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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이용되는 용어나 방식을 학교 교육에 적용하면 어떨까?  뉴욕의 한 공립 중학교의 교사는 실제로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모든 과목은 아니지만 일부 과목에 대해 선생님이 교육을 한 성과를 성적표가 아니라 정기적인 레벨을 정해준다고 한다.  아직 실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초보자(novice)" 그리고 이미 모든 학습목표를 깨우친 아이들인 "마스터(master)"의 칭호를 준다.  

이는 작지만 큰 변화이다.  같은 교육을 수행하고 시험을 보고, 이에 대한 등급을 매긴다는 것은 사람을 분류하는 의미가 크지만, "초보자" 나 "마스터"와 같은 레벨을 부여한다는 것은 아직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훨씬 동기부여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심지어는 아예 게임을 교육과정에 도입하는 학교도 있다.  뉴욕의 중학교에서는 "Quest to Learn" 이라는 과목을 개설한 학교들이 늘고 있는데, 디지털 게임을 아예 아이들의 지적 탐험의 가장 중요한 도구로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디자인으로 유명한 파슨스 스쿨의 교수인 Salen 은 이 과목을 통해 학습과 게임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공립학교의 새로운 교육혁신을 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수행하고 있는데, 지난 2년간 맥아더 재단과 게이츠 재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새로운 학교의 모델로서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뉴욕시의 교육감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게임' 하면 부모들의 반발만 사고, 뭔가 부정적인 생각으로만 가득한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사뭇 다른 대응방법이다.

"Quest to Learn" 프로젝트는 이제 2년된 프로젝트로 풍부한 자금지원과 함께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의깊은 연구가 같이 병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연구자들은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는 것이 게임처럼 느껴진다면 학생들의 참여도는 높아질 것이며, 또한 몰입도 잘하게 되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기 때문에 효과가 높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Quest to Learn 은 기본적으로 게임요소를 담고 있다.  일부는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을 활용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우리 일상생활의 놀이 개념을 도입한 것들도 있다.  기본적으로 학습과정은 문제기반의 학습형태를 도입하고, 개방된 문제를 협업을 통해 풀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이를 게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가 도입되어 흥미유발과 몰입을 유도한다.  여기에서 선생님은 직접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역할보다는 길잡이와 도움을 주는 NPC와 비슷한 역할을 많이 하게 된다.

이런 접근방법을 이용한다면, 학습과정은 레슨(lesson)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라 퀘스트(quest)로 생각될 수 있다.  그래서 교육과정의 이름이 "Quest to Learn"이 된 것이며, 여기에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지식을 탐험한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예를 들어, Codeworlds 라는 과목의 경우 수학과 영어가 섞인 과목으로 학생들은 크리피타운(Creepytown)이라는 가상의 커뮤니티에서 예산을 만들고, 비즈니스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일을 하는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한다.  게임을 진행하면, 매일 밤 읽어야 하는 읽을거리 패킷이 날아오고, 매주 이해도를 측정하는 패킷이 날아오며, 상당수는 연필과 종이로 무엇인가를 풀어서 제출해야 되는 미션이 배달된다.  이런 형태의 게임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동영상을 제작하고, 비디오를 편집하기도 하며, 해당 내용을 블로그에 올리는 등의 소셜 활동도 같이 하는데, 가끔은 외계인으로부터 비디오 메시지를 받기도 하는 등 풍부한 상호작용과 협업을 해야 한다.

자신들의 게임을 직접 제작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  예를 들어, 카드보드와 마커와 테이프 등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보드게임을 디자인하기도 하고, 컴퓨터를 활용한 게임 디자인도구로 게임을 만들기도 한다.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달리 표현하면 작은 미니월드를 만드는 것과 동일해서, 규칙의 세트와 다양한 도전들, 그리고 장애물들과 목표가 있는 다이나믹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학과 작문, 예술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그리고 추리와 비판적 사고와 같은 우리의 학습과정에서 세워둔 목표들과 동일한 기술들을 필요로 하며, 아이들이 좋은 게임을 만들고, 플레이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언젠가 우리 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참여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사회는 게임보다 훨씬복잡한 시스템에 의해서 돌아간다. 그러나, 그냥 주어진 일만 하는 기계적인 인재들을 필요로 하는 시기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게임은 달리 생각하면 "디자인된 경험(designed experience)" 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게임 속에서 참여자들은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고, 해당 시스템에 있는 경계와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런 개념에서 생각하면 학교라는 것도 거대한 디자인된 경험이 아닌가?  관점을 달리해서 바라본다면 학교라는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고 커다란 게임이 될 수도 있다.  Quest to Learn 은 이런 관점에서 게임 디자이너들이 학교의 선생님들과 협업을 통해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이들은 학교를 "배움의 공간, 발견의 공간, 또는 가능성의 공간 (learning space, discovery space, possibility space)"로 바라본다.  또한 이런 공간이 꼭 물리적인 공간일 필요도 없다. 과거에는 특정 장소에서만 벌어졌던 많은 일들이 인터넷에 접속하여 어디에서나 수행할 수 있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집과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을 포함한 어떤 공간도 이런 게임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공간이 아침부터 오후까지 언제나 아이들을 특정 건물에 보내서 그곳에서 뭔가를 일방적으로 전달받고 오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들을 학교공간 바깥에서 많은 놀이와 재미있는 경험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게임이 학습과 교육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한 점은 Sims 게임 디자이너이자 진화에 배경을 둔 Spore 라는 게임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Will Wright 에게서 배울 수 있다.  그는 게임을 "실패에 기반을 둔 학습(failure-based learning)" 이라고 말한다.  게임에서의 실패라는 것은 단순한 것이고, 그다지 무서운 것이 아니다.  잘 디자인된 게임의 경우 결국 무수한 실패를 통해 피드백이 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동기부여와 학습에 의해 목표에 접근하도록 한다.  그에 비해 기존의 학교에서의 성적이 나쁘고, 낙제를 한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고 우울한 경험이다.  게임에서의 실패는 일종의 즐거움이다.  실패했다고 실망하기 보다는 또다른 도전을 하고 언젠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이것은 매우 큰 차이점이다.

게임에 대해 막연한 선입견을 가지고 백안시하는 우리나라의 부모들이나 선생님들, 그리고 위정자들. 그리고, 게임을 상업적으로만 이용하고 중독에 의한 비즈니스에만 몰두하는 게임업체 관계자들 모두 반성해야 한다.  이렇게 훌륭한 도구를 우리는 너무나 단편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즐거움과 놀이에 대한 문화를 우리사회에 접목할 방법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아래 임베딩한 비디오는 뉴욕타임즈에서 Quest to Learn 프로젝트를 취재해서 올린 동영상 취재파일이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으면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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