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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땅에 굴을 파고 사는 땅다람쥐라는 녀석이 있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데, 그 중에서도 알라스카와 캐나다, 시베리아 등의 추운 지역에 사는 극지 땅다람쥐(arctic ground squirrel)는 겨울잠을 자는데,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체온이 떨어지면서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폐나 심장과 같은 일반적인 내장기관의 활동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이고 뇌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지 땅다람쥐는 겨울잠에 들어갈 때 뇌의 많은 신경세포들이 축소되고, 심지어는 많은 수의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도 끊어진다고 한다. 이는 다른 겨울잠을 자는 일반적인 동물과는 다른 현상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렇게 뇌의 신경세포와 연결상태의 변화가 있은 이후에 봄이 되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회복을 하고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것이다. 이들의 뇌를 관찰해보면 겨울잠을 자면서도 2~3주에 한번 씩 많은 신경세포가 주기적으로 다시 자라나고, 이들 간의 연결도 겨울잠에 들어가기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뇌의 이런 변화는 포유류 중에서는 햄스터와 고슴도치 등에서도 나타난다고 하는데, 극지 땅다람쥐가 워낙 강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런 과정에 대한 연구는 우리의 뇌가 얼마나 가소성이 있는지를 밝히는데에도 중요하지만, 퇴행성 신경질환에서 나타나는 뇌세포의 손상을 예방하거나 되돌리는데에도 도움이 될수도 있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 겨울잠에 들어갈 때 알쯔하이머 병과 연관이 있는 단백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알쯔하이머 병의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러시아의 세포생물리학연구소(Institute of Cell Biophysics)의 빅토 포포프(Victor Popov) 등이 시베리아 땅다람쥐를 대상으로 연구하고 발표한 1992년의 연구에서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이 되었는데, 서로 다른 동물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겨울잠을 자는 동안과 잠시 깨어나는 기간이 시작된 2시간 이후, 그리고 하루가 지난 다음의 뇌의 해마(hippocampus)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시베리아 땅다람쥐만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는 신경세포가 위축되고 덴드라이트의 수가 훨씬 적어지지만 회복기간 동안에는 마치 겨울의 황폐한 나뭇가지에 잎사귀들이 봄에 피어나듯이 많은 수의 덴드라이트가 나타나면서 봄이나 여름의 상태 이상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이 연구 이후에 여러 연구자들이 유사한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면서 햄스터와 고슴도치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음을 밝혀내기도 하였으며, 땅다람쥐의 뇌 전반에서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다른 연구진들에 의해 알려졌다.


또 하나의 중요한 연구는 독일 라이프지히 대학의 토마스 아렌트(Thomas Arendt)가 주장한 tau 단백질의 역할이다. 이 단백질은 세포의 마이크로튜뷸의 형태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단백질에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가 진행되면 마이크로튜뷸이 형태를 바꾸면서 신경세포의 형태를 바꾸고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만든다. 이것이 알쯔하이머 병을 비롯한 많은 퇴행성 신경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렌트의 연구팀은 겨울잠을 자는 유럽의 땅다람쥐의 뇌에서 과인산화된 tau 단백질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이런 단백질의 양이 많을수록 뇌의 연결이 줄어든다는 양적인 연관성도 밝혀내었다. 그리고, 회복이 될 때에는 반대로 이 과인산화된 tau 단백질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연구결과는 결국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에 대한 연구가 알쯔하이머 병에 대한 연구에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도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의 뇌의 변화과정에 대한 신비가 밝혀진다면, 어쩌면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중요한 질환 중의 하나인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의학적인 해법을 밝혀내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다. 인간도 결국에는 자연의 일부이다. 의학연구에 있어서 어쩌면 이와 같이 자연의 신비를 좀더 구체적으로 탐구하고, 여기에서 인간과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그런 통섭적인 연구가 앞으로 더욱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주로 생물들의 다양한 기능과 구조를 본따서 기술에 접목한 사례도 많았는데, 의외로 일부 곰팡이나 버섯 등을 약제로 이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되려 의학 연구자들이 지나치게 자연에 무심하지 않았나 뒤돌아보게 하는 사례이다.



