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개인적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에는 환경 디자인이 잘 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있다.  이는 디자인의 원칙과 관련하여 부캐넌(Buchana)이 4단계로 진화의 순서를 말한 것에서 따온 것으로, 1단계는 심볼(symbol)을 중심으로 한 그래픽 디자인(graphic design), 그리고 2단계는 물건(thing)에 초점을 둔 산업디자인(industrial design, product), 3단계는 상호작용과 행동에 초점을 맞춘 상호작용 디자인(interaction design, experience design), 그리고 마지막 4단계가 바로 생각과 우리 주변의 전체적인 환경에 초점을 맞춘 환경디자인(environment design)이다.

애플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제품들의 부품과 여러 구성요소를 하나 씩 파헤쳐 보면서 어디가 부족하고,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고, 원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그리고 마음대로 해볼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 등에 대해서 한마디씩 하지만, 이런 비판에서 애플을 지탱하고 있는 힘은 탄탄한 고객충성도와 함께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제품군에 꾸준히 적용되고 있는 생태계(ecosystem)의 힘이며, 생태계 구성원들의 지원을 가능하게 한 환경디자인이다.  고객들은 제품 내부에 들어있는 부품들을 사는 것이 아니다.  해당 제품이나 제품군들을 구매함으로써 도대체 어떤 가치(Value)를 내가 느끼고 소비할 수 있는가?에 질문을 던지게 되어 있다.  이러한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신기술이 새로 들어간 혁신적인 제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애플을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콘텐츠 유통체계와 하드웨어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결합

아이패드는 단순히 기기만 출시한 것이 아니라 강력한 디지털 콘텐츠 유통체계와 기존의 아이튠즈, 앱스토어와 동일한 유통시장을 결합시켜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잡지사와 신문사들을 대상으로 구독기반의 수익모델을 제시하면서 이들을 모두 아이패드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로 만들었다.  아이패드를 이용하면 기존 방식의 구독료 모델을 이용할 수도 있고, 어떤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을 통해 한번 플레이할 때마다 과금을 하거나, 또는 광고와의 결합을 통한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노려보면서 공짜로 배포하는 것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애플은 이런 기존의 전통적인 콘텐츠 뿐만 아니라, 터치나 컨트롤러 기반의 게임들에 대해서도 커다란 디스플레이와 함께 강력한 시장 유통채널을 무기로 커다란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다.  이미 가정용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상당한 영역을 아이폰이 잡아먹고 있는 가운데, 더욱 커다란 화면에 강력한 멀티터치가 가능한 아이패드의 인터페이스, 그리고 무엇보다 원터치로 구매가 가능한 편리한 유통채널은 정말 작은 중소 게임 개발업체나 개인 개발자 들에게는 정말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게임기용 게임을 개발해도 작은 업체들의 게임은 제대로 유통도 안 되는 현실, 거기에 한두 명이 팀을 짜서도 게임을 만들어서 배포하고 나름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희망이 결합되면서 애플의 동맹군이 되려고 줄을 서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고, 이 중에서 히트작들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강력한 게임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폰과의 연계성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새로운 쟝르의 게임까지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과 기획도 다양해질 수 밖에 없다.

TV나 영화산업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일방적인 콘텐츠를 전달하고, 여기에 광고주들에게 돈을 받거나 또는 강력한 영화의 배급력을 활용한 일부의 영화들만 간택될 수 있었던 상황을 아이패드가 일거에 무너뜨리고 있다.  구독에 대한 모델, 생중계 콘텐츠나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PPP(Pay per Play) 모델, 기존의 광고모델, 여기에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확장 모델까지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은 너무나 다양하다.  이미 아이패드 용으로 출시된 ABC 등의 방송 앱이나 넷플릭스와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앱은 정말 대단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미 음악 부분에 있어서 세계 최대의 컨텐츠 유통 시장을 가지고 있는 애플의 입장에서는 아이패드 출시와 함께, 게임과 영화, 잡지와 출판, 방송과 신문에 이르는 콘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마켓 플레이스가 되는 동시에 이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구세주와도 같은 대접을 받게 되었으니 이거야 말로 "꿩먹고 알먹고"가 아니겠는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구도를 환경의 형태로 디자인한 것이 바로 키 포인트이다.

아이패드를 통해 전통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과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이제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이들은 하나의 단일 유통채널만 생각하면 되고, 다양한 방식의 협업과 이익분배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컨텐츠 매시업(Contents Mashup)이라는 단어가 유행을 하고, 이런 모델을 활용한 정말 재미있는 앱들이나 컨텐츠 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더구나 시장은 한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이다.  이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가?


만질 수 있는 콘텐츠의 시대를 열다.

