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의 발상지라고 하면 중국의 황하, 이집트의 나일강 유역, 그리고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으로 대별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첫 손에 꼽는다.  그 중에서도 시기적으로 보았을 때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가장 빨리 발달했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일으킨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이 터키에서 발원해서 흐르며, 터키가 이들의 중심에 있는 국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강은 터키의 아나톨리아 고원에서 발원하여 페르시아만의 홍해로 흐르는데, 그중 티그리스는 터키에서 시리아, 이라크를 거쳐 쿠웨이트의 홍해로, 유프라테스는 터키에서 이라크를 거쳐 홍해로 흐른다.

그 중에서 터키 지역의 문명은 해상무역으로 유명했던 페니키아와 강력한 기마군을 바탕으로 많은 정복 활동을 했던 히타이트 족이 유명하다.  이 때부터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 이르는 유구한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 앙카라에 있는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 (The Museum of Anatolian Civilization) 이다.  이 박물관은 앙카라 성의 남쪽에 위치한 아파자리(Atparzari)라는 곳에 위치하며, 아직도 근처에서 많은 유적이 출토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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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정문 앞에서 ... 건물 자체도 매우 고전적이다.


터키의 구석기 문명은 200만년 전부터, 만년 전 정도까지 지속되었다고 한다.  당시의 유물들은 주로 돌도끼 들로 우리들이 역사책에서 보던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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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 시대의 돌도끼들 ...


인류가 처음으로 집락 및 도시의 형태를 이루면서 살기 시작한 시기가 신석기 시대이다.  터키의 신석기 문명 유적지로 가장 유명한 곳은 B.C. 6000년 경 차탈회육(Catalhoyuk) 지역에서 발달한 문명이다.  차탈회육의 집이 다른 지역의 신석기 문명지와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집에 있던 벽화와 벽에 걸려있는 황소의 머리 형태의 조각이다.  또 하나의 차이점으로는 이 지역의 신앙으로 수유를 하는 모성에 대한 여신이 가장 중요하게 받들어 졌다는 것이다.  터키 전역에서 다양한 나이의 여성들이 모성을 나타내는 조각들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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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탈육회의 집을 복원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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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을 상징하는 여신상과 주변에서 출토된 다양한 신석기 시대의 도끼들


개인적으로 참 인상적이었던 것은, B.C. 6000년 경에 만들어졌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다양한 장신구들이었다.  먹고살기 힘든 신석기 시대에도 여자들은 이렇게도 많은 종류의 장신구들을 만들고 또한 치장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종류도 목걸리, 귀걸이, 팔찌에 이르는 현대의 여성들이 하는 아이템 들이 대부분 망라되어 있다.  여자들이 악세사리를 좋아하는 것은 어쩌면 인류역사의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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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 시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수많은 장신구들 ...


터키의 청동기 시대는 B.C. 4000년 정도에 시작이 된다.  앙카라의 상징이기도 한 태양과 사슴으로 구성된 청동 조각이 여러 군데에서 발견되었으며, 황소와 황소의 뿔과 관련된 유물들도 많다.  터키의 서쪽 지역에서는 그리스와의 전쟁으로도 향후 유명한 트로이(Troy) 지역에서 문명이 발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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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나타내는 디스크와 가운데 사슴, 양 옆에 황소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청동기 유물
이 유물이 앙카라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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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 시대 당시의 뛰어난 금세공 기술을 보여주는 유물들도 많다.


B.C. 1950~1750년 시기는 아시리아 문명에 의해 터키 땅이 지배를 받던 시기라고 한다.  이 때에는 진흙 점토에 문서를 기록하고, 증명을 하고 하는 것들이 발달하였으며 다양한 형태의 진흙 문서들이 발견 되었다.  B.C. 1750~700년 까지의 시기가 히타이트 문명이 발달을 하면서 본격적인 투르크족의 전성기가 열린 시대이다.  당시 히타이트 제국은 이집트, 바빌론과 함께 3대 제국을 형성할 정도로 강성하였다.  

이 시기의 유물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당시의 결혼식 풍습을 그려내었던 토기이다.  토기에는 결혼식이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그리고 심지어는 첫날 밤에 일어나는 일까지 그대로 그려 놓았는데, 토기의 가장 위에 있는 그림을 보면 신랑과 신부가 결혼식을 끝마치고 무엇인가(?, 자세가 묘함)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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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했던 히타이트 제국의 타르훈자(Tarhunza)왕의 석상 (B.C.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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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했던 히타이트의 헬멧을 쓴 군인들의 모습 (B.C. 800).  트로이와 비슷한 큰 투구와 창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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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이트가 자랑한 강력한 기마전차 부대 (B.C. 8세기)


B.C. 12 세기에는 프리지아(Phrygia)인들이 남동부 유럽에서 에게해를 건너서 터키 땅에 도착해서 터키의 일부를 점령하고 왕국을 끌어가게 된다.  이들이 번성한 시기는 B.C. 550년 정도까지로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문명과 밀접히 연관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리지아 하면 가장 유명한 왕이 바로 뭐든지 손을 대면 금으로 변한다는 전설로 유명한 마이더스왕(Midas)이다.

이 후의 터키 지역의 문명은 에게해를 사이에 두고 그리스와의 상호 교류가 활발했으며, 많은 수의 이민자들이 에게해를 건너오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   특히 도리아 양식으로 유명한 도리아(Doria)인 들이 터키의 서부 지역으로 많이 이주를 하면서 다양한 소국들이 서로 경쟁을 하게 되었다.

