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의 딜레마'에 해당하는 글 2건


올해 봄에 국내에서도 '혁신가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 와 파괴적 혁신과 관련한 글들로 유명한 클레이 크리스텐센(Clay Christensen) 하버드 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마지막 시간 강의를 하면서 그와 관련하여 발표한 글이 마음에 와 닿아서 많은 분들께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은 참고자료에 링크한 곳에서 원문을 읽을 수 있다.


앤디 그로브의 전화

클레이 크리스텐센 교수가 '혁신가의 딜레마' 책을 출간하기 전에 인텔의 회장이었던 앤디 그로브에게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크리스텐센 교수의 초기 논문 중의 하나를 읽고, 파괴적 혁신기술에 대하여 인텔에서 직접 이야기를 해주고, 인텔에 적용할 수 있느냐고 부탁을 하였다.   이 부탁을 받고 크리스텐센 교수는 흥분한 상태에서 실리콘 밸리에 가서 앤디 그로브를 만났는데, 앤디 그로브는 크리스텐센 교수에게 10분의 시간만 주고, 인텔에게 파괴적 혁신 모델에 대해 말해보라고 했다.  이에 크리스텐센 교수는 적어도 30분은 주어야 자신의 모델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을 하고, 모델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였다.  그러자, 10분이 지나 앤디 그로브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교수님, 저는 당신의 모델이 뭔지 알았습니다.  그것이 인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려주세요

크리스텐센 교수는 파괴적 혁신 프로세스에 대해 10분은 더 말해야 한다고 고집하며, 완전히 다른 산업이 철강산업의 예를 들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앤디 그로브와 경영진들이 어떻게 파괴적 혁신이 동작하는지 이해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 설명이 끝나자 앤디 그로브는 "이제 알았습니다.  그 모델이 인텔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 라고 말을 하고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인텔은 셀러론 프로세서를 내놓으며 혁신을 시작하였다.

이 사건이 있은 이후에 크리스텐센 교수는 많은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당시 앤디 그로브에게 마이크로프로세서 비즈니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면 아마도 아무것도 받아 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당시 그에게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 되려 그 자신이 문제를 풀어가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 분명했고, 이런 경험은 크리스텐센 교수가 이후에도 여러 산업의 사람들을 만나 자문을 할 때에도 직접적인 답변보다는 그들이 전체적인 모델을 이해하게 하고, 프로세스를 알게 되면 자신들이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크리스텐센의 마지막 질문 3가지

크리스텐센 교수는 2010년 마지막 시간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학생들에게 3가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첫 번째는 "나 자신이 내 커리어를 통해 행복할 수 있을지 어떻게 확신하는가?" 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나의 배우자와 가족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행복을 지켜가는 원천이 되도록 확신하는가?", 그리고 마지막 질문이 "어떻게 감옥에 가지 않으리라고 확신하는가?" 였다. 마지막 질문은 다소 가볍게 느껴지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질문이었다고 한다.  수업에 들어온 32명의 학생들 중에서 2명의 학생들은 이미 감옥에 간 경험이 있었는데, 엔론의 부정회계 사건 등이 이유였다고 한다.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살아가면서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가 되었던 것이다.

