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이라는 고전에서 다음과 같이 자유를 기술하였다.

틀렸다거나 해롭다는 이유로 의견의 표명을 가로막으면 안되며, 표현의 자유를 일부만 제한하게 되면 곧 모든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고 만다. 그러므로, 표현의 자유가 무제한 허용되어야 사회는 진보할 수 있다. 단, 이런 자유에 의해 다른 사람에게 직접 피해를 주면 안 된다

그의 이와 같은 자유의 원칙에 대한 주장은 오늘날 전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의 가장 기본적인 정치원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는 시민의 기본권으로서 포괄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런 자유론의 기본적인 원칙들은 크게 바뀌지 않겠지만, 클라우드로 대별되는 최근의 디지털 환경의 변화는 자유에 대한 의미에 대해 조금은 다르게 생각할 여지를 만들고 있다. 웹 2.0으로 대별되는 최근의 디지털 철학의 핵심은 개방과 자유 그리고 참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지속성(sustainability)이라는 속성을 가미하는 것이 바로 클라우드이다.

그렇지만, 클라우드와 자유라는 것을 매칭을 시키면 이것이 쉽지 않은 논쟁거리가 된다. 자유를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여러 자원들에 대한 제어권을 가져야 한다. 이메일과 일정, 주소록은 물론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형태의 컨텐츠와 연결관계, 위치 등과 같은 개인과 연관된 자원들이 클라우드에 남게 된다. 이를 거대한 클라우드에 맡긴다면 빅 브라더에 대한 두려움도 생기고, 자신들의 소유권으로 남아있어서 언제든 접근할 수 있고 보호할 수 있을 때와는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걱정 때문에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보다 분산된 개방형 플랫폼인 Diaspora 와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에서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와 이를 지키도록 사용자들과 플랫폼 제공자들이 같이 최선을 다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오픈포럼 아카데미의 펠로우이자 콜랍(Kolab)시스템스 이사회 의장인 George Greve가 그의 Freedom of Bits 블로그에 올린 원칙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다음의 2가지를 언급하였다.

  • 제한을 할 수 있는 권리 (Right to restrict)

    사용자들은 반드시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서비스 제공자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 소셜 네트워크에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데이터를 가지고 언제나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도 프라이버시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어떤 수준으로 접근가능하게 허용할 것인지, 어떤 사람들에게까지 공개할 것인지 명확하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서비스를 쓴다는 이유로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잃어서는 안된다.

  • 떠날 수 있는 자유, 그러나 잃어서는 안된다 (Freedom to leave, but not lose)

    사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서비스 제공자를 바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네트워크를 잃어서는 안된다. 서비스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해서 어떤 페널티가 주어진다거나, 사용자의 데이터나 네트워크 등에 문제가 생겨서는 안된다.


이와 같은 클라우드 시대의 자유를 위해서는 어떤 논의가 필요할까? 구글의 경우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미 활발하게 진행이 되어서, 회사 내부에 데이터의 자유보장과 관련한 조직과 이들의 강령 등이 이미 소개된 바 있다.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도 모두 이와 유사한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연관글:

2009/09/19 - 대인배 구글, 데이터 자유보장 전선 조직


 
이런 철학적인 움직임의 배후에는 공개 소프트웨어 운동이 자리잡고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개 소프트웨어 운동의 대부인 리차드 스톨만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뛰어난 천재 해커였던 그는 MIT의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해커 커뮤니티를 이끌면서 해커정신을 전 세계에 전파하였다. 그러나, 그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주요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복사를 방지하고, 동시에 비슷한 소프트웨어가 탄생할 수 없도록 소스코드에 대한 저작권 및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였고, 대부분 복사와 재배포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라이센스 정책이 구성되었다. 이런 전반적인 변화에는 리차드 스톨만과 함께 MIT 에서 많은 일을 같이 했던 브루스터 칼레(Brewster Kahle)가 미국 저작권법 개정에 1976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대해 리차드 스톨만은 "인간성에 대한 범죄(crime against humanity)"라는 강한 표현을 쓰며 반발하였고,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의 자유의지와 권리를 중시하고,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이웃들과 공유하고, 또한 사용자가 추가적인 연구나 에너지를 투입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된다는 신념에 입각하여 Free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인 GNU 프로젝트를 1983년 9월 발표하였다.   

