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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닉스와 UC 버클리, 그리고 MIT에서 일을 했던 리처드 스톨만, 그리고 리눅스로 이어지는 역사에 공통적으로 연상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해커(Hacker)이다. 페이스북이 기업공개를 하면서, CEO인 마크 주커버그가 주주들에게 남겼던 편지에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 되었던 것이 또 "해커정신(Hacker Way)"이다. 

마크 주커버그가 언급한 해커정신은 백마디 말과 계획을 세우기보다 바로 실행해보고 혁신을 하는 문화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빨리 실패하고 거기에서 교훈을 얻어서 더 나은 서비스와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그가 남긴 편지의 내용을 일부 인용한다.


페이스북은 원래 기업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세상을 더 열린 공간과 서로 연결된 곳으로 만드는 사회적 임무를 성취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사람은 관계를 통해 새로운 생각을 나누고, 세상을 이해하며, 궁극적이고 장기적인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해커문화와 해커정신은 어떻게 탄생한 것인가? 그리고, 인터넷의 시작은 이러한 해커문화와 무슨 관련성이 있는 것일까?



해커문화의 탄생과 해커정신

해커라는 용어는 앞서 언급한 바 있는 스튜어트 브랜드가 롤링스톤에 기고한 "스페이스워(Spacewar)" 기고문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스튜어트 브랜드는 매사에 세밀하게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사람이 ‘플래너(Planner)’라면 이와 반대로 즐거움에 이끌려 임의적으로 새로운 혁신을 하거나 발명하는 사람을 ‘해커(Hacker)’라 불렀다.


제록스 파크 연구소의 해커들은 PDP-7 컴퓨터를 이용해서 우주전쟁을 테마로 한 텍스트 게임인 스페이스워 게임을 개발하고 즐기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네트워크가 필요했고, 이때 이용했던 네트워크가 오늘날 인터넷의 효시인 아르파넷(ARPANET)이 되었다. 이와 같이 컴퓨터는 대항문화와 연관이 되었고, 컴퓨터 게임과 해커들의 문화,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데 필요한 초기 인터넷까지 제록스 파크 연구소에서 실연이 되었는데, 이는 오늘날의 웹 문화와 별로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스튜어트 브랜드의 스페이스워 기고문에 등장하는 파크 연구원 중에는 최초로 태블릿 컴퓨터를 구상했던 앨런 케이(Alan Kay)도 등장한다. 앨런 케이는 스튜어트 브랜드와 엥겔바트의 데모에서 컴퓨터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이전까지 컴퓨터를 계산과 시뮬레이션 등의 용도로 생각했다가 이 때부터 개인용 컴퓨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앨런 케이가 구상한 개인용 컴퓨터는 제록스 알토(Xerox Alto)로 현실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스티브 잡스도 제록스 알토에서 영감을 얻어 매킨토시를 개발하였다. 앨런 케이는 개인용 컴퓨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컴퓨터를 미디어로 소비기기로 취급한 최초의 태블릿 PC인 다이나북(Dynabook)도 구상했다. 다이나북은 태블릿의 형태이면서, 터치패널 입력도 구현하였는데, 이것이 1968년의 일이니 무려 40년의 시간이 지난 뒤에 아이패드라는 태블릿으로 꽃을 피우게 된다.



냉전의 산물에서 인터넷의 효시가 된 아르파넷

제록스 파크에서 스페이스워를 즐겼던 해커들이 이용한 아르파넷은 오늘날 인터넷의 전신이 된 컴퓨터 네트워크이다. 아르파라는 이름은 미국의 고등연구계획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의 약자에서 따온 것으로 1969년에 개발되었다. DARPA는 미국이 1957년 소련(구 러시아)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자, 그 다음 해인 1958년 첨단기술 연구를 위해 설립한 곳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활약했던 군과 대학을 포함한 민간연구기관의 협력체제를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미국 전역의 유수의 연구기관들의 연구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교환하는 인프라의 중요성이 대두되었고, 동시에 냉전 당시에 가장 위협적인 시나리오였던 핵 공격이 있을 경우에 통신기능이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 기술이 필요하였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화망과 같이 각각의 지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형태보다는 효율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우회를 통해서 연결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분산형 네트워크 구조가 필요하였다. 그리고, 네트워크의 가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잘게 잘라서 복수의 경로를 통해서 보내더라도 수신 측에서 이를 재구성이 가능하도록 패킷(packet)을 활용하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네트워크 일부가 파손되어도 쉽게 복구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간의 통신 규칙인 프로토콜을 정해서, 프로토콜만 준수하면 손쉽게 새로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르파넷은 미국 고등연구계획국이 연구비를 투자한 여러 연구기관을 연결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최초의 노드간의 상호연결은 1969년 10월 29일 UCLA와 SRI(Stanford Research Institute) 연구소간에 연결되었다. 그래서, 10월 29일을 인터넷의 탄생일로 간주하기도 한다.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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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8일 페이스북이 기업공개를 하면서 페이스북. 비록 IPO 이후에 주가가 급락을 하면서 거품논란을 일으키기도 하였지만, 페이스북이 당분간 ICT 업계를 리딩하는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현재 ICT 산업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회사는 MS와 애플, 구글, 아마존 그리고 제조부분에서는 삼성전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 듯하다. 이들은 모두 각각 다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사회문화의 측면에서의 영향력까지 감안한다면 개방과 참여의 문화를 널리 확산시킨 구글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그렇지만, 페이스북은 사람들을 연결하면서 구글과는 또 다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에게 구글과는 다른 리딩 기업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페이스북은 미래의 미디어와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진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렇게 사람들이 연결된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돈을 벌고 경쟁이나 유도하며 상업화된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인지는 앞으로 페이스북이 내놓을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들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페이스북이 단순히 비즈니스 플랫폼이 아니라 이미 사회적 플랫폼이라는 의미이다. 물론 IPO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주주들의 눈치와 월스트릿의 압박에 시달리겠지만, 그들의 압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페이스북의 모습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정신을 "해커웨이(Hacker Way)"라고 밝혔다. 해커웨이는 백마디 말과 계획을 세우기보다 바로 실행해보고 혁신을 하는 문화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빨리 실패하고 거기에서 교훈을 얻어서 더 나은 서비스와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는 불충분하다.


그는 IPO와 함께 투자자들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하기도 하였다. 


페이스북은 원래 기업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세상을 더 열린 공간과 서로 연결된 곳으로 만드는 사회적 임무를 성취하기 위해 구축됐다. 사람은 관계를 통해 새로운 생각을 나누고, 세상을 이해하며, 궁극적이고 장기적인 행복을 추구한다


여기에 또다른 그의 진정성이 있다고 믿고 싶다. 단순히 고객의 경험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 지역사회와 전 세계의 사람들이 연결되어서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구글은 기술을 이용해서 나름의 역할을 하였다. 전 세계의 정보를 복사하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였고,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상상력과 뛰어난 기술자들이 창조한 알고리즘과 운영체제 등을 이용해서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세상을 개발자와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것이 구글이 소셜의 세계에서 생각보다 잘하고 있지 못한 이유이다. 그들의 DNA는 엔지니어 DNA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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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다르다. 그들의 인프라 플랫폼은 역시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을 활용해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들의 가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이런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훨씬 사회와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글과 같은 기술회사로서의 위상보다는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인문학과 사회학, 그리고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리딩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런 사명을 인식하고 사람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회를 쉽게 찾아내고, 서로가 연결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을 쉽게 나누면서 인류가 가진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면 그들이 과대평가되었다는 항간의 이야기는 그 힘을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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