이에 대한 답변을 학생들이 토론하는 동안, 크리스텐센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러면서, 개개인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참고가 되도록 하였다.  그가 앤디 그로브 앞에서 인텔의 앞날에 대해 설명하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첫번쨰 질문에 대한 가장 중요한 영감을 주는 이론은 프레데릭 허츠버그(Frederick Herzberg)에게서 배울 수 있다.  그는 돈이 우리의 삶의 강력한 동기부여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면서, 그 보다는 배울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성숙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헌을 하는 것, 자신의 성취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 등이 훨씬 중요하다고 하였다.  크리스텐센 교수는 학생들에게 교수가 되기 전에 운영했던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 하면서 경영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였다.  그의 회사의 관리자 중에 한 여성 중간관리자에게 중요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물론 봉급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그가 집에 돌아갈 때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나쁜 날 그들의 자녀들과의 상황을 그려보고, 뭔가 성취를 이루고 인정받은 뒤에 기분 좋게 집에 돌아가서 그의 가족들과 만나면서 느끼게 될 행복감을 그려보면서, 그녀가 배우자이자 부모로서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하여, 그리고 어떤 관리와 경영이 소중한 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경영이란 그런 것이다.  가능한 많은 방법을 동원하여 사람들이 보다 쉽게 배우고, 성장하며, 책임감을 느끼게 하고, 자신들의 성취를 인지하며, 팀의 성공을 위해 공헌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많은 MBA 학생들이 비즈니스란 무엇인가를 사고, 팔고, 투자를 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불행한 것이다.  어떤 딜을 한다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구축하면서 얻을 수 있는 깊이있는 보상에 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크리스텐센 교수는 학생들이 행복의 본질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고민하기를 바랬다.


당신의 인생의 전략을 만들어라 (Create a Strategy for Your Life)

크리스텐센 교수는 두번째 질문은 전략을 어떻게 정의하고 구현하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한다. 기업의 경우 회사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전략은 단기적인 투자를 통해 얼마나 가시적이고, 확실한 성과를 내는가에 달린 경우가 많지만, 장기간의 전략에도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1979년 이후 졸업생들의 인생을 보면 날이 갈수록 그들의 삶이 불행하고, 이혼을 당하거나, 아이들과 남남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놀랍게도 일이 우선이 되고, 돈 버는 것을 앞세우다가 실제로 이런 상황에 몰리는 이런 전략을 그대로 끌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이들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목적을 앞에 두기보다는 자신의 시간과 재능, 그리고 에너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서만 중시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전세계에서 900명의 학생들을 매년 뽑고 있는데, 놀랍게도 대부분 자신들의 삶의 목적에 대해서는 그다지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그가 이런 질문을 마지막 수업시간에 던지는 것이다.  만약 시간과 에너지가 더 있을 때 이를 고민하겠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에게는 희망이 없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삶이 더욱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여유는 더 없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크리스텐센 교수의 경우 인생의 목적은 명확하다. 그렇지만, 이를 위해서 꽤나 많은 시간을 고민하였고, 이해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하버드 대학에 교수가 되면서 그는 정말 힘든 일정을 보내고 있으나, 안식년에는 옥스포드에서 일하고, 매일 밤 한 시간의 독서와 성찰, 그리고 신에게 자신을 지구에 내려보낸 이유를 묻는 시간을 빠짐없이 쓰고 있다. 그 한 시간을 최신의 기술과 분석과 관련한 일에 사용하였다면, 그는 자신의 인생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학생들에게 가능한 시간을 들여 인생의 목적을 더욱 고민하라고 권장하는 것이다.  좋은 직업을 고르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주객이 전도되지 말라는 것이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시간, 에너지, 그리고 재능이라는 자원들을 자신의 인생전략에 맞추어 배분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다.  비즈니스라는 것은 어찌보면 이들 자원을 빼앗아 가려고 덤벼드는 상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배우자와의 관계, 아이들을 키우고, 지역사회에 공헌을 하고, 나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등의 목표에 맞추어 모든 것을 배분한다. 기업에서도 비슷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과 에너지, 재능과 자산을 가지고 여러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그것이 근본적인 질문일 따름이다.

어떻게 자원을 배분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인생은 의도와 매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예상한데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자원을 잘못 투자한 경우에는 결과가 나쁠 수 밖에 없다.  어떤 사람들은 성취에 대한 매우 높은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졸업생들은 상당 수가 그렇다.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약간의 시간과 에너지가 생기면 무의식적으로 더욱 나은 즉각적인 성취를 하기 위한 활동에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커리어라는 것이 인생에 있어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무엇보다 구체적이고 견고한 증거가 되기 때문에 여기에 집착한다. 제품을 디자인하고,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고, 성공적인 영업을 하고, 강의를 마치고, 논문을 내고, 봉급을 받고, 진급을 하는 이런 것들에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남는 에너지를 자신의 배우자나 아이들과의 관계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즉각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20년이 지나서 이런 투자를 소홀히 한 사람에게 인생은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가?  남들보다 앞서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가족을 포함한 사회적 관계 등에 대해서는 과소투자를 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는 과다투자를 한다. 인생을 경영한다는 입장에서 볼 때 가족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지속적인 행복의 원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문화를 창조하라 (Create a Culture)