이후 페르시아 제국이 강성하게 되고, 그리스 역시 강성하면서 당시의 문명은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문명이 섞인 그레코-페르시안(Greco-Perisian) 형태로 발전하였다.  B.C. 300년 경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이 지역을 점령하면서 헬레니즘 문명이 들어오게 되고, 이후에는 로마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터키의 아시아 지역(90% 이상을 차지)을 대표하는 아나톨리아는 로마제국과 전쟁을 하기 보다는 평화를 택하여 그들의 전통적인 문화를 보존하는데 성공을 하였다.  로마제국이 동로마와 서로마로 나뉘면서. 동로마제국의 수도로 현재의 이스탄불인 비잔틴(콘스탄티노플)을 지정하면서 터키는 동로마 문명의 중심지로 그 꽃을 피우게 된다. 

이 때의 역사와 관련한 유적과 유물들은 이스탄불에 많이 있으며, 터키의 동쪽 지역과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던 셀주크 투르크(돌궐)과 이들이 나중에 세운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 대한 글은 다음 기회에 이스탄불에 대한 글을 쓸 때에 다루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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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한국 사람들에 대해 가장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터키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명의 터키 의사들을 알고 있고, 그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오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우리가 터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는 듯 싶다.  최근 대한항공에서 이스탄불까지 직항이 생기고, 이제는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서 과거보다는 터키에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터키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터키에 협력을 원하는 의사들이 있어서, 그들의 수도 앙카라에 다녀왔는데 그들의 역사와 너무나도 밀접한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놀라고, 또한 그들의 자부심과 우리가 알고 있는 너무나 서유럽적인 역사관 및 문화관이 얼마나 편향된 것인지 알게 되면서 다시 한 번 놀랐다.  혹시 터키를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름다운 볼거리가 많은 이스탄불도 좋지만 꼭 한번 그들의 수도인 앙카라도 가보고, 특히 그들의 고대 역사를 보여주는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 (The Museum of Anatolian Civilization)과 터키 공화국을 세운 터키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타투르크가 있는 독립기념 박물관을 둘러보고 터키 사람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져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터키는 동쪽으로 이란, 아르메니아, 그루지아 남쪽으로 이라크, 시리아, 북서쪽으로 불가리아, 그리스와 국경을 접하고, 북쪽으로 흑해, 남쪽으로 지중해, 서쪽으로 에게해, 마르마라해를 접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적 위치로 인해 역사적으로 동방과 서방의 문화를 연결하는 교차로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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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본래 중앙아시아 족속으로 그들은 자신들을 투르크라고 한다.  한문으로 이를 번역한 것이 돌궐인데,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에서부터 깊숙히 관계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  투르크 족은 중앙아시아에서 만주에 이르기까지 꽤 넓은 지역에 분포해서 살고 있었는데, 4~5세기에 이르러 러시아 근방에서 고구려에 접하는 대제국을 건설하였다.  당시 수나라의 획책으로 돌궐제국이 동, 서로 분열되는데, 동돌궐은 수나라와 맞서 고구려와 동맹을 맺고 전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당나라 때에 이르러 돌궐제국이 멸망하고 동돌궐 유민의 일부는 고구려 유민들과 발해를 건국하고, 일부는 서돌궐로 이동하여 이후 아랍 지방으로 이주하여 셀주크 투르크 제국을 건설하였다.  셀주크 투르크는 몽골제국에 의해 멸망한다.  이후 13세기 오스만 투르크가 일어나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을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하고, 동로마제국을 멸망시키는데, 오스만 투르크의 위세는 20세기까지 식지 않는 천년왕국으로서 세계를 지배한 국가의 하나이다.

그동안 꾸준히 접촉한 터키 의사의 초대로 방문한 터키 ... 앙카라에서의 첫 날은 저녁 시간에 터키의 전통음식 레스토랑에 초대받은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호텔에서 바라본 앙카라 시내의 모습 ... 멀리 독립기념 박물관이 보인다.

이것이 가장 전통적인 터키 음식이다 ... 속이 빈 큰 구운 빵을 뜯어서 앞에 있는 다양한 삶은 음식들을 싸서 먹는다. 
물론 뒤에는 터키 최고의 전통 음식인 케밥(Kebap이 따라 나온다.



뒤이어 나온 음식은 ... 터키를 대표하는 요리 케밥 !  다양한 종류의 케밥이 섞여서 나온 컴비네이션 디쉬이다.
첫날은 참 맛있게 먹었는데, 매일같이 케밥만 먹다보니 나중에는 참 느끼해서 고생을 했다.


터키의 요리는 중국, 프랑스와 함께 세계 3대 요리에 꼽힌다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가 참 힘들다.  터키는 다양한 역사/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음식 종류도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다양한 케밥이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다. 주재료는 쇠고기, 양고기이지만 닭고기도 많이 있다.  케밥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숯불 회전구이인 도네르(Doener) 케밥, 꼬치구이인 시시(Shish) 케밥, 도네르 케밥에 요구르트와 토마토 소스를 첨가한 이슈켄데르(Ishkender) 케밥 등이 유명하다.  위의 접시에는 이들이 섞여 있다.

다음 날에는 하루 종일 비즈니스로 바빴고, 3일 째에는 앙카라의 가장 유명한 박물관 두 곳을 다녀왔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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