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현재는 과거의 위세를 잃고, 오라클(Oracle)에 인수되는 신세가 되었지만, 썬 마이크로시스템스(Sun Microsystems)는 한동안 구글의 CEO로 맹활약했고, 현재도 구글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에릭 슈미트(Eric Schmidt)가 CTO로서 일했던 실리콘 밸리를 대표했던 기술기업이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의 탄생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첫 번째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인 Sun-1 은 앤디 벡톨샤임(Andy Bechtolsheim)이 스탠포드 대학의 대학원 학생이던 시절에 처음 디자인하였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3M(1 MIPS 속도, 1 MB 메모리, 1 메가픽셀 해상도) 개념을 현실화한 컴퓨터로 유닉스의 가상 메모리를 지원할 수 있는 메모리 관리유닛(MMU, Memory Management Unit)을 가진 모토롤라의 68000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 프로토타입을 바탕으로 1982년 2월 24일, 앤디와 함께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 스캇 맥닐리(Scott McNealy)가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하였다. 뒤를 이어 BSD 유닉스의 메인 개발자였던 버클리 대학의 빌 조이(Bill Joy)가 합류하면서 늦었지만 공동창업자의 일원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SUN 이라는 이름은 Stanford University Network 이라는 문구의 이니셜을 딴 것으로 그만큼 이들은 스탠포드 대학에 대한 애착이 컸다. 


뒤를 이어 1983년에는 이후 구글의 CEO 가 되는 에릭 슈미트가 입사를 한다. 그는 초기 썬의 워크스테이션부터 시작해서, 자바 개발과 관련한 프로젝트들을 많이 주도하면서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는데, 1997년 노벨(Novell)의 CEO로 자리를 옮긴다. 썬은 SPARC (Scalable Processor Architecture) 라고 불렸던 고성능의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ing) 라는 CPU를 1986년에 발표하면서, 이를 이용한 첨단 워크스테이션으로 당시 대형서버와 PC 사이에 존재했던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장악하며 승승장구하였다. SPARC CPU는 당시 PC 에서 많이 이용되던 인텔의 286/386 등의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ing) 계열 CPU 보다 훨씬 빠른 성능을 보였으며, 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유닉스 계열인 솔라리스(Solaris)라는 운영체제와 함께 이용될 경우 성능의 격차가 훨씬 커졌기 때문에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학이나 연구소를 중심으로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워크스테이션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자바, 인터넷을 만나 꽃을 피우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는 솔라리스라는 운영체제를 탑재한 워크스테이션과 서버를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하드웨어 회사였지만, 오늘날 가장 많은 개발자들이 이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Java)를 처음 만들어낸 회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자바는 제임스 고슬링(James Gosling)이 1991년 시작한 프로그래밍 언어 프로젝트로 원래는 제임스 고슬링이 많은 셋탑박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운영체제와 관계없이 한 번만 코딩을 하면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환경과 언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진행을 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제임스 고슬링의 사무실에서 보이는 참나무(oak)에서 영감을 받아 Oak 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이 이미 상표등록이 되어있다는 것을 안 뒤에 동료들과 여러 이름들을 자바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찾는 과정에서 커피의 산지를 이름으로 정했다고 한다. 


제임스 고슬링은 하드웨어와 관계없이 동작시킬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어떤 하드웨어나 운영체제에서도 동작할 수 있는 가상머신(virtual machine)을 만들고, 이 위에서 동작하게 만들면 한 번만 만들어서 여러 곳에서 쓸 수 있다는(Writing Once, Run Anywhere) 개념을 중요시하였고, 또한 당시 가장 많이 사용하던 C/C++ 프로그래밍 언어와 문법이 비슷하지만 골치거리인 메모리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언어를 디자인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자바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를 통해 1995년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후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자바는 전세계 프로그래머들이 가장 사랑하는 언어로 그 자리를 공고하게 지켰다. 당대 최고의 컴퓨터 관련 기업이었던 IBM 역시 자바에 대해 강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특히 강력한 웹 지원기능과 서버환경에 적합한 도구 및 기능을 제공하면서 WAS(Web Application Server) 소프트웨어들이 대세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이를 통해 썬 마이크로시스템스가 닷컴 버블 시절에 가장 많은 서버 장비를 판매하는 회사 중의 하나로 자리잡게 만드는 일등공신이 되었다. 또한, 오늘날 아이폰과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역시 자바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으니, 자바의 영향력은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에 있다고 하겠다. 