여기에서 싹튼 공개 소프트웨어 운동은 소프트웨어 부분에 적용할 새로운 라이센스인 GNU GPL(General Public License) 등으로 발현되었고, 이러한 활동은 이후 나타나게 되는 CCL(Creative Commons License)과 같은 다른 산업영역에서의 새로운 라이센스 정책을 포함하여, 공익와 사회적가치에 중점을 둔 새로운 철학 및 정책의 탄생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이후 1991년 핀란드의 대학생이었던 리누스 토발즈(Linus Torvalds)가GNU 개발도구를 이용해서 운영체제의 핵심인 리눅스 커널을 개발하면서, 오늘날 운영체제 계보에 있어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리눅스(Linux)가 탄생하는데, 리눅스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있어 무수한 영향력을 행사한 기념비적인 소프트웨어이다. 비록 그 자체가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도 가지지 못했고, 이를 이용해서 직접적인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도 나오지 못했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실제로 이와 연관된 사업규모는 따지지 못할 정도로 크다. 
 
이와 같은 공개 운동은 비록 중간에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포함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완결적인 컨텐츠나 소프트웨어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 최근 그 대상을 하드웨어 설계도나 특허 등에도 적용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사회로 진행될 경우에는 그 형태가 너무나 달라서 새로운 논의를 필요로 한다.

일단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한 플랫폼 사업자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탈중앙화(decentralized)와 연합형(federated) 기술과 이에 대한 인프라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원칙 중에서 두 번째인 "떠날 수 있는 자유"를 위해서는 플랫폼을 떠날 때 네트워크를 잃지 않아야 하는데, 이를 지원하려면 소프트웨어가 디자인 될 때 기본적으로 사용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 프로토콜이나 서버의 인프라가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등장한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 바로 Diaspora와 같은 분산형 오픈소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앞으로 이런 새로운 플랫폼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비스의 원활한 연결과 혁신, 그리고 차별화를 하면서도 사용자들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개방형 표준(open standard)들을 채용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간단히 플러그-인 되는 서비스나 자동화된 테스타, 검증 등을 통해 실제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가 개방형 표준을 준수하는지 자주 점검해 보아야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에게 권리를 알 수 있도록 하고, 위험성에 대해서 고지하는 것이다. 이미 이런 부분에 대한 법적인 내용들을 잘 알고 있는 사업자들은 수십 페이지에 이르는 개인정보와 관련한 동의서를 작성해서 동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이렇게 방대한 동의서를 작성하라고 하면 이것을 제대로 읽어볼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것은 법적인 책임만 회피할 뿐, 제대로 사람들에게 고지하고 "자유"를 선사하려고 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행위이다. 그러므로, 동의서는 최대한 간략하면서도 한 눈에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최근 Creative Commons 라이센스에서 간단히 여러가지 아이콘으로 제약사항을 표시하듯이, 새로운 형태의 비주얼 아이콘 등의 장치를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해당 서비스를 쓸 때의 프라이버시나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설정을 알 수 있고, 변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책이 변경되었을 때에도 이를 알리고 명시적인 동의를 얻어내는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서비스의 공개 정책이 변경되었을 때, 매우 긴 문서와 함께 동의하지 않으면 못쓰게 된다는 방식으로 알리는 것은 매우 비겁한 방법이다. 이 때에도 변경된 부분을 명확하고도 간략하게 알리고, 이에 대해 사용자들이 충분히 숙지한 뒤에 선택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떠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아마도 현재 이와 같은 원칙에 충실하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용하는 곳은 매우 적을 것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도 사실은 넓은 범위의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개개인의 데이터와 자신과 관련한 많은 것들이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에 담겨져 있다. 이제 이들의 "자유"라는 권리에 대해서 조금은 더 신경을 써야하며, 이런 권리를 세심하게 챙기는 서비스들이 부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Freedom in the “cloud”?
On Liberty by John Stuart Mill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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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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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기술인문학 이야기. 지금까지 너무 딱딱한 글들만 많았던 것 같아서 이번에는 조금 말랑말랑한 주제로 MIT 미디어랩의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ICT 기술의 변신과 관련해서 가장 파격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ICT 기술과 관련한 기념비적인 저술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의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의 산실인 곳이기 때문에 그 탄생비화를 살펴보는 것 만으로 많은 시사점이 있다.


