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웹은 여러 가지 변화를 끌어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숨어있던 열정적인 사람들을 전면으로 끌어내어 이들이 서로 연대하고, 실제 세계를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커다란 의미가 있다.  비록 형태는 온라인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관계를 확장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기저에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실제 세계에서의 철학과 오프라인에서의 역량 및 생각이 연결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런 측면에서 2011년에 있었던 중동의 쟈스민 혁명과 월스트릿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들불처럼 퍼졌던 “월스트릿을 점령하라 (Occupy Wall Street)” 운동에 대해서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쇠고기 파동 때에 있었던 촛불시위 등에 대해서도 단순히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비이성적인 행위로 매도하기 보다는, 어째서 이런 운동이 있게 되고,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는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앞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제 2, 제 3의 촛불시위는 언제든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중동의 쟈스민 혁명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는 이들 민중들의 억압된 마음을 연결하는 일종의 신경계처럼 작동을 하였다.   작은 그룹이 조직되고, 이들이 행동에 나서고, 또한 이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연결고리에 의해서 운동의 크기는 삽시간에 나라 전체로 확산이 되었고, 결국 이런 실제적인 움직임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의 혁명으로 끝을 맺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이들 소셜 웹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심장부인 월스트릿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부패하고, 탐욕스런 금융산업과 치솟는 실업율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여 99%가 1%의 상류층의 거리를 점령한다는 의미의 시위가 뉴욕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들의 운동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나지 않아서, 전 세계 82개 국가의 95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이 되었다.  이 운동은 캐나다의 행동주의 그룹인 애드버스터스(Adbusters)에 의해 시작되어 “99% 대 1%”라는 어찌보면 단순명료한 슬로건을 전 세계에 퍼뜨리는데 성공하였고, 쟈스민 혁명과 같은 명확한 끝맺음을 하지는 못했지만, 각국 정부와 사회, 그리고 기업들로 하여금 보다 많은 일자리와 수익의 분배에 대한 문제점, 금융산업의 변화, 그리고 검은 돈이 정치를 좌우하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과 철학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이런 움직임은 민주주의가 구호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풀뿌리에서 선출한 정치인들이나 자신들이 먹여살리고 있는 기업들로 하여금 민초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이들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변화를 위해 싸울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운동을 “비이성적”으로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트위터의 140자라는 짧은 문장에 어떤 실체적 진실을 담기에는 너무나 미약하며, 그에 비해 퍼져나가는 속도는 광속과도 같으니 이것이 커다란 문제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물론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140자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성과 그들의 분노를 퍼뜨리는 것에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글자의 수이다.  최소한 많은 사람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경고메시지를 던지기에는 충분한 효과를 보였다.   소셜 웹은 쟈스민 혁명이나 월스트릿을 점령하라 시위에서 사람들이 경험과 감성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동작하였다.   단순히 소셜 웹이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어떤 비전이 중요하고, 무엇인가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해야하는 지에 대한 메시지와 감성이 이들의 변화를 이끌었다.  운동에 불을 붙인 것은 억압과 불평등, 불공정, 그리고 비전과 희망에 대한 의문이었다.   기술은 이런 근본적인 의문에 대하여 소셜, 모바일, 실시간의 이름으로 약간의 도구적인 도움을 준 것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소셜 웹에 대한 보다 진지한 성찰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이 도구는 사람들이 뭉치게 할 수 있고, 동시다발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을 도와준다.   그러나, 혁명의 중심에는 변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불타오르는 감성이 있었다.   사람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공통적인 열망을 가지지 않았다면 이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가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선순환의 고리를 통한 변화를 경험한다.  이런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비젼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비전을 공유하고, 한사람 한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 자신들을 따르게 하는 물결이 나타날 때 이런 변화의 동력이 발생한다.   이런 변화가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하는 일하는 환경과 인프라의 변화, 서로가 상부상조하며 도울 수 있는 그런 프로세스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  

사회와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고객들이나 이해당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열망에서 시작하여, 이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감성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  공유된 경험은 집단적인 새로운 의사결정을 유도하고, 이런 사회적인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나 사회현상도 변화해 나간다.  이것은 현재 일반적인 브랜드와 대중매체 등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 PR, 영업전략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의미있고 공유가능한 경험을 미리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들의 질문에 답을 하며, 같이 문제를 풀어내고, 적극적인 지지자들의 지원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네트워크의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배우고, 이렇게 배운 내용을 프로세스를 변경하거나 제품, 서비스 등에 접목한다면 소셜의 철학이 사회변화나 비즈니스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철학을 숙지하고 실천에 옮긴 대표적인 인물이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이다. 그는 2011년 11월 CNN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그가 특정회사의 CEO로서의 역할 이외에 변화를 위한 또다른 역할을 한다고 말한바 있다. 그의 인터뷰의 일부를 옮겨 보았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신뢰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제가 생각하기에 기업들과 비즈니스의 리더들이 우리들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는 워싱턴이 무엇인가를 하도록 기다릴 수 없습니다

