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Wikipedia.org - 매킨토시 디자인팀


원래 예정대로라면, 마이클 델에 이어서 인터넷 시대로 들어가면서 마크 앤드리센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최근 받은 초창기 매킨토시 팀의 이야기를 적은 'Geeks (영어원제: Revolution in the Valley)' 라는 책을 받아보고서, 이 책의 저자인 앤디 허츠펠트(Andy Hertzfeld)와 Geeks 에 나오는 위대한 팀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은 간단하게라도 짚고 넘어가야 겠다 싶어서 1979~1985년 시기로 다시 돌아가기로 하였습니다.

매킨토시는 1984년에 출시가 됩니다.  이 컴퓨터는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모든 컴퓨터의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킨토시 이전에 나온 컴퓨터와 매킨토시 이후의 컴퓨터는 확실히 세대가 구별됩니다.  바로 GUI 와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처음 들어갔기 때문이지요 ...  이전의 컴퓨터는 누가 뭐래도 엔지니어와 과학자 중심의 디자인이었습니다.  이런 혁명적인 컴퓨터를 처음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이 Geeks 라는 책에 나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 제가 쓰고 있는 IT 삼국지와는 또 다르게 현장에 있었던 그 사람들이 모여서 그 때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기회가 있었고, 이것이 실제 책으로 나왔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앤디 허츠펠트가 매킨토시 팀의 이야기를 연재하는 folklore.org 사이트를 열었고, 이 곳에 6년간의 이야기를 계속 써 나갔는데 그 소식을 전해들은 팀 멤버들이 합류해서 내용을 고치기도 하고, 새로 추가도 하고 하면서 주인공들이 당시의 이야기를 그대로 그들의 집단지성의 힘으로 재구성 하였습니다.  인터넷과 소규모 집단지성의 힘이 주인공들을 하나로 묶어서 그들의 이야기를 써낸 것이지요 ...


앤디 허츠펠트

앤디 허츠펠트는 1953년 생으로 스티브 잡스보다는 나이가 많고, 스티브 워즈니액보다는 나이가 어립니다.  브라운 대학에서 1975년 컴퓨터 과학 학사 학위를 받고, 버클리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1978년 애플 II 를 만난 그는 애플 II에 홀딱 빠져서 무수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예제를 유명한 컴퓨터 잡지에 실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1979년 애플 컴퓨터에 입사를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애플 II의 프린터 펌웨어나 80컬럼 비디오 카드 등과 관련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았습니다.  1980년에는 자신의 고등학교 친구인 수전 케어(Susan Kare)를 초대를 해서 애플에 입사를 하게 만드는데, 그녀가 당시의 표준 매킨토시 아이콘들을 디자인하였습니다.

허츠펠트가 애플에서 일하던 당시의 직함인 "소프트웨어 마술사(Software Wizard)" 였습니다.  그만큼 그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부분에 있어서 애플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습니다.  그가 매킨토시 프로젝트에 전격 투입된 것은 1981년 2월의 일로 스티브 잡스가 그를 중용하였는데,  ROM 에 들어가는 코드를 포함하여 매킨토시 운영체제의 대부분,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 툴박스와 수많은 컴포넌트들을 디자인하고 구현하였는데, 그가 만들어낸 컴포넌트 들이 오늘날 GUI 컴포넌트의 상당수 원형을 제공했다고 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였습니다.

1984년 애플을 그만두고 나와서 레이디어스(Radius),  제너럴 매직(General Magic), 이젤(Eazel)이라는 혁신적인 회사 세곳을 공동 창업하였습니다.  이젤에 있을 당시 그는 리눅스의 GNOME 데스크탑에서 동작하는 노틸러스 파일 매니저를 공동개발하였고,  2002년에는 Mitch Kapor 와 함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진흥하고 OSAF(Open Source Applications Foundations)에 참여를 하면서 오픈소스 운동에 선봉에 섭니다.  2005년에는 구글에 입사하여 현재는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말단 엔지니어로 여전히 코딩을 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인생이 정말 행복하고, 아직도 그가 하고 있는 일을 즐기고 있다고 하니 정말로 존경스럽습니다.


PC 혁신을 일으킨 매킨토시 멤버들, 그리고 그 후 ...