공포의 외인구단

MIT 미디어랩은 휴먼 인터페이스(human interface) 기술과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최초에 구상이 되었다고 한다. 단순히 기술을 연구하기 보다는 정보시스템의 내용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욕구, 본질적인 예술적 사유를 통해 개념을 다듬어 나간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MIT 미디어랩에서의 연구와 개념들은 방송과 출판, 컴퓨터 산업전반으로 확산되었다. 
 
네그로폰테 교수에 따르면, MIT 미디어랩의 창립교수진은 ‘살롱 데 레퓨제(Salon des Refuse's)’가 되어 자신의 조직을 만들었다고 표현하였다. ‘살롱 데 레퓨제’는 프랑스어로 ‘거절된 것들의 전시(exhibition of rejects)’라는 뜻으로 파리의 살롱에서 거절된 전시품들을 모아서 전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9세기 파리는 모든 종류의 예술가들이 모이는 예술의 수도나 마찬가지였다. 이름을 알리고 싶은 예술가라면 파리의 살롱에서 전시를 해야 했다. 그렇지만, 모든 예술가들의 작품이 살롱에 걸리지는 못했기에 1830년대부터 파리의 아트 갤러리에 작은 스케일이지만 살롱에서 살롱에서 거절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1863년에는 이 행사가 나폴레옹 3세가 이끄는 프랑스 정부에 의해서 스폰서를 받아서 3,000점이 넘는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수많은 비평가들의 조소를 받으면서도 오늘날 최고의 명화로 일컬어지는 작품들이 대중들에 의해 재발견되는 커다란 성과를 거두게 된다. 특히 이 이벤트를 통해 아반가르드가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인상주의 예술가들이 인정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만큼 MIT 미디어랩의 교수진들은 보수적인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지나치게 독특하였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와 제롬 비스너를 제외하고는 영화감독, 그래픽 디자이너, 작곡가, 물리학자, 수학자, 멀티미디어 연구원과 같이 일반적으로 볼 때 MIT 교수의 자격으로 생각할 수 없는 집단으로 구성되었다. MIT 미디어랩은 학문이 아니라 컴퓨터라는 것의 능력으로 과학이나 기술 만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여러 측면을 변화시킨다는 것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시대가 요구한 변화

MIT 미디어랩이 탄생한 시기는 PC의 등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이 조금씩 알려지고, 동시에 통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신문, 잡지, 출판, 영화, TV 등과 같은 전통 미디어 업체들과 통신과 디지털로 대표되는 컴퓨터 기술의 접목으로 인한 커다란 변화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이런 변화의 물결을 감지한 거대 미디어 회사들은 미디어랩의 독특함에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고, 이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결정하면서 오늘날의 명성을 구축하게 된다. 


MIT 미디어랩의 탄생과 얽힌 뒷이야기를 보면, 현재 시작된 새로운 모바일/소셜, 그리고 융합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적합한 학제나 연구실, 또는 산학협력 등과 같은 파격적인 시도를 하는 곳이 다시 나타날 시점이라는 것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전통적인 대학에서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는 구심점이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런 과감하면서도 멀리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고 학문과 연구, 그리고 현실에서의 적용과 혁신을 접목할 수 있는 그런 세계적인 연구 및 교육, 그리고 산학협력 네트워크가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되기를 고대해본다.


