화된 것이 바로 바이센테니얼맨(The Bicentennial Man)이다. 이 작품은 그의 유작이었는데, 1999년 작품으로 얼마 전 작고한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의 명연기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그의 파운데이션과 로봇 이야기는 정말 많은 SF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는데, 로저 맥브라이드 알렌(Roger MacBride Allen), 그렉 베어(Greg Bear), 그레고리 벤포드(Gregory Benford), 데이비드 브린(David Brin), 도널드 킹스버리(Donald Kingsbury) 등이 대표적이다. . 


1956년에는 <최후의 질문(The Last Question)>을 출판하는데, 이 작품은 엔트로피를 역전시키는 프로세스와 이에 대응하는 인간들에 대해 그린 것으로 아시모프 본인이 가장 좋아한 작품이라고 한다. 1955년에 출간된 <영원의 끝(The End of Eternity)>도 유명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미스테리 스릴러 스타일의 작품으로 시간여행과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을 다룬 독특한 작품이다. 그의 특기인 스페이스 오페라나 로봇 쟝르가 아니었지만, 시간의 패러독스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으로 화제가 되었던 수작이다.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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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Robotis.com



로봇하면 요즘 떠오르는 생각은 "일자리가 사라진다"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로봇의 대두와 이로 인한 새로운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전 세계를 뒤덮기 시작했다. 최근 영미권에서 <기계와의 경쟁 (Race against machine)>에 이어 <세컨드머신(Second Machine)>이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르면서 더욱 그런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다.  


아마도 산업용 로봇들은 자동차 공장과 전자제품 공장, 다양한 중소규모의 제조업체에 이르는 많은 곳에서 인간들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대다수의 사람들이 제조업에서 일하고 있지 않은 작금의 상황에서 다소 과장된 공포가 아닌가 싶다.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하고, 부의 불균형을 초래하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본적으로 적은 시간의 노동으로 생산성은 더욱 좋아지게 될 것이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에 따른 화이트컬러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이런 경향성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진행된 일이기에 그렇게까지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다가올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바뀐 것일까?


중요한 것은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이 현재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는 주범이 아니라는 점이다. 산업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200년 전에는 90% 이상의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했고, 100년 전에는 40%가 공장에서 제조업에 종사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80% 이상을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면서 업종이 바뀌었듯이 거대한 산업구조의 재편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 변화의 본질이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모두 건설이나 제조업 자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새로운 산업이 나타나는 것은 동일한 현상이다. 이런 전체적인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한 통찰없이 로봇과 인공지능을 탓하는 것은 과거 산업혁명 시절 방직공장에서 산업용 기계들을 때려부수던 러다이트(Rudite) 운동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앞으로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산업구조의 재편도 빨라질 것이므로,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의 역할이 거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물론 잘못일 것이다. 아마도 향후 20~30년 정도의 미래와 산업구조는 어느 정도로 변할 것인지 사실 예측하기도 힘들다. 병원에서는 로봇들이 수술과 진료를 담당하면서 과거보다 의료비용이 저렴하고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고, 택시와 트럭운전을 로봇들이 대신하면서 물류유통과 교통비용 등은 감소할 것이며, 법률소송과 회계처리를 담당하는 인공지능 로봇 에이전트 등에 의해 전문직들도 이들에게 일자리를 내줄 지도 모른다. 


일자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다 본질적인 질문들이 가득하다. 기계들은 일은 하지만,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는 계층이다. 그렇다면 누가 소비를 하고 돈을 내는가? 미래의 로봇과 인공지능이 사람들보다 똑똑하다면 굳이 사람들이 고등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면 교육이 중요하다는 동기부여가 가능할까? 


그렇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하는 점은 바로 그 시기에 대한 점이다. 현재 로봇기술이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계단조차 제대로 오르내리지 못하며, 정교한 손동작을 하기도 어렵다. 창의성은 0에 가까우며, 감성이라고는 없다. 최첨단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만든 로봇이나 인공지능은 어느 정도 봐줄만 하지만, 이들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만들어져서 우리 사회에 진정한 위협으로 다가오기까지 아직은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듯하다. 아마도 향후 40~50년 뒤에는 상황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 때에 지난 50년 전을 뒤돌아보면 정말 상전벽해와도 같은 변화가 있었다고 회고할 지 모른다. 그러나, 수십 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지 않고, 찬찬히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지나치게 걱정을 하면서 과도하게 규제를 하거나, 불안해하는 것도 우리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지난 산업시대의 패러다임이 별 변화없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것도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가 아니다. 적절한 수준의 긴장과 관심을 가지고, 윤리와 법률, 철학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합의를 하나씩 만들어 나가는 냉철한 준비가 지금은 더욱 필요하다.



