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웹은 여러 가지 변화를 끌어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숨어있던 열정적인 사람들을 전면으로 끌어내어 이들이 서로 연대하고, 실제 세계를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커다란 의미가 있다.  비록 형태는 온라인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관계를 확장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기저에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실제 세계에서의 철학과 오프라인에서의 역량 및 생각이 연결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런 측면에서 2011년에 있었던 중동의 쟈스민 혁명과 월스트릿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들불처럼 퍼졌던 “월스트릿을 점령하라 (Occupy Wall Street)” 운동에 대해서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쇠고기 파동 때에 있었던 촛불시위 등에 대해서도 단순히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비이성적인 행위로 매도하기 보다는, 어째서 이런 운동이 있게 되고,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는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앞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제 2, 제 3의 촛불시위는 언제든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중동의 쟈스민 혁명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는 이들 민중들의 억압된 마음을 연결하는 일종의 신경계처럼 작동을 하였다.   작은 그룹이 조직되고, 이들이 행동에 나서고, 또한 이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연결고리에 의해서 운동의 크기는 삽시간에 나라 전체로 확산이 되었고, 결국 이런 실제적인 움직임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의 혁명으로 끝을 맺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이들 소셜 웹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심장부인 월스트릿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부패하고, 탐욕스런 금융산업과 치솟는 실업율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여 99%가 1%의 상류층의 거리를 점령한다는 의미의 시위가 뉴욕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들의 운동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나지 않아서, 전 세계 82개 국가의 95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이 되었다.  이 운동은 캐나다의 행동주의 그룹인 애드버스터스(Adbusters)에 의해 시작되어 “99% 대 1%”라는 어찌보면 단순명료한 슬로건을 전 세계에 퍼뜨리는데 성공하였고, 쟈스민 혁명과 같은 명확한 끝맺음을 하지는 못했지만, 각국 정부와 사회, 그리고 기업들로 하여금 보다 많은 일자리와 수익의 분배에 대한 문제점, 금융산업의 변화, 그리고 검은 돈이 정치를 좌우하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과 철학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이런 움직임은 민주주의가 구호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풀뿌리에서 선출한 정치인들이나 자신들이 먹여살리고 있는 기업들로 하여금 민초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이들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변화를 위해 싸울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운동을 “비이성적”으로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트위터의 140자라는 짧은 문장에 어떤 실체적 진실을 담기에는 너무나 미약하며, 그에 비해 퍼져나가는 속도는 광속과도 같으니 이것이 커다란 문제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물론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140자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성과 그들의 분노를 퍼뜨리는 것에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글자의 수이다.  최소한 많은 사람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경고메시지를 던지기에는 충분한 효과를 보였다.   소셜 웹은 쟈스민 혁명이나 월스트릿을 점령하라 시위에서 사람들이 경험과 감성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동작하였다.   단순히 소셜 웹이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어떤 비전이 중요하고, 무엇인가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해야하는 지에 대한 메시지와 감성이 이들의 변화를 이끌었다.  운동에 불을 붙인 것은 억압과 불평등, 불공정, 그리고 비전과 희망에 대한 의문이었다.   기술은 이런 근본적인 의문에 대하여 소셜, 모바일, 실시간의 이름으로 약간의 도구적인 도움을 준 것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소셜 웹에 대한 보다 진지한 성찰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이 도구는 사람들이 뭉치게 할 수 있고, 동시다발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을 도와준다.   그러나, 혁명의 중심에는 변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불타오르는 감성이 있었다.   사람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공통적인 열망을 가지지 않았다면 이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가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선순환의 고리를 통한 변화를 경험한다.  이런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비젼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비전을 공유하고, 한사람 한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 자신들을 따르게 하는 물결이 나타날 때 이런 변화의 동력이 발생한다.   이런 변화가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하는 일하는 환경과 인프라의 변화, 서로가 상부상조하며 도울 수 있는 그런 프로세스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  