참고자료:

“디지털이다(being digital)”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저/백욱인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1995 
위키피디아 영문페이지 - Salon des Ref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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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디지털 경제, 그리고 소셜 웹 서비스 등의 활성화는 양방향소통과 상호작용의 비용을 감소시키고,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시장변화와 파괴가 나타나도록 만든다. 제품과 서비스의 생명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증가하며, 새로 내놓은 제품이나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것인지 여부도 빠르게 판가름이 나고 있다. 수요는 예측이 어렵고,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들에 대한 요구사항 역시 빠르게 변한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의 증대와 선택의 다양성은 전통적인 공급자와 소비자의 파워의 균형을 바꾸고 있다.


공급자 중심의 경제가 무너진다.

과거에는 수요가 안정적으로 예측이 되었으며, 이에 따라 공급자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에 가장 효과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프로세스를 거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여 공급하면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수요에 대한 예측이다. 만약 이런 수요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하게 되면 언제 어떻게 자원을 획득하고, 이를 이용한 생산에 들어가게 될 것인지도 불확실하게 된다. 

공급자 중심의 경제는 기본적으로 변수가 제한적일 때 잘 동작한다. 필요한 자원들의 변동폭이 크거나, 복잡성이 증가하면 점점 미리 예측을 해서 생산을 하는 방식을 동원하기 어렵게 된다. 여기에 자원들이나 기술들이 빠르게 발전한다면 더더욱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변화에 인터넷은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기본적으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쉽게 풍부하고도 다양한 자원들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다양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되면서 각종 프로세스나 최신 기술, 가격 정보와 다양한 협력 대상 들과의 연계가 과거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쉬워졌다. 이를 통해 다양한 생산자들이 특화된 제품들과 서비스들도 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으며, 전 세계 어디에서 생산되든지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접근가능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들의 수를 증대하는 방향의 변화를 유도하게 되고, 각종 재화들의 생명주기는 짧아지며, 제품과 서비스들이 변하거나 발전하는 속도와 비율도 커지게 만든다. 여기에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사람들과의 연결이 쉽고, 지리적인 제약을 넘어서 이를 결성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거의 없는 인터넷의 특성에 의해 활성화되고 많아지면서 점점 이런 커뮤니티의 영향력은 커져 가고 있다. 


강력한 소비자들

소비자들이 많은 옵션을 가지고 정보에 접근하게 되면, 점점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것들이 더 많아진다. 시간과 장소와 같은 전통적인 제약조건은 흔히 공급자가 헤게모니를 쥐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소비자의 조건이 까다로워진다. 심지어는 시멘트와 같은 전통적인 자원의 공급도 이런 변화의 파도를 거스를 수 없었다. 멕시코의 Cemex와 같은 회사는 고객들을 위한 배달 시스템을 개발하여 공개를 하였다.

또한, 완성품 뿐만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에 추가적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확장할 수 있는 기능이나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벤더들이 모듈화된 컴포넌트의 형태로 제공하는 경우를 선호하게 되어 필요로 하는 것을 적재적소에 구하고자 하는 요구를 맞춰주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인기를 끈다. 이제는 일반화된 곡 단위의 디지털 음원의 판매 역시 10~12곡이라는 앨범을 패키지로 묶어서 파는 CD의 판매방식과 비교한다면 이런 변화의 패러다임의 연속으로 생각할 수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이런 변화에 잘 맞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만 사용하는 패턴이나 양에 따라서 과금을 하고, 이를 적절하게 조합해서 이용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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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ICT 기술인문학 이야기는 지난 주에 이어서 디지털 경제와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이어가고자 한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가장 본질적인 부분 중의 하나이기에 이후에 추가로 더욱 깊은 이야기를 해볼 기회가 있겠지만, 일단 전반적으로 한번 훓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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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1 - ICT 기술인문학 이야기(2) - 아날로그 사회와 디지털 사회의 괴리


