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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유경제가 커다란 이슈다. 에어비앤비는 자신들의 방을 공유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저렴한 숙박지를 찾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속에 설립한지 5년 만에 힐튼 호텔 네트워크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숙박 네트워크로 등극했고, 자동차를 공유하는 짚카 역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자동차 부분에서는 쏘카와 그린카, 숙박에는 비앤비히어로와 코자자와 같은 토종 브랜드들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옷을 공유하는 열린옷장, 공간을 공유하는 코업(Co-Up) 등과 같이 그 대상은 점점 더 넓어져만 간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에는 또 다른 형태의 공유경제 시도가 나타나고 있어 화제다. 이번에는 그 대상이 부엌이다. 처음 시작은 정말 맛있거나 예술적인 음식을 만드는 주변의 할머니와 학생들, 동네 아주머니 등이 자신들의 음식을 친구들이나 가족을 넘어서서, 어떻게하면 쉽게 사업화해서 기업가로 성공할 수 있을지 도와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이소 레이빈스(Iso Rabins)가 2009년에 설립한 언더그라운드 마켓(Underground Market)은 이런 음식들을 소개하고 서로 나누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는데, 수백 명의 음식제공자들과 수천 명의 참가자들이 참여하면서 주변 도시로까지 퍼지기도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음식에 대해서는 인증된 주방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샌프란시스코 시의 규제에 걸려서 사업을 중단하게 된다.

처음의 아이디어에서 예상못한 규제라는 덫에 걸려서 실패를 맛본 이소 레이빈스는 좌절하지 않고 완전히 다른 접근방법을 생각해냈는데, 음식 기업가를 위한 공유부엌인 Forage Kitchen이 그것이다. 일단 부엌을 상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제품화가 되도록 법적인 부분과 프로세스 등을 갖추어 두고, 여기에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교육 등을 하면서 실제로 이곳에서 실험적인 음식과 식품을 제조하고, 성공적이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일종의 음식/식품 스타트업 인큐베이터가 되기로 한 것이다. 사람들만 모집하고, 그때 그때 임시로 장소만 확보하면 되는 언더그라운드 마켓과는 달리 Forage Kitchen은 초기에 이런 공유 부엌을 만들기 위한 초기 자금이 필요한 것이 난관이었다. 이를 위해서 그가 선택한 것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킥스타터(Kickstarter)였다. 아래와 같은 킥스타터 캠페인을 통해 2012년 6월 15만 달러의 초기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한 그는 최초의 음식/식품 코워킹스페이스(Coworking Space)를 오픈하기 위해 실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미 언더그라운드 마켓에 참여했던 많은 참여자들이 Forage Kitchen이 오픈하면, 자신들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상업적인 성공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이들은 이 공간을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자신들의 음식과 식품을 발전시킬 수 있으며, 간단히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성공여부를 점쳐볼 수도 있다. Forage Kitchen은 어떤 면에서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풀뿌리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진입장벽을 협업이라는 원리를 이용해서 극복하며, 교육을 통해 사업의 성공가능성도 높인다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전체적으로 높이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는 저소득의 이민자 여성들이 많은데, 이들의 이국적인 음식솜씨를 발휘하면서,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적인 의미도 크다고 한다.