참고자료:


How to Freak Out Responsibly About the Rise of the Rob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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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로봇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로봇하면 철로 만들어진 팔과 다리,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람처럼 이족보행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최근에는 재해에 대응하는 기능이 부각되고 있으며, 조금 더 나아가면 무인으로 날아다니는 무인비행기인 드론 등이 최신 로봇기술의 동향에 등장하는 듯 싶다. 


그렇지만,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로봇의 기능은 뭘까? 만약에 어떤 물건이 있고, 그 물건에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감정이입이 가능하고 애착이 생긴다면? 사실 이는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끼는 물건, 가량 차량과 같은 것에 감정적인 애착을 가지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어떤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그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한번 생각을 뒤집어 보자. 로봇을 우리가 흔히 생각하던 철로 만들어진 무쇠인간의 형태에서 출발하기 보다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어떤 것에서 출발해 본다면? 일단 아이폰의 시리(Siri)가 그런 기능에 다소 가까운 모습을 띠고 있다. 물론 IBM의 왓슨(Watson)이 그 보다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을 듯한데, 왓슨도 2015년이면 모바일 폰에 탑재될 수 있다고 하니 나름대로 후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만약에 지금보다 더 똑똑해지고,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시리(Siri)나 IBM의 왓슨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있어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학습도 하며, 동시에 개개인의 인생에 관심을 가지고 감성적인 반응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할 때 이런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걸어 다니거나 혼자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자신의 감정을 디스플레이로 얼굴 표정과 유사하게 표현해서 알릴 수 있으며, 팔이 있어서 작업을 할 수 있고, 카메라는 얼굴의 형태를 갖춘 케이스에 2개의 눈의 형태로 달려 있으면서 당신을 알아보고 반응한다면 어떨까? 현재의 스마트폰이 확장한 형태로 로봇을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형태의 확장된 스마트폰 로봇이 나를 대신해서 차를 몰고, 쇼핑도 할 수 있으며, 저녁을 준비하고 뉴스를 브리핑하며, 나의 스케줄을 관리한다면 어떨까? 비록 움직이는 로봇의 기능은 조금 떨어져서 이족보행을 못하기 때문에 바퀴를 주로 활용하다가 장애물이 있을 때에만 넘어갈 수 있고, 어려운 길은 가지도 못하지만 눈썹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사람들의 감성에 반응할 수 있는 그런 기계가 있다면 어떨까? 


이처럼 앞으로의 로봇과 관련한 기술은 기계적인 부분 이상으로 인지적인 측면과 감성적인 부분, 사회적인 기능이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는 어쩌면 현재의 스마트폰과 관련된 여러 가지 기술들이 전통적인 로봇 기술 이상으로 중요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인지적인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감성적인 반응을 하며, 사회성도 있는 로봇이 등장한다면 로봇에게도 어떤 권리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주인도 잘 알아보지 못하고, 단지 먹이만 받아먹는 동물도 최근에는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그 권리를 끔찍하게 챙겨주며, 이런 동물들을 잘 대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한다. 이제는 그런 사회적 합의가 마련된 것이다. 그렇다면, 상당한 독립적인 판단이 가능하고, 사람들과 어느 정도 교감이 가능한 감성형 로봇이 등장한다고 했을 때, 이런 로봇을 험하게 대하거나, 마음대로 해체하는 등의 행위를 인정해야 하는 것일까? 생각보다 이런 종류의 기술의 발전이 빠르기 때문에, 어쩌면 로봇의 윤리학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우리 모두가 조금은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는 듯하다. 