하워드 슐츠는 2011년 10월 미국 전역에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작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미국 전역에 있는 6,800개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수천 만명에 이르는 고객들이 “미국의 일자리만들기(Create Jobs for USA)” 프로그램에 기부할 수 있으며, 스타벅스가 재단을 통해 먼저 500만 달러를 기부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금을 이용해서 작은 일자리들이 만들어진다.   5달러를 기부하면 빨간색, 하얀색, 파란색이 섞인 띠에 ”나눌수없음(Indivisible)”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손목밴드를 받을 수 있다.  이 손목밴드는 우리 사회가 서로 서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공동체의식을 고취하게 만든다.   이런 공유된 열정은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하워드 슐츠와 같은 리더가 움직인다면 이런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대기업에는 그와 같은 철학을 표방하는 리더들이 어째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안타깝다.  우리 모두는 더이상 방관자가 아니다. 우리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행동가이다. 이것이 소셜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철학이다.


참고자료:

Create Jobs for USA 홈페이지
Get Your Starbucks, Create A Job” by Catherine Clif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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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반적인 변화에 있어서 인터넷과 ICT 기술업계의 환경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다양한 글로벌 인프라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몇몇 회사들과 이들과 함께 생태계를 이루는 소규모 기업과 개인들의 결합"으로 정의할 수 있을 듯하다. 국내에서는 자꾸 "글로벌 인프라/플랫폼"에 초점을 맞추어 여기에 국내 기업이 들어가지 못함을 탓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변화는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 대기업이 그 안에 들어간다고 우리 생활이 그렇게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되려 소기업과 개인들이 글로벌 인프라를 이용해서 다양한 사업의 기회와 자신들의 먹거리를 찾아갈 수 있다면, 이로 인해 우리 사회가 훨씬 탄탄해질 수 있다는 점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
 
이미 많은 개인들과 소기업들이 게임과 여행, 예술, 뉴스, 미디어, 광고 시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제공한 간단한 기술과 도구들, 그리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은 이런 변화에 기름을 붓기 시작하였고,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작은 규모의 자본을 모을 수 있는 장치들도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 큰 돈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멋진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가지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무엇이든 시작해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CTO인 브렛 테일러는 미국 상원에서의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오늘날 인터넷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사회적인 경험(social experience)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은 개인간의 연결, 관심사, 그리고 커뮤니티로 규정됩니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개인화되고 소셜화된 웹에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할 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만, 결국 개인의 참여가능성이 극대화되고, 그 어느 때보다도 표현의 자유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적인 도구들을 이용한 세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 변화에 바람 속에서 여전히 커다란 기업들은 고객들을 수동적인 소비자들로 바라보고, 새로운 바람을 한 때의 유행과 같이 여긴다면 새로 등장하는 기업들에 의해 언제든지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결국 사회와 같이 상생하고,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개인, 더 나아가서는 미디어와 정치인들은 앞으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웹 서비스가 플랫폼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최근 미국에서는 새롭게 미디어 기업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이 눈에 띈다. 최근 일부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 전체 행위의 35% 이상이 페이스북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컨텐츠 유통 등을 중심으로 하는 미디어 사업을 하는 젊은 친구들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또한, 모바일 플랫폼이 크게 보급되면서 iOS 디바이스나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목표로 한 새로운 방식의 미디어 기업도 크게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이패드에서 소셜에 회자되고, 자신이 관심이 있는 것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큐레이션 앱인 플립보드(Flipboard)의 대성공으로 일부 베스트셀러 잡지나 유력한 웹 사이트들이 플립보드에서 가장 잘 보이는 형태로 온라인 판 컨텐츠를 개정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트위터 기반의 위키트리(Wikitree)나 기존의 미디어 산업에 커다란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나는 꼼수다" 팟캐스트 역시 이런 변화의 바람에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변화는 개개인들이 더 이상 미디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에서 근본적으로 과거와 달라진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미디어 경험을 자신의 독특한 경험을 누리는 것으로 간주한다.