크리스텐센 교수의 강의 중에서 "협조의 도구(Tools of Cooperation)"라는 중요한 모델이 있다고 한다. 이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비전이 있는 관리자가 있더라도 직원들을 설득해서 변화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해서 보다 명확하게 미래를 보여주고, 이들이 회사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협조를 도와주는 방법이다. 

이 모델은 2차원으로 구성된 배열로, 조직의 멤버들이 기업에 참여하여 자신들이 얻기를 원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는 정도와 어떤 행동이 만들게 될 결과에 대해 동의하는 정도를 2개의 축으로 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양쪽 모두에 동의의 정도가 낮다면, 화를 내거나, 위협이나 징벌과 같은 파워툴(power tools)을 이용해서 협조를 담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회사를 설립한 사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어떤 일들을 반드시 해야 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일단 결정을 하고, 직원들이 같이 일을 하면서 이런 과정을 반복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교감(consensus)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한다. MIT의 에드가 세인(Edgar Schein) 교수는 이런 프로세스를 문화라는 것이 구축되는 기전으로 설명한다. 결국 사람들은 성공을 만들어내는 방법에 대해서 아예 고민하지 않는 단계에 들어가게 되는데, 관행과 본능에 따라 여러 프로시저를 따른다. 문화라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그룹의 멤버들이 반복되는 문제에 대하여 증명된, 받아들이는 대응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문화라는 것보다 강력한 경영의 도구도 별로 없다.

이를 가정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부모들이 가장 쉽게 선택하게 되는 협조의 도구는 파워툴일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10대가 되면 이 도구가 먹히지 않는다. 그 때가 되어서 부모들이 가정의 문화를 만드는데 소홀히 했던 것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부터 서로가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경하고, 부모의 말을 따르고, 올바른 일을 하는 문화가 성립되어 있었다면 어땠을까?  회사에만 문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정에도 필요한 것이다.  문화는 의도적인 구축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며, 여러가지 예기치 않았던 사건들에 의해 진화를 한다.  아이들이 강한 자존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고 싶다면, 가족의 문화에 이런 내용을 심어야 한다.  아이들이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배우는 과정을 통해 자존감을 익히게 된다.


겸손하고, 누구에게나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라

아마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들어올 정도의 인재라면, 입학하기 전에는 수많은 똑똑한 사람들과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배우고 왔을 것이다.  부모님을 시작으로,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직장상사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게 되면,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의 대다수가 본인보다 못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이 때 자신의 태도가 본인보다 똑똑한 사람들에게서만 배운다고 생각한다면 배움의 기회는 매우 제한된다. 되려, 겸손한 태도를 가지고 모든 사람들에게서 배우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면, 배움의 기회는 무제한으로 확대된다.  오만하고,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매너를 가진 사람들은 되려 자존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과 다름이 없다. 


클레이 크리스텐센 교수는 지난 해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임파종으로 진단을 받고 투병 중에 있다.  올해에는 경미한 뇌경색 증세도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더욱 인생에 대해 이렇게 절절한 글을 남기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대단한 업적을 남기고 유명해졌어도, 결국 인생에 있어 행복을 느끼고, 마지막을 준비한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에는 주변과 자신을 아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훨씬 소중했다는 교훈을 바탕으로 2010년의 마지막 수업에서 개개인의 성취도 중요하지만, 도와주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에 대하여 고민을 하라는 글을 이렇게 자신의 경영학과 관련한 지식과 영감을 바탕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권유하는 말은 아래와 같다.

당신의 인생을 판단할 평가지표에 대해서 생각해보라. 그리고, 매일매일의 삶에서 그 해법을 찾고 수행하라. 그러면, 인생의 마지막에 당신의 인생은 성공한 것으로 판정될 것이다.