사회와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고객들이나 이해당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열망에서 시작하여, 이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감성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  공유된 경험은 집단적인 새로운 의사결정을 유도하고, 이런 사회적인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나 사회현상도 변화해 나간다.  이것은 현재 일반적인 브랜드와 대중매체 등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 PR, 영업전략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의미있고 공유가능한 경험을 미리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들의 질문에 답을 하며, 같이 문제를 풀어내고, 적극적인 지지자들의 지원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네트워크의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배우고, 이렇게 배운 내용을 프로세스를 변경하거나 제품, 서비스 등에 접목한다면 소셜의 철학이 사회변화나 비즈니스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철학을 숙지하고 실천에 옮긴 대표적인 인물이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이다. 그는 2011년 11월 CNN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그가 특정회사의 CEO로서의 역할 이외에 변화를 위한 또다른 역할을 한다고 말한바 있다. 그의 인터뷰의 일부를 옮겨 보았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신뢰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제가 생각하기에 기업들과 비즈니스의 리더들이 우리들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는 워싱턴이 무엇인가를 하도록 기다릴 수 없습니다

하워드 슐츠는 2011년 10월 미국 전역에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작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미국 전역에 있는 6,800개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수천 만명에 이르는 고객들이 “미국의 일자리만들기(Create Jobs for USA)” 프로그램에 기부할 수 있으며, 스타벅스가 재단을 통해 먼저 500만 달러를 기부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금을 이용해서 작은 일자리들이 만들어진다.   5달러를 기부하면 빨간색, 하얀색, 파란색이 섞인 띠에 ”나눌수없음(Indivisible)”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손목밴드를 받을 수 있다.  이 손목밴드는 우리 사회가 서로 서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공동체의식을 고취하게 만든다.   이런 공유된 열정은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하워드 슐츠와 같은 리더가 움직인다면 이런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대기업에는 그와 같은 철학을 표방하는 리더들이 어째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안타깝다.  우리 모두는 더이상 방관자가 아니다. 우리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행동가이다. 이것이 소셜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철학이다.


참고자료:

Create Jobs for USA 홈페이지
Get Your Starbucks, Create A Job” by Catherine Clif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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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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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산업시대에서 “밀어내기(push)”로 표현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로 진행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에서는 표준교과과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이미 정해진 순서에 따른 정보를 전달하고, 나이와 학년이 진행됨에 따라 천편일률적인 교육을 받는다. 비즈니스에서는 자동화된 공장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정해진 시간 내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전달해야 한다. 주로 공급이 주도하면서 모든 것을 끌고 나가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런 “밀어내기” 패러다임과는 반대되는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은 어떤 것일까? 수요에 기반을 두고 필요성이 있다면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원을 활용해서 대응을 하는 것이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이다.

디지털과 인터넷, 모바일, 소셜 웹 등의 새로운 환경은 이런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까? 지난 포스트 들에서는 미디어와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았는데, 마지막으로 마케팅에 대한 영향력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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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서의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이슈는 마케팅에서도 최근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어찌보면 미디어의 변화양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 

밀어내기 모델인 푸시 마케팅(push marketing)은 전통적인 광고 모델이다. 청중들이나 시청자에게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밀어내는 방식이다. 그들이 메시지를 받기를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것은 상관이 없다.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의 광고가 대표적이지만, 온라인에서도 주류는 푸시 마케팅이다. 웹사이트에 거는 배너광고, 이메일로 뿌리는 이메일 광고, 가끔씩 날아오는 문자 마케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에 비해 끌어당기기 모델인 풀 마케팅(pull marketing)은 고객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브랜드를 구축할 때 많이 이용되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메시지의 매력을 높여서 타겟이 된 고객 층이 메시지에 반응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강의나 미디어 인터뷰, 구전 마케팅 등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최근에는 소셜 웹의 활성화로 고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이를 구축하는데 참여를 할 수 있게 되어 풀 마케팅의 방식이 훨씬 다양하고 창의적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때문에 최근에는 푸시와 풀 마케팅 전략을 조화롭게 펼치는 것이 중요시되고 있다. 푸시 마케팅은 보통 제한된 시간 동안 펼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쿠폰을 제공하거나, 할인행사 등이 대표적인 방식이다. 그에 비해 풀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며, 고객들과의 관계의 진정성과 가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보다 멀리 바라보고 전략을 세우게 된다. 현재와 같은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으로 사회가 전환될 경우 마케팅 역시 풀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관계가 중시될 것이다. 그러나, 단 시간에 사람들에 알리기 위한 초기 단계에서의 푸시 마케팅은 여전히 중요하다. 일단 브랜드를 알리고, 그 다음에 풀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마케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패러다임 전환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미디어와 마케팅을 중심으로 이런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실제로 그것이 가진 사회적인 함의는 매우 크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디지털 기술과 모바일, 소셜 웹의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같이 고민해야할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참고자료:

Wikipedia: Digital Mark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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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산업시대에서 “밀어내기(push)”로 표현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로 진행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에서는 표준교과과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이미 정해진 순서에 따른 정보를 전달하고, 나이와 학년이 진행됨에 따라 천편일률적인 교육을 받는다. 비즈니스에서는 자동화된 공장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정해진 시간 내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전달해야 한다. 주로 공급이 주도하면서 모든 것을 끌고 나가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런 “밀어내기” 패러다임과는 반대되는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은 어떤 것일까? 수요에 기반을 두고 필요성이 있다면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원을 활용해서 대응을 하는 것이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이다.

