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포스팅은 오랫 만에 멋진 TED 강연 소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김주환 교수님의 새로운 책 <GRIT>에서도 자세히 언급이 됩니다만, 컨설턴트였던 안젤라 리 덕월쓰(Angela Lee Duckworth)가 컨설팅 일을 그만두고 뉴욕시에서 중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과 못하는 아이들을 구별짓는 것은 아이큐가 아니라 성공의 열쇠가 바로 "GRIT (우리 말로 기개로 변역했네요)"라는 것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

그녀는 27살 때 경영컨설팅을 그만두고 뉴욕시의 공립 학교에서 중학교 1학년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녀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과 성적이 나쁜 학생들의 차이점은 아이큐만이 아니었다는 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이큐가 높은 학생들 모두가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녀가 교직 생활을 하면서 가장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학생과 학습자체에 대한 탐구가 없이는 제대로 교육을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서 심리학 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그녀가 연구한 주제는 "누가 성공한 사람이고, 그 비결은 무엇인가?"였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에서 어떤 사관생도가 군사훈련에 끝까지 남고 어떤 사관생도가 자퇴할 것인가? 전국맞춤법대회에서 어떤 학생이 끝까지 경쟁에서 살아남을것인가? 문제학교에 배정된 초임교사들 중에 누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교사로 남을 것인가? 어떤 세일즈맨이 끝까지 살아남고, 누가 제일 판매 성과가 좋을지?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성공적이라도 판단된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이 바로 기개(grit)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개란 뭘까? 기개는 목표를 향해 오래 나아갈 수 있는 열정과 끈기이다. 그녀는 기개를 해가 뜨나 해가 지나 꿈과 미래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말로 몇 년 이상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진짜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를 교육과 연관시키기 위해 시카고 공립학교에서 연구를 시작했는데, 수천 명의 고2 학생들에게 기개에 대해 질문했고, 누가 끝까지 남아 학교를 졸업하는지 보기위해 1년이 넘게 기다렸다. 그 결과 기개가 있는 학생들은 월등히 높은 비율로 졸업을 눈 낲에 두고 있었다. 측정가능한 다수의 요소들도 함께 조사를 했는데, 가족의 수입이나, 시험성적 등 여러 요소를 모두 고려했지만 역시 기개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이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나, 전국맞춤범대회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된 내용이다.  


문제는 이렇게 중요한 기개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너무나 소홀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현재 이에 대한 정답도 아직 잘 모른다. 중요한 것은 재능이 기개를 강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지키겠다고 한 것들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으며, 되려 기개와 재능은 반비례하는 경향까지도 보인다고 한다. 그녀는 스탠포드 대학의 캐롤 드웩(Carol Dweck) 박사가 개발한 "성장 마인드셋" 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는데, 학습능력은 타고나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서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므로 아이들이 뇌가 어떻게 도전에 반응하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지에 대해 읽거나 배웠을때, 아이들은 실패해도 더 끈기를 가지고 나아가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아이들은 한번 실패해도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믿기 때문에 ...


어쩌면 부모가 지식을 전달하고, 공부하라고 다그치기 보다는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기개를 가질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해 나가는 것이 아이들이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데 훨씬 중요한 교육인지도 모른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내 아이가 만날 미래 - 10점
정지훈 지음/코리아닷컴(Korea.com)



