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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에 태어난 또 한명의 거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1955년에 태어난 동갑나기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IT 삼국지의 남은 하나의 제국인 구글을 현재 이끌고 있는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역시 1955년 생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현재 전세계를 움직이는 세 회사의 총수들이 모두 한 해에 태어났다는 것은 어찌보면 역사의 필연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구글의 창업자들은 그보다 훨씬 어리지만 말이죠 ...

에릭 슈미트는 1955년 4월 27일, 버지니아주 폴스처치(Falls Church)라는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워싱턴 DC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살기좋은 도시로 그의 아버지 윌슨 슈미트는 존스 홉킨스 대학의 국제경제학 교수였고, 닉슨 대통령 시절 미국 재무부에서 일을 했으며, 어머니인 엘리너는 심리학 석사 출신으로 전업주부로 가정에 충실한 전형적인 엘리트 집안입니다.  

에릭 슈미트 역시 중고등학교 다닐 때 대형 컴퓨터를 이용한 프로그래밍에 푹 빠져 살았다고 합니다.  천공카드로 구멍을 뚫어서 시간을 나누어 써야 했던 컴퓨터였지만, 그 역시 컴퓨터와의 운명적인 사랑은 외면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어렸을 때부터 창업의 길을 걷지는 않았습니다.  공부도 잘했지만, 운동역시 잘했던 에릭 슈미트는 특히 장거리 육상에 소질이 있어서 최고의 육상선수이기도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에릭 슈미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명문 프린스턴 대학의 건축학과에 입학합니다.  그렇지만, 워낙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좋아했던 그는 전기공학과로 전과를 합니다.  특히 대학의 컴퓨터가 밤만 되면 빨라졌기 때문에, 거의 밤마다 잠을 자지 않고 프로그래밍을 하였으며, 여름이 되면 당대 최고의 연구소의 하나였던 벨 연구소에서 일을 했는데, 벨 연구소는 1969년에 현재까지도 가장 위대한 운영체제의 하나이자 수많은 다른 운영체제의 원형이 된 Unix 운영체제가 탄생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에릭 슈미트는 대학생 신분으로 역사에 남을 프로그램을 하나 완성시키는데, 그것이 바로 컴파일러를 만들 때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도구인 lex 라는 소프트웨어 입니다 (lexical analyzer, 구문해석기).  1979년 프린스턴 대학 전기공학 학사학위를 취득한 에릭 슈미트는 같은 해 캘리포니아로 떠납니다.  보다 깊은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버클리를 선택한 그는 여름이면 제록스 파크(Xerox PARC) 연구소에서 다양한 연구를 경험하며 컴퓨터 공학의 이론과 실제를 꾸준히 공부하고 수련하면서 착실히 내실을 다져나갑니다.  그는 1982년 버클리에서 대학졸업 3년만에 초고속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데, 그 기간동안 바로 옆동네인 실리콘 밸리에서는 동갑나기 천재인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이 그리고 시애틀에서는 빌 게이츠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신생회사가 세상을 바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소처럼 꾸준하게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커리어를 쌓아나가던 에릭 슈미트는 결국 두명의 천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회사의 CEO 자리에 오르면서 현재 가장 뛰어난 미래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소프트웨어의 한 길을 걸어가는 마이크로소프트

대담하게 세계 최초의 PC 인 Altair 8800 에 공급할 BASIC 언어 인터프리터(이하 BASIC으로 표기)를 개발하겠다며 MITS를 졸랐던 빌 게이츠와 폴 알렌은 가능성을 인정받고 약속한 8주만에 BASIC을 하버드 대학에서 완성을 하고 뉴멕시코 앨버커리로 날아갔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BASIC은 완벽하게 동작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앨버커키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합니다.

빌 게이츠는 아버지의 도움도 받고, 과거 레이크 사이드 고등학교 시절에 함께 했던 동료들을 속속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시키며 회사를 키워나갑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BASIC은 이용하기도 쉽고,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에 컴퓨터 매니아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습니다.  또한 당시만 해도 전문 소프트웨어 회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실력을 신뢰한 여러 하드웨어 회사들이 많은 일을 의뢰하기 시작했습니다.  창업하자마자 1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그 다음해에도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이제는 MITS가 걸림돌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직접 판매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에 딸려나가면서 로열티를 받는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MITS 라는 회사의 하드웨어 생산능력과 판매량에 따라 회사의 성장성이 제한받는 것을 참을 수 없었고, 더구나 독점적 계약을 미끼로 다른 회사의 하드웨어에는 BASIC을 탑재하지 못하도록 했던 MITS 의 정책을 참을 수 없었던 빌 게이츠는 1년 뒤인 1977년 결국 MITS 와의 계약을 파기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계약파기에 불복한 MITS는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MITS 측이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맞상대를 합니다.  법원은 빌 게이츠의 손을 들어주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들이 개발한 BASIC 을 다른 회사에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면서 때마침 불어닥친 PC 시대와 함께 회사가 급성장을 하게 됩니다. 

