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만날 미래 - 10점
정지훈 지음/코리아닷컴(Korea.com)



미래를 대비한 교육에 대한 책을 하나 썼습니다. 원래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미래에 대한 글과 프로젝트, 강의 등을 많이 하다 보니 현재의 교육이 정말 미래시대의 주역이 될 아이들 세대에 전혀 맞지 않는 산업시대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그냥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쓴 "제 4의 불" 이나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에도 이에 대한 내용들을 언급하고 있었고, 실제로 이 책에도 그 전에 쓴 책의 내용을 많이 다시 가져다가 썼습니다만, 한 권의 책으로 "교육"에 따로 초점을 맞추어서 책을 쓰고자 했던 것은 기존의 책을 썼을 때와는 약간은 다른 계기가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책으로 꼭 엮어내야 겠다고 결심한 것은 세상의 변화를 어느 정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들끼리 모였을 떄에는 이런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면 공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교육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어머니들에게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먹히지 않더라는 푸념을 많이 들으면서 입니다. 정말로 미래가 어떻게 바뀌고, 그런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 그리고 이런 인재들이 많이 나타나기 위해서 어떻게 교육이 바뀌어야 하고 바뀌어 가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려준다면 현재의 말도 안되는 교육시스템에 의해 희생되고 있는 아이들을 부모들의 인식전환에 의해 조금이나마 일찍, 그리고 소수라도 구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산업시대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그리고 대중매체를 중심으로 거대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었고, 이런 시스템에서 개개인의 인간은 분업을 통해 일종의 부속처럼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했으며, 그래서 우리의 교육시스템에 그에 맞추어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그에 비해 '디지털'과 '연결'로 대표되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일반화된 과거보다 거대 자본에 대한 종속이나 대량생산과 소비시스템보다 개개인의 개성과 창의력, 공감의 힘이 발휘될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어 놓기 시작했고, 거대기업들도 이런 원리를 잘 이해하고 이를 생태계로 진화시킬 수 잇는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현재와 같이 관료화와 규모, 자본에 의해 좌우되던 현상이 완화되면서 혁신과 창의성, 그리고 나눔과 공유, 협업과 같은 새로운 가치가 일반화되리라 예상되는데, 이런 방향성은 이런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류를 현재와 같이 탐욕으로 가득차서 지구를 엄청난 속도로 소모시키는 작금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공유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발전하는 단초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식자산'을 많이 쌓는 것 보다는 '지식융합'의 가치가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눈과 가치를 알아보는 직관을 가지고, 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같이 협력하기를 잘하며, 여러 사람들과 지식 등을 연결짓는 능력이 가장 필요합니다. 이를 저는 좌뇌와 우뇌를 모두 활용해 넓고 많이 보는 ‘통섭형 인재’,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하는 ‘협업형 인재’, 가지고 있는 지식을 흘려보내고 사람과 사람,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는 ‘네트워크형 인재’라고 표현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지고 있는 지식을 널리 흘려보내고, 흘러들 수 있도록 하는 소통의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이 미래를 대비하는데 올바른 방향성을 가진 교육이 되겠지요. 


교육의 대상을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아이들의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결정권은 부모들과 학교가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이죠. 그런데, 부모들이 교육을 받았던 시대의 규칙은 사실은 그 이전 시대의 것을 반영한 것입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 않고 산업시대의 규칙이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20년 이전의 기성세대들의 시스템과 생각을 반영한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그렇게 큰 무제가 될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은 앞으로 20년이 지나야 그들이 사회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맡기 시작할 것입니다. 아이들과 부모 세대의 나이차를 30년으로 본다면 그 전후로 20년의 격차가 있다고 볼 수 있으니, 어쩌면 부모세대와 아이들이 받아야 하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의 시차는 70년 가깝게 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과거 부모 세대의 경험으로 모든 것을 지레짐작하고 밀어붙이는 것이 옳을까요? 아이들 이상으로 미래에 대해서 공부하고, 아이들이 그들이 주인공이 될 시대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하는 것은 어느 부모나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부모들의 미래에 대한 시각과 교육의 방향성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 말고도,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 그리고 변화하는 미래에 대해 대비하려고 하는 적극적인 젊은 청년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여러 구성원들 모두가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으므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래는 우리가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이고, 그 시작은 교육의 변화에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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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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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논란으로 온 나라가 백가쟁명식 토론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다. 정말 다양한 의견과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이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일자리"로 귀결되는 듯한 느낌이다. 문제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작금의 추세가 인위적으로 정부가 끼어든다고 해결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이다. 물론 경제민주화를 중심으로 하는 공정한 규칙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포텐셜을 끄집어내기 쉽도록 뭔가를 창발시키는 비용을 줄여주는 인프라와 새로운 모험을 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여러 제도나 장치, 그리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 되기는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뭔가를 "창조"할 사람들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모두가 의사와 공무원이 되려고 공부하고, 중소기업이나 창업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대기업에 원서만 넣고 있는데 무슨 새로운 일자리나 "창조"가 나타나겠는가?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들의 교육시스템과 사회 인프라에 있는 것이라 지나치게 조급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긴 호흡을 가지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손을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교육과 관련한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교육전문가인 토니 와그너(Tony Wagner)는 최근 "이노베이터의 창조: 세상을 바꿀 젊은 사람들 만들기 (Creating Innovators: The Making of Young People Who Will Change the World)"라는 그의 저서에서 미국의 초중고등학교 교육과 대학이 시장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기술과 능력을 배양하고 가르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 블로그의 다른 포스트에서 주로 대학의 시스템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므로 아래의 연관글도 참고하기 바란다.


