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옛날부터 장수를 하는 국가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어떤 지역이 가장 건강하게 오래사는지 아시나요? 
바로 과거 동계올림픽을 열기도 했던 나가노현입니다.   나가노현의 각종 건강관련 지표들을 보고 있으면 참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나가노현은 원래 사과의 산지로 유명한 곳으로 평균수명은 남자의 경우 일본에서 1위, 여성은 3위 입니다.  2007년 통계를 보면 나가노현의 평균 수명은 남성은 78.9세, 여성은 85.3세로 전국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습니다.  최하위는 재미있게도 역시나 사과 산지로 유명한 아오모리현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재미있는 통계가 있습니다.  나가노현은 평균입원일수가 일본에서 가장 짧습니다.  그것도 전국 평균보다 무려 25%나 짧습니다.  또한, 인구당 병원수는 43개 현 중에서 전국 20위, 병상수는 36위로 하위권이며, 의사수는 40위로 거의 꼴찌 수준입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몇 가지 이유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문화의 차이재택사망률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전 글에서 설명한 바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08/12/18 - [건강증진의학] - 일본 최고의 건강장수지인 나가노현의 비밀 (1)


일 잘하고 배우기를 좋아하는 주민성

또 하나의 이유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나가노현 주민들의 일 잘하고 배우기를 좋아하는 국민성이라고 합니다.  1996년 NHK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나가노현의 주민성은 다른 주민에 비해 학구열과 성실성, 완고함, 다른 이들을 잘 돌봐주는 성향과 상호간 의논을 많이 하고, 노력을 많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1995년 통계 자료에 의하면 나가노현의 고령자 취업률이 36.2%로 일본에서 1위라고 합니다.  물론 가장 많은 직업은 일본 최대의 사과산지의 명성에 걸맞게 농업입니다.  이 부분은 사실 나가노현의 사실만은 아니어서, 2000년도 일본 통계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취업인구와 의료비의 사이에는 반비례 관계가 확실히 성립한다고 합니다.  즉, 일을 하는 노인이 많은 현이 의료비도 적게 들어간다는 것이죠 ...  노인이 일을 적게하는 후쿠오카나 홋카이도가 의료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나가노현의 평생교육 전통도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 인구대비 최고의 복지관과 도서관 수를 가지고 있고, 가장 많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가는 곳도 나가노현이라고 합니다.  이런 특징을 최대한 활용하여, 보건예방활동에도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에게 위탁해서 주민검진을 지원하고, 건강교실을 개최하고 있는데 주민들 스스로가 많은 것을 공부하고 이를 촉진하기 위한 보건보도원이라고 부르는 교육을 받은 일반인들이 1만 4천명이나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7년 통계 기준).  특히 그 중에서도 식생활개선과 관련하여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은데, 보건소의 영양사에 의한 영양지도와 요리실습을 각 지역사회에 전수 및 전달강습을 하는 등 영양개선활동이 활발합니다.

이 활동이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이, 음식을 싱겁게 먹는 저염운동이었습니다.  1980년만 해도 나가노현의 사인 중에서 뇌경색과 뇌출혈 등의 뇌혈관 질환이 전국 2위, 심장지환과 암 발생이 전국 4위 였는데 식생활 개선 운동의 효과로 식염섭취량이 15.9그램에서 11그램으로 낮아진 이후 이 수치가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효율적인 의료기능의 분화-제휴 시스템

그 정도는 알 수 없지만, 나가노현 특유의 의료 시스템도 이러한 건강지방 건설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는 것이 평균입원일수를 단축하기 위한 제휴패스 제도입니다.  제휴패스란 임상경로(CP, Clinical Pathway)에 따라서 병원들이 협업을 하는 것으로 질환별 환자에 대한 전체적 관리시스템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구마모토시의 병원조직에서 펼치고 있는 대퇴골경부골절(고령자의 경우 골다공증이 많고, 넘어지면 대퇴골 경부가 잘 부러집니다.  그리고, 회복이 더디고 합병증으로 사망률이 높습니다)에 대한 제휴패스입니다. 시내에서 약 20개의 일반적인 병원에서는 급성기에서의 진료만 담당하고, 회복 및 재활은 만성기 병원에서 맡는 방식으로 진료네트워크를 형성하였습니다.  그 결과 제휴패스 도입 전인 대퇴골경부골절 환자의 평균입원일수는 28.5일(1999년) 이었으나, 제휴패스 도입 후 15.4일(2005년)로 엄청나게 단축되었으며, 재활병원에서의 평균입원 일 수도 2003년 90.8일에서 2004년 67일로 단축되었습니다.  이처럼 지역 전체에서 병원입원일수가 단축되고, 지역 병상이 효율적으로 이용되게 하는 동시에 적시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재활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치료효과도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나가노현의 사례는 우리에게 보여주는 시사점이 무척 많습니다.  예방부분의 중요성, 그리고 의료의 소비자라고 부르는 환자들 자신의 역할, 또한 다양한 형태의 홈케어 및 건강관리부분이 전반적인 건강사회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또한 제휴패스에서 보듯이, 전문의가 많은 급성병원에서 그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고, 비교적 만성적인 관리 및 생활습관지도가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다른 형식의 체계를 갖추도록 역할분담이 되는 경우에 의사 수나 병원 수가 적더라도 충분한 건강관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나가노현의 사례에 대한 집중연구를 통해, 전국적으로 현재의 의료법이나 의료형태를 재편하는 계획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현상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이들의 목표입니다만, 사실 우리나라 현실에 모두 접목시키기에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특히나 의사와 간호사, 일반 주민들의 상호신뢰에 바탕을 둔 협업모델이 작동을 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의료진과 일반 국민들간의 신뢰구축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나 언론들은 이러한 신뢰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기보다는 흥미위주의 기사로 신뢰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나가노현의 사례는 사실 상 인터넷이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지 않을 뿐, 웹2.0헬스2.0이 추구하는 그것과 완벽하게 닮아 있습니다.  이러한 신뢰구축과 의료소비자에게 올바른 의료정보를 전파하고, 의사와 환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의 활성화와 상호작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서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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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옛날부터 장수를 하는 국가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어떤 지역이 가장 건강하게 오래사는지 아시나요? 
바로 과거 동계올림픽을 열기도 했던 나가노현입니다.   나가노현의 각종 건강관련 지표들을 보고 있으면 참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를 바탕으로 글을 한 번 써보겠습니다.

