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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이 두려워한 것은 책들을 금지시키는 사람들이었고, 헉슬리가 두려워한 것은 책을 금지시킬 이유는 없는데, 책을 읽으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세상이었다. 


- Neil Postman



디스토피아 소설의 3대 명작


통증도 없고, 즐거움도 없으며, 영혼도 나도 없는 세상 ...  다양한 형태의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들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세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올더스 헉슬리(A. L. Huxley)의 1932년 작품인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 1949년 조지 오웰이 발표한 1984, 예브게니 야마찐(Yevgeny Zamyatin)의 1921년 작품인 우리(We)를 꼽을 수 있다. 이 세 작품은 모두 주류 SF소설과는 다른 취급을 받지만, 고전 SF아류소설로는 이야기할 수 있다. 


유토피아가 문명의 이상으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계를 일컫는 반면, 디스토피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하게 살아가는 문명 세계를 그린다. 디스토피아는 유토피아적 세계관에 대한 반어적인 풍자로 많이 나타난다. 전체주의와 세계대전, 기술문명의 발전 속에서 인류문명에 대한 낙관주의가 비관주의로 바뀌어가면서 생겨난 쟝르로 볼 수 있다. 많은 SF 영화들이 디스토피아 쟝르의 영향을 받았는데, 메트로폴리스, 매트릭스, 가타카, 브이 포 벤데타 등 거대한 정부와 억압적인 독재자, 감시당하고 통제받는 개인과 윤리성을 상실한 거대기업 등이 단골로 등장한다. 그 밖에도 세계를 뒤에서 지배하는 비밀조직, 인류를 지배하는 AI, 유전자 조작, 계급갈등, 언론통제 등도 많이 다루어진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문명이 극도로 발달하여, 과학이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된 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마치 유토피아를 그린 것 같지만, 반유토피아적 풍자로 가득하다. 아이들은 인공수정으로 태어나 유리병 속에서 보육되고 부모도 모른다. 그리고 지능의 우열 만으로 장래의 지위가 결정된다. 과학적 장치에 의하여 개인은 할당된 역할을 자동적으로 수행하도록 규정되고, 고민이나 불안은 신경안정제로 해소된다. 이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쾌락과 말초적인 즐거움, 행복에 빠져서 삶을 살아간다. 생물학과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많은 것들이 조작되는 이런 미래의 세계를 그려내면서, 신세계와 격리된 원시지역의 ‘야만인’ 존이 고도의 과학 문명과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설계된 세계에 감탄하지만, 소수의 지배자들에게 통제받으며 조작된 행복에 길들여진 ‘백치’와도 같은 사람들의 모습에 점차 환멸을 느끼고, 다시 원시 지역으로 떠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멋진 신세계를 집필한 올더스 헉슬리



조지 오웰의 <1984>는 가상의 국가 오세아니아의 런던을 무대로 하여, 독재의 화신인 ‘빅 브라더’에 대항해 인간 정신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지구 최후의 남자’를 그린 소설이다. 현대 사회의 전체주의적 경향이 도달하게 될 종말을 암울하게 그렸다. 전체주의적인 디스토피아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소설은 스티브 잡스가 1984년 수퍼보울 광고에서 IBM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듯한 이미지를 주면서, 새롭게 도전하는 매킨토시를 달려와서 스크린을 깨부시는 여성으로 표현한 것과 같이 이런 유형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대표적인 소설이 되었다.



조지 오웰의 대표적 디스토피아 소설, 1984



3대 디스토피아 소설 중에서 가장 먼저 집필된 <우리들>은 러시아의 작가인 야마찐의 작품이다. 발표 시기가 <멋진 신세계>와 <1984> 보다 많이 앞서기에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지만, 영미권이 아닌 망명 러시아 작가의 작품인지라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 당시 소련 체제를 비판, 풍자한 탓에 소련 내에서 발표되지 못하고 1924년 영문판이 먼저 출판되었으며,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으로 규제가 완화된 1988년에야 러시아에서 출판이 허용되었다. 


이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29세기다. 주인공인 우주선 엔지니어 D-503이 쓰는 일기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전 세계는 '푸른 벽'에 둘러싸여 있으며, '은혜로운 분'이 다스리는 단일국가 체제 하에서 통치된다. 모든 사람들은 코드화된 기호숫자를 이름 대신 부여받고 같은 제복만을 입으며 매일 같은 시각에 기상하여 명령받은 일을 수행한다. 주인공은 이러한 사회에서 아무런 의심없이 생활하던 중, 체제 전복을 꾀하는 I-330 이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차츰 그녀에게 물들어 동조하게 되지만, 결국 그들의 계획은 밀고자에 의해 발각되어 실패로 끝나고, I-330 은 처형당하며 주인공은 상상력을 말살시키는 전두엽 절제술을 받고 예전의 생활로 되돌아간다. 많은 SF소설과 영화에 <우리들>의 설정이나 줄거리 등이 비슷하게 표현되어서 나올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졌던 작품이다.



에브게니 야마찐의 디스토피아 SF소설, <우리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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