디지털 경제가 새로운 물결로 자리 잡으면서 아톰의 경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여러 가지 법률체계에 많은 도전장이 던져지는 사태가 계속해서 등장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된 것이 바로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부분들이다. 물론 지식이라는 것은 창조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창조를 한 사람은 상당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이라는 기본적인 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창조라는 것 자체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서, 씨가 마를 것이라는 주장은 정당하다. 소위 지적재산권 관련법이라는 것들이 이런 목적을 위해 제정된 것이고, 그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법의 문제는 미국에서 제정된 지 30년이 넘는 동안 여러 종류의 판례를 거치면서 법의 폭과 범위, 용어의 의미가 지나치게 확장되어 현실과는 동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미국의 지적재산권법의 영향을 받아,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제재 등의 수위가 날로 높아만 가고 있다. 그렇지만, 지나친 지적재산권의 강화는 디지털 경제가 가지는 창조와 혁신의 과정을 퇴보시킬 가능성이 많다.

비트의 경제는 기본적으로 간단히 전송이 되고, 쉽게 복제를 하고 보관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추가적인 창조를 유도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개방성을 장려할 경우 다양한 혁신을 끌어낼 수 있다. 유튜브에 등장하는 수많은 창의적인 매시업 콘텐츠들은 이런 특징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좋은 발명과 창조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고 그와 함께 개방성을 장려해야 하는 방향으로 지적재산권은 수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의 발전과 진보를 이루기보다는 인간의 탐욕에 의해 단지 자기가 소유한다는 욕심이 지배하여 창조가 개발과 개방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본래의 법제정 취지와는 완전히 반대로 인류 역사의 진보를 가로막는 족쇄가 되어버릴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지식이 과도하게 사유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지적재산권은 끊임없이 강화되어온 반면, 공공과 개방의 영역은 지나치게 제한되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1980년 미국에서 제정된 베이 돌(Bayh Dole) 법안은 특허의 자격을 공공 연구기관으로까지 확대를 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를 통해 기초과학의 영역까지 특허라는 지식의 사유재산권을 지나치게 강화하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물론, 발명이라는 것이 상업화가 되고, 상업화 자체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대학, 연구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형태의 지적재산권이 좋은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결국 개방적인 과학문화를 침식시키는 엄청난 악재가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디지털 경제가 전면에 등장하기 전에는 이런 강한 지적재산권이 어느 정도 효력도 발휘했고, 개방성의 제한이 되더라도 상업화를 하는 기업들의 경우에 "게임의 룰"이라는 것을 전해줄 수 있었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밸런스를 이루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디지털 경제가 웹 2.0의 철학으로 폭발적으로 사회에 보급되면서, 개방과 공유의 강력한 힘이 끓어 넘치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는 이 법안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부정적인 요인들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과학과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원천개발이 되는 것은 극히 소수이다. 결국 따지고 보면 남이 해 놓은, 그리고 역사가 이룩해 놓은 데이터와 자료, 그리고 경험에 접근해서 이를 바탕으로 진보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를 철저하게 가로막고, 특허라는 이름의 압력, 기술계약 또는 기술이전을 하기 위해 지불해야 되는 정치적, 경제적 부담, 또한 변호사들과 변리사들만 좋아할 복잡한 사용허가 범위와 클레임 등을 통해 공유와 개방의 정신을 철저히 가로막는 부담으로만 작용하는 제도에 대해서 조금은 달리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

지적재산권과 혁신, 그리고 새로운 오픈소스 운동과 관련한 내용은 이후에도 인터넷 등에 대한 이슈에서 몇 차례 더욱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디지털이다(being digital)”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저/백욱인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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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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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트에서는 디지털의 기본이 되는 비트의 역사를 중심으로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기존의 아날로그 사회와 디지털 사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며, 이런 차이는 우리에게 현재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문제를 가져오게 될까?