디지털과 인터넷, 모바일, 소셜 웹 등의 새로운 환경은 이런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까? 지난 포스트에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았지만, 적용영역을 좀더 넓혀보도록 하자.

 
미디어 제작 및 편집 환경의 변화

이와 같은 근본적인 변화는 단지 접근과 배포의 영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제는 미디어의 제작에도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젊은 세대들은 과거의 세대에 비해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들을 기본적인 소양으로 잘 익히고 있어서, 기초적인 콘텐츠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능력들이 매우 뛰어나다. 예를 들어, 과거라면 음악을 듣기만 했지만, 최근의 젊은이들은 디지털 음원을 다운로드 받고, 이를 자신들이 직접 리믹스를 해서 다양한 형태의 곡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리믹스 기술은 특히 클럽의 DJ들에게는 필수적인 역량이기도 하고, 변화의 물결을 타고 다양한 디지털 오디오 편집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나 장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자신이 직접 미디어가 되기 위한 형태의 저작이 늘고 있다. 블로그가 일반화되면서 누구나 쉽게 글을 써고, 외부에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발행”을 하기가 쉬워졌고, 여기에 자연스럽게 음악, 사진, 비디오 등도 적절하게 배치함으로써 자신 만의 미디어를 보다 풍부하게 꾸미고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모바일 환경에서 쉽게 사진과 비디오를 찍고 이를 기반으로 간단히 공유하는 텀블러(Tumblr)와 같은 비교적 작은 크기의 미니 블로그 서비스도 인기다. 스마트 폰에서 사진과 비디오를 찍고, 이를 적당하게 간단히 편집 및 조작을 한 뒤에 올리기가 매우 쉬워지면서, 누구나 자신 만의 미디어를 가지고 이를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일부 얼리어답터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일상적으로 하는 행위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미디어를 생산하는 것은 더 이상 전문가들만의 영토가 아니다. 특히 재능있는 프로암(ProAm, 프로같은 아마추어)들의 시대가 열리고 있으며, 이들은 언제라도 기존의 전문가들을 제치고 이슈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능력들을 갖추기 시작하였다.

편집의 영역도 더 이상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다양한 다른 사람들의 콘텐츠를 잘 녹여내면서 미디어를 만들고 있다. 특히 팀 블로그나 블로그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적인 형태로 진화하는 블로거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 뿐인가? 댓글을 통해서 블로그의 글은 종종 원래 썼던 글보다 훨씬 훌륭한 댓글들이 모이면서 그 자체로 커다란 이슈를 만들거나,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증폭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부의 블로거들은 이렇게 편집자로서의 역할과 좋은 정보나 지식의 원천을 활용해서 멋지게 포장하고, 자신들의 유통파워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과거와 같이 단편적인 대중매체의 유통체계를 단숨에 뛰어넘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가지 형태의 새로운 서비스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소셜과 모바일 환경이 융성하면서 자연스러운 진화를 거듭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먹힐까?

이와 같은 변화를 이야기할 때 미디어를 먼저 이야기하면, “미디어”는 본질적으로 디지털화가 쉽고, 이를 통해 간단히 인터넷으로 전송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른 산업에 이런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많이 나온다. 아톰이 지배하는 물리적인 제품들을 인터넷을 통해 배포하거나 변환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일정 정도는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이미 다른 여러 산업에서도 변화는 시작되었다. 먼저 공급자망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 제품혁신과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라는 경영의 가장 기초적인 기술의 혁신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곳들이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중국의 Li & Fung 이다. 이 회사에서는 의류 디자이너가 전 세계의 소매상 들에게 생산해서 유통할 제품의 공급망을 매우 유연하고도 최적화해서 디자인을 하고 생산하도록 할 수 있다. 2005년 기준으로 이들은 무려 37개 국가의 7,500개의 비즈니스 파트너와 일을 하였는데, 다양한 의류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파트너를 쉽게 찾아서 이들이 디자이너의 의도에 맞는 의류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과거 전통적인 기업들의 경우에는 소수의 공급망에 의존해서 대량으로 생산을 하였지만, 전 세계의 다양한 수요와 요구에 제대로 대처하기가 어려웠다.