MIT 미디어 랩의 케이트 달링(Kate Darling)은 이런 이슈를 다룬 "사회적 로봇의 법적인 권리확장 (Extending Legal Rights to Social Robots)" 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통해 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과 마찬가지로, 로봇에 대한 인식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로봇과의 효과적인 공존과 공생을 도모해야 할 것인데, 이 경우 로봇에게 법적인 권한을 부여할 때에는 어떤 위험과 논란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회가 온다면 일부에서는 진짜와 가짜 사이에 특별한 차이가 없으며, 우리가 보존해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과거에는 SF소설에서나 소재로 삼아서 간접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던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이제는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인간을 완벽하게 흉내내는 운동기능을 갖춘 로봇 이상으로 사회적 로봇과 감성적 로봇에 대해서 좀더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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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Gizmochina.com



최근 모토롤라의 최신 스마트폰인 Moto X가 미국에서 생산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에 앞서서는 최근 구글이 야심차게 개발하면서 얼리어답터와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조금씩 배포하고 있는 구글 글래스 역시 미국에서 생산된다는 구글의 발표가 있었다. 최근 글로벌 제조업 양상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그와 함께 최근 중국의 제조업에도 문제가 있다는 소식들도 들린다. 그동안 정부의 보조금과 저렴한 인건비, 그리고 상대적으로 기업에 유리한 노동환경 등과 같이 중국을 그동안 제조왕국으로 만들었던 여러 환경들이 과거와 달라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사실 그동안 미국의 커다란 기업들도 제조를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수백 만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당장 애플만 하더라도 엄청난 양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생산해서 전 세계를 석권했지만, 이것을 제조하기 위한 일자리는 대부분 중국에서 생겼고, 중국은 이런 막강한 제조능력을 바탕으로 경제적, 기술적으로 모두 급성장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중국의 인건비는 더 이상 그렇게 싸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기술의 유출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 등이 겹치면서 많은 제조사들이 미국으로 유턴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모토롤라와 구글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우 케미칼, GE, 포드 등도 중국의 공장을 철수시켜 미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애플도 머지 않아 미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변화의 이유로 단순히 인건비와 정치적인 압력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도 언급한 제조업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대비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로봇과 인공지능, 3D 프린터와 나노 기술과 같이 제조업 전반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술들이 최근 커다란 발전을 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제조업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런 분위기 전환에 한 몫하고 있는 듯하다. 이들 기술이 전혀 새로운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지난 수십 년 동안 천천히 발전해 온 것에 비해 최근의 발전양상의 속도는 너무 빨라서 숨이 찰 지경이다. 

제조업 혁신의 선봉에는 로봇 기술이 있다. SF영화에 나오는 안드로이드처럼 멋진 로봇은 아니지만, 소프트웨어와 원격조종을 통해 쉽게 제어가 가능한 저렴한 로봇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간단히 훈련을 시켜서 여러 가지 일을 시킬 수 있는 두 팔을 가진 보급형 산업로봇 백스터(Baxter)는 2만 2천 달러에 팔린다.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의 종류도 과거와는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많아졌다. 수술을 하거나, 젖소의 젖을 짜거나, 전장에 투입되거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무인로봇 등의 활약을 이제는 너무나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 가장 잘 나가는 미국의 전기자동차 스타트업인 테슬라 자동차는 모델 S를 실리콘 밸리에서 직접 생산하는데, 모든 조립과정을 로봇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실리콘 밸리의 비싼 인건비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기술이 발전하면서 윌로우 거라지(Willow Garage), 아이로봇(iRobot), 9th 센스 등 전도유망한 스타트업들도 쏟아지고 있으며, 이들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를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공개하면서 빠른 확산과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에 기반을 둔 제조기업들도 이런 혁신의 바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아이폰을 제조하는 대만기업으로 대표적인 전자제품 제조기업인 폭스콘(Foxconn)은 앞으로 3년 이내에 수백 만대의 로봇을 도입하겠다고 선언을 하기도 했다.