연관글:
이와 관련하여 뉴욕타임즈에 토마스 프리드먼이 좋은 칼럼을 쓴 것이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원문은 하단에 링크하였다. MIT의 데이빗 오토도 지적했듯이 일자리 문제에 있어 가장 심각한 것은 이제는 아주 적은 고연봉에 높은 기술과 지식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있을 뿐, 과거에 많았던 비교적 좋은 대우에 중간 정도의 기술이 필요한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는 점이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도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어떤 특정한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보다는 보다 창조적이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새로운 교육철학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토니 와그너는 아이들에게 입시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혁신에 대한 준비"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이든, 거기에 가치를 부가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라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굉장히 혁신적인 주장이다.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여건은 확실히 좋아졌다. 이제는 인터넷에 연결된 많은 디바이스들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지식의 획득이 가능하고, 무엇을 아는 지가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다.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을 실행하는 "실행력"이다. 

이런 실행력은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능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이것이 바로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기술은 비판적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협업이다. 이들은 모두 현재의 교육이 중시하는 학술적인 지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개인의 지식을 테스트하고, 자신들만을 돌보라고 어렸을 때부터 강요받는 환경과는 완전히 반대방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가르치면 되는 문제다. 그리고, 지식은 계속 변할 뿐만 아니라 늘어나기 때문에 그때 그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과 찾아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에 옮기는 태도는 오랜 교육과 경험을 통해 숙달되지 않으면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인재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이지, 알량한 지식들의 덩어리들이 아니다. 과거 전통세대는 지식을 확보하면 적당히 괜찮은 직업을 얻을 수 있었고, 대부분의 대학과 고등교육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고 있다. 이제는 일자리를 찾아서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다행인 것은 무척이나 어려워 보이는 이런 미션을 이제는 과거보다 훨씬 수행하기 쉬워졌다는 점이다. 