Li & Fung이 구축한 플랫폼은 물론 시스템 자체도 훌륭하지만, 전 세계의 수천 곳이 넘는 파트너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을 해왔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들은 파트너 네트워크를 적절히 활용하여 이들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이지도, 반대로 지나치게 독립적이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의 균형을 유지한다. 파트너 네트워크에 들어와 있는 파트너들 역시 Li & Fung에 지나치게 의존적이지 않다. 이들은 서로 균형잡힌 협업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미디어 산업과 같은 급격한 혁신과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끌어당기기 모델”이 가지는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역학변화를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크와 협업관계를 중요시하는 트렌드는 점점 다른 오프라인 산업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 (후속 편에 계속) ...


참고자료:

John Hagel & John Seely Brown, From Push to Pull: Emerging Models for Mobilizing Resource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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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산업시대에서 “밀어내기(push)”로 표현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로 진행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에서는 표준교과과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이미 정해진 순서에 따른 정보를 전달하고, 나이와 학년이 진행됨에 따라 천편일률적인 교육을 받는다. 비즈니스에서는 자동화된 공장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정해진 시간 내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전달해야 한다. 주로 공급이 주도하면서 모든 것을 끌고 나가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런 “밀어내기” 패러다임과는 반대되는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은 어떤 것일까? 수요에 기반을 두고 필요성이 있다면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원을 활용해서 대응을 하는 것이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이다.

디지털과 인터넷, 모바일, 소셜 웹 등의 새로운 환경은 이런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까? 그것이 이번 포스트의 주제이다.


밀어내기 모델 vs. 끌어당기기 모델

끌어당기기 모델은 불확실성이 증가할 때 나타나게 된다. 즉각적인 필요성에 대해 적절하게 사람들과 여러 자원을 배분하고 수요에 맞는 생산을 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줄이고,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것이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서로 같이 협력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혁신을 하며, 구할 수 있는 분산된 자원을 적절하게 조합한다.

밀어내기 모델에서는 자원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정해진 방식으로 움직이는 형태의 일이 진행이 된다. 그래서, 자원이 부족하면 아무것도 진행이 될 수 없다. 그에 비해 끌어당기기 모델에서는 사람들이 직접 필요한 자원을 찾아보고, 자원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조합을 해서 최선의 방책을 찾아내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 경우 리더십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활동을 하도록 군림하거나 명령을 내리기 보다는 다양한 도구나 자원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창의성을 고취하고, 많은 사람들과 연결을 하며, 대화와 협업을 강조하는 형태의 것이 필요하다. 이 모델에서 사람들은 네트워크가 되어있는 창조자들로 여겨지며, 심지어는 이들이 소비자가 될 때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매스 미디어 권력의 위기

지난 수백 년을 지속해온 매스미디어는 권력이 분산되기 보다는 되려 집중화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매출의 원천이 되는 구독자나 시청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에 비해, 날이 갈수록 저렴해지는 콘텐츠 창작 도구들과 콘텐츠 배포를 위한 인프라 구조로서의 인터넷의 발전,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와 새로운 유형의 유통 인프라 비즈니스 플랫폼 등이 등장하면서 “밀어내기” 모델에서 “끌어당기기” 모델로의 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 바로 미디어 산업이다.

이제는 일단 디지털화가 가능한 것은 간단히 인터넷을 통해 접근이 되고 배포가 가능하다. 네트워크의 대역폭이 늘어나고 압축 알고리즘이 좋아지면서 주로 텍스트 기반이었던 콘텐츠도 음악이나 비디오 영상 등으로 확대되었으며, 이제는 누구나 이런 혁신적인 변화를 PC라는 고정된 기기에서 벗어나서 스마트 폰과 태블릿 등에서 간단히 만나보게 되었다. 이와 같이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끌어당기기 모델인 “On Demand” 방식의 콘텐츠 접근이 일반화되기 시작하였고, 이를 지원하는 IPTV나 다양한 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콘텐츠를 클라우드에 쌓아두고, 이를 스트리밍으로 서비스하는 회사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콘텐츠를 끌어당겨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데,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등이 이런 영역을 잘 파고들면서 급부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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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트에서는 디지털의 기본이 되는 비트의 역사를 중심으로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기존의 아날로그 사회와 디지털 사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며, 이런 차이는 우리에게 현재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문제를 가져오게 될까?