미래를 대비한 교육에 대한 책을 하나 썼습니다. 원래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미래에 대한 글과 프로젝트, 강의 등을 많이 하다 보니 현재의 교육이 정말 미래시대의 주역이 될 아이들 세대에 전혀 맞지 않는 산업시대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그냥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쓴 "제 4의 불" 이나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에도 이에 대한 내용들을 언급하고 있었고, 실제로 이 책에도 그 전에 쓴 책의 내용을 많이 다시 가져다가 썼습니다만, 한 권의 책으로 "교육"에 따로 초점을 맞추어서 책을 쓰고자 했던 것은 기존의 책을 썼을 때와는 약간은 다른 계기가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책으로 꼭 엮어내야 겠다고 결심한 것은 세상의 변화를 어느 정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들끼리 모였을 떄에는 이런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면 공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교육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어머니들에게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먹히지 않더라는 푸념을 많이 들으면서 입니다. 정말로 미래가 어떻게 바뀌고, 그런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 그리고 이런 인재들이 많이 나타나기 위해서 어떻게 교육이 바뀌어야 하고 바뀌어 가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려준다면 현재의 말도 안되는 교육시스템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아이들을 부모들의 인식전환에 의해 조금이나마 일찍, 그리고 소수라도 구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산업시대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그리고 대중매체를 중심으로 거대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었고, 이런 시스템에서 개개인의 인간은 분업을 통해 일종의 부속처럼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했으며, 그래서 우리의 교육시스템에 그에 맞추어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그에 비해 '디지털'과 '연결'로 대표되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일반화된 과거보다 거대 자본에 대한 종속이나 대량생산과 소비시스템보다 개개인의 개성과 창의력, 공감의 힘이 발휘될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어 놓기 시작했고, 거대기업들도 이런 원리를 잘 이해하고 이를 생태계로 진화시킬 수 잇는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현재와 같이 관료화와 규모, 자본에 의해 좌우되던 현상이 완화되면서 혁신과 창의성, 그리고 나눔과 공유, 협업과 같은 새로운 가치가 일반화되리라 예상되는데, 이런 방향성은 이런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류를 현재와 같이 탐욕으로 가득차서 지구를 엄청난 속도로 소모시키는 작금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공유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발전하는 단초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식자산'을 많이 쌓는 것 보다는 '지식융합'의 가치가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눈과 가치를 알아보는 직관을 가지고, 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같이 협력하기를 잘하며, 여러 사람들과 지식 등을 연결짓는 능력이 가장 필요합니다. 이를 저는 좌뇌와 우뇌를 모두 활용해 넓고 많이 보는 ‘통섭형 인재’,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하는 ‘협업형 인재’, 가지고 있는 지식을 흘려보내고 사람과 사람,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는 ‘네트워크형 인재’라고 표현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지고 있는 지식을 널리 흘려보내고, 흘러들 수 있도록 하는 소통의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이 미래를 대비하는데 올바른 방향성을 가진 교육이 되겠지요. 


교육의 대상을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아이들의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결정권은 부모들과 학교가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이죠. 그런데, 부모들이 교육을 받았던 시대의 규칙은 사실은 그 이전 시대의 것을 반영한 것입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 않고 산업시대의 규칙이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20년 이전의 기성세대들의 시스템과 생각을 반영한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그렇게 큰 무제가 될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은 앞으로 20년이 지나야 그들이 사회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맡기 시작할 것입니다. 아이들과 부모 세대의 나이차를 30년으로 본다면 그 전후로 20년의 격차가 있다고 볼 수 있으니, 어쩌면 부모세대와 아이들이 받아야 하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의 시차는 70년 가깝게 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과거 부모 세대의 경험으로 모든 것을 지레짐작하고 밀어붙이는 것이 옳을까요? 아이들 이상으로 미래에 대해서 공부하고, 아이들이 그들이 주인공이 될 시대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하는 것은 어느 부모나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부모들의 미래에 대한 시각과 교육의 방향성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 말고도,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 그리고 변화하는 미래에 대해 대비하려고 하는 적극적인 젊은 청년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여러 구성원들 모두가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으므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래는 우리가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이고, 그 시작은 교육의 변화에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사이언스 지니우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GZA from rapgenius.com