아톰의 경제와 비트의 경제

디지털과 아날로그 세계의 차이에 대해 아마도 가장 정교하면서도 많은 인사이트를 주는 책으로는 MIT의 미디어 랩의 수장으로서 오랜 기간 일을 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의 “디지털이다”를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그는 이 책에서 첨단의 디지털을 논의하는 자리에 등장한 에비앙 생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유럽의 1/3을 돌아 대서양을 건넌 후 캘리포니아까지 긴 여행을 한 이 생수는 국제무역이라는 전통적인 아톰의 교환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그의 손에 들어간 것이다. 무게도 상당한 이 생수는 많은 비용을 들여 선적을 한 뒤에 여러 날 동안 수천 마일을 배를 통해 대서양을 건넌 뒤에, 세관을 통과하고 각종 유통채널을 통해 전달이 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아톰이 지배하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세계는 실제로 만질 수 있고, 무게가 있으며, 이동을 할 때에는 다양한 감시를 받고 규제를 할 수 있는 대상들로 가득하다. 우리들이 직접적인 물건이나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다음에는 이런 아톰들의 끊임없는 교환과 소비를 통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며, 이런 방식이 아날로그 세계를 지배한다. 디지털 음악을 담고 있는 CD만 하더라도 이를 다루는 방식은 아날로그 세계에 있다. 예쁘게 포장을 하고, 선적을 한 뒤에, 매장을 통해서 팔린다. 물론 요즘에는 전자상거래를 통해서 많이 팔리기 때문에 매장에 직접 진열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에 비해 디지털은 일단 통신의 수단이 연결된 이후에는 무게도 없고, 전송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 비트를 통해 모든 것들에 대한 가치교환 및 진화와 발전이 이루어진다. 더 이상 물리적 공간에 대한 제약이 없고, 시간적으로도 자유롭기 때문에 아톰이 지배하던 아날로그 세계의 규칙과는 모든 것들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디지털 기술과 복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아날로그로 만들어진 원판을 훨씬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잘 적용한다면 노이즈를 제거하거나, 다양한 효과 등을 동원해서 원래 가지고 있었던 원판의 콘텐츠를 훨씬 좋게 변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의료영역에 중요한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사례로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의학영상전송) 라는 것이 있다. 과거에 아날로그 필름으로 보던 흉부 사진이나 CT 사진 등을 모니터로 볼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는 기술인데, 초창기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이런 시스템을 믿지 않았다. 필름이 주는 세밀한 영상을 디지털 영상이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부 보수적인 의사들은 PACS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에도 1년이 넘게 이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도 젊은 의사들이 각종 필터와 돋보기 기능 등을 이용해서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영상을 판독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씩 디지털 시스템에 적응이 되기 시작하였다.  

디지털로 바뀐 콘텐츠는 복제가 쉽게 이루어지고, 더 나아가서 복제되기 전의 오리지널보다 더 나은 무엇인가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는 없었던 다양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글을 읽고 좋은 글이 있다면 이를 이메일로 전송한다면 어떨까? 필자처럼 트위터에서 좋은 문장이나 글을 퍼나르는 사람들은 어떤가? 마음만 먹는 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비트로 변환된 콘텐츠는 순식간에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문제는 이런 작업을 수행하는데 돈이 안 든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정보 대부분이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공개되고 있는데, 이를 막을 수 있을까? 우리에게 너무나 쉽게 복제와 전송, 변형이 가능한 도구가 주어진 것이고, 모두들 이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데 이를 막는다고 막아질까? 그런 종류의 작업은 쉽게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막는 것과 막지 않는 경우의 사회적 비용과 합의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아톰의 경제의 관점에서라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비트의 경제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면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앱이 콘텐츠를 파악하고, 이를 분석한 뒤에 요약을 하거나, 개인들의 취향에 맞게 새로운 신문이나 잡지 등을 자동으로 만들어서 제공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미 이런 종류의 앱과 서비스 등이 최근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본래 저작권법에는 어떤 소재를 가진 글을 요약할 경우에는 요약한 사람이 재산권을 가진다. 그런데, 이와 같이 프로그램이나 앱이 자동으로 요약한 경우에는 저작권을 어떻게 할 것인가?

... 다음 회에 계속 ...


참고자료:

“디지털이다(being digital)”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저/백욱인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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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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