참고자료:


Repeated changes of dendritic morphology in the hippocampus of ground squirrels in the course of hiber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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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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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뉴스나 신문 등을 보고 있으면 어떤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로 인해 혜택을 받은 감동적인 스토리가 간혹 소개된다. 예를 들어, "첨단의 새로운 진단기술이 개발되었는데, 이 기술을 이용해서 과거라면 몰랐을 우리 어머니의 조기암을 진단하는데 성공해서 생명을 구하게 되었다"거나 과거라면 치료가 불가능했을 질병을 첨단 의료기기의 도움으로 치료를 하게 되었다는 것 등의 이야기 등이다.

과학에서는 이와 같은 하나하나의 사건을 일회성 증거(anecdotal evidence)라고 해서, 하나의 사건 자체는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다. 이런 증거가 모여서 일종의 시리즈가 되고, 여기에 객관성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제어기법이 들어가면서 그 증거수준이 점점 올라가게 되며, 최종적으로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한 통계적 분석을 이용해서 객관적인 결론을 도출하고자 노력한다.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은 그래서 주관적일 수 있는 일회성 증거보다는 객관성을 갖춘 높은 수준의 객관적인 증거들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과학연구의 본질과도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오늘은 객관적인 과학적인 증거만 중요시한 나머지 지나치게 스토리와 감성, 그리고 사회의 반응을 무시하는 과학적 태도가 반드시 좋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과학과 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자는 그래서 항상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과 기술이 비록 매우 메마르고 딱딱한 특징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표현하고 사회와 호흡하는 것과 관련한 부분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과학기술에서 희망을 가지는 것도, 특정 과학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 등에 대해서 사회가 이해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과 같은 사회와의 소통은 무척이나 과학기술의 미래에 있어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의사들을 포함하여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둔감한 듯하다. 그리고, 심지어 어떤 학자들은 이런 노력에 대하여 부정적이다 못해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례도 있었다. 그런 폐쇄성이 어쩌면 과학기술이 다른 학문들과 본질적인 융합을 시도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JAMA(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2011년 11월 9일판에는 Zachary Meisel과 Jason Karlawish의 "Narrative vs Evidence-Based Medicine—And, Not Or"라는 제목의 에세이가 실렸다. 이 에세이에서 저자들은 "스토리가 어떻게 개개인들이 증거를 이해하고 사용하는지에 대해 핵심적이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저자들이 스토리가 얼마나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증거만 매우 딱딱한 어조로 제시하고, 진짜 사람들의 감성과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하는 과학기술은 그 찬란할 수도 있는 업적을 어쩌면 너무 퇴색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디자인을 입히지 않은 기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듯 말이다.
 
강한 스토리는 객관적인 과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학기술의 최대 약점은 그것이 발표되는 순간 인간들의 행동변화를 일으켜서 실제로 그 때까지는 옳았던 진실조차도 변경할 수 있다는 힘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행동패턴을 포함한 가정이 객관적인 검증의 도구를 이용해서 객관화가 되었을 때 이것이 진실의 가능성이 높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그 사실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행동패턴에 변화를 주거나, 과학적으로 발견한 사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정을 무너뜨리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에 과학은 무력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미래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스토리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성에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술을 이용하여 조기검진을 통해 암을 극복한 사례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이것이 사람들의 조기검진에 대한 다양한 태도변화를 일으킨다면 상당히 많은 연구결과의 예측치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연구방법론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딱딱함과 메마름을 너무 찬양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결국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 위한 도구가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과학기술의 UX에 대한 과소평가도 한 마디 하고 싶다. 예를 들어, 의학의 진단기술이 발전하여 비침습적인 신기술이 바늘을 찔러서 생검을 하는 것과 유사하거나 조금 못한 결과가 나온 경우가 있다고 하자. 생검이 주는 고통과 스트레스는 쉽게 정량화를 하기 어렵지만, 사람들에게 주는 부정적인 사회심리학적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사실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가중치는 얼마나 줄 것인가? 그리고, 비침습적인 신기술이 기존에 잘 알려진 방법에 비해 조금 못한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우리는 이를 배척할 수 있는 것일까? 나 자신,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을 포함한 일반 사람들이 이 두 가지를 경험하고 어떤 선택을 하려고 할까? 과연 이들의 선택에 앞서 메마르고 딱딱한 감성을 지닌 과학자들이 "객관적 증거"를 앞세워 모든 결론을 내리는 행위는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 