Think about the metric by which your life will be judged, and make a resolution to live every day so that in the end, your life will be judged a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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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트랙백이 하나이고 ,

지난 8월 월스트리트저널의 온라인 판에는 앨런 머레이(Alan Murray)의 자소 자극적인 제목의 글이 소개되었다.  제목은 "경영의 종말 (The End of Management)"로 다소 과장된 제목이지만 충분히 음미할만한 내용들이라 이 블로그를 통해 일부 내용과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 포스팅하고자 한다.  원문을 읽고싶은 독자들은 포스트 말미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20세기 최고의 혁신, 경영

비즈니스 구루로 불리웠던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경영을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혁신"이라고 칭하였다.  기업이 거대화하면서 이런 커다란 조직을 움직이는 기술은 GM(General Motors)의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과 같은 파이오니어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잘 정리되고 세련되게 학문화가 이루어지면서 실제로 오늘날 거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20세기 최고의 혁신 산물이 21세기에도 지속적으로 번성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 

1776년 아담 스미스(Adam Smith)가 유명한 국부론을 쓸 당시의 세상은 비교적 단순하였다.  개인들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계약을 하였고, 이것만으로 경제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후 산업혁명이 자리를 잡으면서 세상은 훨씬 복잡해졌다.  사람들을 조직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분배하면서 이들의 협업을 통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한 종류의 일을 수행할 수 있어야 했고, 효과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는 회사의 등장은 어찌보면 필연이었다.  그 이후 100년 동안은 헨리 포드(Henry Ford)나 해롤드 게닌(Harold Geneen) 등과 같은 위대한 회사의 경영자들이 등장하면서 대량생산을 통한 상품들과 서비스들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와 함께, 이런 회사들을 위해 일하는 중산층들의 탄생을 유도하면서 여전히 회사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였다.


변화의 속도, 그리고 파괴적 혁신이 지배하는 시대

그러나, 최근 더 이상 최고의 경영과 관련한 스토리들은 회사의 것이 아니라, 회사를 넘어서는 승리와 관련한 것들이 많다.  군대와도 같은 회사의 문화를 공격하고, 잘 조직화된 계층적 구조를 건너뀌며, 구조를 파괴하거나 혁명적인 전술을 활용하는 등의 관리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영웅담처럼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경향이 가속화되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커다란 회사들은 이미 관료적으로 변해버렸고, 이런 회사들의 관리자들은 이미 관료화가 진행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근본적인 성향은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는 것이고, 필연적으로 변화에 저항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대부분의 이야기는 급속한 글로벌화와 혁신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를 조세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와 같은 경제학자는 "창조적인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힘이라고 불렀고, 수십 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킨 전통적인 기업들이 무너지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이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기업들이 순식간에 세계를 좌우하는 자리에 오르는 등 과거에는 있을 수 없는 흥망성쇠가 진행되고 있다.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빠라져서 라디오가 38년, TV가 13년이 걸린 5천만 시청자를 확보하는 기간이 인터넷은 단 4년이 걸렸고, 아이팟은 3년, 페이스북은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잘 경영이 되던 회사들조차 파괴적인 소용돌이를 잘 헤쳐나오지 못하고, 회사의 관성을 벗어나지 못해서 무너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는 학자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센(Clayton Christensen)은 자신의 저서인 "혁신가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에서 시장을 리딩하는 회사일수록 게임을 바꾸는 변화를 끌어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실제로 컴퓨터 산업(메인프레임에서 PC로), 통신회사(유선에서 무선으로), 사진(필름에서 디지털로) 등의 변화와 기존 리더들의 몰락은 기존의 회사들이 경영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과거에는 좋은 경영이라고 했던 방법론을 따랐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들은 고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시장의 트렌드를 열심히 공부했으며, 자본을 가장 커다란 이익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이는 혁신과제에 투입을 하였지만 새로운 고객들과 시장을 통해 커지는 가장 파괴적인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외면하였던 것이 패착으로 작용하였다.  관리중심의 회사경영체제의 약점은 이러한 변화의 환경에서 속수무책으로 드러나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로널드 코즈(Ronald Coase)는 1937년 "조직의 속성(The Nature of the Firm)"이라는 책을 통해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를 트랜잭션 비용 때문이라고 하였다.  특정한 일을 진행시키기 위해 적당한 사람을 찾고, 이들이 원하는 시간에 주어진 일을 수행하도록 하는 작업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또한 공급단가의 문제, 협상을 위한 비용, 기업의 비밀 등을 고려할 때 내부에서 처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회사가 노동력과 자본을 할당하는 능력이 개방된 시장에게 맡기는 것에 비해 떨어지지만, 이런 비효율은 앞서 언급한 트랜잭션 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충분히 메꿀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인터넷은 이런 전통적인 믿음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기 시작했다.  전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기술과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같이 일을 한다면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복잡한 일들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실제로 위키피디아나 리눅스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거대한 회사가 강력한 경영과 관리를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통해 충분히 복잡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게 된 것이다.