아주 운이 좋게도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기술이 잘 맞아서 일자리를 "찾아서" 얻게 된 경우라도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는 그냥 안주해서는 그 직업을 오래 가지고 좋은 대우를 받고 있기는 힘들다. 자신의 직업을 다시 재창조하고, 변화시키고, 새롭게 상상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사회에서의 가치가 떨어지고 심하면 직업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안정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나 공무원, 그리고 대기업 직원이라도 그리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자신이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언젠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기초적인 지식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가장 기초가 되는 언어적인 능력과 수리력 등이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끝없는 반복학습과 점수를 위한 과도한 암기와 문제풀이 기계로 훈련시키는 교육은 그 정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토니 와그너는 기초적인 지식과 함께 동기(motivation)과 기술(skills)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동기가 가장 중요한데, 동기는 바로 열정의 근원이 된다. 젊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동기부여가 잘된다. 특히 호기심이 많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특징이 있으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끊임없이 익혀나갈 수 있다. 이런 능력을 발휘한다면 자신들만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교육에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학교는 생동감이 떨어지는 지식은 많이 전달할 지 몰라도, 아이들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동기"를 잃게 만들고 있다. 산업시대가 창조한 공장형 학교교육은 그 효용성을 점점 잃고 있다. 이제는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연관글:
토니 와그너가 주장한 학교에서 아이들의 동기를 끌어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3가지는 3P로 표현된다. 그것은 바로 놀이(Play), 열정(Passion), 그리고 목적(Purpose)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잘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하며, 학교의 시스템은 혁신을 쉽게 할 수 있는 협업문화(collaboration culture)를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지식을 단순히 테스트하기 위해 서로를 경쟁자로 두고 시험을 보는 것보다는, 어떤 문제를 같이 풀어내기 위해 협업을 하는 지혜를 가르치고, 문제를 해결한 뒤의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훨씬 좋은 교육시스템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일구어낸 성취와 배운 기술을 썩히기 보다는, 남들에게 그것을 보여주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블로그나 SNS 등은 그런 활동을 쉽게할 수 있는 훌륭한 인프라가 되고 있다. 이것들은 향후에 개인들의 디지털 포트폴리오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런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도전해서 자신들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공정하면서도, 실제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대회나 기회들도 많이 제공된다면 이런 변화를 가속화 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상을 주기 위한 그런 기회가 아니라, 우리가 골치아파 하지만 지나치게 복잡하지는 않은 실행력과 혁신이 필요한 작은 문제들을 발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며,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인프라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이런 교육부분에서의 분위기 전환이 진정한 '창조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초석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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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에는 대학졸업장이 안정된 직장과 사회생활을 보장해주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대학진학하는 비율이 적었고, 산업사회로의 급속한 전환을 하고 있었던 20세기 후반만 하더라도 이런 믿음은 뿌리가 깊었다. 대학의 서열도 거의 정해져 있다시피 하였고, 공부만 잘하면 어느 대학과 어느 과에 가서 그 다음에 가는 직장과 하는 일 등을 거의 예측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과거의 기억은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인생을 공부지상주의로 내몰게 되었고, 무엇이 어떻게 되든 일단 공부를 잘해서 대학을 가는 것이 부모와 아이 모두의 공통목표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그렇게 공부만해서 좋은 성적을 가지게 되고, 대학을 진학해도 소위 말하는 좋은 직업과 직장을 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리고,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스펙을 쌓고, 좋은 직장에 가더라도 언제 그 직장이 망한다는 뉴스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직장이 망하지 않아도, 80세 이상 살 수 있는 시대에 40대 후반이면 벌써 왠만한 직장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만두게 되는 상황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으며, 그 동안 따뜻한 온실에서 살다가 갑자기 들판에 나온 식물처럼 바뀐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인생의 하반기를 맞게 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한 마디로 세상이 달라져 버렸다. 미국도 이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고 하는데, 25세 이하 대학졸업자의 절반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매우 낮은 급료를 주는 임시직으로 근무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대학의 등록금이 너무 높다는 이야기가 터져 나오고 있으며, 고등교육의 위기론까지 외치는 상황이다. 한국이라고 다를까? 아마도 일부는 더욱 심한 상황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교육과 취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또 하나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있다. 최근 스타트업 붐을 타고 야심차게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자 창업을 한 친구들이다. 처음부터 아이디어가 안 좋았거나, 창업팀의 능력이 부족해서 얼마가지 않아서 창업을 포기하는 경우는 논외로 하자. 이들도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비슷한 문제에 봉착한다. 일차적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하더라도 회사가 더욱 발전하려면 우수한 인재들이 수혈되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렇지만,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이 가진 불안정성과 외부의 시선은 우수한 인재들이 이런 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으며, 그렇게 스타트업들이 고질적인 인재의 부족현상에 시달린다면 결국 유망했던 곳들 조차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쇠락하는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안 좋은 상황을 절묘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최근 미국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중에 벤치마킹할 만한 좋은 사례가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엔스티튜트([E]nstitute)라는 프로그램이 그것인데, 지역사회의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학생들이 지원하고 스타트업을 경험하면서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도 없애고, 실제로 능력도 인정받으면서 스타트업과 같이 성장하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졸업하고 어떤 일자리를 얻는다는 개념보다는 앞으로 미래사회에 필요한 실전적인 경험을 교육받고 경험도 하게 된다. 