전통적인 미디어 뿐만 아니라, 디지털 가상상품의 가장 대표적인 영역인 게임에서도 최근의 변화가 느껴진다.최근 독립적으로 제작된 마인크래프트(Minecraft)라는 게임이 PC에서 4백만 카피가 넘게 팔리고, 아이폰과 아이패드 용으로 출시되면서 화려한 그래픽과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게임산업의 공식을 보기좋게 깨뜨렸다. 이 독창적인 게임은 사용자들이 직접 세상을 창조해 나가는 역할을 맡으면서 참여를 통해 많은 이들과 즐거운 경험을 나누고 있다. 놀랍게도 이 게임은 스톡홀름의 개발자인 Markus Persson이라는 개발자가 혼자 만들었다. 회사도 없이 그냥 개인적으로 만들어 올린 마인크래프트의 알파버전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아무런 마케팅과 광고도 없이 입소문을 타고 이 게임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여기에 용기를 얻어 Mojang 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에 2010년 12월에는 베타 버전을 발표하였는데, 한 달이 안되어 이 게임의 베타판은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였다. 유료화된 패키지 버전은 20달러에 판매가 되기 시작했는데, PC 버전 판매가 4백 만을 돌파했으니, 단 몇 개월만에 이 회사는 매출액이 8천만 달러가 된 셈이다. 이 놀라운 회사의 직원은 아직도 9명에 불과하며, 이제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와 같은 모바일 버전도 출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에서 출발하여 놀라운 속도로 세계적인 펀딩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킥스타터(Kickstarter) 역시 주목할 회사이다. 이들은 미디어 뿐만 아니라 제조업과 예술, 서비스 등과 같은 다양한 산업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영화나 웹 사이트, 공연, 책 등과 같이 누구나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돈이 없어서 실행하지 못한 사람들의 참여의지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으로 자리를 공고하게 하면서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1년에는 선댄스 영화제와 손을 잡고,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젊은 필름 제작자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한 간단한 동영상과 웹사이트에 소개한 문구를 통해 영화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핀란드 회사, 로비오의 성공도 빼놓을 수 없다. 전 세계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하고 있는 이 게임은 단순한 게임의 성공신화를 넘어서서 새로운 문화현상까지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디즈니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로비오는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캐릭터와 브랜드를 매우 짧은 시간에 창조하였고, 이미 다양한 상품에 접목이 되어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월트 디즈니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로비오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분류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여기에 언급한 마인크래프트를 만든 Mojang, 앵그리버드의 Rovio,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자들을 지원하는 KickStarter, 새로운 뷰어로 자리잡는 Flipboard, 국내의 나꼼수나 위키트리 등에 대해서 수년 전에 들어본 사람이 있는가? 이와 같이 소셜과 뉴미디어, 모바일이 일으키는 변화의 바람은 거세다. 몇몇 플랫폼 회사들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변화가 근본적인 철학과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졌기 때문에 진행된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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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디지털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대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많이 사라진 것이다. “디지털이다”의 저자인 니콜라스 니그로폰테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보스턴의 거실에 앉아 전자 창문을 통해 스위스의 알프스를 바라보며, 젖소의 목에서 울리는 방울 소리를 듣고, 여름날의 (디지털) 건초 내음을 맡을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아톰(자동차)을 몰아 시내의 일터로 가는 대신 사무실에 접속하여 전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경우 나의 작업장은 과연 어디인가?


장소와 주소의 새로운 의미

이와 같은 추세는 점점 더 장소와 주소의 개념을 바꾸어 놓는다. 한자로 주소(住所)를 해석하자면 “사는 곳”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물리적으로 거주하는 곳을 의미하는 단어였지만, 이제는 다양한 주소가 존재한다. 물리적인 거소에서 존재하는 것 이상으로 비트로 이루어진 가상의 장소에서 존재하는 시간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으며, 비트의 공간에서 사람들의 거소를 나타나는 소위 “공간이 없는 장소”가 너무나 자연스러워지는 시대이다.

초창기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메일이 보급되면서, 이메일 주소가 자연스럽게 비트의 공간에서의 전통적인 주소 역할을 해왔다. 이런 경향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그 사람의 가상공간에서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장소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사람은 자신의 치장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마음껏 치장해서 남들에게 보란 듯이 주소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메일은 다소 사적인 공간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행태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대별되는 소셜 웹 서비스들의 계정들도  인터넷 상에서의 개인의 페르소나(Persona)를 나타내는 주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각각의 가상공간의 주소들은 모두 물리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 필자의 개인 이메일 주소는 구글의 데이터센터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며, 트위터나 페이스북 주소는 역시 이들 회사의 클라우드에 위치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필자에게 접촉을 하기 위해 이용하는 주소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사의 물리적 주소가 아니다. 많은 사용자들은 쇼핑몰에서 여러 매장들을 돌아다니듯이 네트워크를 돌아다닌다. 브라우저라고 이름 붙여진 자동차를 타고 가상의 주소 체계에 따라 이 서버에서 저 서버로 이동하면서 쇼핑을 한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새로운 “공간이 없는 나만의 장소”는 모든 사람들을 간단히 연결하는 거대한 새로운 가상의 공간체계를 만들었다.    