우리가 믿고 있는 과학기술 연구방법론과 과학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 그리고 그 신화적인 믿음에 대해서 한 번쯤은 뒤돌아보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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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인도네시아의 도시인 Meulaboh 에 대규모 쓰나미가 있었다. 이 사건 이후 많은 국제구호 단체들이 이 도시를 들렀고, 이들은 8개의 신생아 인큐베이터를 기증하여 도시의 신생아들을 위해 이용되도록 하고 떠났다.  수 년이 지나 MIT 의 티모시 프레스테로(Timothy Prestero) 라는 연구자가 이 도시의 병원들을 방문해서 현황파악을 하니 8대의 인큐베이터가 모두 고장이 나 있었는데, 고장 원인은 인도네시아의 전기상황의 불안정성과 열대우림 특유의 과도한 습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병원의 기술자들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수리하는 매뉴얼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고장난 채로 고가의 인큐베이터는 방치되고 있었다.

프레스테로는 Design That Matters 라는 기관을 공동설립해서 이렇게 개발도상국들을 위해 잘 고장이 나지 않고, 저렴하면서, 수리가 쉬운 인큐베이터를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2008년에 드디어 NeoNuture 라는 프로토타입을 발표하였다. 이 새로운 인큐베이터는 겉에서 보기에는 다른 일반적인 인큐베이터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지만, 내부부품들은 쉽게 조달이 가능한 자동차 업계의 것들을 이용한다. 헤드라이트를 개조해서 신생아의 몸을 덥히는 발열판으로 활용하며, 대시보드의 팬을 활용해서 필터와 통풍기능을 구현하였다. 흔히 구할 수 있는 도어벨을 알람경고에 이용하는데, 이들 모두 자동차의 시가잭에 간단히 연결해서 어떤 자동차 배터리도 파워로 활용할 수 있다. 모든 부품을 지역에서 조달이 가능하고, 자동차 수리를 해본 엔지니어라면 누구나 수리할 수 있기에 앞서 언급한 문제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 인큐베이터는 우리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세상에 내놓을 것인가에 대한 접근방법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첨단기능의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문화와 지역의 여건 등에 따라서 필요한 것도 다르고, 활용성도 달라진다.  우리는 너무나 간단하게 실제로 활용하는 사람들의 필요성과 주변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공급자적인 시각에 사로잡혀서 효용성이 떨어지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하고는 한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디자인 혁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첨단성' 이나 '기술성' 이 아니라 바로 '필요성'이다. 어떤 경우에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프로세스 하나의 변화나 흔히 보던 것들을 부품으로 활용하는 단 하나의 포인트가 커다란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음을 명심하자.

한 대에 4만 달러나 하는 첨단 인큐베이터를 기증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지역에서, 단지 하나의 설계도와 디자인, 그리고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는 스페어 부품들 만으로 차고에서 그보다 훨씬 기능성이 뛰어난 인큐베이터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들에게 종함적인 사고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일깨워준다.  이 포스트의 제일 위에 게시한 그림은 새로운 인큐베이터를 만들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포스트-잇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브레인 스토밍을 하면서 만들어낸 일종의 디자인 방법이다. 이런 협업과 생각을 모아내는 문화와 작업들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래 임베딩한 슬라이드는 Design That Matters 에서 NeoNuture 를 만들게 된 과정을 별다른 설명없이 사진으로 정리한 것이다. 사진들만 보더라도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새로운 인큐베이터가 탄생할 수 있었는지 파악이 가능하다. 서비스와 제품 디자인하는 모든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강의자료이다.