테크샵(TechShop)과 같이 제조업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의 확산도 미국의 제조업의 부흥에 한 몫하는 듯하다. 또한, 3D 프린터와 아두이노를 위시로 한 오픈소스 전자부품들도 누구나 저렴하게 자신 만의 제품들을 소량으로 생산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킥스타터(KickStarter) 등의 플랫폼을 활용해서 마케팅을 하고, 선주문을 받아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이제는 표준적인 제조업 창업의 방식으로 보일 정도이다. 3D 프린터의 발전속도는 최근 경이적일 정도이다. 기계의 가격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활용할 수 있는 재료의 종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아주 작은 나노물체부터 전자제품, 크게는 집까지 3D 프린터로 짓는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자동화되고 첨단의 기술이 접목되어 생산 그 자체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인건비 여부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환경이 된다면, 굳이 멀리있는 나라에서 생산공장을 짓고 완성품을 만들고 판매하기 위해 몇 번을 배를 이용해서 주고받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되려 필요로 하는 곳에 작은 공장이 있고, 그곳에서 필요한 설계도와 재료를 받아서 바로 생산하고 배포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도 하고, 지구환경을 위해서도 좋은 방식이다. 다만 과거에는 이런 방식이 경제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것 뿐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미국의 제조업이 다시 부흥할 조짐을 보이고, 주요 기업들이 공장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턴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을 단순히 일시적인 것으로 보아서는 안될 듯하다. 제조업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가 눈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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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nan's M8s
Nannan's M8s by Ѕol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중국, 아니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스마트폰 등의 전자제품 공장을 운영하는 대만의 폭스콘이라는 기업이 있다. 이 회사에서 2011년 1월, 백만 대가 넘는 로봇들을 이용해서 앞으로 3년 내에 거의 대부분의 조립라인을 자동화할 것이라는 발표를 하였다.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에서 언급했던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상황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로봇은 인간이 하기 싫어하는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작업을 지치지도 않으며, 보다 정교하게 해낸다. 이와 관련해서 이 블로그에서도 한 차례 노동문제를 언급한 바 있으니 해당 포스트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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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뿐일까?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부상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함께 한다면 과거보다 창조적이면서도 덜 비싸고, 보다 개별적인 제조가 가능해질 것이다. AI는 50년 가까이 중요한 기술로 인식되었지만, 초창기의 막대한 관심에 비해 별다른 진보가 일어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그도안 멀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80년대 후반에는 "인공지능은 죽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큰 침체기를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1997년 IBM의 딥블루(Deep Blue)라는 컴퓨터가 세계체스챔피언인 개리 캐스파로프를 꺾으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11년에는 IBM의 왓슨(Watson)이 세계 최고의 퀴즈쇼인 제퍼디(Jeopardy)에서 그동안 전설적인 퀴즈왕으로 꼽혔던 두 명의 퀴즈왕들을 상대로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이제 인공지능이 현실세계를 크게 바꾸게 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하였다.

이와 연관되어 구글은 혼자서 운전을 하는 자동차를 개발하는데 성공하여 현재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에서 질주를 하고 있고, 급기야 애플은 아이폰 4S에 Siri라는 훌륭한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 비서를 탑재해서 내놓으면서 이제는 인공지능이 단지 꿈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을 바꾸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합쳐지고, 여기에 마지막 남은 제조혁신 퍼즐의 조각은 바로 "디지털 프로세스"이다. 아마도 이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 중국이 가지고 있는 제조부문의 강력한 경쟁력은 순식간에 날아갈수도 있다. 그 뿐인가? 어쩌면 집에서 원하는 것을 만들게 되는 "가내수공업"과 "지역기반 제조"가 이런 조합의 완성과 함께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세계 1위의 CAD(Computer-Aided-Design)회사인 오토데스크는 이런 새로운 디지털 제조 프로세스를 완성하기 위해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IDC(Imagine, Design, Create)로 명명된 각각의 단계의 가장 중요한 기술과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제조시장을 크게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기술들의 발전이 가속화된다면, 이전에 언급한 바 있는 "생산자 사회" 또는 "창조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대량생산은 개인화된 생산으로 바뀌며, 사람들은 다양한 제품의 아이디어를 생각한 뒤에 이를 지원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디자인하고, 테스트하며, 직접 제조에 참여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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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2 - 생산자 사회로의 변화가 미래를 이끈다


로봇은 매우 비싸고, 느리며, 프로그래밍하기 어렵고,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실제로 만나기 시작하는 로봇의 세계는 훨씬 생활중심적이고, 개인적이며, 다양한 형태로 스마트 디바이스와의 연계를 통해 등장하고 있다. 아직 비용과 개방화된 표준화 등에 있어서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이미 변화의 방향성은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제조산업의 혁신과 창조경제의 확산은 앞으로 10년 이내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이미 떠오르고 있다. CES 2012에서 오픈플랫폼 형태의 iOS/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가정용 로봇 Ava를 선보인 iRobot은 이미 룸바(Roomba)라는 청소로봇을 전 세계에 6백만 대 이상을 팔았다. Ava는 범용로봇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들과 유사한 개방형 플랫폼을 채택한 다양한 목적의 로봇들이 저렴하게 보급되고, iOS와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디바이스와 연결이 자유로와지며, 오토데스크 등이 추진하는 디지털 프로세스가 자리를 잡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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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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