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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옛날부터 장수를 하는 국가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어떤 지역이 가장 건강하게 오래사는지 아시나요? 
바로 과거 동계올림픽을 열기도 했던 나가노현입니다.   나가노현의 각종 건강관련 지표들을 보고 있으면 참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를 바탕으로 글을 한 번 써보겠습니다.

나가노현은 원래 사과의 산지로 유명한 곳으로 평균수명은 남자의 경우 일본에서 1위, 여성은 3위 입니다.  2007년 통계를 보면 나가노현의 평균 수명은 남성은 78.9세, 여성은 85.3세로 전국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습니다.  최하위는 재미있게도 역시나 사과 산지로 유명한 아오모리현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재미있는 통계가 있습니다.  나가노현은 평균입원일수가 일본에서 가장 짧습니다.  그것도 전국 평균보다 무려 25%나 짧습니다.  또한, 인구당 병원수는 43개 현 중에서 전국 20위, 병상수는 36위로 하위권이며, 의사수는 40위로 거의 꼴찌 수준입니다.  그런데, 예방활동과 홈케어를 도와주는 보건사의 수는 전국 4위로 최상위권이라고 합니다.  치료에 있어서 병원과 의사는 적지만 예방활동과 홈케어를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이지요.  이에 걸맞는 통계는 나가노현에서의 재택사망률이 15% 정도에 이를 정도로 높다는 것입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의사 수와 병원이 적다보니 집에서 간호하거나 집에서 사망하는 확률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달리 말하면 병원에 의존도가 다른 곳보다 낮은 것이지요 ...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다른 지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일본국제의료대학 교수인 무토 마사키 교수에 따르면 나가노편의 경우 다른 현에 비해 자기집을 소유한 가정의 비율이 높고, 다세대 가정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비교적 집에서 간호를 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대가족이 같이 사는 집들이 많아서 가족구성원들이 간호를 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재택사망률이 높은 것은, 병원사망률을 낮추기 때문에 의료비용도 적게 들어갑니다.  특히 사망하기 전 1개월의 병원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워낙 크기 때문에 나가노현은 의료비 지출에 있어서는 일본에서 가장 적은 곳 중의 하나입니다.  2002년 통계를 보면 노인의료비용이 가장 높은 후쿠오카현은 나가노현의 1.5배가 넘는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를 단순화하면, 인구당 병원과 의사 수가 적고 병원에 자주 안가면 오래살 수 있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 나가노현의 장수비결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혹시 우리나라에서 배워올만한 어떤 시스템적인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닐지? 

여러가지 요인들이 이유로 제시되고 있습니다만, 평균입원일수 단축을 위해서 나가노현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기관간 협업을 통한 제휴패스(임상표준지침에 따른 제휴)와 병원간 기능분화 등과 같은 시스템적인 장점과 나가노현 특유의 문화를 꼽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가노현의 노인들은 집에서 사망하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합니다.  특히나 병원에서 의료기기에 둘러싸여서 주사기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가 죽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네요 ...

이 때문에 집에 있으면서 가족에 둘러싸여 최후를 맞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러한 문화적인 경향이 있다 보니 재택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어느정도 갖추어지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집에서 죽고 싶어도 나름대로의 조건이 안되면 불가능한 선택지니까 말입니다.  보통 재택사망률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택소유율이나 이혼율 등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주택보유율이 높고, 이혼율이 낮은 지방에서 재택사망률이 높아지는데, 다시 말해 자택에서 임종을 하게 되는 조건은 자기가 보유한 주택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고 부부사이가 좋은 것(?)이라고 요약이 되네요 ...

이 밖에도 여러 요인들이 조명되고 있습니다만,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 번 포스팅에 추가적인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의학의 과학적인 요소말고도 다른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인 요소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해서 조명을 하고 싶었습니다.  의학이라는 것이 너무 과학으로만 흘러도 곤란하고, 복지적인 측면과 사회의 변화와 관련한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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