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인해 일본은 이미 망했다"는 취지의 글이 인터넷에서 많이 회자가 되었다. 글의 내용을 읽어보면 나름 많은 근거를 대면서 그럴 듯하게 논지를 이어나갔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글에서 제기한 여러 증거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적시한 반대의 글이 퍼지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싶다.


이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관련이 있는 사례도 하나 이야기 하려고 한다. 최근 모 신문에서 세계적인 미래학자이면서 현재 구글에서 인공지능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는 레이 커즈와일이 미래를 내다본 인터뷰를 지면에 실었다. 이 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는데,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한 교수님이 이의를 제기하였다. 레이 커즈와일이 이야기하는 인공지능의 미래와 관련하여 "정말 커즈와일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어떤 연구나 증거가 있는지요?" 라고 하시면서 조금은 거칠게 이런 인터뷰 내용과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표출하셨다.


최근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학자와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한 번 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 글에서 말하는 '학자'는 근대 이후 과학적 사고방식과 철학에 익숙하고 그 접근방식을 지지하고 지키는 사람들로 한정짓고자 한다. 대학에서 소설이나 시, 에세이 등을 다루는 문학이나 음악과 미술과 같은 예술을 하는 사람은 '학자'가 아니고 '학문'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어떻게 정의하느냐와 관련한 문제니까 ... 이 글에서는 그런 접근을 하는 경우는 그냥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창조하는 측면을 강조한 '작가'로 포괄할 생각이다.


학자와 작가는 기본적으로 이야기에 접근하는 태도가 다르다. 학자는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서, 어떤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는 기술을 익힌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자들이 하는 이야기와 활동은 분석과 실험 등을 통해서 이를 증명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되며, 불확실하거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을 쳐내는 것에 익숙하다. 다르게 표현하면, 실험 등을 통해 증명가능하게 만들어진 것을 바탕으로 확실하게 반석을 다지는 작업을 통해 학문의 체계를 쌓아나간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원리를 충실하게 훈련받고, 토론할 수 있으며, 실제로 본인이 직접 연구를 설계하고 연구행위를 통한 결과로 논문이라는 형태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작업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을 소위 박사 학위를 부여하는 가장 중요한 평가의 잣대로 삼는다. 작가는 이와 반대이다. 특별한 증명이나 실험 등이 필요하지 않으며, 다양한 이야기나 창의적인 생각을 머릿 속에서 끄집어내어 글이나 그림, 음악 등 다양한 형태의 창작물로 표현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보통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감동을 줄 수 있을 때 좋은 평가를 받는다.


참고로 미래학은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학자' 보다는 '작가'의 세계이다. 물론 이 관점에 대해서도 수 많은 미래학자들이 반론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다. 애시당초 미래는 증명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공감시키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만드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작가'의 영역이다. 이런 시각에 반박하는 분들은 아마도 미래연구방법론이라는 틀을 통해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미래를 예측한다고 말을 할 수 있을텐데, 개인적으로 미래연구방법론을 열심히 공부한 입장에서 말을 하자면, 미래연구는 과학적이라고 하기에는 연구방법론 자체에서 다양한 수 많은 편견(bias)을 끌어들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미래를 과학적으로 예측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다만 개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증거와 사람들의 의견청취, 근거자료 취합 등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학자적 시각의 문제점은 모든 것을 일단 불확실하게 보고, 명확한 증거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에 대해서 일단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에 서게 되고, 이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여러 가지 인간의 사고를 제약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이다. 과거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시기에는 이런 사고가 사회에 전체적으로 매우 유익했다. 말도 안되는 미신과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세력들이 많았으며, 실제로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도 억압하였다. 종교가 얼마나 과학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많이 끼쳤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이 글에서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왠만한 사실확인이 가능한 현대사회에서는 과거보다 사회적인 이득은 많이 감소한 것에 비해, 인류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하는 다양한 혁신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접근방식에 대해서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의 크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작가적 시각의 문제점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미신이나 종교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논리가 여기에 적용된다. 그렇지만, 수 많은 사람들을 공감시키고, 다양한 창의적인 발상을 해내면서 그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동기부여와 자극을 주는 것이 많이 필요한 현대사회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 이에 대해서는 과거 더 자세한 글을 쓴 것이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면 좋겠다.



