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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교육시스템입니다.  모두들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외치고, 삼불정책을 유지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사교육 시스템에 의한 지나치고 틀에 박힌듯한 경쟁에 치이는 것이 불쌍해 보인다는 부모들 중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 중에서 일부는 외국으로 아이들을 보내고 기러기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계속 늘어갑니다.  아마도 교육만큼 뜨겁고, 할 말이 많은 화두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부모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과연 아이들의 교육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공부하고 고민을 해 보았는지?  그리고, 우리들이 살아온 과거의 경험이라는 것을 투영해서 우리 아이들이 활동하게 될 20년 이후의 세상에서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인재 상에 현재의 교육 시스템과 주변의 유행을 따르는 방식이 진정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확신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부모들부터 공부를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시간이 되는데로 미래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글을 가끔씩은 풀어볼까 합니다.

이 포스트는 어제 올린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소재가 되었던, HiWEL의 교육혁신 실험과 관련한 후속 포스팅입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아래 포스팅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09/04/27 -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탄생시킨 HiWel P2P 교육방식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은 산업시대의 유물

수천 년간 이어진 농업위주의 사회에서는 가족이 하나의 생산팀으로, 또한 자녀를 교육하고 환자를 보살피고 노인들을 보살피는 기능을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스템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 것은 다름아닌 산업혁명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고, 대량 생산을 위해 공장에서 대규모 인력의 차출을 필요로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가정의 기능 중에서 교육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런 문제는 공교육 시스템과 학교라는 것에 의해 해결이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극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시스템의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면 결국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당장 미국에서는 많은 수의 노동력이 파트타임 또는 아예 재택근무로 전환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거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던 쇼핑이나 투자, 은행거래 등과 같은 일들 역시 인터넷 혁명에 의해 집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부모들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다시 가정에서의 교육에 대해 부모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경제적인 면에서도 과거에 비해 여유가 많이 생겼지요.  최근에는 부모들이 지역사회에서 직접 학교를 세워서 관리하는 형태의 학교도 많이 늘어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교재들과 강의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학교라는 곳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이미 이러한 공장형 학교교육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학교 시스템에 대한 가정을 뒤흔드는 정책을 펼치는 국가는 어느 곳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학교라는 곳을 당연히 보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로지 교사만이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고정된 사고도 만연해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정말 진실일까요?  사회생활과 규율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만, 이제는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원하는 사람들과 국경을 넘어서도 만날 수 있는 시대이고, 이렇게 "관계"가 맺어진 집단에는 당연히 규율과 에티켓이라는 것도 존재합니다.  배우는 것도 온라인으로 모두 가능하고, 사회적인 부분도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서 원하는 창의적인 활동을 마음껏 하면서 열정을 불태우는 것이 가능하다면 어째서 우리는 학교라는 것에 집착을 해야하는지 ...  사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이 두려워서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컴퓨터 교육은 바이럴 교육으로 전파되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들의 대부분의 국민들은 컴퓨터를 다룰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990년대 정도만 하더라도 여러 버튼과 플로피디스크, DOS와 같은 것들을 모르면 컴퓨터를 다룰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컴퓨터를 다룰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요?  물론 학원을 다닌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처음 간 컴퓨터 매장 같은 곳에서 그리고 책을 사서 공부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컴퓨터 사용방법을 익혀 나갔습니다. 