아톰의 경제와 비트의 경제

디지털과 아날로그 세계의 차이에 대해 아마도 가장 정교하면서도 많은 인사이트를 주는 책으로는 MIT의 미디어 랩의 수장으로서 오랜 기간 일을 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의 “디지털이다”를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그는 이 책에서 첨단의 디지털을 논의하는 자리에 등장한 에비앙 생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유럽의 1/3을 돌아 대서양을 건넌 후 캘리포니아까지 긴 여행을 한 이 생수는 국제무역이라는 전통적인 아톰의 교환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그의 손에 들어간 것이다. 무게도 상당한 이 생수는 많은 비용을 들여 선적을 한 뒤에 여러 날 동안 수천 마일을 배를 통해 대서양을 건넌 뒤에, 세관을 통과하고 각종 유통채널을 통해 전달이 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아톰이 지배하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세계는 실제로 만질 수 있고, 무게가 있으며, 이동을 할 때에는 다양한 감시를 받고 규제를 할 수 있는 대상들로 가득하다. 우리들이 직접적인 물건이나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다음에는 이런 아톰들의 끊임없는 교환과 소비를 통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며, 이런 방식이 아날로그 세계를 지배한다. 디지털 음악을 담고 있는 CD만 하더라도 이를 다루는 방식은 아날로그 세계에 있다. 예쁘게 포장을 하고, 선적을 한 뒤에, 매장을 통해서 팔린다. 물론 요즘에는 전자상거래를 통해서 많이 팔리기 때문에 매장에 직접 진열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에 비해 디지털은 일단 통신의 수단이 연결된 이후에는 무게도 없고, 전송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 비트를 통해 모든 것들에 대한 가치교환 및 진화와 발전이 이루어진다. 더 이상 물리적 공간에 대한 제약이 없고, 시간적으로도 자유롭기 때문에 아톰이 지배하던 아날로그 세계의 규칙과는 모든 것들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디지털 기술과 복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아날로그로 만들어진 원판을 훨씬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잘 적용한다면 노이즈를 제거하거나, 다양한 효과 등을 동원해서 원래 가지고 있었던 원판의 콘텐츠를 훨씬 좋게 변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의료영역에 중요한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사례로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의학영상전송) 라는 것이 있다. 과거에 아날로그 필름으로 보던 흉부 사진이나 CT 사진 등을 모니터로 볼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는 기술인데, 초창기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이런 시스템을 믿지 않았다. 필름이 주는 세밀한 영상을 디지털 영상이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부 보수적인 의사들은 PACS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에도 1년이 넘게 이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도 젊은 의사들이 각종 필터와 돋보기 기능 등을 이용해서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영상을 판독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씩 디지털 시스템에 적응이 되기 시작하였다.  

디지털로 바뀐 콘텐츠는 복제가 쉽게 이루어지고, 더 나아가서 복제되기 전의 오리지널보다 더 나은 무엇인가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는 없었던 다양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글을 읽고 좋은 글이 있다면 이를 이메일로 전송한다면 어떨까? 필자처럼 트위터에서 좋은 문장이나 글을 퍼나르는 사람들은 어떤가? 마음만 먹는 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비트로 변환된 콘텐츠는 순식간에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문제는 이런 작업을 수행하는데 돈이 안 든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정보 대부분이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공개되고 있는데, 이를 막을 수 있을까? 우리에게 너무나 쉽게 복제와 전송, 변형이 가능한 도구가 주어진 것이고, 모두들 이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데 이를 막는다고 막아질까? 그런 종류의 작업은 쉽게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막는 것과 막지 않는 경우의 사회적 비용과 합의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아톰의 경제의 관점에서라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비트의 경제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면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앱이 콘텐츠를 파악하고, 이를 분석한 뒤에 요약을 하거나, 개인들의 취향에 맞게 새로운 신문이나 잡지 등을 자동으로 만들어서 제공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미 이런 종류의 앱과 서비스 등이 최근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본래 저작권법에는 어떤 소재를 가진 글을 요약할 경우에는 요약한 사람이 재산권을 가진다. 그런데, 이와 같이 프로그램이나 앱이 자동으로 요약한 경우에는 저작권을 어떻게 할 것인가?

... 다음 회에 계속 ...


참고자료:

“디지털이다(being digital)”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저/백욱인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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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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