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NC 소프트가 Worlds.com에 특허 관련 피소를 당한 사건이나, 미시건의 작은 회사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썸네일 관련 프리뷰 부분에 대한 특허 소송을 한 사건 모두 현재의 지적재산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8/12/28 - [낙서장] - 시그너스, MS와 애플, 구글에 썸네일 특허침해 소송제기 !
2009/01/02 - 스마트플레이스 - NC Soft와 특허괴물


웹 2.0 으로 촉발된 양방향성, 공유와 참여, 집단지성 등의 새로운 트렌드가 2009년 들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폭발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점차 대세가 되어가고 있으며, 수년 전까지만 해도 냉소적이었던 사람들의 태도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지식사회의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대하여, 법적인 부분에 있어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밖에 없는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부분들이 전혀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식이라는 것은 창조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창조를 한 사람은 상당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이라는 기본적인 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창조라는 것 자체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서, 씨가 마를 것이라는 주장은 정당합니다.  소위 지적재산권 관련법이라는 것들이 이런 목적을 위해 제정된 것이고, 그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법 자체가 미국에서 제정된 것이 30년이 넘었는데 여러 종류의 판례를 거치면서 법의 폭과 범위, 용어의 의미가 지나치게 확장되어 현실과는 동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국내에서도 미국의 지적재산권법의 영향을 받아,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제재 등의 수위가 날로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지재권과 그 판례가 가져온 것은 지난친 확대적용에 따른 창조와 혁신의 과정의 퇴보입니다.  현재의 경제환경에서, 지재권법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좋은 발명과 창조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고 그와 함께 개방성을 장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의 발전과 진보를 이루기 보다는 인간의 탐욕에 의해 단지 자기가 소유한다는 욕심이 지배하여 창조가 개발과 개방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인류 역사의 진보를 가로막는, 본래의 법제정 취지와는 완전히 반대방향의 족쇄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식이 과도하게 사유화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지재권은 끊임없이 강화되어온 반면, 공공과 개방의 영역은 지나치게 제한되어 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80년 미국에서 제정된 베이 돌(Bayh Dole) 법안이는 것이 있습니다.  이 법안의 내용은 특허의 자격을 공공 연구기관으로까지 확대를 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를 통해 기초과학의 영역까지 특허라는 지식의 사유재산권을 지나치게 강화하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물론, 발명이라는 것이 상업화가 되고, 상업화 자체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대학, 연구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형태의 지재권이 좋은 인센티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개방적인 과학문화를 침식시키는 엄청난 악재가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개방이라는 특징을 가진 웹 2.0이 현재와 같은 폭발력을 가지기 전만 하더라도, 이런 강한 지재권이 어느 정도 효력도 발휘했고, 개방성의 제한이 되더라도 상업화를 하는 기업들의 경우 어느 정도 "게임의 룰"이라는 것을 전해줄 수 있었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밸런스를 이루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웹 2.0의 철학이 폭발적으로 사회에 보급되면서, 개방과 공유의 강력한 힘이 끓어 넘치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이 법안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개방의 힘으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는 마당에, 1980년에 제정된 원칙을 가지고 개방의 힘을 약화시키는 법안을 들이댄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입니다.

과학과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원천개발이 되는 것은 정말로 극히 소수의 일부를 빼고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남이 해 놓은, 그리고 역사가 이룩해 놓은 데이터와 자료, 그리고 경험에 접근해서 이를 바탕으로 진보를 이끌어내는 것이 과학입니다.  이를 철저하게 가로막고, 특허라는 이름의 압력, 기술계약 또는 기술이전을 하기 위해 지불해야 되는 정치적, 경제적 부담, 또한 변호사들과 변리사들만 좋아할 복잡한 사용허가 범위와 클레임 등은 현재의 공유의 정신을 철저히 가로막는 부담으로만 작용할 것입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머크가 일으킨 유전자 전쟁의 역사를 되돌린 사건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2009/01/02 - [수술공학/의공학] - 인간 유전자 전쟁의 역사: 인간유전자 프로젝트의 역사적 의미