아이패드는 과거의 컴퓨팅 환경과는 완전히 다른 진화된 환경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상호작용을 웹 사이트를 비롯한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다.  물론 이를 가능하게 만든 터치스크린(touchscreen)이라는 기술이 새로운 기술이라고 할 수는 없고, 이미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 폰 환경에서 익숙하게 이용하던 것이지만 아이패드가 가지고 있는 크기, 속도와 단순성은 기존의 콘텐츠를 브라우징하고 조작하던 방식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의 컴퓨터 모니터나 TV 등을 통해서 공급되던 콘텐츠는 어찌 보면 콘텐츠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만진다는 느낌보다는 일방적으로 정보를 흡수하고 받아들이는 용도로 이용되었다.  특히 TV 의 경우에는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관계로 이를 만지고 내가 직접 조작한다는 경험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에 비해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 폰은 앱을 동작시켜서 다양한 조작과 만지는 동작을 통해 새로운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지만, 스크린의 크기 때문에 콘텐츠 소비와는 거리가 먼 영역에 있었다.  아이패드는 이런 두 가지 다른 경험을 하나의 경험으로 엮어서, "완전히 새로운 만질 수 있고, 조작할 수 있는 쌍방향 콘텐츠의 시대"를 열고 있으며, 이것이 앞으로의 혁신의 가장 커다란 환경변화가 될 것이다.

만약 아이패드가 일으킨 태블릿 혁명은 만질 수 있는 쌍방향 콘텐츠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생태계 구성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쌍방향 콘텐츠 인프라 및 새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보다 다양한 비즈니스 매출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훨씬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으로 개인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확실한 것은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의 보급이 사람들로 하여금 훨씬 많은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드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서비스 매시업은 새로운 기획제작기업 생태계를 구성하면서, 글로벌 시장이 우리의 직접 공략대상이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가능성이 많다. 애플은 회사의 가치 측면에서 2010년 5월 27일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었다. 그만큼 최근 애플의 행보는 거칠 것이 없었고, 지속적인 혁신으로 세상을 계속해서 놀라게 하고 있다. 그러나, 삼국지는 이제 시작이다. 정상의 위치는 올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힘든 법이다. 절치부심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터넷의 힘을 바탕으로 무섭게 쫓아오고 있는 구글, 그리고 혁신적인 CEO의 일사분란한 지휘 하에 여러 영역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아마존과 소셜 웹 시대의 인프라를 제공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같은 회사들이 언제 애플의 아성을 위협하게 될지 모른다. 더구나 애플은 스티브 잡스 이외의 인물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 어떻게 변하게 될 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까지 이루어낸 혁신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만큼 세상의 진보를 이루어 냈기에 ...


P.S. 이 시리즈는 이미 완결되어 출간이 되었으며, 전체 내용을 일괄적으로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광고된 도서를 구입하시면 보다 충실하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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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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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패드의 발표와 그에 대한 아마존의 대응으로 전자책 관련 시장이 연초부터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트위터 세상에서도 그와 관련한 많은 트윗들이 있었구요.  

기술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디자인의 측면에서는 사용자 경험적인 측면에서 이런 기술들을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더 많은 가치를 느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은 CES 2010 에서 Kurzweil 이라는 회사가 소개한 전자책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소개할까 합니다.  우리나라의 전자책 관련 사업을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업체포함)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Kurzweil 은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전자책 리더를 따로 준비해서 내놓기 보다는 플랫폼을 준비해서 들고 나왔습니다.  이름은 Blio 라고 하는데, 이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홈페이지를 들러보시면 됩니다.




이 플랫폼은 어떻게 하면 출판 미디어를 잘 정리하고, 이를 사용자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으며, 선택한 미디어나 지식(책)을 적당한 전자책 리더로 전송하고, 이에 대한 지불과 평가까지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서비스 디자인을 하고, 여기에 맞춰서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책이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경험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책을 변환하거나 또는 새로운 업데이트 저작을 함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쉽게 이미지를 배치하고, 레이아웃을 최적화하며, 폰트와 컬러 색상등을 비디오 및 웹의 링크와 연동을 시키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전자책 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한 듯 합니다.  

Blio 플랫폼에는 책을 읽어주는 것과 관련한 오디오 북 지원도 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기술이 미진하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Baker & Taylor 라는 서점 유통 네트워크와 연계를 하고 있는데, 120만 권 정도의 컨텐츠를 확보하고, 개인별로 가상의 도서관을 이용하되 다른 사람들과의 연계 및 전자책 기기간의 공유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현재 아이폰을 포함해서 다양한 넷북들까지 지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결국 아이패드에도 올라갈 수 있으며, 향후 출시될 구글 태블릿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선한 시도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인상적인 기술개발을 한 회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정말 많이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Reader 는 공짜로 뿌리고, 출판사들과의 연계를 강화하면서 B2B 비즈니스를 통한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환경디자인(Enviroment Design)을 통한 생태계 조성모델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들의 모델이 성공할지 주목하고 싶습니다.

eInk, 태블릿, 그리고 전자책과 킨들과 같은 하드웨어와 출판사 및 유통업체들 사이의 정치싸움만 탓하지 말고 이렇게 큰 틀에서 서비스 디자인을 하고, 이를 실제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획과 디자인 능력이 가장 필요한 것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유튜브에 공개된 Gizmodo 와의 데모 동영상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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