기업의 인사부서에서 대학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으로 인해 대학졸업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적잖게 실망하고, 되려 2개의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면서 그곳의 젊은 학생이나 인턴들이 너무나 스마트하다는 것을 경험한 이 프로그램의 기안자들은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2년짜리 고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학력과 관계없이 18~24세의 젊은이들의 지원을 받아서 유망한 스타트업들에게 연결시켜주는 것인데, 이들과 연결된 스타트업들은 인터넷 주소를 단축시키는 서비스로 다양한 마케팅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Bit.ly, 남성용 라이스프타일 가이드로 유명한 Thrillist, 개인들의 자산투자와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Betterment 등이다. 이들은 각각 15명의 인원을 뽑았는데, 여기에 지원한 지원자가 500명이 넘었다. 뽑힌 이들은 풀타임으로 후보 스타트업 중의 하나에서 일을 시작하며, 2차년도에는 자신들이 일할 스타트업을 바꿔서 1년을 더 일할 기회를 준다. 뿐만 아니라, 이 기간 동안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같이 시행하는데, 보고서 프로젝트나 강의, 매주 전문가들과의 저녁식사 등도 병행하기 때문에 실전 고등교육의 의미도 가진다. 이 프로그램의 수업료는 없으며, 기숙사와 적은 생활비 수준의 장학금도 지급한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엔스티튜트는 백만 달러 정도의 기금을 다양한 비영리재단과 기업, 기부자들에게서 모았다고 한다. 


현재 엔스티튜트와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을 상호교환 수련시키는 협력관계를 맺은 스타트업은 35개로 이들은 미래의 직원들이 될 수 있는 뛰어난 인재들을 일찌감치 컨택할 수 있으며, 이들이 뛰어난 인재들로 2년간 성장해 감에 따라 사회전체의 역량도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엔스티튜트는 뉴욕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수련 프로그램을 도입하려고 계획 중이다. 중요한 것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인재들이 길러지고, 이들도 스타트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미래의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며, 결국에는 의미있는 취업과 개인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에 대한 결과가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인턴 지원제도 등이 있다. 그렇지만, 무조건적인 지원보다 이렇게 의미있는 교육과 수련을 전제로 유망한 스타트업들과 인재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조금은 관리가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민간에서 나와준다면 '창조경제'를 이야기하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잘 맞지 않을까? 정부가 모든 것을 하기 보다는 좋은 프로그램과 헌신적인 생각을 가진 이런 비영리단체 또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고등교육 기관의 등장이 필요하고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정책을 고민할 시점이다.



참고자료:


[E]nstitute's Apprenticeships Give You Skills You Can't Pick Up In A Class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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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nan's M8s by Ѕol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미국의 증가하는 실업률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2007년 말에 비해 현재 미국의 일자리는 무려 630만 개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경제위기 탓이라고 하고 싶지만, 문제는 현재 미국의 경기는 상당히 회복되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경제위기 이전보다 경제적인 산출량은 더 늘어났다고 한다. 다시 말해 630만 개의 일자리가 줄었지만, 이들이 없이도 과거보다 잘 굴러간다는 뜻이다. 이런 경향은 경제위기 이전의 통계를 보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실업통계를 보면 2007년 5월 4.4% 였던 것이 2009년 10월 10.1%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그 이전인 2000년부터 2007년까지의 경향을 보아도 GDP와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1960년 이후 어떤 시기 보다도 빠르게 증가했음에도, 실업률은 전혀 감소하고 있지 않았다. 

이는 결국 구조적으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일자리 감소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종류의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일단 과거에 미국 내에서 존재하던 일자리의 상당 수가 아웃소싱이 되어 국외로 이전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IT의 발달로 자동화가 일어나고, 외국에 생산현장이 있더라도 과거보다 훨씬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는 똑똑한 컴퓨터나 정교한 로봇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일자리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최근에는 금융서비스와 관련한 일자리의 상당 수가 자동화와 컴퓨터 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줄어들 고 있는데, 이와 같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져서 줄어들기 시작하는 일자리의 경우 그 경향성을 되돌린다는 것은 사실 상 불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20세기 초반 50% 인구가 종사했던 농업에 현재는 3%도 안되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지만, 그 때보다 농업생산량이나 다양성이 줄어드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1970년 제조업 종사자는 25%에 달했지만, 현재는 10%가 되지 않는다. 이런 결과의 일부는 해외로 아웃소싱된 결과에 의한 것이지만, 상당 수는 자동화에 의한 것이다. 


이런 모든 변화의 징조는 결국 포스트-산업경제(Post-Industrial Economy)의 도래를 예측하게 만든다. 미래의 직업과 관련한 훌륭한 조사 리포트를 발표한 MIT의 데이빗 오토(David Autor)에 따르면 중간수준의 인지적인 기술로 수행하는 직업이나 생산과 관련한 직업들은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가 비교적 명확하기에 소프트웨어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고, 컴퓨터에 의한 신뢰성이 보장되기에 지속적으로 사라질 것이라 예측했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직업들이 미래에 주류가 될까?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공감하고,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기술들을 요구하는 직업들이다. 그 다음으로 창의성과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종합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모호한 상황에서의 과단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들도 인간들의 몫이다. 이런 종류의 기술들은 컴퓨터나 로봇들이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미래의 일자리는 높은 수준의 인지적인 능력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식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적인 소통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문호를 열어줄 것이다. 