나가노현은 원래 사과의 산지로 유명한 곳으로 평균수명은 남자의 경우 일본에서 1위, 여성은 3위 입니다.  2007년 통계를 보면 나가노현의 평균 수명은 남성은 78.9세, 여성은 85.3세로 전국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습니다.  최하위는 재미있게도 역시나 사과 산지로 유명한 아오모리현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재미있는 통계가 있습니다.  나가노현은 평균입원일수가 일본에서 가장 짧습니다.  그것도 전국 평균보다 무려 25%나 짧습니다.  또한, 인구당 병원수는 43개 현 중에서 전국 20위, 병상수는 36위로 하위권이며, 의사수는 40위로 거의 꼴찌 수준입니다.  그런데, 예방활동과 홈케어를 도와주는 보건사의 수는 전국 4위로 최상위권이라고 합니다.  치료에 있어서 병원과 의사는 적지만 예방활동과 홈케어를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이지요.  이에 걸맞는 통계는 나가노현에서의 재택사망률이 15% 정도에 이를 정도로 높다는 것입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의사 수와 병원이 적다보니 집에서 간호하거나 집에서 사망하는 확률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달리 말하면 병원에 의존도가 다른 곳보다 낮은 것이지요 ...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다른 지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일본국제의료대학 교수인 무토 마사키 교수에 따르면 나가노편의 경우 다른 현에 비해 자기집을 소유한 가정의 비율이 높고, 다세대 가정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비교적 집에서 간호를 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대가족이 같이 사는 집들이 많아서 가족구성원들이 간호를 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재택사망률이 높은 것은, 병원사망률을 낮추기 때문에 의료비용도 적게 들어갑니다.  특히 사망하기 전 1개월의 병원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워낙 크기 때문에 나가노현은 의료비 지출에 있어서는 일본에서 가장 적은 곳 중의 하나입니다.  2002년 통계를 보면 노인의료비용이 가장 높은 후쿠오카현은 나가노현의 1.5배가 넘는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를 단순화하면, 인구당 병원과 의사 수가 적고 병원에 자주 안가면 오래살 수 있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 나가노현의 장수비결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혹시 우리나라에서 배워올만한 어떤 시스템적인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닐지? 

여러가지 요인들이 이유로 제시되고 있습니다만, 평균입원일수 단축을 위해서 나가노현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기관간 협업을 통한 제휴패스(임상표준지침에 따른 제휴)와 병원간 기능분화 등과 같은 시스템적인 장점과 나가노현 특유의 문화를 꼽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가노현의 노인들은 집에서 사망하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합니다.  특히나 병원에서 의료기기에 둘러싸여서 주사기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가 죽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네요 ...

이 때문에 집에 있으면서 가족에 둘러싸여 최후를 맞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러한 문화적인 경향이 있다 보니 재택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어느정도 갖추어지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집에서 죽고 싶어도 나름대로의 조건이 안되면 불가능한 선택지니까 말입니다.  보통 재택사망률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택소유율이나 이혼율 등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주택보유율이 높고, 이혼율이 낮은 지방에서 재택사망률이 높아지는데, 다시 말해 자택에서 임종을 하게 되는 조건은 자기가 보유한 주택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고 부부사이가 좋은 것(?)이라고 요약이 되네요 ...

이 밖에도 여러 요인들이 조명되고 있습니다만,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 번 포스팅에 추가적인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의학의 과학적인 요소말고도 다른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인 요소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해서 조명을 하고 싶었습니다.  의학이라는 것이 너무 과학으로만 흘러도 곤란하고, 복지적인 측면과 사회의 변화와 관련한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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