일단 조금 컴퓨터를 다룰 수 있게 되면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는데, 복잡한 기계이다 보니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기계의 고장이라면 AS를 부르거나 매장에 반품을 할 수 있었겠지만, 사용에 대한 문제인 경우에는 이런 방법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이런 경우 가장 좋은 선생님은 누구였을까요?  주변의 이웃, 친구, 동료, 또는 같은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먼저 써본 사람들입니다.  한 달이라도 먼저 이러한 과정을 거친 사람들은 문제의 해결방법을 알 수 있었고,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르치다 보니 결국에는 컴퓨터에 대한 정보교환이 엄청나게 쉽게 이루어지게 됩니다.   한 마디로 정식교과나 커리큘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 컴퓨터 교육이라는 것은 바이럴 교육의 형태로 전파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세계에서는 영원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어떤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등에 대해 배울 때에는 스승이었던 사람이, 다른 것을 할 때에는 역으로 제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발전인가요?  과거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설치/삭제하거나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같은 일은 아주 극소수의 전문가들이나 하던 일로 치부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이것이 일반인들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정규 교육과정도 없이 말입니다.  학습에 대한 통제도 없었고, 특별히 조직화 되었던 것도 아닙니다.  돈을 특별히 지불하거나 보수를 받지도 않았던 전형적인 프로슈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장형 학교의 천편일률적인 시스템은 결국 무너질 것

우리가 필요로 하는 교육이나 소양, 그리고 지식과 같은 것들의 목록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공식적으로 유료로 강의를 신청해서 듣거나, 혹은 자기 스스로 공부를 하거나, 해당 지식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지식을 전수받을 수 있는 교육방식은 이미 우리에게 더이상 낯설지 않으며, 그 효율성도 많은 분들에 의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현대의 컴퓨터 교육과 같이 필수적인 지식이 갑자기 등장해서 학생들에게 반드시 전파되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면, 대량교육 방식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겠습니까?  아마도 필요로 하는 기자재를 학교에서 모두 구입하고, 교육과정도 만들어야 하고, 교육시간을 정하고, 교사들을 훈련시키고 동시에 이를 집행할 예산을 구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지출되는 시점에는 이미 지식의 확산이 다른 방식을 통해서 진행된 이후가 될 것 입니다.  오늘날의 변화의 속도와 엄청난 다양성을 고려할 때 공장형 학교의 교육 시스템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게 될 것입니다. 


유행을 좇아서 아이들을 교육시켜서야 ...

미래의 세계에는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해 보아야 합니다.  더해서,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세계적인 인재들은 공식적인 학교교육 이외의 자신의 재능을 꽃 피울 수 있었던 특별한 기회 또는 환경을 가질 수 있었고 이를 간과하지 않은 부모들에 의해 특출나게 성장하게 됩니다. 

현재의 학교 시스템과 사교육 열풍에 의해 공장형으로 똑같은 인재상을 찍어내는 풍토가 얼마나 갈까요?  결국 20년 뒤에 어떤 사람들이 더 성공했고, 본인들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는지에 의해서 결론이 나겠지요?  그렇다면, 부모들부터 공부를 해야하고 동시에 아이들의 재능을 파악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재능이 파악되었다면 이를 어떻게 키워줄 수 있으며, 과연 아이들이 커서 어떻게 자신들의 경제적인 안정과 행복한 생활을 모두 거머쥐면서 살아가게 될지를 먼저 고민해야 될 것입니다.  이제는 정보가 넘치는 세상입니다.  아이들의 재능을 꽃 피우게 할 방법과 이렇게 가지게 된 재능을 어떤 방식으로 생업(?)으로 연결시킬 것인지에 대해 부모도 같이 고민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생업과 직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와 해당 재능만으로는 안될 것입니다.  소통능력이나 사회관계, 경제에 대한 개념, 또는 과학이나 수학 같은 것들이 필요할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아이들은 자신들의 꿈을 위해 공부를 해야하는 당위성을 파악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학원이 더 좋다더라 하면서 시덥지 않은 정보를 구하러 다니고, 그렇게 얻은 정보를 마치 신주단지처럼 쥐고서 모든 친구들을 경쟁자로 취급하는 일부 부모들의 행태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미래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십시오.  미래를 읽을 수 있는 혜안을 가지려는 노력을 부모들이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책을 읽고 또 읽다보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보이실 것입니다.  아이들의 소중한 학창시절은 부모들의 노력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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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가 대단한 성공을 거두면서 여러가지 뒷 이야기를 낳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영화의 실제 배경이 된 HiWEL(Hole-in-the-Wall Education Ltd.) 교육 방식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영화의 대성공으로 이 프로젝트에도 보다 많은 관심들을 가졌으면 하는데, 의외로 국내에서는 거의 이슈화가 되지 않았네요.  이 프로젝트의 기원은 뉴델리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이면서 동시에 컴퓨터 교육기관으로 유명한 나이가타 공과대학(NIIT)의 물리학자인 수가타 미트라(Sugata Mitra)의 실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99년 슬럼가에 인접한 사르보다야 캠프에 터치패드와 초고속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돌담에 설치를 되었습니다.  돌담에 구멍을 파서 설치를 함으로써 뜯어낼 수 없도록 하고, 아무런 지시사항이나 매뉴얼 하나 없는 컴퓨터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죠.  이 프로젝트는 돌담에 구멍을 뚫어 컴퓨터를 설치했다 하여 "Hole-in-the-wall"이라고 명명되었습니다.  주변에 살던 10대의 소년들은 이 컴퓨터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를 설치한 지 이틀 만에 아이들은 파일과 폴더를 만들고, 관리하는 방법,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모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들끼리 서로서로의 노우하우를 주고 받으면서 배우게 된 것입니다. 