이와 같은 협업이 개방적으로 가능하려면, 상업화가 가능한 커다란 기업과 세계 곳곳의 대학교나 연구기관의 역할분담이 필요합니다.  또한, 로열티나 심각한 사용허가 조건으로 인해 연구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나 경험 등의 사용이 줄어든다면, 결국 해당 연구나 지적재산권에 의해서 파생될 더욱 커다란 이익을 감수할 수 밖에 없음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머크와 같은 기업이 행한 것과 같은 기업 내부의 결정에 의해 이런 커다란 물줄기를 돌리는 사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법제적인 시스템을 현재와 미래의 비전에 맞추어 손질하는 것이 인류 역사의 발전을 진일보시키는 것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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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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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유전자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는 앞으로의 현대의학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큰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90년 시작된 인간의 유전자의 대부분(일부 사람들마다 다른 부분을 제외한)이 해독된 것이 2003년으로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의학이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전자 의학 시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한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약을 개발하기에 앞서 전세계에 있는 수많은 연구자들이 질병과 관련될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찾아서 이를 지적재산권으로 특허를 걸어놓는 작업을 최우선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특허가 걸린 유전자 염기서열을 이용하여 단백질이나 RNA, DNA 신약을 개발하게 되면 곧바로 특허의 침해가 되기 때문에 모두들 사활을 걸고 전쟁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인간유전자 프로젝트가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인간의 유전자 코드를 대부분 해독했다는 수준의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지적재산권의 확보를 위해 전세계의 큰 회사들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던 유전자 정보를 공동의 작업을 통해 상당부분 개방적 협업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인류의 공익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된 부분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제 미국보건원의 젠뱅크(GenBank)는 세계 최대의 공개된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가 되었습니다. 

1980넌대 초 유전정보에 대한 특허권을 허용한 미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영리와 비영리를 가리지 않고 수 많은 회사와 학교, 연구소 등이 유전자 특허 출원에 열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출원된 유전자 서열 특허는 미국과 유럽에 각각 수만 건에 이르게 되었으며, 수 많은 특허분쟁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미 인간 염색체 중의 약 20% 정도가 사기업이 소유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C형 간염이나 당뇨병 관련 유전자와 같은 중요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특허를 소유한 측에서는 이 분야의 연구를 독점적으로 수행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사적으로 소유된 유전자 정보가 실제로 중요한 질병의 치료에 쓰이는 치료제 개발에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인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신약을 개발할 능력은 안되지만 일단 질병의 목표가 되는 유전자의 서열만 찾아낸 수 많은 연구자들 및 벤처기업이 이를 지적재산권으로만 묶어놓고, 실제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제약회사들과의 타협에 실패를 하면서 전체적인 공익이 후퇴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와 같이 특허가 폭증함에 따라, R&D 예산 역시 비능률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으며 이는 결국 신약개발에 대한 부담이 소비자로 넘어오는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인 환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사이클이 형성되었습니다.  즉, 황금을 찾아나선 모든 이들에게 돈을 지불하려다 보니, 황금의 가격이 너무나 올라서 사줄 사람이 없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 것입니다.


머크와 워싱턴 의대의 활약

이렇게 유전자를 기반으로한 신약개발에 있어서의 유전정보 특허문제와 비용문제로 신약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반전시킨 주인공은 뜻밖에도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머크(Merck Pharmaceuticals)와 워싱턴 의대 유전자 센터입니다.  1995년 이들은 공동으로 머크 유전자색인(Merck Gene Index)이라는 유전자 염기서열 데이터베이스를 과감하게 공개합니다.  여기에는 1만 5천개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포함되어 있었고, 향후에도 발견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것임을 약속합니다.  3년 동안의 작업이 더욱 진행되어 1998년에는 80만 개가 넘는 염기서열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이 전략을 통해 많은 유전자 염기서열 특허공세가 무력화 되었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을 하였습니다.

당시 수백 만불 이상이 투자되었던 머크의 프로젝트는, 머크의 최상위 경영진의 결단에 의해서 진행이 되었는데 그 의도는 상당히 명확했습니다.  어차피 바이오 기업이 아니라 신약을 개발해서 승부를 해야하는 머크의 입장에서는 유전자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이를 이용한 후속 연구들이 특허침해에 대한 걱정없이 대학이나 여러 연구소들에서 수행이 될 수 있으며 그 중에서 성과가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병에 대한 치료방법이 나타난다면 이를 제빨리 제품화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유전자 염기서열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신약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가장 원시적인 원료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염기서열로 발목을 잡혀있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습니다. 