연관글:

2012/06/08 - 과학은 논리적이고, 객관적이기만 하면 될까?



'학자'와 '작가'적인 시각의 차이를 알기 쉽게 표현하면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로 이야기 할 수도 있을 듯하다. '학자'는 확실히 증명되거나 실험을 통해 나타난 명시적인 증거들만 인정하는 입장에 있으므로 일단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고, 이런 과정을 통과한 것만 인정하는 '화이트리스트'적인 입장에 있다. 그에 비해 '작가'는 모든 것이 창작가능하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금지될만한 것, 부정적인 것들을 금지시키는 방식의 '블랙리스트'적인 입장에 설 것이다. '화이트리스트'는 사회의 법규 차원에서 이야기하자면 '사전규제'에 가깝고, '블랙리스트'는 '사후규제'에 가깝다. 그러므로, '화이트리스트' 방식이 우위인 사회는 허용된 것만 하게 되므로 보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경향을 띠게 되고 '블랙리스트' 방식이 우위인 사회에서는 일단 모두 허용되고 나중에 문제되는 것들에 대한 사후조치를 취하게 되므로 혁신이 잘 나타나는 경향성을 띤다. 그런 측면에서 미래사회에서는 '작가'적인 성향도 많이 필요하다. 지나치면 사회에 독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두 가지 완전히 다른 시각과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들의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가'와 '학자'는 모두 우리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우리 사회의 미래가 더욱 밝아질 것이다. 그런데, 근대사회 이후에 '학자'의 위상이 날이 갈수록 올라가면서 우리들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학자'적인 사고를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인지 몰라도,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때문에 모든 것이 계량화되고, 논리를 중심으로 증명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을 낳을 수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일본'과 관련한 글이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글쓴이는 과학적인 듯한 논거를 이용해서 글을 쓰면서, 사실은 날조된 증거를 가지고 주장을 펼쳤다. 이 글을 읽은 많은 독자들은 이 글이 창작이므로 그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글쓴이를 '작가'로 받아들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입장에 있기 보다는 '학자'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증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받아들였다. 이렇게 되면 많은 독자들은 사실에 대한 혼동을 하게 되고,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반대로 레이 커즈와일의 인터뷰 기사는 분명히 '작가'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창의적으로 개진하였고, 많은 사람들을 공감시키려고 하였다. 이 경우에는 그냥 그런 의견도 있구나 하면서 받아들이고, 나도 모르는 내용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동기부여를 받아서 이런 저런 자료들을 찾아보거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접근방법에 대해 지나치게 '근거'를 들이대는 분위기가 일반화되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 물론 그런 접근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학자'적인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 또한, 그렇게 훈련받았고 ... 다만 우리 사회가 여러 가능성있는 이야기와 불확실성에 대해 참아내는 능력이 부족하고, 사회분위기도 이런 '학자'적인 접근을 선호하며 알게 모르게 우위에 서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중요한 것은 '작가'적인 입장과 '학자'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잘 맞추는 것이다. 그래야 혼란이 발생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작가'에게는 창의적이고 공감이 가면서, 멋진 이야기를 기대하며, '학자'에게는 진리가 무엇이고, 어떤 것의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주는 것을 기대한다. '작가'이면서 '학자'인 척하거나, 근본적으로 '작가'적인 접근을 할 수 밖에 없는 학문을 '학자'적인 접근을 어설프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기대를 벗어나는 것이다. 또한 '작가'적인 시각을 인정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범람하면서, 다소는 엉뚱한 시도가 많이 나타나도록 하는 '학자'들의 관대함도 필요하다. 