시간의 활용이 달라진 생활방식

과거의 전통적인 아톰 위주의 사회에서는 절대적으로 생산수단과 업무환경이 있는 곳에 있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 그리고 노는 시간과 집에서 쉬는 시간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9시~5시라는 일반적인 일하는 시간과 일하는 곳까지 움직이는 출퇴근 시간, 주말이라는 달콤한 충전시기와 직장에 따라 다르지만 일 년에 1~2주일 정도의 휴가를 가진다. 그런데, 이러한 너무나 당연했던 생활의 리듬이 인터넷과 모바일의 시대가 되면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업무와 관련되는 메시지가 개인적인 메시지와 함께 섞이지 시작했고, 평일 밤이라고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다. 일요일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언제라도 자신이 맡은 일을 할 수 있으며, 당장 만나지 못하더라도 영상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협업을 하는 당사자들과 나눌 수 있다. 

물론 아직도 명확한 일과시간의 구분을 짓고, 여기에 응답하지 않는 생활패턴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다. 전통적인 시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일을 사무실에 남겨두려고 한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언제나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자신의 능력을 일하는 것에 쏟기도 하고, 잠시 휴식이 필요하면 좋아하는 만화나 동영상을 찾아보거나, 음악을 듣기도 한다. 새벽 시간이나 일요일에도 여유가 있고 능률이 오른다면 일을 하고, 주어진 일을 모두 완수한 뒤에는 휴식을 가진다. 이미 우리는 출퇴근이나 정해진 시간의 경계에서 벗어나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기 시작했다. 다만 전통적인 시간의 경계와 장소의 제약을 완전히 극복하는 정책을 기업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과거로부터의 습관을 쉽게 바꾸기도 어렵기 때문에 아마도 당분간 혼란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시간에 분배와 활용에 대한 패러다임 시프트는 이미 일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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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산업시대에서 “밀어내기(push)”로 표현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로 진행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에서는 표준교과과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이미 정해진 순서에 따른 정보를 전달하고, 나이와 학년이 진행됨에 따라 천편일률적인 교육을 받는다. 비즈니스에서는 자동화된 공장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정해진 시간 내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전달해야 한다. 주로 공급이 주도하면서 모든 것을 끌고 나가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런 “밀어내기” 패러다임과는 반대되는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은 어떤 것일까? 수요에 기반을 두고 필요성이 있다면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원을 활용해서 대응을 하는 것이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이다.

디지털과 인터넷, 모바일, 소셜 웹 등의 새로운 환경은 이런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까? 지난 포스트 들에서는 미디어와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았는데, 마지막으로 마케팅에 대한 영향력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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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서의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이슈는 마케팅에서도 최근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어찌보면 미디어의 변화양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 

밀어내기 모델인 푸시 마케팅(push marketing)은 전통적인 광고 모델이다. 청중들이나 시청자에게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밀어내는 방식이다. 그들이 메시지를 받기를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것은 상관이 없다.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의 광고가 대표적이지만, 온라인에서도 주류는 푸시 마케팅이다. 웹사이트에 거는 배너광고, 이메일로 뿌리는 이메일 광고, 가끔씩 날아오는 문자 마케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에 비해 끌어당기기 모델인 풀 마케팅(pull marketing)은 고객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브랜드를 구축할 때 많이 이용되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메시지의 매력을 높여서 타겟이 된 고객 층이 메시지에 반응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강의나 미디어 인터뷰, 구전 마케팅 등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최근에는 소셜 웹의 활성화로 고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이를 구축하는데 참여를 할 수 있게 되어 풀 마케팅의 방식이 훨씬 다양하고 창의적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때문에 최근에는 푸시와 풀 마케팅 전략을 조화롭게 펼치는 것이 중요시되고 있다. 푸시 마케팅은 보통 제한된 시간 동안 펼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쿠폰을 제공하거나, 할인행사 등이 대표적인 방식이다. 그에 비해 풀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며, 고객들과의 관계의 진정성과 가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보다 멀리 바라보고 전략을 세우게 된다. 현재와 같은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으로 사회가 전환될 경우 마케팅 역시 풀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관계가 중시될 것이다. 그러나, 단 시간에 사람들에 알리기 위한 초기 단계에서의 푸시 마케팅은 여전히 중요하다. 일단 브랜드를 알리고, 그 다음에 풀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마케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패러다임 전환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미디어와 마케팅을 중심으로 이런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실제로 그것이 가진 사회적인 함의는 매우 크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디지털 기술과 모바일, 소셜 웹의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같이 고민해야할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참고자료:

Wikipedia: Digital Mark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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