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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다.

1977년 애플 II 가 출시될 당시, PC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본 소프트웨어는 BASIC 언어를 해석해서 실행을 해주는 인터프리터였습니다.  애플 II 에는 스티브 워즈니액인 만든 정수 BASIC (Integer BASIC) 이라는 인터프리터가 탑재되어 있었는데, 이 BASIC 언어는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실수에 대한 처리와 일부 문자열 처리를 하는데에 문제가 있어서 비즈니스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77~1979년 6월까지 정수 BASIC 은 애플 II 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BASIC 인터프리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앞에서 언급한 문제들로 인하여 애플은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BASIC 인터프리터를 제공하기를 원했는데, 그 파트너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선택합니다.

앞선 연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마이크로소프트는 1975년 이후 BASIC 인터프리터 개발과 관련해서는 당대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1976년 중반 마이크로소프트의 첫번째 직원인 마크 맥도널드(Marc McDonald)는 6502 마이크로프로세서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당시로서는 6502 를 이용한 PC는 애플-1 밖에 없었고 애플 II 가 출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티브 잡스에게 전화를 해서 혹시 새로운 BASIC에 관심이 없는지 의사를 타진합니다.  그렇지만, 이때만 하더라도 스티브 워즈니액이 만든 정수 BASIC 이 있었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는 자신들은 이미 BASIC을 가지고 있다면서 제안을 거절합니다.  그렇지만 맥도널드는 6502용 BASIC을 그냥 만들기 시작합니다.   애플은 애플 II 를 출시하면서 탑재한 정수 BASIC의 성능에 대한 불만족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수정요구가 많아 졌지만, 혼자서 BASIC 을 개발한 스티브 워즈니액은 새로운 DISK II 라는 인터페이스 카드를 디자인하느라 BASIC을 손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1976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안했던 내용을 기억하고 새로운 BASIC을 만들어 줄 수 없냐고 1977년 8월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접촉합니다.  1977년 8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10년간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6502 BASIC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수정하는 권한을 애플이 가지는 것으로 $10,500 달러짜리 개발계약을 맺게 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1976년 10월 코모도어의 PET에 탑재되는 ROM BASIC을 개발하는데 역량을 많이 썼음에도, 하드웨어 제작 및 판매가 지연되면서 일시적인 자금의 경색이 있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판매당 로열티 방식으로 하던 계약을 고집하지 않고 일반 개발계약에 동의합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새로 만드는 BASIC이 기존에 만들어둔 BASIC을 약간만 손을 보면 되는 수준으로 쉽게 만들 수 있었고, 애플에서 그 이후의 수정개발을 랜디 위긴턴과 같은 자사의 엔지니어를 통해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다는 이점이 있기는 했지만, 이 계약은 협상의 귀재인 빌 게이츠 답지 않게 애플 II의 대성공의 과실을 같이 많이 누릴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BASIC의 이름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름을 따서 애플소프트 BASIC(Applesoft BASIC)으로 결정되고, 1977년 11월 카세트 테이프에 담겨져서 처음으로 출시됩니다.

이처럼 처음으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벌였던 줄다리기(?)와 협력에서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판정승을 거둡니다.  일반적인 로열티 계약 대신에 자사의 엔지니어를 투입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10년간 마음대로 고쳐쓸 수 있는 계약을 이끌어낸 스티브 잡스도 대단하지만, 천하의 마이크로소프트와 빌 게이츠도 회사 초창기 돈이 궁하던 시절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인간적(?)인 면도 보인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애플소프트 BASIC II와 애플 II+ 출시