뉴욕의 유명한 힙합 그룹으로 우탕클랜(Wu-Tang Clan)이라는 친구들이 있다. RZA, GZA, 메소드맨(Method Man), 래퀀(Raekwon) 등이 소속되어 있는데, 현재 최고의 힙합 그룹 중의 하나로 꼽힌다. 갑자기 교육과 관련한 카테고리의 글에 힙합 그룹의 이야기를 쓰니까 생뚱맞게 느껴지지만, 최근 이들이 멋진 시도를 한 것이 PBS에서 뉴스화가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탕클랜의 멤버인 GZA는 그들의 히트곡 중에서 C.R.E.A.M (Cash Rules Everything Around Me)이라는 곡을 개사해서 과학과 기술, 공학과 수학과 관련한 랩을 만들었다. 이런 시도는 컬럼비아 대학 사범대학(Teachers College of Columbia University)의 도시과학교육센터의 조교수인 크리스토퍼 엠딘(Christopher Emdin)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힙합을 이용해서 과학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제안을 GZA에게 하였고, GZA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여서 시작을 하게 되었는데, 특히 소득이 낮고 과학과 기술에 대해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이런 주제에 대해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들은 힙합을 이용해서 과학을 전파하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사이언스 지니우스(Science Genius)라고 명명하였다.


초기의 실험이 성공하자, 이들은 뉴욕시의 10개의 고등학교와 파트너십을 맺고 보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는데, 특히 학교에서 자신들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커다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뉴욕의 고등학교에서 특히 흑인들과 저소득층이 많은 곳에서 아이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만드는데 힙합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힙합을 사랑하기에 교실에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여기에 교육적인 주제를 결합시켜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교실에서 자연스럽게 랩 배틀(rap battle)이 벌어지는데, 랩에 교육적인 요소들이 들어있다. 실제 영상에서도 나오지만,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문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의 랩을 들으면서 그런 재능을 실제 교육과 연결시키는 것이 나이 든 기성세대에게는 상상조차 어려운 것일지 모르지만, 젊은 아이들의 세대에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은 법. 이런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는 우탕클랜의 GZA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GZA는 자기 자신이 10학년(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에서 학교를 중퇴하였기에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힙합이 이것을 도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는 과학적인 개념을 신선하면서도 박자감각이 있는 운율과 결합시킨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에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사랑했던 그의 취향과도 관련이 있다. 어찌보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고, 사뭇 이질적으로까지 생각되는 과학과 힙합. 이들의 아름다운 만남이 어쩌면 미래의 교육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교훈을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듯하다. 윤미래와 타이거JK, GD 등 스타들과 함께 엠넷에서 이런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시켜 보면 어떨까? 


PBS 뉴스 클립을 아래 임베딩한다.





참고자료:


Songs for Biology: Students Write Hip-Hop to Learn Science

GZA – Science Genius 12.12.12 Speech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from NYTimes.com



2012년 1월 5일자 뉴욕타임즈에 다소 선정적인 기사가 난 적이 있다. 제목은 "직업을 원한다면 대학을 가라, 그런데 건축은 전공하지 말라 (Want a Job? Go to College, and Don’t Major in Architecture)" 였다. 기사는 조지타운 대학에서 나온 리포트의 전공과 실업률을 비교한 데이터를 근거로 작성되었는데, 예술이나 사회학 등과 같은 기술기반이 아닌 전공이나 기술기반이라도 건축학의 경우 실업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한 우리나라의 이공계 전공자들 입장에서 본다면 일견 수긍이 될 수 있는 기사가 아닌가 싶다. 다만 이 기사를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춰서 각색한다면 아마도 "직업을 원한다면 전문직을 얻을 수 있는 대학전공이나 고시를 준비해라. 나머지는 허당이다" 정도가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한 단기 실업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진로와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보편적인 고등교육과 전문적인 고등교육


뉴욕타임즈의 기사에 건축이 언급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기조는 인문학, 예술, 사회학 등과 같이 보편적이고 넓은 범위의 전공에 비해 명확한 직업의 경로가 있고, 커다란 고민을 하지 않아도 직업을 얻을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결론을 내리기에는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무척 많다. 일단 사회학, 정치학, 인문학, 예술 등을 전공하고도 여러 전문직이나 기업가 등이 된 사람들도 많다. 아직 우리나라는 대학전공이 곧 직업이라는 등식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에는 인문학적인 기초를 가지고, 자신의 직업을 위해서 새로운 공부를 해서 훌륭한 커리어를 갖춘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그들에 대한 평가도 좋거니와 인생에서의 만족도도 무척이나 높다. 역사와 철학을 이해하고, 아름다움과 행복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며, 남의 말과 글을 듣고 읽어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풀어내는 가장 기본적인 소양을 닦은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전문분야에서 더욱 큰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은 굳이 데이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일 것이다.