NeoNurture: The "Car Parts" Incub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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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플루 때문에, 군데군데 "손을 씻자", "재채기를 할 때에는 입을 막고 하자"는 등의 문구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문구들이 여러 곳에서 보이고, TV나 대중매체의 캠페인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소위말하는 전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을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런 전염성 질환이 아니더라도 의료와 건강과 관련한 많은 이슈들은 사회적 특성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는 경우 좋든 싫든 주변의 사람들에게 간접흡연의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비만의 경우에도 의외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살이 찌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지면 나도 모르게 살찌는 것에 대해 둔감해지고 이를 방치하게 됩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에 친한 친구나 가족들이 행복해하면 우리도 행복감을 느끼지 않습니까?  이렇듯 의외로 개인의 건강과 생활습관, 행복감 등과 같은 심리상태들이 모두 주변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결과는 명확합니다.  친구들이나 가족들, 그리고 동료들과 같은 네트워크의 경우 어떤 사람의 행동이나 변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확실합니다.  주변사람들이 행복해지면, 자신도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반대로 비만해지는 사람들이 많으면, 나도 비만이 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이런 효과는 단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친구가 행복감을 느낄 가능성이 많고, 나도 그에 대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마치 트위터에서 RT(ReTweet) 기능을 이용해서 트윗이 전파되는 것과 비슷하지요?  그리고 이러한 행복감이나 심리의 전파는 거리와 친밀도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단순히 네트워크만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같은 정도의 전파력을 가질 수는 없겠지요?  잡담이나 의식의 공유 등을 통해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주변에 있거나,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이런 전파력은 훨씬 강해집니다.  트위터의 쓸데없는 잡담이 그리 쓸데없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지요.

사실 대량의 소셜 네트워크가 건강이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것은 수많은 인터뷰와 꽤 오랜 시간의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부 등과 같은 특수 관계인과 관련된 연구가 대신 수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서 유명한 연구로 “Framingham Heart Study”라는 것이 있습니다.  1948년 메사추세츠에서 시작되서 현재까지도 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대단한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수천 명으로 이루어진 2개의 그룹(전문용어로 코호트라고 합니다)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고, 3번째 그룹(코호트)가 최근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가족들이나 친구관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건강행동이나 습관, 심지어는 외모나 옷을 입는 등의 행동까지도 전염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비만의 경우도 사회적인 환경이 중요합니다.  미국에 계신 분들은 이해를 하시겠지만, 최근 미국의 비만문제는 심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보다 정작 당사자 본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왜냐구요?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비만으로 꼽히는 사람들을 한국에 데려오면, 한국사람들은 진심으로 걱정할 것이고, 그들도 주변에 자기와 같은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살을 빼고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압박감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한국에서 약간 살이 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미국에 가면 주변에 자기보다 살찐 사람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에 그다지 긴장을 하지 않게 됩니다.  사회적 분위기나 환경,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에 의한 차이가 그렇게 큰 것입니다.  그 뿐인가요? 식습관, 디저트를 시키는 분위기, 흡연 등 하나하나의 생활습관이 모두 집단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행위는 사회적 관계와 사회성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과 의료부분에 있어 이런 부분의 중요성은 대단히 간과되고 있었습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미팅의 경우 또다른 형태의 사회적 전염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모토는 "Ideas worth spreading" 입니다.  아이디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전염시키고, 전염된 사람들이 일어나서 다시 움직이는 훌륭한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만 전염되는 것이 아닙니다.  분위기와 감정, 그리고 행복 등도 모두 전염이 됩니다.  행복한 사람들과 같이하면 자연스럽게 행복이 전염이 되고, 우울한 분위기의 집단에 있으면 우울해 집니다.  우울증의 경우 우울증을 가진 엄마의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못하고, 감정적인 문제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우리의 생활은 이렇게나 사회적인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단순히 어떤 한 사람의 치료나 생활관리 만으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올바른 건강행위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이런 행위나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즐거운 경험을 많이하고, 행복한 체험을 많이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행복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면역능력이 더 좋고, 감기 등과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B형 간염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을 자신이 행복하게 나서서 맞으려는 그룹과 그다지 내켜하지 않으면서 맞으려는 그룹을 분리해서 결과를 비교한 결과, 행복하게 자원한 그룹의 항체형성이 더 잘되었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서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우리들 각각이 어떤 행동을 하든, 그것은 이미 크게 작게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살아간다면 주변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습니다.  의학과 의료, 건강과 관련한 연구나 진료활동을 할 때에는 이러한 효과를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기존의 개인기반의 과학위주의 의료관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그리고, 최근 발달하고 있는 소셜 웹(Social Web) 환경을 최대한 활용한 소셜의학(Social Medicine)의 가치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와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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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과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노(nano) 기술에 대해서는 들어보았을 것이고, 나노기술에 의해 향후 미래사회가 엄청나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의학분야에 적용되고, 이에 대한 적용기술이 상용화되는 시점 정도에는 현재의 의학기술에 있어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도대체 나노기술이 어떻게 의학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것일까요?   오늘은 나노의학(nano-medicine)의 적용분야 중에서 약물전달 분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노의학 전반에 대한 글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래 링크를 따라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2008/12/30 - [수술공학/의공학] - 나노가 뭐길래 의학 혁명을 운운하나? (1)


