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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애플의 대성공은 길게 보면, 초창기 PC 시장을 주도하면서 전세계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애플 II의 역할이 지대합니다.  애플 II의 성공에는 물론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액이라는 천재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실제로 PC라는 것의 대성공을 이끈 숨은 장본인으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댄 브리클린(Dan Bricklin)입니다.

댄 브리클린과 밥 프랭크스톤(Bob Frankston)이 공동 개발한 비지캘크(VisiCalc)는 컴퓨터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기념비적인 소프트웨어 입니다.  이 소프트웨어 하나로 애플 II는 단순한 가정용 컴퓨터 기기를 너머서 기업에서도 꼭 필요한 컴퓨터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하버드 대학 교수의 실수를 보고 시작된 아이디어

1978년 하버드 MBA 과정에 있던 댄 브리클린은 전통적인 종이 스프레드 쉬트를 이용하여 교수가 강의를 할 때, 교수가 하나의 셀에서 실수를 한 것을 발견했는데 이를 고치기 위해서 모든 셀의 값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서 이를 컴퓨터를 이용한다면 훨씬 생산적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뭐든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실행력이 있어야 하는 법 ...  브리클린은 베테랑 프로그래머인 밥 프랭스턴을 고용합니다.  당시 컴퓨터가 없었던 주변에서 PC를 수소문하는데, 간신히 구할 수 있었던 컴퓨터가 바로 애플 II 였습니다.  애플 II에는 당시 정수베이직(Integer Basic)이 구현되어 있었는데, 밥 프랭스턴은 이 언어를 이용해서 데모 프로그램을 구현합니다.

브리클린에게 애플 II를 빌려준 사람은 Personal Software사의 댄 필스트라(Dan Fylstra) 였습니다.  그 역시 애플 II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그 컴퓨터가 좋아서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에게 자사의 체스 프로그램을 애플 II 용으로 포팅하겠다고 하고 매우 싸게 애플 II를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애플 II용으로 개발된 것에는 이렇게 대단한 행운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댄 필스트라는 브리클린과 밥 프랭스턴이 구현한 데모를 보고 즉시 제품개발 계약을 맺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회사가 바로 비지캘크를 발표한 Software Arts 입니다.


소프트웨어 역사의 한획을 긋다.

비지캘크는 소프트웨어 역사에 "최초"라는 수식어를 많이 기록한 제품입니다.  역사상 최초의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자 최초의 스프레드 쉬트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비지캘크가 정형화한 스프레드 쉬트의 형태는 현재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시 애플 II는 하드웨어 사양에 있어, 폭으로 글자를 40자(40 컬럼)만 표시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좌우폭의 한계 때문에, 비지캘크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애플에서는 이를 80컬럼으로 늘리는 주변장치 카드를 판매하였는데 이 카드의 판매량도 비지캘크로 인해 엄청나게 증가하였습니다. 

비지캘크는 1979년 11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는데, 100 달러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판매고를 올립니다.  소프트웨어의 판매가 급성장하자, 애플 II도 번들 전략을 이용해서 같이 성장하였습니다.  수십 만대의 애플 II 컴퓨터들이 단지 비지캘크를 사용하기 위해서 팔리게 됩니다. 


최초의 성공자, 그러나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하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댄 브리클린은 아담 오즈본(Adam Osborne)에게서 White Elephant 상을 수상받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비지캘크의 성공신화는  IBM PC의 등장과 함께 로터스의 1-2-3가 나오면서 저물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더해 동업자였던 Personal Software에서 1983년 법적 분쟁까지 겪으면서 로터스에게 비지캘크를 판매할 수 없게 되었으며, 결국 비지캘크라는 소프트웨어는 그 생명을 다하게 됩니다.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 특허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결국 Software Arts는 로터스에 매각이 되는 운명을 맞게 됩니다.


비지캘크는 사무혁명을 일으킨 소프트웨어이자, 기업의 OA(Office Automation)를 일으키는 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컴퓨터를 일종의 기계로 바라보던 관점을 완전히 변화시킨 것도 비지캘크의 공입니다.  애플 II는 당시 난립하고 있던 가정용 PC 시장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바라본다면, 애플도 대단히 운이 좋다고 하겠습니다.  댄 브리클린이 비지캘크를 개발할 때, 애플 II 컴퓨터가 아닌 TRS-80이나 코머도어같은 당시 애플 II와 경쟁하던 컴퓨터를 가지고 있었다면 PC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을 테니까요 ...

그럼에도 현재 이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이 지배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의 판도는 알 수 없습니다.  아무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더라도, 그리고 현재 잘 나가고 있더라도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미래를 미리 내다보고, 변화에 대한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매일같이 혁신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미래는 긴 성공을 약속하지 않는 법입니다.


참고자료:

위키피디아 - VisiCalc
The First Spreadsheet - VisiCalc - Dan Bricklin and Bob Frankston By Mary Bellis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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