그에 비해 과학과 공학, 의학 등을 전공하면 아무래도 특정한 직업군에서 처음 일자리를 얻는데에는 유리할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면허'라는 규제에 의해 보호를 받는 일무 전문직을 제외하면 (그 면허라는 규제도 앞으로 솔직히 어떻게 될지 모른다), 기술직의 경우 오늘날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에 있어 대학에서 전공하고, 현업에서 일부 경력을 쌓았다고 해서 길고 긴 인생의 장기레이스에서 자신만의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들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의과대학의 예를 들면 졸업하면 일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보수는 어떤지 등을 따져서 전문의를 딸 전공과목을 선택하는데, 보통 제일 공부를 잘했던 친구들이 당시 가장 소위 잘 나가는 과에 가게 된다. 그런데, 10년이 지나지 않아서 당시 제일 인기가 좋았던 과목이 막상 일을 시작하려니 가장 박봉에 근무환경이 열악한 과목으로 바뀌는 일이 부지기수다. 하물며 20~30년을 놓고 봐야하는 인생은 오죽 하겠는가? 간혹 블로그에 직업의 미래에 대해서 포스팅을 했지만, 과거 100년을 놓고 보면 아예 없던 직업이 생겨난 것이 전체의 50%를 넘고, 많은 사람들이 일했던 여러 직업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들이 또한 50%가 넘는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무슨 직업을 바로 가질 수 있는 그런 전공이 유리해 보이지만, 넓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추가적인 공부를 통해 자신의 인생경로를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고, 인간으로서 보편타당한 다양한 학식을 쌓고, 이를 남들과 나눌 수 있는 인간적인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이런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더 유리한 것이 아닐까?



고등교육은 어째서 필요한가?


워낙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많이 쓰다보니 최근들어 이에 대한 반론을 듣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약간의 해명도 필요한 듯하다. 개인적으로 고등교육의 위기와 혁신을 이야기한 이유는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이 필요가 없어서가 아니다. 다만 주객전도가 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했던 것이다. 한 마디로 대학과 고등교육이 먼저 존재하고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고등교육을 받을 사회적 필요가 있어야 그 존재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이 문제를 파악하려면 어째서 고등교육이 필요한 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언제나 그렇듯이, 연구를 위한 대학의 역할은 또 다른 이야기다).


고등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여러 가지 답을 할 수 있겠지만, 아마도 교육받는 내용 그 자체와 학생 및 동문, 그리고 교수 등과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공식적으로 만들어 지는 점, 그리고 권위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교육의 컨텐츠 부분은 이제 정말 고등교육의 존재이유로 말하기에는 어려운 시기로 가는 듯하다. 그렇지만, 아마도 일류대학이 가지고 있는 공식적 사회적 네트워크와 권위라는 것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고등교육의 필요성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소수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대학들은 앞으로 더욱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약간 오늘의 주제에서 벗어났는데, 중요한 것은 일부의 통계와 자료가 사람들에게 그릇된 생각과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그것이 자신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특정 전공을 선택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오만한 것도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굉장히 다채롭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고, 행복을 찾아나선 사람들에게 길을 보여주고 행복을 선사하는 법이다. 개인적으로는 삶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우리의 의/식/주, 그리고 즐거움과 연관된 산업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그런 길을 걸어가기 위해 소통의 능력을 연마하고, 지식을 꾸준히 습득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사랑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고,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가 원하는 것을 결합시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한다면 언젠가 그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Want a Job? Go to College, and Don’t Major in Architecture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