초창기 애플소프트 BASIC에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테이프로 로드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프로그램을 돌리더라도 컴퓨터를 껐다켜면 BASIC을 다시 로드하고 프로그램을 다시 돌려야 했습니다.  또한, 애플 II의 고해상도 그래픽을 쓰기 위한 메모리 영역을 침범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래픽 언어를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처리할 수 있는 BASIC은 애플소프트 BASIC 밖에 없었기에 비즈니스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1978년 봄, 랜디 위긴턴과 애플의 동료들은 애플소프트 BASIC을 업그레이드 합니다.  버그도 고치고, 애플 II의 고해상도 그래픽을 쉽게 쓸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도 하면서 "애플소프트 BASIC II"를 출시합니다.  이 BASIC은 카세트 테이프와 RAM, 펌웨어 카드 ROM, 언어카드 ROM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출시가 되는데, 언어 자체에 대한 반응도 좋았고, 특히 ROM 으로 출시한 것에 대한 평판이 좋아지면서 소비자들은 애플소프트 BASIC을 본체에 내장해줄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침내 애플 II의 메인보드에 기본으로 탑재하도록 결정하는데, 이것이 바로 애플 II+ 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애플 II+ 는 애플 II와 큰 차이는 없지만 무엇보다 애플소프트 BASIC이 메인보드에 ROM으로 기본탑재가 되었고, RAM의 가격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에 기본 메모리를 48KB로 늘립니다.  또한, 일부 문제가 있었던 버그를 고치고, 메인보드의 디자인도 업그레이드한 뒤에 1979년 6월 애플 II+를 출시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수많은 애플 컴퓨터 복제회사들이 원형으로 삼은 것은 바로 이 애플 II+ 입니다.  일부 컴퓨터는 16KB의 RAM을 더 탑재해서 64KB 로 내놓기도 했지만, 크게 바뀐 것은 없었습니다.  저 역시 1983년 애플 II 호환기종을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구입했는데, 이 역시 16KB RAM이 확장된 애플 II+ 호환기종이었습니다.


애플 II, 마이크 마큘라 그리고 레지스 매키너

애플 II의 탄생에는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액과 함께 마이크 마큘라(Mike Makkula)와 레지스 매키너(Regis MacKenna)의 공이 컸습니다.  애플-1에서 약간의 성공을 했지만, 하드웨어 사업을 위해서 돈이 필요했던 스티브 잡스는 자금을 지원해줄 사람을 찾아다니기 위해 동분서주 하였습니다.  먼저 전 직장인 아타리의 사장 놀란 부쉬넬을 찾아가 투자를 부탁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잘 나가던 아타리와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었기에 놀란 부쉬넬은 아타리의 투자자인 돈 밸런타인(Donald Valentine)을 소개합니다.  돈 밸런타인은 실리콘 밸리의 영향력있는 벤처 캐피탈의 할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인물로 아직도 최고의 벤처 캐피탈 중의 하나로 꼽히는 세코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을 1972년에 설립한 사람입니다.  돈 밸런타인은 편집증 환자에 전혀 격식이라고는 없었던 스티브 잡스를 굉장히 싫어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럼에도 스티브 잡스가 끈질기게 찾아가자 돈 밸런타인은 인텔에서 큰 돈을 벌고 젊은 나이에 은퇴를 한 마이크 마큘라(Mike Makkula)에게 일을 떠 넘깁니다.  

돈 밸런타인의 부탁을 받은 마이크 마큘라는 별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스티브 잡스를 따라서 애플의 본거지였던 스티브 잡스의 차고를 찾아갔다가 스티브 워즈니액이 개발 중이던 애플 II를 보고서 바로 성공을 직감합니다.  그는 즉시  $25만 달러의 투자를 결정하는데, $8만 달러로 애플주식의 1/3을 사들이고, 나머지 $17만 달러는 싼 이자로 대출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애플의 3번째 직원이 되기를 자청하였습니다.  인텔이라는 성공적인 벤처 회사의 마케터로 일했던 그는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액을 도와 애플을 제대로 돌아가는 회사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첫번째 사장으로 내셔널 세미컨덕터에서 마이클 스캇(Michael Scott)을 앉히고, 그 밖에 여러 인재들을 합류시켰으며, 동시에 돈 밸런타인을 포함한 여러 투자자들까지 설득해서 애플의 재정이 문제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레지스 매키너는 실리콘 밸리에서 1970~80년대 최고의 홍보전문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애플 II의 성공을 위해 레지스 매키너와 같은 홍보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스티브 잡스는 돈 밸런타인을 찾아갔을 때처럼 끊임없이 구애를 하면서 레지스 매키너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합니다.  애플 II와 함께 나온 애플 II를 대표한 6색 사과 로고가 바로 그의 첫번째 작품으로 컴퓨터에 컬러를 제공한다는 느낌과 함께 베어먹은 금단의 사과의 느낌이 나는 디자인을 선택했는데, 스티브 잡스가 처음에는 이 디자인을 거부했다고 전해지지만 결국에는 그 뒤로 수십 년간 애플을 대표하는 로고가 됩니다.

이처럼 애플의 초창기 성공에는 스티브 잡스의 끈질긴 집념과 마이크 마큘라와 같이 성공할 것을 직감적으로 파악하고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하는 엔젤 투자자들, 그리고 회사의 약점을 메꾸어 주었던 뛰어난 관리인력들이 함께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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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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