이후 구글의 CEO가 된 에릭 슈미트는 이런 부분에 주목을 하였고, 자바의 활용과 관련한 많은 정책과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CTO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닷컴버블 기간인 1995~2000년 사이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는 정말 대단한 성장을 하였다. 수요가 많았기에, 투자도 많이 하였고 온통 장미빛 전망에 휩싸였기에 지출도 그만큼 늘어나면서 비약적으로 회사의 규모가 커졌다. 이런 성장에는 닷컴버블기간 자금이 풍부했던 벤처회사들이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적절한 서버에 투자를 하기보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와 같은 회사의 고가의 서버에 과감히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난 측면도 많았기에,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도 x86 계열의 저가 서버에 시장의 주도권을 내주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자바스크립트의 탄생

자바스크립트는 이름은 자바와 비슷하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른 뿌리를 가졌다. 자바스크립트는 넷스케이프사의 브렌단 아이크(Brendan Eich)에 의해 개발된다. 그가 넷스케이프에 취직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최고의 브라우저 자리는 모자이크(Mosaic)가 쥐고 있었다. 브렌단 아이크는 모자이크를 잡기 위해서는 웹에 프로그래밍의 힘을 부여할 수 있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웹 디자이너들이 HTML을 이용해서 홈 페이지를 만들면서 웹 페이지에 직접 삽입이 가능한 간단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고안하기로 하였다. 당시 가장 유명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C/C++ 였지만,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발표한 자바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기에 복잡한 언어를 새로 고안하기 보다는 자바의 문법을 일부 빌어와서 스크립트 언어를 정의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자바스크립트이다. 자바스크립트는 컴파일러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쓸 수 있어야 했고, 쉽게 이용해야 했지만 자바와 이름이 혼동되었기 때문에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의 허락을 얻어야 했는데, 당시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이끌던 가장 중요한 인물 중의 하나인 빌 조이(Bill Joy)가 쉬운 스크립트 언어의 문법에 자바의 요소가 일부 들어가고 널리 확산시킬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좋아했기에 별다른 무리없이 자바스크립트라는 이름을 쓸 수 있었다.

자바스크립트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쉽게 카피/페이스트해서 기능을 그대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특히 디자이너들이 내부에서 프로그램이 어떻게 돌아가든 상관없이, 비주얼한 효과를 보고서 해당 코드 블록을 복사해다가 삽입하면 그대로 동작하는 그런 편리한 활용성이 가장 중시했고, 이런 편리함 때문에 실제로 많은 웹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비주얼 효과를 가진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하면서 크게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초창기의 브라우저 전쟁에서는 자바스크립트의 강렬한 비주얼 효과때문에 되려 지나치게 화려하고 귀찮은 페이지들도 많이 등장했고, 이에 따른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했을 뿐만 아니라, 브라우저들 사이의 호환성 문제도 발생하면서 문제점도 적지않게 나타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후 웹 기반의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브라우저가 고도화되면 될수록 자바스크립트의 활용성은 점점 높아져서, 이제는 자바스크립트를 빼놓고는 인터넷을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자바와 함께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스크립트 언어의 자리를 공고히하게 되었다. 


... (다음 편에 계속) 


참고자료:

IEEE Brendan Eich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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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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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IT 삼국지 주인공은 워크스테이션과 자바(Java)로 한 시대를 풍미한 썬 마이크로시스템스(Sun Microsystems) 입니다.   비록 현재는 과거의 위세를 잃고, 오라클(Oracle)에 인수되는 신세가 되었지만,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는 현재 구글의 CEO 인 에릭 슈미트(Eric Schmidt)가 CTO 로서 일했던 실리콘 밸리를 대표했던 기술기업입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의 탄생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첫번 째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인 Sun-1 은 앤디 벡톨샤임(Andy Bechtolsheim)이 스탠포드 대학의 대학원 학생이던 시절에 처음 디자인하였습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3M(1 MIPS 속도, 1 MB 메모리, 1 메가픽셀 해상도) 개념을 현실화한 컴퓨터로 유닉스의 가상 메모리를 지원할 수 있는 메모리 관리유닛(MMU, Memory Management Unit)을 가진 모토롤라의 68000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기반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 프로토타입을 바탕으로 1982년 2월 24일, 앤디와 함께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 스캇 맥닐리(Scott McNealy)가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합니다.  뒤를 이어 BSD 유닉스의 메인 개발자였던 버클리 대학의 빌 조이(Bill Joy)가 합류하면서 늦었지만 공동창업자의 일원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였습니다.  SUN 이라는 이름은 Stanford University Network 이라는 문구의 이니셜을 딴 것으로 그만큼 이들은 스탠포드 대학에 대한 애착이 컸습니다.