1978년 11월에는 일본의 하드웨어 업체들에게 BASIC 을 공급하기 위해 ASCII Microsoft 라는 법인을 일본에 설립하게 되는데, 이 회사는 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일본지사가 되며 일본을 중심으로 결성하게 되는 MSX 컴퓨터 연합을 이끄는 중심이 됩니다.  전 세계의 PC 하드웨어 업체들을 고객으로 맞게 된 빌 게이츠는 뉴멕시코를 떠나 자신의 고향인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의 벨뷰(Bellevue)로 회사를 옮기는데, 이 때가 1979년 1월 1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애틀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1979년 동부에 있었던 에릭 슈미트는 캘리포니아로 넘어오게 되고, 1977년 애플 II를 발표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1979년 전 세계를 애플 II 로 호령하면서 떵떵거리기 시작합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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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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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금만 무리를 하면 여기저기 쑤신 곳도 많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아직 한창나이지만 젊은 세대는 지나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빌 게이츠를 보면 참 어려보이는 동안이라는 생각입니다.  빌 게이츠가 1955년 생이니 올해로 만 53세나 되네요.  최근의 급격한 IT 업계의 변화를 보면서, 역시 나이도 문제지만 그 사람이 자라면서 영향을 받은 환경이 제한하는 것들이 참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낍니다.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것이 1975년으로 20살 청년 때 였습니다.  빌 게이츠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그 때 막 태동을 하기 시작했던 "개인용 컴퓨터"에 감동을 받고 이를 위해 일생을 바치게 된 세대입니다.  1970년대는 대부분의 컴퓨터라는 것이 초대형이었기 때문에 개인이 컴퓨터를 가진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기입니다.  컴퓨터라는 물건은 대학이나 큰 연구소 같은 곳에 있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카드에 펀치를 뚫어서 입력을 했고, 메모리로는 테이프 같은 것을 이용했으며, 출력은 구멍이 숭숭 뚫린 도트 프린터를 이용해서 하던 시절입니다.

그러던 시절이니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 PC) 라는 녀석이 얼마나 신기했겠습니까?  저 역시 PC라는 녀석에 매료가 되어서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 기계어나 어셈블리 코딩을 하면서 보냈는데, 이 시대의 천재인 빌 게이츠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조금은 상상이 갑니다.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기계가 Altair 8800이라는 PC 입니다. 이 기계는 빌 게이츠가 하버드에 들어갔을 시절인 1975년에 세상에 처음 선을 보이게 되었는데, 빌은 이 기계에 미쳐서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BASIC 언어입니다. 



빌 게이츠가 처음으로 BASIC 언어를 개발한 Altair 8800
(Picture from English Wikipedia)


그 때문인지 빌 게이츠의 BASIC 언어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비주얼 베이직은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와 관련된 응용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이용되는 언어인데, 거기에는 베이직 언어에 대한 빌 게이츠의 애정이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빌 게이츠의 사고는 언제나 PC의 패러다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물건을 동작시키는 것과 관련된 것들이었지요 ...  PC의 운영체제를 만들고, PC를 이용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또한 영역을 조금 넓힌 것이 X-BOX와 같은 게임기, 그리고 모바일 기기에 대한 운영체제 및 소프트웨어입니다.   다소 장치의 종류가 다양해 졌지만 근본적인 패러다임은 대형 컴퓨터에서 PC로 넘어오는 "개인용 기기 패러다임 변화" 의 틀 안에 여전히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마이크로소프트와 빌 게이츠를 보면 당시의 번뜩이던 강력한 힘은 사라진 것 같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또 다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진행되는데 뒤쳐지고 있다는 것은 비단 저만의 느낌은 아닐 것입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를 가장 크게 위협을 하고 있는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은 1973년 생으로, 빌 게이츠와는 거의 한 세대의 차이가 납니다.  이들의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이미 PC가 많이 보급이 되었기 때문에 개인용 기기에 대한 그런 열광적인 반응은 없었겠지요 ...  대신 이들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무한대의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엮이고, 동시에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언제나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들에게 새로운 세계로의 감동을 선사했을 것입니다. 

이들의 세대는 이미 개인화된 기기의 시대가 아니라 개개인이 네트워크로 엮이는 것과 관련된 신세계의 세대였던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이 가져오는 혁명적 변화와 관련된 대처에 있어 언제나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보다 한 발씩 뒤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워낙 거대한 기업이었기에 이러한 약간의 뒤처짐은 언제라도 극복될 수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실 2004년 구글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100억 달러에 인수제안을 했다는 소문이 있었지요 ...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기업을 매각했겠지만, 구글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옳았지요.  구글이 주식 공개를 하자마자 시가총액은 300억 달러가 되었으며, 이듬해에는 1000억 달러를 돌파합니다. 

빌 게이츠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인 개인의 기기의 영역에서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세상으로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빌 게이츠의 개인능력의 한계라기 보다는 이들이 서로 다른 세대에 살았고, 가치와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이 그 세대의 차이만큼 컸기 때문이 아닐까요? 

젊고 신선한 세대의 에너지를 단지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프레임에 가두어보지 않아야 할텐데, 저 역시도 나이든 세대의 프레임에 갇혀서 세상을 바라보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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