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벤저스 2: 울트론의 시대>가 공전의 히트를 하면서, 미국의 유명 코믹스에 나오는 수퍼히어로들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올라간 듯하다. 이는 사실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코믹스 자체로 있었을 때에 비해서 영화화가 진행되면서 훨씬 많은 사람들이 수퍼히어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다시 찾아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침 edX라는 MOOC 플랫폼을 통해 스미소니안 박물관이 SmithonianX 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The Rise of Superheroes and Their Impact On Pop Culture> 라는 과목을 최근 공개해서 수강신청을 하고 짬짬이 듣고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재미있는 것들도 많고, 많은 것들을 시사하고 있기에 혼자 알고 있자니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어 가끔씩 이 블로그에 내용을 정리해서 여러분들과 함께 배운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난 번에는 수퍼히어로들의 전신 쯤(?)으로 볼 수 있는 닥 세비지(Doc Savage)와 쉐도우(Shadow)를 소개했다면, 이번 편의 주인공은 딕 트레이시다. 



from pearlsofprofundity.wordpress.com



사각 턱에 노란색 트렌치 코트를 입고, 중절모를 쓴 강렬한 인상의 경찰인 딕 트레이시(Dick Tracy)는 1931년 탄생했다. 당시는 대공황이 한창일 때이고, 강도나 범죄율도 무척 높아졌던 시기다. 작가인 체스터 굴드(Chester Gould)는 이런 혼란한 시기의 일반인 영웅으로서 딕 트레이시를 등장시켰다. 1970년 대에 굴드가 은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딕 트레이시는 처음 등장한 이래 다양한 신문의 지면이나 드라마, 영화 등의 다양한 미디어에 다양한 작가들과 감독들의 손을 거쳐서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쉐도우와 마찬가지로 딕 트레이시는 최초의 수퍼히어로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딕 트레이시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스마트 시계는 사실 정확히는 양방향 손목라디오(Two Way Wrist Radio)다 (나중에는 TV가 된다). 시각장애인 발명가인 Brilliant에 의해 발명된 이 기계는 이후 스마트 시계를 말하는 수 많은 가젯들의 원형이 되었다. 배트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만능 벨트와 이와 관련한 가젯들도 이 기기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다크 나이트는 딕 트레이시처럼 기술을 도입해서 범죄와 싸우는 구성을 그대로 따랐다.



로그와 빌런


수퍼히어로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하는 용어로 로그(Rogue)와 빌런(Villain)이 있다. 그냥 악당이라고 우리 말로 해석하기에는 미묘하고 섬세한 악당들이다. 딕 트레이시에 등장하는 악당들은 정말 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독특한 캐릭터들을 가졌다. 로그는 사기꾼으로 번역할 수 있지만, 뭔지 모를 귀여성을 가졌다. 딕 트레이시에는 빅 보이, 플래탑, 프룬페이스, 멈블스, 블랭크, 몰, 88키스, B-B 아이즈 등 매력적인 악역 캐릭터들이 넘쳐 난다. 그리고, 이들은 외모에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프룬페이스의 흘러내리는 피부나 플랫탑의 납작한 머리 등 독특한 얼굴과 몸 등은 이후 배트맨에서 등장하는 입체적인 악역들인 조커, 펭귄, 클레이페이스, 투페이스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딕 트레이시의 매력적인 악당들 from newsarama.com



딕 트레이시는 배트맨에 등장하는 경찰인 짐 고든(Jim Gordon)이라는 캐릭터에도 영향을 주었다. 부패하지 않고, 우직한 이 경찰은 딕 트레이시의 완고하고, 타협하지 않으며 자기 개인에게 위험이 닥치거나 큰 불이익이 있더라도 상관하지 않는 경찰상과 매우 비슷하다. 많은 수의 만화와 TV드라마, 영화에서 세대를 넘어서는 다양한 딕 트레이시의 모습이 등장했지만, 그의 손목 시계와 컬러풀한 악역들, 그리고 상징적인 복장은 바뀌지 않는다.  


사회 변화와 수퍼히어로


1920년대와 30년대에 걸쳐 급속도로 진행된 대공황과 동구권을 중심으로 하는 대규모 이민, 그리고 히틀러와 나치의 부상은 미국 사회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수퍼히어로를 탄생시킨 여러 작가들이 캐릭터의 성격을 규정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이런 사회 변화는 음으로 양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시대는 많이 달라졌지만, 사회 변화는 현재도 급격하다. 나치 대신에 ISIS가 떠오르고, 냉전은 없지만, 인종 및 종교 갈등이 첨예하며, 인터넷 프라이버시나 빅 브라더에 대한 우려, 여기에 글로벌 환경변화 문제, 인공지능고 로봇에 따르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가 풀어내야 할 무수한 사회문제들이 있다. 아마로 앞으로 탄생하는 수퍼히어로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와 소망을 보여주지는 않을까? 수퍼히어로를 이야기할 때에는 이와 같이 사회적 이슈와 같이 연결시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