나노물질을 이용한 약물전달 기술

나노물질을 이용한 약물전달 기술은 현재 의약학 분야에서 가장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부분으로 꼽힙니다.  전통적으로 약물은 먹어서 소장에서 흡수되거나, 정맥 주사를 하는 방식으로 투여가 되는데, 앞으로 나노물질이나 나노파티클을 이용해서 피부나, 위, 눈이나 뇌에 전달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이 훨씬 쉽게 개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물전달에 있어 가장 큰 이슈는 많은 신약 물질들이 물에 잘 녹지 않고, 또한 전통적인 복용이나 정맥주사를 통한 전달을 할 때 분자의 크기나 불안정성 등에 의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 입니다.  이러한 약물전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약물의 방출기술(releasing technology)과 표적기술(targeting technology)이 필요합니다.  현재 약물전달과 관련하여 개발되고 있는 나노파티클로는 코어쉘 나노파티클이나 나노쉘, DNA 나노파티클, 풀러린, 금 나노파티클, 산화철과 같은 나노마그넷, 리피드 나노컨테이너, 리포좀, 펩타이드, 백금 나노파티클, PLLA(Poly L-lactic acid) 나노파이버 등 다양합니다. 

이러한 나노물질들은 공통적으로 표면적이 크고, 작은 크기로 인해 유효성은 높지만 독성은 낮은 일반적인 특성을 가집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물에 더 잘 녹고, 흡수도 더 잘됩니다.  또한, 적절한 분자 캐리어에 담겨서 전달될 경우 위산이나 효소 등에 의해 약물이 분해되지 않고 목적 장기에 잘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원하는 곳에만 적절하게 약물이 전달될 수 있으면, 전체적인 부작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백 나노 정도의 직경을 가진 분말은 쉽게 흡입할 수가 있기 때문에 폐를 통해서 효과적인 약물전달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특히 호흡기 관련 치료 약물에 나노파티클의 유용성이 매우 큽니다.  이러한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이미 조금씩 다른 크기의 에어로졸 전달 시스템이 개발되어, 여러 약물을 이용한 임상시험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복용하는 약물의 경우에는 물에 녹는지 여부와 반감기, 그리고 적절하게 방출이 되도록 하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복용특성이 좋은 약물의 개발은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의 개발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특히, 하루에 한 번 또는 며칠에 한 번 먹어도 똑같은 약효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출기술의 개발은 만성질환자들의 약물 순응성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Nanotherapeutics라는 회사에서는 나노파티클에 기반을 둔 펩타이드/단백질 기반의 거대분자 약물을 복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의 의미는 매우 큰데요, 펩타이드나 단백질처럼 큰 분자를 복용하면 약이 우리 몸의 혈관 속으로 흡수되기 전에 모두 파괴(소화)되어 버립니다.  인슐린을 아직도 먹는 약으로 만들지 못하고 주사약으로 주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주사 약제를 개발할 때에도 나노파티클 현탁액 기술이 상당한 장점이 있습니다.  파티클 크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효율도 높아서 전반적인 전신부작용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특정 조직이나 세포 등을 표적화하는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강력한 선택적 항암제의 개발도 기대됩니다.  비교적 나노파티클과 종양세포에 표적이 되는 항체와의 결합이 쉽기 때문에, 나노쉘이 종양에 들어갔을 때 적외선을 이용하여 종양세포만 과열시켜 파괴하거나, 나노마그넷을 이용하여 외부에서의 자장으로 파괴하는 등의 기술이 연구 중에 있습니다.

나노튜브 기술은 피부를 통한 약물전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나노 단위의 작은 바늘을 만들고, 여기에 약물을 전달하는 것인데, 이런 나노튜브/나노바늘 기술은 앞으로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이렇게 작은 바늘은 사실 거의 통증이 없이 몸에 삽입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세포에만(?) 약물을 주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미래에 나노물질이 의학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큽니다.  그 중에서도 약물전달 분야는 가장 빨리 상용화가 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약물전달 기술이 개발되어 앞으로 좋은 약을 부작용이 훨씬 적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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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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