from ClassTing.com



얼마전 케이블 TV에서 초등학생 교육을 위한 SNS를 개발한 선생님을 취재한 프로그램을 보았다.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압수하고,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선생님들도 많은데, 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쓰면서 이를 교육 프로그램과 연결하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만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이런 노력은 결국 사비를 털어서 교육용 SNS인 클래스팅(ClassTing)을 제작하는 것에 이르게 되고. 입소문을 타고 여러 선생님들이 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이제는 성공한 스타트업 사업가로서의 입지도 다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하니, 같은 스마트폰과 SNS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이렇게도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이미 디지털 네이티브로 자라는 아이들은 기술을 이용해서 참여하고, 이해하며, 학교의 과제를 처리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런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배운다는 것과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 그리고 선생님 및 친구들과 상호소통하고 협업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배우는 경험이 협업의 과정이기를 바란다. 전통적인 배움의 방식대로 지식을 전수받고,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게임의 요소를 도입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는 의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런 창조적인 환경을 학교에서 제공해 주기를 원한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읽고,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보를 획득하고, 동기부여를 받으며, 학습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이런 새로운 변화에는 더욱 적합한 시각이 아닌가 한다.

최근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선생님들이나 교실 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데, 새로운 교육혁신을 주창하고 있는 기업인 Alleyoop의 부사장인 제라드 라폰드(Gerard LaFond)는 Good.is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미래의 교실의 변화에 대한 4가지 충고를 하고 있는데, 내용이 귀를 기울일 만하다. 그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학생들에게 실패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 (Provide students with a safe space to fail)
      온라인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어떤 시도를 하다가 실패를 하더라도, 가장 안좋은 결과가 일부 포인트를 잃거나, 가상생명 하나 정도가 없어지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다영한 종류의 솔루션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도하는데, 그것이 성공하게 되면 큰 성취감을 얻는다. 학교에서는 학생이 실패하면, 어이없게도 사회적 낙인이 찍히거나 감성적인 타격을 많이 받는다. 학교가 학생들을 재판하는 곳은 아니지 않은가?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배움에 있어서도 많은 실패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 시도를 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더욱 빨리 배울 수 있다.

      • 온라인 요소를 교실에 도입 (Move online elements into the classroom)

          온라인에 교실에서 있었던 일을 연장해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좋다. 게시판을 통해 서로의 피드백을 받아보기도 하고, 서로 댓글을 달거나, 반응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참여는 학습분위기를 다르게 만든다. 이를 통해 공부에 대한 흥미도와 참여도가 올라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또는 앞서 언급한 클래스팅과 같은 서비스를 활용한다면 좋을 것이다.


          • 질문과 도움요청에 편안한 환경 (Create a comfortable environment to ask questions)

              학생들이 교실에서 질문하고 도움을 요청하는데 편안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온라인을 활용하면 기초적이고, 너무 간단해서 학교에서 손을 들고 질문을 던지기 쑥쓰러운 것들을 피해가게 할 수 있다. 


              • 교실 구조의 해체 (De-structure the classroom)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은 어떤 개념을 마스터하고, 시험을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렇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적합한 교육은 학교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을 수업이 끝나고 나서 탐구도 더 많이 해보고, 더 나아가서는 평생동안 공부를 해볼 수 있는 그런 열린 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교실의 구조가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이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생활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측면에서 기술과 교육의 경험이 통합되고, 새로운 방식의 교육방식이 등장해야 하는 것은 시대적 소명이다. 학생들이 적절한 정보를 찾고, 이를 잘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미래시대에 있어서는 국어와 수학을 배우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능력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전통적인 칠판을 걷어내고, IT기술이 접목된 소위 스마트 보드(Smart Board)가 보급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컴퓨터를 이용해서 수업준비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진짜 스마트 교육은 이런 장비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 세대를 이해하고, 이들과 함께 하는 문화와 기술을 같이 생각하며, 어떤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다면 스마트 교육은 빛좋은 개살구만 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자료:


                  A Digitized Teaching Philosophy That Uses Tech Like Kids Do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