융합은 그런 측면에서 이질적인 두 집단을 단순히 섞어놓거나, 어설프게 결합시키려고 하면 크게 실패할 것이라고 본다. '학자'들의 융합은 상대적으로 쉽다. 자신들의 전문분야를 바탕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꾸면 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작가'와 '학자'의 융합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소위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진 두 집단이 억지로 하나로 결합되는 것은 존 스노우가 '두 문화'에서도 밝혔듯이 굉장히 어려우며, 별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되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주는 것에서 융합은 시작된다고 본다. '작가'는 '학자'들이 진행하는 방식의 학문의 발전을 치하하고, '학자'들은 '작가'들의 창의적이고 다소는 엉뚱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어야 한다. 어느 한 쪽의 접근방법을 짓누르고 폄훼하기 보다는 협력을 통해 같은 방향을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 융합의 핵심이다. 그런 측면에서, '학자'로 트레이닝을 받고 그 내용을 잘 알면서도 '작가'적인 시각에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끌어내서 이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이 결국 융합을 성공시키는 가장 중요한 '다리'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S. 개인적으로 필자는 '학자'라기 보다는 이제 '작가'라고 본다. 물론 간혹 '학자' 역할을 해야할 때도 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from Good.is



최근 미래의 기술 중에서 가장 각광받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녹조류(algae)이다. 녹조류가 바이오 연료를 대량으로 만들고,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하면서, 동시에 산소도 만들 수 있다는 1석 3조의 역할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도 연구를 하고 있고,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상업적인 활용과 관련한 시도도 많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에게 녹조류는 그다지 살가운(?) 존재는 아니다. 수족관을 가지거나, 연못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보기 좋지 않은 미끌미끌한 생명체들 정도로 느껴지며, 간혹 물갈이와 청소를 통해서 제거해야 하는 대상일 뿐이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 한 스타트업에서 개발되어 화제다.


HORTUS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미래의 도시와 생태계와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EcoLogicStudio 라는 스타트업에서 개발하였는데, HORTUS는 라틴어로 '정원(garden)'을 의미하며, 'Hydro Organism Responsive to Urban Stimuli'의 약자이다. 이들의 기술은 런던의 건축협회에서 일반인들에게 도시에서 기를 수 있는 녹조류 농장에 대한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널리 알려졌다. 아래 사진과 같이 실내에서 간단하게 기를 수 있다.



from ecologicstudio.com



HOTRUS의 프로토타입 실내정원에 들른 방문자들은 다양한 수액봉지처럼 매달린 수백 개의 녹조류들을 만나게 되는데, 각각의 봉지에는 튜브가 달려 있어서 사람들이 공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이들 녹조류들이 자라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가 필요한데, 이를 사람들의 날숨에 있는 이산화탄소로 공급하게 한 것이다. 녹조류들이 잘 자라면, 자연스럽게 산소를 생산하게 되며 이를 방문자들에게 공급하기도 하고, 생물발광세균(bioluminescent bacteria)을 통해 아름다운 빛을 내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또한, 방문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각각의 봉지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데, 9종류의 서로 다른 녹조류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고, 동시에 이들의 행동을 트위터로 공유하는 가상의 정원(virtual garden)을 꾸미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들의 디지털 참여는 실시간으로 수집되어 스크린에 사람들의 얼굴과 함께 지도의 형태로 그려지며, 3D 시각화를 통해 "사이버 정원"을 만들어서 어떻게 이런 녹조류들과 인간이 관계를 맺고 생태계를 진화시켜나가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생태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녹조류와 같은 식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간단하게 녹조류를 집에서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서 과학과 ICT 기술, 공간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동시에 예술적인 의미까지 가진 멋진 융합적 마스터 피스라고 불러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앞으로 생물학과 건축, 농업과 예술에 ICT 기술을 결합한 이런 미래지향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도 좀더 고민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HORTUS 프로젝트를 소개한 영상을 아래 임베딩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융합과 소통은 이제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가치가 되었다.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문화, 학문,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과 소통의 가치를 담아내기 위한 갖가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소통이 목적 없는 단순한 교류가 아니듯이 융합 또한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른 것을 무조건적으로 뒤섞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지금까지의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사회에서 중요시 되던 가치와는 다르게 개별적인 존재로서의 각자의 의미가 하나하나 부각되고 이를 통합적인 사고의 틀로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융합과 소통의 본질이며, 프로슈밍(Prosuming) 소사이어티는 이러한 가치가 최대한 발현되는 사회를 일컫는 신조어이다.


