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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에는 대학졸업장이 안정된 직장과 사회생활을 보장해주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대학진학하는 비율이 적었고, 산업사회로의 급속한 전환을 하고 있었던 20세기 후반만 하더라도 이런 믿음은 뿌리가 깊었다. 대학의 서열도 거의 정해져 있다시피 하였고, 공부만 잘하면 어느 대학과 어느 과에 가서 그 다음에 가는 직장과 하는 일 등을 거의 예측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과거의 기억은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인생을 공부지상주의로 내몰게 되었고, 무엇이 어떻게 되든 일단 공부를 잘해서 대학을 가는 것이 부모와 아이 모두의 공통목표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그렇게 공부만해서 좋은 성적을 가지게 되고, 대학을 진학해도 소위 말하는 좋은 직업과 직장을 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리고,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스펙을 쌓고, 좋은 직장에 가더라도 언제 그 직장이 망한다는 뉴스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직장이 망하지 않아도, 80세 이상 살 수 있는 시대에 40대 후반이면 벌써 왠만한 직장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만두게 되는 상황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으며, 그 동안 따뜻한 온실에서 살다가 갑자기 들판에 나온 식물처럼 바뀐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인생의 하반기를 맞게 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한 마디로 세상이 달라져 버렸다. 미국도 이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고 하는데, 25세 이하 대학졸업자의 절반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매우 낮은 급료를 주는 임시직으로 근무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대학의 등록금이 너무 높다는 이야기가 터져 나오고 있으며, 고등교육의 위기론까지 외치는 상황이다. 한국이라고 다를까? 아마도 일부는 더욱 심한 상황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교육과 취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또 하나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있다. 최근 스타트업 붐을 타고 야심차게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자 창업을 한 친구들이다. 처음부터 아이디어가 안 좋았거나, 창업팀의 능력이 부족해서 얼마가지 않아서 창업을 포기하는 경우는 논외로 하자. 이들도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비슷한 문제에 봉착한다. 일차적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하더라도 회사가 더욱 발전하려면 우수한 인재들이 수혈되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렇지만,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이 가진 불안정성과 외부의 시선은 우수한 인재들이 이런 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으며, 그렇게 스타트업들이 고질적인 인재의 부족현상에 시달린다면 결국 유망했던 곳들 조차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쇠락하는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안 좋은 상황을 절묘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최근 미국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중에 벤치마킹할 만한 좋은 사례가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엔스티튜트([E]nstitute)라는 프로그램이 그것인데, 지역사회의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학생들이 지원하고 스타트업을 경험하면서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도 없애고, 실제로 능력도 인정받으면서 스타트업과 같이 성장하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졸업하고 어떤 일자리를 얻는다는 개념보다는 앞으로 미래사회에 필요한 실전적인 경험을 교육받고 경험도 하게 된다. 


기업의 인사부서에서 대학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으로 인해 대학졸업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적잖게 실망하고, 되려 2개의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면서 그곳의 젊은 학생이나 인턴들이 너무나 스마트하다는 것을 경험한 이 프로그램의 기안자들은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2년짜리 고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학력과 관계없이 18~24세의 젊은이들의 지원을 받아서 유망한 스타트업들에게 연결시켜주는 것인데, 이들과 연결된 스타트업들은 인터넷 주소를 단축시키는 서비스로 다양한 마케팅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Bit.ly, 남성용 라이스프타일 가이드로 유명한 Thrillist, 개인들의 자산투자와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Betterment 등이다. 이들은 각각 15명의 인원을 뽑았는데, 여기에 지원한 지원자가 500명이 넘었다. 뽑힌 이들은 풀타임으로 후보 스타트업 중의 하나에서 일을 시작하며, 2차년도에는 자신들이 일할 스타트업을 바꿔서 1년을 더 일할 기회를 준다. 뿐만 아니라, 이 기간 동안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같이 시행하는데, 보고서 프로젝트나 강의, 매주 전문가들과의 저녁식사 등도 병행하기 때문에 실전 고등교육의 의미도 가진다. 이 프로그램의 수업료는 없으며, 기숙사와 적은 생활비 수준의 장학금도 지급한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엔스티튜트는 백만 달러 정도의 기금을 다양한 비영리재단과 기업, 기부자들에게서 모았다고 한다. 


현재 엔스티튜트와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을 상호교환 수련시키는 협력관계를 맺은 스타트업은 35개로 이들은 미래의 직원들이 될 수 있는 뛰어난 인재들을 일찌감치 컨택할 수 있으며, 이들이 뛰어난 인재들로 2년간 성장해 감에 따라 사회전체의 역량도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엔스티튜트는 뉴욕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수련 프로그램을 도입하려고 계획 중이다. 중요한 것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인재들이 길러지고, 이들도 스타트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미래의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며, 결국에는 의미있는 취업과 개인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에 대한 결과가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인턴 지원제도 등이 있다. 그렇지만, 무조건적인 지원보다 이렇게 의미있는 교육과 수련을 전제로 유망한 스타트업들과 인재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조금은 관리가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민간에서 나와준다면 '창조경제'를 이야기하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잘 맞지 않을까? 정부가 모든 것을 하기 보다는 좋은 프로그램과 헌신적인 생각을 가진 이런 비영리단체 또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고등교육 기관의 등장이 필요하고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정책을 고민할 시점이다.



참고자료:


[E]nstitute's Apprenticeships Give You Skills You Can't Pick Up In A Class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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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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