뒤를 이어 1983년에는 이후 구글의 CEO 가 되는 에릭 슈미트가 입사를 합니다.  그는 초기 썬의 워크스테이션부터 시작해서, 자바 개발과 관련한 프로젝트들을 많이 주도하면서 CTO (Chief Technology Officer)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지만, 1997년 노벨(Novell)의 CEO로 자리를 옮깁니다.

썬은 SPARC (Scalable Processor Architecture) 라고 불렸던 고성능의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ing) 라는 CPU 를 1986년에 발표하면서, 이를 이용한 첨단 워크스테이션으로 당시 대형서버와 PC 사이에 존재했던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장악하면서 승승장구 하였습니다.  SPARC CPU는 당시 PC 에서 많이 이용되던 인텔의 286/386 등의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ing) 계열 CPU 보다 훨씬 빠른 성능을 보였으며, 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유닉스 계열인 솔라리스(Solaris)라는 운영체제와 함께 이용될 경우 성능의 격차가 훨씬 커졌기 때문에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학이나 연구소를 중심으로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워크스테이션으로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자바, 인터넷을 만나 꽃을 피우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는 솔라리스라는 운영체제를 탑재한 워크스테이션과 서버를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하드웨어 회사였지만, IT 역사의 측면에서 바라볼 때 매우 중요한 회사로 여겨지는 것은 오늘날 가장 많은 개발자들이 이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Java)를 처음 만들어낸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자바는 제임스 고슬링(James Gosling)이 1991년 시작한 프로그래밍 언어 프로젝트로 원래는 많은 셋탑박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운영체제와 관계없이 한 번만 코딩을 하면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환경과 언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진행을 하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제임스 고슬링의 사무실에서 보이는 참나무(oak)에서 영감을 받아 Oak 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동료들이 붙으면서 여러 이름들 중에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이름을 붙이는 과정에서 Java 로 바뀌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제임스 고슬링은 하드웨어와 관계없이 동작시킬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어떤 하드웨어나 운영체제에서도 동작할 수 있는 가상머신(virtual machine)을 만들고, 이 위에서 동작하게 만들면 한 번만 만들어서 여러 곳에서 쓸 수 있다는(Writing Once, Run Anywhere) 개념을 중요시하였고, 또한 당시 가장 많이 사용하던 C/C++ 프로그래밍 언어와 문법이 비슷하지만 골치거리인 메모리 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언어를 디자인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자바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를 통해 1995년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후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자바는 전세계 프로그래머들이 가장 사랑하는 언어로 그 자리를 공고하게 지킵니다.  IBM 역시 자바에 대해 강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특히 강력한 웹 지원기능과 서버환경에 적합한 도구 및 기능을 제공하면서 WAS(Web Application Server) 소프트웨어들이 대세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이를 통해 썬 마이크로시스템스가 닷컴 버블 시절에 가장 많은 서버 장비를 판매하는 회사 중의 하나로 자리잡게 만드는 일등공신이 됩니다.  또한, 오늘날 아이폰과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역시 자바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으니, 자바의 영향력은 정말 계산하기 어려운 수준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구글의 CEO 가 된 에릭 슈미트는 이런 부분에 주목을 하였고, 자바의 활용과 관련한 많은 정책과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CTO의 자리까지 오르게 됩니다.  닷컴버블 기간인 1995~2000년 사이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는 정말 대단한 성장을 합니다.  수요가 많았기에, 투자도 많이 하였고 온통 장미빛 전망에 휩싸였기에 지출도 그만큼 늘어나면서 비약적으로 회사의 규모가 커졌습니다.  이런 성장에는 닷컴버블기간 자금이 풍부했던 벤처회사들이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적절한 서버에 투자를 하기 보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와 같은 회사의 고가의 서버에 과감히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난 측면도 많았기에,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썬 마이크로시스템스도 x86 계열의 저가 서버에 시장의 주도권을 내주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1997년 에릭 슈미트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스가 한창 잘 나가던 시절에 노벨(Novell)의 CEO로 자리를 옮깁니다.  개인적으로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선택이 없었다면 아마도 오늘날 구글 CEO 로 화려하게 컴백하는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르니 어찌보면 새옹지마라고 하겠습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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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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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일하는 곳의 절친한 이사님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했었습니다.  저 자신도 개발자 출신이라 최근의 급격한 변화가 가져올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미래에 대해 언제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약간은 전문적인 글이라 많은 분들이 보시지는 않겠지만 미래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글을 하나 올려볼까 합니다.