SNP 컨소시엄이 결성되다 !

이 전략은 상당히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킵니다.  머크가 선봉에 서자 여러 제약회사들이 거들고 나선 것입니다.  1999년 11개 제약회사들과 비영리단체 하나, IT 기업 두군데가 협력하여 SNP 컨소시엄이 발족합니다.  이 컨소시엄은 공동협업을 통해 유전자 이상에 의한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다같이 연구하고 공개하는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은 단일 염기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미세한 유전적 차이의 키포인트가 되는 부분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차이와 질병에 걸릴확률이나 치료반응 정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SNP 컨소시엄은 수십 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이러한 단일염기의 차이에 대한 정보(SNP)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2001년 1차 프로젝트 종료시 이들이 찾아낸 SNP는 무려 180만개로 목표의 6배 정도가 되었으며, 일단 찾아낸 것은 특허 출원을 한 뒤에 특허가 등록되면 이를 공개로 풀어버림으로서, 혹시 있을 수 있는 개인이나 연구소, 학계의 방해공작을 차단하였습니다.

SNP 컨소시엄의 이러한 공개방식에 의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회사들은 미래형 유전자 기업으로 불리우며 승승장구하던 인사이트(Incyte), 밀레니엄(Millenium Pharmaceuticals), 젠세트(Genset) 등이었습니다.  이들은 유전자 정보를 해독하고, 인력과 장비를 SNP를 찾아내는 것에만 집중을 하면서 자사의 독점적인 SNP 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지적재산권으로 묶는 작업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던 기업들입니다 (이를 유전자 사냥이라고 부릅니다).  이륻 회사는 SNP 관련 특허 개당 최소 5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하니, SNP 컨소시엄에서 얼마나 커다란 타격을 입었는지 상상이 됩니다.

이제 대부분의 주요 SNP는 발견이 된 상태로,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더욱 상위의 연구들이 한창 진행 중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생명공학 연구소들과 대학, 기업들도 변해야 한다!

이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필자의 기억으로는 우리나라 생명공학 기술을 리드하던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Korea Research Institute of Bioscience and Biotechnology) 역시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들이 한국인에게 많은 위암이나 간암과 같은 질환에 특이적인 SNP를 찾아서 이를 특허등록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학도 어떻게든 염기서열을 찾아내서 특허등록하고 이를 이용해서 산업화를 하려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렇지만, 전세계가 현재 움직이는 방식은 그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제는 그렇게 기계적인 연구방식 보다는 보다 고급스럽고 질병의 치료 및 진단에 유용한 기술연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고, 가능하면 강력한 글로벌 협업에 동참을 하면서 역할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현재 코스닥의 바이오 황제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셀트리온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유전자 연구의 성과에 의한 신약이 결국에는 단백질 및 항체생산과 관련한 부분으로 집중될 것을 읽고, 이를 생산하기 위한 생산시설을 미리확보하기 위한 설비투자를 감행하여 다른 경쟁업체보다 월등히 싼 생산단가를 만들어 냄으로써 세계적인 제약회사들과의 협력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암젠(Amgen) 같은 경우에는 자신들이 직접 생산설비까지 해서 생산을 하지만, 그 정도의 물량을 하지 못하는 제약사들은 셀트리온과 같은 CMO(Contracted Manufacturing Organization)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BMS와 같은 거대 고객을 만족시키고, 향후 다른 제약회사들의 항체신약 생산에도 관여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갖추게 되어 세계적인 기업이 될 토대를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맞춤의학의 시대가 온다.

이렇게 전략과 미래, 그리고 전체적인 비즈니스의 흐름을 읽는 마인드가 없다면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사회에서 살아남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제 다양한 단백질, 항체 및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들이 계속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10년 정도의 기간은 과거 수십 년동안 제약산업을 지배하던 화학물질 기반의 저분자 약물에서 단백질 약물 및 맞춤의학 관련 제품으로 넘어오는 시기가 될 것이고,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이 속속 등장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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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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