앤디 허츠펠트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였지만, 당시의 매킨토시 멤버들의 이야기는 정말로 흥미롭습니다.  이를 너무 깊숙히 다루면 현재의 연재의 흐름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중에서 핵심멤버 몇 명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그들이 이후 어떤 인생의 여정을 걸었는지만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많은 일을 했던 사람 중에서 하드웨어를 담당했던 버렐 스미스(Burrel Smith, 하드웨어 보드 메인 디자이너)와 발 벨러빌(Bob Belleville, 제록스 Star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과 같이 업계를 은퇴한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버드 트리블(Bud Tribble) 입니다.  원래 명문 워싱턴 대학 의학도였던 그는, 1970년대 초 샌디에고 대학에서 빌 앳킨스(Bill Atkins)와 제프 라스킨(Jeff Raskin)을 만나고, 제프의 설득으로 의대를 휴학하고 1980년 9월 매킨토시 프로그래머가 됩니다.  맥의 하드웨어를 담담했던 버렐 스미스(Burrel Smith)가 모토롤라의 6809 CPU 를 버리고 68000 CPU 를 선택하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쳤고, 매킨토시가 결국 애플의 미래로 떠오르게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1981년 12월에는 의사가 되기 위해 다시 워싱턴 대학 의과대학으로 돌아가지만, 결국 1984년 다시 애플로 돌아옵니다.  이후 매킨토시 프로젝트를 스티브 잡스와 같이 맡아서 진행하지만, 1985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떠나 넥스트를 창업할 때 스티브 잡스와 같이 공동창업자로 이름을 올렸고, 그 이후 Sun Microsystems 에서 7년, 이젤에서 1년 반을 일하고 2002년 1월 소프트웨어 기술 부사장으로 애플로 화려하게 복귀합니다.

앞서 언급한 수잔 케어는 매킨토시용 아이콘과 글꼴, 마케팅 도안까지 대부분의 디자인을 담당하였고, 시스템 전반의 외관과 개성을 불어넣는 일을 맡았습니다.  그녀 역시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떠나 넥스트에 합류한 첫 직원 열 명 중의 한 명으로 1988년 그래픽 디자이너로 독립하여 오늘날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매킨토시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스티브 잡스와의 갈등으로 중간에 떠나게 되지만, 실제 프로젝트를 처음 만들었던 제프 라스킨(Jeff Raskin)은 1978년 1월부터 애플에서 일을 시작한 오래된 직원입니다.  그가 처음으로 매킨토시 프로젝트를 1979년 초에 구상을 하고, 9월에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작은 팀을 구성하는데, 이 때의 멤버가 버렐 스미스, 버드 트리블, 조애나 호프만, 브라이언 하워드 등입니다,  1981년 1월까지 팀을 이끌지만 스티브 잡스와의 갈등으로 팀장을 그만두고 스티브 잡스에게 그 역할을 넘겼고, 1982년에는 애플을 떠납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관한 책인 "The Human Interface, 인간중심의 인터페이스 (국내번역판 제목)" 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시카고 대학교수로 재직하였는데 아쉽게도 2005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제프 라스킨의 설득으로 1978년 애플에 합류한 빌 앳킨슨(Bill Atkinson)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QuickDraw 라는 유명한 그래픽 패키지를 개발하는데, 이것이 리사와 매킨토시 UI의 기본 토대가 되었습니다.  맥 페인트라는 유명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였고, 1987년에는 후에 팀 버너스-리가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지는 하이퍼카드(HyperCard)를 개발하였습니다.  어찌보면 현재의 웹의 모습을 가장 먼저 프로토타이핑을 한 사람이 바로 빌 앳킨슨입니다.  1990년에는 앤디 허츠펠트 등과 함께 제너럴 매직을 공동창업하고,  PDA의 선조라고 말할 수 있는 Personal Intelligent Communicator 라는 제품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는 현재의 인생이 더 재미있을지도 모릅니다.  1996년 부터는 전업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Within the Stone" 이라는 아름다운 광물 사진집을 출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당시의 매킨토시를 처음 개발했던 팀의 멤버들은 어느 한 사람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고 독특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혁신의 힘이 애플을 이끌었던 것이 아닐까요?  현재의 애플의 혁신은 스티브 잡스가 독주하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만, 이들을 계승한 수많은 사람들의 힘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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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애플 III 의 실패와 함께 Lisa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제프 라스킨(Jef Raskin) 이라는 직원의 쉽고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새로운 PC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과의 품종 이름을 따서 컴퓨터 이름을 짓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매킨토시(Macintosh, 국광) 입니다.  1979년 9월 라스킨은 팀을 구성하기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모토롤라의 6809E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디자인이 진행되었으나, 이후 Lisa 팀에서 일했던 멤버들이 합류하면서 Lisa와 동일한 68000 으로 전환을 합니다.