디지털 유토피안들의 등장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돈 탭스코트(Don Tapscott)나 앤서니 윌리암스(Williams)는 위키노믹스라는 베스트셀러를 통해 집단협업을 통한 새로운 경제조직의 탄생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들은 회사의 계층적 구조가 결국에는 없어지고 각각의 개인들이 서로 협업을 통해 회사들의 지위를 대체하는 상황을 예측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멋지기는 하지만, 다소 유토피아적인 시각으로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확실히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고, 트랜잭션 비용은 줄고 있으며, 그 결과로 커다란 회사를 운영하고 관리하던 경영의 법칙은 크게 손을 봐야한다는 것은 분명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회사라는 조직이 와해되고 사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새로운 경제적인 조직을 구성하고, 이를 관리하는 새로운 경영과학을 통해 21세기의 새로운 변화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유명한 전략 컨설턴트인 게리 해멀(Gary Hamel)은 이렇게 경영학을 새롭게 쇄신하는 부분에 있어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새로운 온라인 관리 실험실을 만들고, 현대적인 경영학의 문제를 많은 사람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과연 현재의 회사체계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수십 년을 바라본다면 이 질문에 답변하기가 쉽지 않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확실한 것은 새로운 모델은 훨씬 자율적인 시장의 형태를 닮을 것이라는 정도이다.  과거의 회사들처럼 지나친 관리에 발목을 잡히기 보다는, 유연하면서도 창의적이고, 시장의 발전과 변화에 민감한 형태로 여러 자원들과 기회를 분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커다란 기업들이 혁신가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커다란 자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회사의 재무회계 전문가처럼 행동하기 보다는 벤처 캐피탈리스트처럼 행동해야 한다.  훨씬 모험을 다양하게 많이 하고, 손실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개개인의 창발성을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조직과 협업모델

새로운 시대의 조직의 가장 커다란 숙제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영감을 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복잡한 조직의 구조에서는 각각의 구성원들은 부속품처럼 느낄 뿐이다.  새로운 경영모델에서는 각각의 구성원들이 창의성과 혁신적인 정신을 훨씬 쉽게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가능한 자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전통적인 관료적 조직은 거의 동등한 수준의 다양한 팀들의 네트워크 구조로 바꿀 필요가 있으며, 이들 각각이 마치 동등한 파트너들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보의 수집 역시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일 필요가 있다.  P&G 신화의 일등공신인 A.G 래플리(Lafley)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아웃소싱하는 C&D(Connect and Development)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미래의 경영전략에서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상시적인 크라우드 소싱이 이루어지고, 변화와 혁신, 그리고 적응의 사이클이 언제나 자연스럽게 적용될 수 있는 체계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세기에 잘 나가던 기업들이 21세기형 조직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혁신가의 딜레마는 기술 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적용된다.  과거의 경영원칙에 대한 파괴적인 혁신을 할 수 없는 조직의 경쟁력은 급속도로 감퇴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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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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