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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Flickr by Photo Giddy


하버드 대학의 유명한 개방형 플랫폼(open platform) 지지자 중의 한 명인 조너선 지트렌(Jonathan Zittrain)은 인터넷과 웹의 창조적인 힘은 결국 개방형 플랫폼에서 나오며, 누구에게 허락을 받거나 통제를 받지 않고 어떠한 형태의 아이디어나 생각 또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으며, 국경이 없는 인터넷의 개방성의 힘에 대한 강의로 유명합니다.  그의 TED 강연 내용은 이런 측면에서 꼭 한번 들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명강입니다.  한국어 번역도 존재하기 때문에 혹시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아래 링크를 걸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이와 같은 개방 지상주의가 최근 인터넷의 주류적인 사상이라는 것은 모두들 인정할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전체적인 변화에 제동을 걸고 있는 회사가 일으키는 실험이 모두에게 다시 한번 새로운 고민에 빠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회사가 어디냐구요?  바로 애플 입니다.  이 글은 지난 번 "애플의 앱스토어 생태계"와 관련한 글과 연관이 되어 있으니, 앞선 포스트도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연관글:

통제가 개방을 이긴다?

애플의 앱 스토어는 역사상 가장 통제가 강력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모든 애플리케이션들이 판매에 앞서 애플이라는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구매행위 역시도 애플이 제공하는 방법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이제는 개발도구 제한까지 있으니, 개발하는 방법까지도 애플이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통제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플랫폼은 또 한가지 역사상 최고의 성공적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미 18만 개가 넘는 앱들이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쏟아져 나왔고, 아이폰은 전화기라는 틀을 넘어서 전자책 리더이자 여러가지 기계들에 대한 컨트롤러, 전자음악 악기, 게임기 등의 영역까지 침범하면서 글자 그대로 대박신화를 계속 써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과거라면 마땅히 비난받아야 할 통제적인 정책에 대해서도 수많은 개인 및 소규모 기업들의 개발자들은 별다른 저항없이 잘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막연히 개방형 플랫폼(open platform)이 우수하고, 통제하는 방식은 결국 창조성과 혁신에 방해가 된다는 기존의 믿음과는 반대되는 결과입니다.  어쩌면 적당한 통제와 갇힌 구조가 되려 창조성과 혁신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기에 충분합니다.


단순한 의사결정과 인간의 심리구조

이러한 앱 스토어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현재까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통제가 개방을 이긴다"고 말하는 것은 더욱 잘못된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대기업들처럼 통제에 익숙한 곳들에게 통제가 좋다는 잘못된 오해를 하게 만들어서는 더욱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앱 스토어의 경쟁력은 인간의 심리구조상 복잡함을 싫어하고, 단순한 결정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에 핵심이 있다고 봅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단일 지불구조를 채택한 애플 아이튠즈를 통해서 한번의 터치와 패스워드 입력만으로 앱을 구매할 수 있으며, 특히나 가격이 비싸지 않은 $3 달러 이내의 앱들 같은 경우에 사람들이 쉽게 구매를 결정하여 크게 부담되지 않게 이용하다가 버리기도 하고, 다시 생각나면 추가적인 비용없이 재설치 할 수 있는 과정이 크게 어필을 합니다.  또한, 앱 스토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랭킹 및 선택의 고민을 줄여주는 요소를 도입했는데, 여기에 베스트셀러만 많이 팔리는 히트 구조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짧은 주기의 실시간 랭킹 변화와 다양한 카테고리 도입을 통해 판매가 되는 앱의 수를 다변화시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소규모 개발회사 및 개발자들에게도 앱 스토어 활성화의 과실을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띕니다. 다시 말해, 원 터치로 싼 앱을 실시간으로 간단하게 다운받아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중소 개발사들이 쉽게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세심한 배려가 잘 나가는 원동력이 아닐까 합니다.


소비자 중심의 사고가 중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싼 가격의 신기한 앱이 눈에 보이면, 쉽게 사서 테스트할 수 있는 믿음이 앱 스토어에 만들어졌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플의 검열를 통해 아마도 바이러스나 사용자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이상한 앱들이 올라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으며, 최소한 시스템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하드웨어 플랫폼이 아니라 하나의 하드웨어 플랫폼과 개발방법을 적용하면 된다는 것도 비용 측면에서 큰 이익이 됩니다.  그렇지만, 앱의 승인 과정이나 매출 등에 대한 분배과정, 그리고 개방형 혁신을 쉽게 적용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통제 자체를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개방에 의한 혁신 가능성이 차단된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애플이라는 회사의 이익에 반하거나 상당히 정치적인 이유가 통제에 악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깔아놓은 안정된 시장과 구조에 있어 개발자나 소비자 모두  통제된 플랫폼이라도 애플의 품을 벗어나서 그를 뛰어넘는 편익이 없다고 판단되는 동안에는 애플의 정책은 별로 바뀌지도 않을 것이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개방형 플랫폼은 여전히 강력하다.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앞으로도 앱 스토어와 애플의 지배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읽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필자는 개방형 플랫폼의 철학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플이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전세계를 한 회사가 장악할 수 있을만큼 세상이 우습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된 환경에서 만들고, 유통시키는 한 애플의 성장성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안드로이드가 설치된 스마트 폰과 태블릿들이 점점 시장에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말이 된다면 아마도 상당히 많은 기기들이 설치가 될 것이며, 현재 애플의 앱 스토어에 참여하고 있는 개발사들이나 개발자들이 지나치게 많아진다면 그만큼 나눠먹을 파이는 적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2차 마켓을 노리는 개발자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현재도 그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방형 플랫폼 특유의 개방형 혁신을 일으키는 기업이나 소프트웨어 등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고, 하드웨어 제조사들 중에서도 정말 뛰어난 회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제 안드로이드가 제대로 시장에서 승부를 시작한지 단지 1년입니다.  현재까지의 결과만으로 "애플에는 안되네, 애플이 최고네" 하면서 속단하는 것은 초창기 국내의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전문가들이 "아이폰이 국내에서는 잘 안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던 것과 별 다를바 없습니다.  언제나 미래를 볼 때에는 흐름으로 보아야지, 현 상황의 우월한 지위에 있는 것, 지금 좋아보이는 것에 의한 '우상의 착시'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잘못된 전망을 하기 쉽습니다.

물론, 이런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애플의 앱스토어가 보여준 모범사례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고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개방의 철학 만으로 승부하기에는 비즈니스와 소비자들은 훨씬 까다로운 상대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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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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