사회에서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융합의 초점

최근 몇 년간 융합과 통섭이 화두이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보다 더 빨리 산업 및 학문의 장벽이 무너질 것이다. 본질의 가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게 되며, 사회는 공급자 중심의 밀어내는(Push)모델에서 수요자 중심의 끌어당기는(Pull)모델로 경제 시스템이 돌아가게 될 것이다.

밀어내는 모델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중심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밀어내는 방식이다. 예측된 시장에 맞추어 대량으로 생산한 뒤에 마케팅을 통해 밀어붙이는 모델로 이 경우 리소스나 자원 활용 자체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 돌아가게 되어 실질적으로 사회의 필요량 보다 더 많이 만들게 되어 있다. 이렇게 과잉생산과 비효율이 발생하는 모델이 지금까지 통용되었던 것은 커뮤니케이션 인프라가 원활하지 않았고 수요자 중심의 모델이 작동하기에는 인프라가 너무 열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인프라가 급격히 팽장한 근래들어서 이러한 모델은 자연스럽게 수요자 중심의 끌어당기는 모델로 변화하게 된다. 끌어당기는 모델은 수요자의 불총족 욕구가 있으면 그것을 채워달라고 수요자가 요구를 하게 되고, 이런 요구를 적시에 적량을 잘 맞춰줄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는 가격결정권도 수요자에게 넘어가게 되며,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여러 집단이 연결된 클러스터가 형성된다. 사람들을 통해 연결이 되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는, 흩어지고 연결된 구조를 분산자본주의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자본주의가 예전처럼 중앙집중적으로 되는 것이 아닌 ‘I-space’라는 나를 중심으로 한 공간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을 누가 잘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게 된다.

특정기업 한곳에서 만드는 것이 아닌, 여러 산업이 결합하여 최상의 통합적 경험을 선사하고, 비용은 낮추며 수요자와 공급자가 협업을 통해 수요자들도 재화의 생산과 소비에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일부의 이익을 공유하게 만들어내는 좋은 모델을 디자인하고 이를 끌고 나갈 수 있는지 여부가 미래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게 된다. 이러한 부분들이 앞으로의 미래 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초점이다.


융합은 거꾸로 하는 것

모든 학문들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 목표는 대개 하나이기 보다는 다수인 경우가 더 보편적이다. 일반적으로는 학문 자체적인 발전과 심화를 위한 목표와 그 학문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과 조직, 분야간의 관계의 발전과 확장과 관련한 목표가 있을 수 있다.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그 분야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방법과 수단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지만, 그 목표가 하나 이상일 경우에는 여러 학문간의 융합과 소통이 필수적이다. 그 대상은 IT기술이 될 수도 있고 서비스나 디자인일 수도 있으며 건축이나 도시도 그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학문의 목표를 이루거나, 이를 위해 다양한 영역과의 소통과 융합을 시도하는 수단이 반드시 특정 학문의 학위를 따고 논문을 저술하는 것에 있는 것은 아니다. 융합은 거꾸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질적인 가치를 위해서 여러 가지 학문을 사용하는 것이지, 다른 학문의 개별적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소통하고 융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는 학문들도 적극적으로 융합하고 통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과와 이과로 분리시켜 놓은 것도 옳지 않다고 본다. 조금 극단적으로 본다면 대학도 학과 없이 가능하다면 몇 개의 통합학과로 나아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2011년 2학기 서울대에서 정보문화전공 과목으로 강의했던 ‘인터넷과 지식기술’이라는 과목의 경우, 필요한 이수 목록을 이수하게 되면 부전공처럼 주어지는 과정의 한 과목인데, 20명 내외의 다양한 과의 학생들이 함께 수강을 하였다. 이런 형태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만나 함께 생각을 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융합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건축의 정의를 넓게 하라

