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탭을 출시하며 애플 아이패드를 정조준한 가운데, 유명한 매거진인 패스트컴퍼니(FastCompany)의 Dan Nosowitz 가 삼성전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는 기사를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글을 읽고 사진들을 보면서 낯이 뜨거워 지더군요.  정말 세계에서 인정하는 기업이 된 삼성전자.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리더는 돈만 많이 벌고, 크기만 크다고 되는 것이 아니죠.  뭔가 인정받을 수 있는 자세와 철학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진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인상을 전세계에 심어 주어서는 안됩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요 ...

그의 기사 내용을 모두 소개하기는 어렵고, 올해에 내놓은 대표적인 제품들을 대비시킨 것 중의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 있어 세계 최고의 기업이고, 아마도 가장 많은 영역에 있어 최고수준의제품을 내놓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제조회사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작은 회사들도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에 기억되는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것에 비해, 삼성전자는 그런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언제나 안전한 운행만 하고,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것을 보여주기 보다는 잘 나가는 제품이 나오면, 아주 빠른 시간에 비슷한 제품으로 대응하면서 시장점유율을 가져오는 전체적인 전략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2류라는 생각을 들게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삼성전자는 가장 안전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꽤 괜찮은 제품을 만들고, 적당한 가격에,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주는 물건을 만들어 팝니다.  그러나, 이 정도로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는 없습니다.



애플 아이패드 vs. 갤럭시 탭


말이 필요없습니다.  그냥 보지요.  갤럭시 탭입니다.  아이패드에 대한 경쟁제품으로 CPU 와 운영체제 등이 다르지만, 내부의 기술이나 구성에 대해 모르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영락없는 작은 아이패드입니다.  애플이 전자책과 관련하여 아이북을 출시했는데, 삼성전자는 Borders 의 Kobo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그 기능을 대채하였습니다.

아마도 경쟁제품으로 충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HTC Evo 4G vs. Epic 4G (갤럭시S)


갤럭시S 의 패밀리인 Epic 4G 가 출시되기에 앞서 안드로이드에 있어서는 스프린트에서 출시한 HTC 의 Evo 4G 가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 제품은 출시와 함께 좋은 입소문과 함께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였는데, 배터리 문제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잘 만들어진 커스텀 안드로이드 휴대폰이면서 미국 최초의 4G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몇 달뒤 스프린트가 출시한 Epic 4G 는 미국의 두 번째 4G 스마트폰이 되었습니다.  역시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호평을 받고 있으며, 꽤 잘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Evo 4G 처럼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한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하지는 못했습니다.  

분명히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는 Evo 4G 보다 낫고, 회사의 브랜드나 크기도 HTC 와는 상대도 되지 않는데 어째서 이런일이 있는 걸까요?  그것은 Evo 4G 가 처음 나와서 4G 의 맛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감동을 이를 본딴 Epic 4G 가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HTC 는 그런 측면에서 T-모바일을 통해 세계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 폰인 G1 을 내놓은데 이어, Evo 4G 등을 통해 혁신을 하는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캐논 S90 vs. TL500


올해 캐논에서는 S90  이라는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하였습니다.  세계 최고성능의 똑딱이(Point-and-Shoot) 디카를 표방한 이 제품은 비교적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캐논은 이제는 더 이상 별다른 의미가 없는 메가픽셀 경쟁을 하지 않고, 좋은 센서를 활용한 고급 저가카메라 전략을 모험적으로 펼쳤던 것이고 이것이 성공합니다.  몇 개월이 지나 2010년 6월 삼성에서는 TL500 이라는 제품을 출시합니다.  위에서 보듯이 캐논 S90 과 거의 비슷한 형태에 가격과 메가픽셀 스펙 등까지도 거의 동일합니다.  꽤 잘 만든 카메라로 역시 나름대로 잘 팔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품이 S90 과 같은 기념비적인 제품으로 기억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vs. 삼성 허밍버드