3개월이 지나자, 이들은 1,000개가 넘는 폴더를 만들었고 디즈니의 만화를 포함한 재미있는 컨텐츠를 찾아내서 공유하기 시작했으며, 인터넷 게임과 페이터 등을 이용한 컴퓨터 그래픽, 그리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한 두명이 터득한 방법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에게 전파되었습니다.  이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학습능력을 이용하는 것 만으로 그 어떤 방법의 중앙집중적 대량생산 학교 교육보다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수가타 미트라 박사는 이 실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비슷한 형태의 컴퓨터가 인도의 다른 지역인 쉬브푸리와 마단투시에도 설치가 되었습니다.  결과는 동일했습니다.  미트라 박사는 이런 방식의 새로운 학습을 최소침습학습(Minimally Invasive Education)이라고 명명하고 전세계의 못사는 나라 아이들의 컴퓨터 교육을 같은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과 손을 잡고 HiWEL(Hole-in-the-Wall Education Ltd.)라는 회사를 설립합니다.  그로부터 현재까지 30개가 넘는 HiWEL 클러스터들 및 학습센터가 인도와 인도 바깥의 여러 나라에 만들어졌습니다.  모든 곳에서의 학습효과와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이었습니다.  아래 비디오는 이러한 엄청난 성공을 바탕으로 수가타 미트라 박사가 2007년 LIFT 미팅에서 발표한 동영상입니다.





이와 맥이 닿아있는 프로젝트가 지난 번 포스팅에서 소개한 MIT의 CBA(The Center for Bits and Atoms)를 이끌고 있는 네일 거쉰펠드(Neil Gershenfeld) 교수가 주도하는 Fab Labs 입니다.

연관글:  2009/04/20 - 책상위 공장, 개인용 패브리케이터 시대가 열린다.


Fab Labs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형태의 물건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자재를 $5만 달러 정도에 갖춘 실험실을 인도의 가장 시골 도시 중의 하나인 Boston과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북극에 가장 가까운 노르웨이에 갖추어 놓고, 기계와 소프트웨어 사용방법 등에 대한 교재 및 비디오를 만들어 배포를 했습니다.  실험실에는 전기가 필요하므로 자가발전이 가능하도록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발전에 필요한 터빈(turbines)과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 그리고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가 설치되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실험실에 주변에 살던 청소년들이 몰려와서 직접 공부를 하고 재료를 들고 와서 만들고 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암기 위주의 교육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연결되어 있는 전세계를 이해하고, 동시에 이를 잘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의 변화가 더욱 빨라지게 되겠지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믿어왔던 전통적인 학교에서의 교육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따로 포스팅을 준비할 예정이니, 오늘의 글은 이 정도로 마칠까 합니다. 

참고로 Hole-in-the-wall 프로젝트와 Fab Labs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더욱 풍부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Hole-in-the-wall 프로젝트 홈페이지
Fabs Labs 프로젝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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