그렇다면 건축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 건축물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그 정의를 넓게 가져가야 한다. 인간은 결국 시공간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공간을 어떻게 구축하고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를 고민하여 그 사회적 의미를 넓힐 필요가 있다. 이제는 공간의 성격을 이야기 하는 데에, 자재나 구조만으로 이야기 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공간과 함께 하는 시간의 감각도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공간에 대한 가치는 시간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공간, 음악, 조명 등의 조건에 어떤 것을 보느냐에 따라 받는 느낌이 다르다. 그런 경험은 기본적으로 시간으로 느끼게 되어있다.

병원 역시 서비스뿐 아니라 공간 자체로써의 기능이 치유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명지병원의 경우 맞춤형 조명과 음악, 아로마 등을 통해 해당 공간에서의 치유적인 기능을 높이고, 동시에 이를 개인화해서 기록하기 위하여 적절한 IT기술을 접목하며, 이런 전체적인 기획을 실질적인 공간 내에서 빛나게 해 주는 건축 디자인이 잘 만났을 때 해당되는 시공간이 기능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치유 효과를 얻게된다. 명지병원의 암통합치유센터는 NFC를 기반으로 환자 개인에게 맞춤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색상의 조명과 음악, 영상, 향기 등이 환자의 감성에 맞추어 변화한다.


원하는 사람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변화의 핵심

의학계에서도 헬스 2.0이라는 개념을 통해 의사와 간호사 등의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의사가 함께 하는 방향으로 건강관리의 개념이 바뀌어 가고 있다. 환자들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또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의사가 기본적인 진료나 목숨에 직결되는 치료과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환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가이드로서의 존재감은 여전하지만, 환자가 알아야 하고 본인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 부분도 많아진다. 날이 갈수록 의료진과 환자가 같이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에, 본인의 의사결정권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A에서 B로 변해가는 것은 갑자기 바뀌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옵션을 주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 기회를 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건축에서도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클라이언트가 뭔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주는 것이 중요하다. 클라이언트가 어딘가를 만들어 바꿀 수 있고, 기존과 연계할 수 있는 건축. 특정 부분은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아도 상업화된 부품을 통해 쉽게 바꿀 수 있는 영역이 많아지면 훨씬 가능성이 많아진다. 가구 같은 경우, 외국에서는 개인이 온라인으로 3D모델과 직접 치수를 넣으면 조립할 수 있게 깎아서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정말 잘 만들어진 경우에는 비슷한 것을 원하는 이들에게 디자인을 팔거나 재 가공이 가능하도록 공유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들이 마음대로 변형하고 공동으로 창조(co-create)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서, 같이 호흡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미래의 모습

앞으로 중앙집중적인 기능이 줄어들면서 국가의 역할은 점점 줄게 될 것이다. 커뮤니티/지역사회 별로 해당 지역이나 건물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먹을 것을 만들어 내면서 자급자족하는 지역끼리 서로 연결하고, 협력할 수 있는 형태가 되어갈 것이다.

인류 미래의 지향점은 일본 애니메이션인 "미래소년 코난"에서 보여준 두 가지 세상 중에서 첨단의 기술을 여전히 이용하지만 어둡고 무거운 "인더스트리아"가 아닌, 자연과 함께 과거의 오래된 기술들이 중심이 되지만 밝고 희망적인 ‘하이하바’가 그 모델이 되어야 한다. 각자의 커뮤니티가 알아서 자급자족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으며, 외부에 대한 의존도는 낮으면서도 연결은 자유로우면 결국에는 양극화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아프리카 등지의 지구 단위의 빈곤층에게 필요한 것도 이런 것이다. 풍력/태양광과 같은 신재생/분산에너지 생산기술, 조그만 지역에서도 필요한 식량을 길러낼 수 있는 농장, 그리고 이런 것들이 다양한 건물이나 지역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 에너지 효율과 통신 네트워크 등과 같은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건물은 일종의 공간이기 때문에 이런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 알고 있지 않으면, 미래지향적인 뛰어난 공간이 탄생하지는 못할 것이다.