이런 능력은 어떤 능력들인가? 컴퓨터와 로봇들은 아이러니 같지만, 우리들에게 가장 인간적인 능력을 갖추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어떤 것들이 가장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사색하고, 꿈꾸고, 학습하고, 소통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의 아이들에게 미래를 대비하라고 교육을 시킨다면 결국 무엇보다 가장 인간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다양한 경험과 공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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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에 2000년의 학교의 모습을 상상한 그림 (프랑스 국립박물관 소장)



존 듀이(John Dewy)라는 작고한 미국의 학자가 있다. 그는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교육운동가로 더 유명했는데, 실용주의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교육에 있어서 중요시 한 것은 "실천을 통한 배움 (Learning by Doing)" 이었다. 그는 학교가 곧 인생의 축소판이며, 교육은 인생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이 곧 인생이라고 주장하였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존 듀이가 언급한 새로운 배움과정을 시도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Make 잡지의 인기와 메이커페어(Maker Faire) 축제이다. 아이들끼리, 또는 아버지 및 가족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같이 만들고 이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과학과 기술에 관심으로 가지고, 그 원리를 이해하며 실질적인 경험을 하는 사례와 이야기들이 최근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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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학교의 교육은 아직도 책상머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나중에 배운 것을 암기하고 그대로 재현하는  테스트를 하는 패턴의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를 다니는 것을 아이들이 싫어하고, 지루하게 생각한다. 학교를 다니면서 행복한 느낌을 가지기 보다는 마지못해 다니면서 경쟁의 스트레스에 지나치게 노출되고 있다. 학생들은 우두커니 앉아서, 선생님들이 던져주는 학습내용을 솜이 물을 빨아들이듯이 받아들이기를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이나 기대한다. 문제는 정말 중요한 배움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이런 암기는 결국 쉽게 잊혀지며, 학생들의 인생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학습내용에 들어있는 문맥을 이해하고, 그것이 우리의 생활과 사회, 인생에 무슨 의미와 가치를 주는 것인지를 알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하는데,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이런 목적의 1/10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듯하다.


무엇인가를 만드는 교육이 그래서 중요하다. 매년 샌프란시스코만 인근에서 열리는 메이커페어에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육의 날(Education Day)이 있다. 이날은 아이들이 유명 발명/제작자들과 만나서 그들의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구경하고, 로봇이나 로켓 등을 조작하기도 하며, 다양한 워크샵에 참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들만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런 함께 하는 경험은 진정한 경험이다. 실험실에서 개인들이 분리되고, 모든 것이 조작된 인공적인 환경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런 측면에서 메이커 운동은 교육에 있어서도 커다란 변화의 바람몰이를 하는 셈이다. 학생들이 단순한 교육의 소비자들이 아니라 교육의 주체적인 참여자로 우뚝서면서 자신들이 직접 메이커가 되고 창조자가 되는 경험을 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를 기르게 되고, 이런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결국 미래사회를 이끌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자율적이고 무엇인가를 만드는 교육을 학교에 도입할 때, 전통적인 교육방식을 맹신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평가하고, 교육의 효과를 측정할 것인지를 묻는다. 시험을 보지 않으면,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을 알 수 없다는 말일까? 그렇다면,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정말 진정한 배움이라고 보장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너무 객관화되고, 수치화되어 있는 것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미래를 위한 배움이라는 것은 그런 것으로 간단히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인가를 만드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많은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만들었는지?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이나 재료는 어떻게 얻었는지? 이와 같이 만드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인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해낸 것에 대한 소통과정을 포함한다. 메이커페어에서도 작품들을 들고 나온 사람들과의 대화의 내용이 작품 그 자체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소통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지혜를 나누고, 남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자신들의 지식과 아이디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자신이 경험한 지식과 어려웠던 점등을 남들에게 알릴 수도 있다. 무엇인가를 만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이다. 


이런 새로운 만드는 교육과정이 우리 아이들의 학교에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단순히 주어진 방식에 따라 조립하는 수준을 넘어서, 몇 가지 재료와 지식을 가지고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제작하고, 창작의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같이 만들며, 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협업과 창의성 및 공감이라는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들을 깨우쳐갈 수 있는 그런 학교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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