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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BlabDroid.com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이제 먼 일이 아니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로봇과 함께 사는 사회에서의 법률을 준비하는 법학자들의 컨퍼런스도 열리고 있고, 구글에서는 로봇회사들을 인수한 이후에 회사 내에 로봇과 관련한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로봇이 인간들의 사회를 돌아다니면서, 인간들을 관찰하고 다니면서 인간들에게 말을 건다면 느낌이 어떨까? 2013년 로봇공학자이자 예술가인 알렉스 레벤(Alex Reben)이라는 MIT 학생이 자신의 석사 논문으로 조그만 로봇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다큐멘터리를 찍고 다녔다. BlabDroids라고 명명된 이 귀여운 로봇 20여 대 정도가 뉴욕에서 열린 트리베카 필름 페스티벌(Tribeca Film Festival)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다녔는데, 바퀴를 굴리면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질문들을 던졌다. 각각의 드로이드 로봇들에게는 디지털 카메라와 스피커가 있어서 미리 프로그램된 질문을 만나는 사람마다 던지고, 버튼을 누르면 새로운 질문을 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취합된 영상은 영상제작자인 브렌트 호프(Brent Hoff)가 편집하여 공개하였다. 


사람들이 귀엽게 생각하고 쉽게 마음을 털어놓게 하기 위해서 7살 소년의 목소리로 질문을 녹음하였는데,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저에게 낯선 사람들에게는 전에 절대 이야기한 적이 없었던 이야기를 해주세요"

"다른 사람에게 당신이 했던 최악의 행동은 어떤 것이었나요?"

"누구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세요?"


이런 질문들은 사실 낯선 사람들에게 받으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운 것들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놀랍게도 블로그 포스트 하단에 임베딩한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이런 민감한 질문에 답을 하였다. 이처럼 사람들이 인간과 비슷한 형태와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나 로봇에 쉽게 감정이입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MIT의 컴퓨터 과학자 조세프 와이젠바움(Joseph Weizenbaum)이 주장한 바 있는데, 이를 "엘리자 효과(ELIZA Effect)"라고 한다. 와이젠바움이 엘리자 효과를 처음 이야기 했을 때에는 미래 세계에 인공지능을 다루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우려했던 것인데, 알렉스 레벤과 브렌트 호프는 그 효과를 다른 방식으로 이용한 것이다. 


이 로봇들이 찍은 영상들은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편집이 되어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다큐멘터리 필름페스티벌(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 Amsterdam)에 출품되었다. 


이 영상을 보면서 로봇과 인간, 그리고 우리 사회에 대해 많은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로 외로워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이렇게 정이 넘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 부족해서 어쩌면 자신에 대해서 특별한 감정을 가지지 않고, 공평무사하게 다정한 이야기를 건네주는 로봇에게 이렇게나 친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로봇과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딱딱하고 주어진 일을 명확하게 수행하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부분, 그리고 사회적인 부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듯하다. 기술이라는 것을 논리적이고, 산업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될 것 같다. 여러 모로 기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이 많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BlabDroid는 일종의 서로게이트 로봇 아바타로 원격지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담아내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반응 들을 담아낼 수 있는 도구로서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육도 하며, 퀴즈를 풀거나, 게임을 할 수도 있을 것이며, 깜짝 인터뷰를 하기에도 좋을 듯하다. 이 로봇 자체가 앞으로 많이 보급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로봇과 인공지능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로봇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참고자료:

These Adorable Robots Are Making a Documentary About Humans. Re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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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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