P.S. 간삼건축에서 행했던 강의를 G.style에서 정리해서 올린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일부 잘못 전달된 내용들에 대하여 제가 첨삭을 통해 다시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by DeaPeaJay from Flickr


디자인하면 어떤 생각이 나시나요?  흔히들 제품에 대한 외관과 외형, 조금 더 나아간다면 전자제품의 경우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 그리고 웹 사이트나 웹 서비스에 대한 디자인 등이 떠오르시지요?  그렇지만, 최근에는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와 제품에 서비스가 융합하거나, 서비스와 제품이 연계된 형태의 새로운 비즈니스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면서 서비스 디자인이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연계해서 디자인하는 학문 및 분야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PSS(Product Service System) 입니다.  이와 같은 변화에 바탕에는 산업이 표준화 및 대량생산으로 대표되는 제품 패러다임(Product Paradigm)에서 서비스 패러다임(Service Paradigm)으로 바뀌어 가는 패러다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것은 디자인적인 사고와 디자인 방법론을 서비스에 적용한 것입니다.  유용하고, 효율적이고, 차별화 시키는 디자인 요소를 서비스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 서비스 디자인입니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와 관련해서는 과거에도 한 차례 포스팅한 내용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연관글:

이번 포스팅에서는 서비스 디자인의 10 가지 기초적인 원칙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원칙은 SDN(Service Design Network)을 주도하고, 현재 Touchpoint 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Birgit Mager 쾰른 디자인국제학교 교수가 주창한 것인데 서비스 디자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영감을 제공하고 있기에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1.  서비스를 제품으로 바라보라! (Look at your service as a product!)

서비스도 일반 제품처럼 여러가지 형태의 전략을 수립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격결정이나 판매전략 등과 같은 전략수립에 있어 일반적인 제품들의 경우 어떻게 하나요?  다양한 방식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이를 결정합니다.  서비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종류의 서비스는 매우 저가의 전략을 펼치면서 박리다매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고,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며 충성도가 높은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면, 서비스를 단순하면서도 편리하되, 높은 수준의 편의성을 주고, 고객들 개개인에 대한 맞춤식 또는 일일이 자신들이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합니다.  

서비스도 결국 차별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을 때, 일반 제품을 디자인할 때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혁신(innovation)에 투자를 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기획하며, 마케팅/광고/영업을 할 때와 마찬가지 방법들이 잘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고객의 이득에 초점을 맞춘다 (Focus on the customer benefit!)

서비스는 제품들과는 달리 한번 사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찾아야 하는 종류의 상품입니다.  그렇다면,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다시 찾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자체가 고객의 이득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되어야 합니다.  조직을 개편하거나, 특화된 부서를 만들거나, 동선을 고려하는 등의 모든 활동들이 최우선적으로 고객의 이득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합니다.  


3.  고객의 세상으로 직접 뛰어든다 (Dive into the Customer's world!)

서비스 디자인을 할 때 가장 먼저 해보아야 하는 과정 중의 하나의 원칙이 "고객의 세상에 직접 뛰어드는" 것입니다.  즉,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직접 고객이 되어서 완전히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느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디자인이 공급자 위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에서 자사 임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한 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결정인지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제대로 서비스를 느껴보고, 이용해보고, 경험을 알지 못하면 그에 대응한다는 것도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이 모인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전략과 기획이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4.  큰 그림을 본다 (See the Big picture)

작은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이 서비스에서는 더욱 중요합니다.  아주 작은 부분에 흠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더 큰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이 더 좋습니다.  제품의 경우에는 작은 흠이라도 눈에 보이고 계속 남기 때문에 비교적 전체적인 완성도가 중요시 되지만, 서비스는 일단 받은 이후에 전체적인 인상만 남기 때문에 커다란 그림을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래서, 평균을 잘 맞춰서 전반적인 요소에 낙제가 없도록 하는 것보다는, 전체서비스를 받고 총평이 높은 쪽이 더 좋습니다.