퀄컴은 인텔과 같이 정통 CPU 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야심차게 모바일 디바이스를 위한 1GHz 의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안드로이드에 최적화된 스냅드래곤(Snapdragon) 이라는 모바일 CPU 를 출시하였고, 이 CPU 는 HTC 와 모토롤라, 소니와 델 등의 안드로이드 스마트 폰에 탑재가 되면서 퀄컴을 일약 매우 중요한 CPU 회사의 지위로 올려놓는데 성공합니다.  물론 퀄컴 말고도 Nvidia 의 테그라(Tegra)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에서도 만들기 시작했지만 누가 뭐래도 최고의 모바일 CPU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동일한 ARM A8 코어를 기반으로 한 1GHz CPU 를 첫번째 스냅드래곤 기반의 안드로이드폰이 나온지 6개월 만에 내놓았는데, 이것이 바로 허밍버드(Hummingbird)입니다.  그리고,이를 기반으로 하여 갤럭시S 를 비롯한 차세대 모바일 디바이스의 CPU로 쓰고 있으니 상당한 성공을 하였다고 볼 수 있고, 그 성능도 스냅드래곤과 막상막하 수준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스냅드래곤과 같은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덤으로 최근 출시한 노트북 디자인도 소개합니다.  정말 너무한다 싶어요 ...  딱 보면 생각나는 것이 있지요?


새로나온 QX 시리즈 노트북 from SamsungComputer.com


전체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는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면서 무엇인가 크게 성공하는 제품이나 기술이 있으면, 이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따라잡고 시장에 진입하는 소위 "Fast Follower"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중심으로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발판으로 괜찮은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면서 시장에서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는 제품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세계를 바꾸었다고 이야기하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구글과 같은 회사들은 정말 한 차례 정도는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혁신과 인상을 남겼으며, 삼성전자와 가장 유사한 소니조차도 초기에는 모방 전략을 펼쳤지만, 그다지 오래지 않아서 강렬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계최고의 제품들로 인정받는 다수의 기술과 제품군들을 선보이면서 선도하는 회사의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삼성전자는 어떤가요?  현재와 같이 안전한 전략이 회사의 이익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세계 초일류를 꿈꾼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업데이트 1:
트위터 @Camera4U 님께서 EX1 과 S90 의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 주셨습니다.  비교한다면 G11 이나 LX5 와 비교해야 한다고 하시네요.


업데이트 2:
패스트 컴퍼니 원문을 이미 삼성전자 분들은 대부분 읽어보시지 않았을까 합니다.  제가 다시 한번 쓴 것은 원문을 트위터에 소개하면서 많은 분들의 번역 및 포스트 작성 권유도 있었고, 이런 종류의 글은 여러 차례 읽히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노력하고 있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 동안의 역사가 순식간에 잊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은 과도한 매도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외부의 시각은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이런 글을 쓸 필요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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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폰의 카메라를 이용해서 영상을 인식하고, 해당 영상 위에 3D 모델을 올려놓고 이를 가지고 여러가지 응용을 해볼 수 있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스마트 폰 증강현실 활용사례는 위치기반의 것들이 많고, 카메라에서 실제 영상을 인식하는 기술은 일부 브라우저를 제외하고는 구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좀 복잡하고, 컴퓨팅 파워도 많이 필요한 것이 원인이 되고 있는데, 최근 퀄컴(Qualcomm)이 스마트 폰 CPU 차원에서 영상인식 증강현실을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드웨어 가속을 통한 구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훨씬 쉽게 영상인식 증강현실 응용사례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 폰 CPU 제조업체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기도 한 퀄컴은 자사의 가장 많이 팔리는 스냅드래곤(Snapdragon) CPU에 영상을 인식하고 모델을 렌더링해서 그려넣는 것을 하드웨어가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데모도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으며, 조만간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 폰들에 기본지원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즉, 스냅드래곤 + 안드로이드 조합을 가진 기기들에게 증강현실 가속이 붙는 셈이 되는 것이지요 ...

아래 데모는 게임보드를 인식해서 링으로 바꾸고, 여기에 3차원 복서 모델이 권투를 하는 형태입니다.  하드웨어에서 영상을 인식하고, 복수의 3차원 모델을 렌더링하는 것을 맡아주기 때문에 구현이 쉬워질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주변에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는 증강현실 응용 앱들이 많아지겠지요?  대신 현재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있는 여러 플랫폼 기술개발을 준비하는 업체들에게는 나쁜 소식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 그래픽 프로세서를 통한 하드웨어 가속기능을 연상시키는 이런 발전은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없앤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면 말이지요 ...

데모에서 아직까지는 프레임 레이트도 느리고,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보이지만 수주나 수개월 내에 최적화가 이루어지면 훨씬 빠르고 자연스러운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언입니다.  또 한 가지는 퀄컴의 파트너인 유니티(Unity)가 준비하는 멀티 플랫폼 게임개발 도구 역시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플랫폼은 약간만 손을 보면 이렇게 개발된 게임 등을 아이폰, Xbox 360, PC 용으로 동작하도록 포팅을 해줄 것이라고 합니다. 일단 가장 먼저 퀄컴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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