더 나아가서는 이 공간이 단지 음식과 식품을 만드려는 사람들의 것으로만 존재하지는 않을수도 있다. 멋진 부엌을 통해 진취적인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모임이나 워크샵 등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같이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공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함께하는 이벤트를 훨씬 정겹게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그래서인지, Forage Kitchen의 청사진을 보면 부엌 공간 뿐만 아니라 카페와 회의실, 맥주와 같은 주류를 숙성시키는 공간, 옥상정원 등과 같은 다양한 공간과 장비를 시간 단위로 빌려주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런 종류의 사업이 크게 돈을 벌거나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음식과 같은 가장 중요한 지역사회 기반의 풀뿌리 사업조차도 자본과 대기업, 그리고 시장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기 시작한 작금의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약자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하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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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프랜차이즈" 하면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다. 왠지 동네상권 다 죽이는 것 같기도 하고, 재벌가 빵집들 생각도 나고 ... 글로벌 기업도 맥도날드나 코카콜라처럼 거대한 기업들이 있으니 서민들의 일자리와 나눌 수 있는 어떤 것들을 빼앗기는 느낌이 들어 전반적으로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닌 듯 싶다. 그런데, 이런 규모있는 글로벌 식품 프랜차이즈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질관리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연구활동과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배급할 수 있는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막강한 힘이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일자리를 빼앗고, 노동착취를 하는 등의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화시키는데 쓰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막강한 프랜차이즈의 힘을 좋은 의도로 활용한다면 어떨까? 지역에서 해결할 수 없고, 규모가 있어야 하며, 전국적/세계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꾸준한 R&D가 필요한 좋은 식품을 배급하는 것에 핵심가치를 두는 기업이 있다면 앞서 말한 모든 장점은 되려 장점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있다. 현재 전 세계 5세 이하의 어린아이들 중에서 급성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들이 매년 2천 만명에 이른다. 전쟁이나 가뭄, 홍수 등의 자연재해 등으로 일시적인 기아상태에 빠지는 것이 그 이유인데, 당장 북한에도 이런 상황에 빠진 아이들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에게 상시적으로 따뜻한 밥이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는 식품이 플럼피넛(Plumpy'nut)이다. 플럼피넛은 실제 구호단체에서 영양실조에 빠진 아이들이 입원했을 때 바로 치료용으로도 처방할 수 있는데, 피넛버터바에 영양소를 첨가한 형태의 음식이다. 2년 이상 장기간 보관을 하는데에도 물이나 냉장고 등이 필요없고, 영양소의 손실도 없기 때문에 기적의 식품으로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의 Nutriset 이라는 회사는 플럼피넛을 대량으로 생산한다. 대규모 제조공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원가를 대폭 낮출 수가 있어서, 두달치 먹을 수 있는 양이 60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Nutriset은 프랑스의 공장에서 생산을 해서 전 세계로 배송했는데, 병원에 치료용으로 보급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지만 일반인들에게 보급하기에는 배송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나이지리아 등의 현지에 공장을 지을 계획을 처음에는 세웠다고 한다. 그런데, 현지 공장을 짓기에는 필요로 하는 양이 적어서 포기를 하고, 프랜차이즈에 눈을 돌려서 플럼피넛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이전하기로 하였다. 그 결과 2005~2010년에는 이렇게 지역의 프랜차이즈에서 생산한 양이 5년 합쳐서110만 톤 정도였는데, 2011년에는 90만 톤까지 늘어났다. 이들이 프랜차이즈에게 요구하는 조건은 매출의 1%를 이와 같은 치료용 건강식품을 개발하는 프랑스 연구소(FIRD, French Institute of Research for Development)에 기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연구소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들은 로컬 프랜차이즈 기업들에게 다시 전수된다. 이렇게 플럼피넛을 프랜차이즈로 한 공장은 전 세계 11곳으로 늘어났는데, 부르키나 파소, 도미니카공화국, 이디오피아, 아이티,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수단, 탄자니아, 우간다 등 대부분 영양실조가 문제가 되는 빈국들이지만, 땅콩이 잘자라는 환경이라 저렴하게 자국의 아이들에게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곳들이다.


우간다에 기반을 둔 Living Goods는 색다른 전략을 펼친다. 우간다에서 5세 이하 사망원인의 60%가 영양실조일 정도로 영양불균형이 심각하다. 보통 한 종류의 곡물만 먹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이 다양한 영양소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Living Goods는 소규모의 자영업 여성들을 프랜차이즈로 매우 저렴하면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식품 등을 보부상처럼 방문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우간다의 가정들은 대부분 하루 수입이 1~2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일 약간의 곡물과 식용유, 그리고 영양소가 첨가된 설탕 등에만 돈을 쓸 수 있는데 이를 지역의 개인들이 프랜차이즈를 받아서 적절하게 공급하도록 하는 것이 Living Goods가 하는 일이다. 


Nutriset과 Living Goods는 다루는 상품이 매우 다르고, 규모도 다르지만 지역의 기업가정신을 이용하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비즈니스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를 활용한 제조와 유통모델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강점이 있는 비즈니스이다. 다만 이런 강력한 힘을 어떻게 쓰느냐가 다를 뿐이다. 앞으로 이와 같이 좋은 기업들이 많이 나와서 못사는 지역의 산업도 일으키고, 빈곤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도 구하는 사례가 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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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Nutriset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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