1975년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하여 전설적인 책이 한권 출간 되었습니다.  프레데릭 브룩스(Frederick Brooks)가 쓴 "The Mythical Man-Month"가 그것인데, 소프트웨어 공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읽어야할 명저로 꼽힙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논지 중의 하나가 개발 프로젝트에 사람을 더 많이 쓴다면 과연 개발이 빨라질까에 대한 문제입니다.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인데, 이유는 사람들이 더 많이 관여될수록 커뮤니케이션에 비선형적인 오버헤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의 진화

브룩스가 이 책을 쓰기 5년전에 터폴 모델(Waterfall Model)이라는 유명한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방법은 기존의 공학적 기술개발에 이용되던 개발방법을 소프트웨어에 적용한 것으로, 일단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gathering requirements), 디자인을 한 뒤에 이를 구현하고 테스트를 하는 모델입니다.  이러한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사실 워터폴 모델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많이 이용되었지만, 지나치게 융통성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때문에 최근에는 실패한 모델로 간주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것이 기타 다른 공학적 개발과는 달리 요구사항이 정확히 정의되기가 쉽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요구사항이 변화하는 요소가 크기에 한 번에 요구사항을 수집해서 디자인으로 들어가는 모델이 잘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요구사항을 내놓은 사람들은 소프트웨어가 쉽게 변경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실상은 일반적인 하드웨어나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역시 디자인과 구조가 있고, 이를 변경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요 ...

그렇지만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다보니 이러한 변경가능성은 점점 더 증가합니다.  그렇기에 변화를 제대로 담보해내지 못하는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은 퇴출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 들어 다양한 새로운 개발방법론들이 소개가 되었는데, 이들을 통칭해서 보통 agile 개발방법론이라고 부릅니다.  세부적인 내용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인 철학은 비슷합니다.  무엇보다 요구사항이 변화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가정합니다.  그래서, 이를 어떻게 빨리 반영할 것인가를 중시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간단한 방법으로 쉽게 개발이 가능해야 합니다.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테크닉으로 유명한 것들이 리팩토링(refactoring)테스팅(developer testing)입니다.  리팩토링의 경우 마틴 파울러(Martin Fowler)가 집필한 동명의 책으로 더욱 유명한데,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기존 코드의 디자인을 동작하는 방식을 변경하지 않고 진보시키는 것입니다.  리팩토링이 가능하다면 변화에 대한 적응이 쉬워집니다.  마치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소품을 이리저리 옮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발자가 코드 묶음을 이리저리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변경된 내용이 잘 동작하는지 알기 위한 방법으로 유닛 테스트라는 것이 많이 도입되었습니다.  각각의 테스트는 시스템의 단일 컴포넌트를 검증하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현대적인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은 과거의 개발방벌론에 비해 많은 문제들을 훨씬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비용절감이나 프로젝트 기간 단축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많이 거두었습니다. 


라이브러리랑 오픈소스 뒤지면 다 나온다 !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데 있어 개발자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자신이 직접 디자인을 하고 코딩을 하는 것도 있겠지만, 상당한 시간을 적당한 라이브러리를 찾는데 씁니다.  사실 자바(Java)가 이렇게까지 성공을 한 것에는 언어 자체가 뛰어난 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뛰어난 표준 라이브러리가 지속적으로 제공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웹 개발에 PHP가 엄청나게 쓰이는 것도 잘 만들어진 웹 관련 라이브러리가 많기 때문이지요 ...

이제 상당수의 프로젝트는 추가적인 개발의 내용이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찾으면 거의 나옵니다.  이러한 현상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많아지면서 더욱 일반화 되었습니다.  표준 라이브러리에 없어도, 검색을 통해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뒤지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한 것들이 대부분 나옵니다.  사실 개발자들이 시간 많이 들여서 할 일들이 계속 없어지고 있습니다.


몇 명의 개발자들이 간단히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세상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이제는 소수 개발자들이 기존에 이용가능한 훌륭한 라이브러리나 서비스, 그리고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연결해서 과거에 보기에는 무지하게 복잡해 보였던 것들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길고, 훌륭해 보이는 긴 코드를 작성하는 개발자들에 대해 존경심이나 경외심을 가지기 보다는 어리석게 보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개발자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비즈니스와 서비스 자체를 잘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짧은 시간에 이런 것들을 이해하면 쉽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으므로, 이런 사람들은 많은 프로젝트를 쉽게 해결할 것이고 엄청나게 돈을 벌겠지요 ...  아마도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중될 것입니다.  더 이상 개발에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중간 수준의 중산층(?) 개발자들이 살아남기가 어려워질것 같습니다.  상당수는 소위 말하는 파워유저들과 경쟁을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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