이들의 작업은 스티브 잡스의 눈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한눈에 Lisa 보다는 매킨토시가 성공할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 1981년 매킨토시 팀에 합류하였습니다.  그러나, 초기 매킨토시 프로젝트의 리더였던 제프 라스킨은 스티브 잡스의 관리방식 및 괴팍한 성격을 견디지 못하고 팀을 떠납니다.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PC에 디자인 철학을 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파격적인 조건으로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 한명을 1983년 고용하게 되는데, 그가 바로 하르트무트 에슬링거(Hartmut Esslinger) 입니다.


스노우 화이트(Snow White) 디자인의 창시자,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엄청나게 뛰어나 보이지 않지만, 당시로서는 대단한 디자인 혁명을 일으켰던 매킨토시 SE를 디자인한 사람이 바로 하르트무트 에슬링거(Hartmut Esslinger) 입니다.  사실 오늘날의 애플의 디자이너로는 조너던 아이브(Jonathan Ive)가 더 유명합니다만, 애플 디자인의 선구자는 에슬링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슬링거는 독일 출신으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25세에 독일에서 대학공부를 마치고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차리게 되는데, 이후 이름을 frog design으로 바꿉니다.  회사를 차린 후 처음으로 한 일이 Wega라는 독일의 독특한 가전회사의 플라스틱 컬러 TV와 하이파이 오디오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고, 소니에 스카웃되어 이후 소니의 다양한 제품들을 디자인하였습니다.  Wega 역시 소니와 합병을 하게 되었는데, Sony-Wega의 음악시스템 Concept 51K는 뉴욕의 세계적인 현대미술 박물관인 MOMA (Museum of Modern Art)에 전시되기도 하였습니다.

1976년에는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디자인까지 담당하였습니다.  그는 루이비통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게 만드는데 한 몫 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던 디자이너가 당시로서는 전혀 디자인과 상관없어 보이는 컴퓨터 회사인 애플과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어찌보면 대단하다고 하겠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 프로젝트를 지휘하던 1982년 애플에도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특히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애플의 모든 제품에 적용할 단일개념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유명잡지를 통해 디자인 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백설공주의 일곱난장이들의 이름을 딴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이 대회에서 에슬링거는 당당히 우승을 하고 애플과 파격적인 조건으로 디자인 계약을 맺게 됩니다.

에슬링거와 그의 frogdesign 팀이 만들어낸 개념이 바로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된 "스노우 화이트 (Snow White) 디자인 언어"  입니다.  이 개념에 따라 1984년부터 1990년까지의 애플의 모든 제품이 이를 따르게 되었습니다.  깎아낸 모서리, 사선, 둥근 모서리 등을 현명하게 활용하되 수직선과 수평선을 이용해서 컴퓨터 케이스의 선들을 분할하여 실제보다 작아보이게 하였고, 이때 채택한 연한 베이지 색등은 이후 컴퓨터 산업전반에 걸친 컴퓨터 케이스 디자인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스노우 화이트 디자인으로 에슬링거는 수 많은 산업 디자인 상들을 휩쓸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권좌에서 밀려나자 애플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스티브 잡스를 따라 NeXT로 옮겨간 의리파이기도 하였습니다.  애플과의 인연 이후에도 그는 전세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깁니다.  루프탄자(Lufthansa)의 글로벌 디자인과 브랜드 전략, SAP의 CI 작업 및 소프트웨어 사용자 인터페이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브랜드와 인터페이스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서 나왔고 그 밖에도 지멘스, NEC, 올림푸스, HP, 모토롤라, GE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그의 디자인을 사용했습니다.

2006년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University of Applied Arts의 교수로 일하고 있는 에슬링거 ...  그의 위대한 디자인은 영원히 애플의 추종자들과 함께 남을 것입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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