아이폰의 경우에도 배터리 문제나 AS 문제와 같은 흠이 있지만, 이를 제품으로 보지 않고 전반적인 서비스 경험으로 본다면 그 경험의 총합에 해당하는 장점이 다른 제품들을 월등히 뛰어넘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5. 고객의 경험을 디자인한다 (Design the customer experience)

서비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경험입니다.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음식점에서 하나의 작은 요소가 대단한 고객의 경험을 남겨줄 수 있습니다.  일본의 영화 중에서 한 라면 집의 주인이 종업원을 교육시킬 때, 언제나 음식을 제공하고 나서 고객의 표정을 잘 관찰하라고 가르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는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만으로도 만족도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으며,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만약 표정이 약간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즉각적으로 어떤 불만이 있는지 물어볼 수 있고, 이를 듣고 나중에 참고해서 고치겠다고 말을 한다면 다소 서비스가 불만족 스러웠더라도 고객의 경험은 매우 달라지게 됩니다.  물론 여기에 감사의 표시로 약간의 추가적인 서비스를 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업에서처럼 라인을 구성하고 대량생산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서는 안됩니다.  서비스 디자인과 운영에는 전반적인 조율을 할 수 있는 감독(director)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들이 전체적인 서비스를 관조하면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잘되는 음식점을 보면 주인들이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6.  눈에 보이는 서비스 증거를 만든다 (Create a visible service evidence)

서비스는 보통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서비스를 한 증거는 눈에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호텔에서 휴지를 예쁘게 접어 놓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보지 않는 동안 서비스를 받았다는 느낌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 노력이 많이 들었다는 것을 전달할 수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휴지를 접었다면 고객들은 아마도 자신이 특별한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요?


from Wikipedia.com



7.  고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Go for standing ovations with your service!)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소일수도 있겠습니다.  단순히 좋은 서비스로는 안되고, 감동을 줄 수 있어서 정말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비스가 디자인되고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다른 말로는 "Ooo-hoo" 또는 "A-ha" 요소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폰입니다.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정말 이거 멋진데?" 이런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고객들이 열렬한 전파자가 되고, 이들을 통한 바이럴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8.  표준은 유연해야 한다 (Demonstrate flexible standards)

서비스도 역시 QA(Quality Assurance) 라고 하는 질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표준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서비스의 표준은 제품과는 달리 유연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제품을 생산할 때처럼 경직된 표준화를 지향하면 서비스를 하는 스태프들의 창의성이 없어지고, 이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도 없게 됩니다.  고객감동을 스태프들이 줄 수 있도록 행복하게 경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Swisscom 의 프리미엄 고객 서비스를 위한 운영지침이 매우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지나친 원칙보다는 고객센터에서 유연성을 가지고 행복을 전달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직원들에게 상당한 유연성을 부여하고, 이들이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행동을 자발적으로 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로열티 높은 고객들이 생겨나고, 새로운 서비스에 감동하게 되며, 가격이 비교적 높더라도 프리미엄 고객들은 절대로 떠나지 않습니다.


9.  살아있는 제품을 만들어라 (Create a living product!)

서비스는 제품과는 달리 언제나 동일한 것 같지만, 계속 진보할 수도 있고, 혁신의 요소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되려 제품 디자인이나 기획보다도 더욱 연구요소가 많이 필요합니다.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은행인 도이치 뱅크의 경우 혁신실험실(Innovation Laboratory)를 통해 새로운 살아있는 서비스의 혁신요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적용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도 연구를 해야하고, 연구를 통해 나온 성과물들은 서비스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적용하면서 진보를 시켜나가야 합니다.  


10.  열정적인 서비스 문화 (Be enthusiatic. Service culture)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정과 감동은 전파가 됩니다.  서비스 문화는 그렇기 때문에 열정적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경영 및 문화 역시 열정적이고 임직원들이 행복해야 합니다.  이들이 만족과 열정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어떤 형태의 서비스 디자인도 성공하기 힘듭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트랙백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