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술인문학 이야기. 지금까지 너무 딱딱한 글들만 많았던 것 같아서 이번에는 조금 말랑말랑한 주제로 MIT 미디어랩의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ICT 기술의 변신과 관련해서 가장 파격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ICT 기술과 관련한 기념비적인 저술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의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의 산실인 곳이기 때문에 그 탄생비화를 살펴보는 것 만으로 많은 시사점이 있다.


공포의 외인구단

MIT 미디어랩은 휴먼 인터페이스(human interface) 기술과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최초에 구상이 되었다고 한다. 단순히 기술을 연구하기 보다는 정보시스템의 내용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욕구, 본질적인 예술적 사유를 통해 개념을 다듬어 나간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MIT 미디어랩에서의 연구와 개념들은 방송과 출판, 컴퓨터 산업전반으로 확산되었다. 
 
네그로폰테 교수에 따르면, MIT 미디어랩의 창립교수진은 ‘살롱 데 레퓨제(Salon des Refuse's)’가 되어 자신의 조직을 만들었다고 표현하였다. ‘살롱 데 레퓨제’는 프랑스어로 ‘거절된 것들의 전시(exhibition of rejects)’라는 뜻으로 파리의 살롱에서 거절된 전시품들을 모아서 전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9세기 파리는 모든 종류의 예술가들이 모이는 예술의 수도나 마찬가지였다. 이름을 알리고 싶은 예술가라면 파리의 살롱에서 전시를 해야 했다. 그렇지만, 모든 예술가들의 작품이 살롱에 걸리지는 못했기에 1830년대부터 파리의 아트 갤러리에 작은 스케일이지만 살롱에서 살롱에서 거절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1863년에는 이 행사가 나폴레옹 3세가 이끄는 프랑스 정부에 의해서 스폰서를 받아서 3,000점이 넘는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수많은 비평가들의 조소를 받으면서도 오늘날 최고의 명화로 일컬어지는 작품들이 대중들에 의해 재발견되는 커다란 성과를 거두게 된다. 특히 이 이벤트를 통해 아반가르드가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인상주의 예술가들이 인정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만큼 MIT 미디어랩의 교수진들은 보수적인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지나치게 독특하였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와 제롬 비스너를 제외하고는 영화감독, 그래픽 디자이너, 작곡가, 물리학자, 수학자, 멀티미디어 연구원과 같이 일반적으로 볼 때 MIT 교수의 자격으로 생각할 수 없는 집단으로 구성되었다. MIT 미디어랩은 학문이 아니라 컴퓨터라는 것의 능력으로 과학이나 기술 만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여러 측면을 변화시킨다는 것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시대가 요구한 변화

MIT 미디어랩이 탄생한 시기는 PC의 등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이 조금씩 알려지고, 동시에 통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신문, 잡지, 출판, 영화, TV 등과 같은 전통 미디어 업체들과 통신과 디지털로 대표되는 컴퓨터 기술의 접목으로 인한 커다란 변화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이런 변화의 물결을 감지한 거대 미디어 회사들은 미디어랩의 독특함에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고, 이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결정하면서 오늘날의 명성을 구축하게 된다. 


MIT 미디어랩의 탄생과 얽힌 뒷이야기를 보면, 현재 시작된 새로운 모바일/소셜, 그리고 융합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적합한 학제나 연구실, 또는 산학협력 등과 같은 파격적인 시도를 하는 곳이 다시 나타날 시점이라는 것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전통적인 대학에서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는 구심점이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런 과감하면서도 멀리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고 학문과 연구, 그리고 현실에서의 적용과 혁신을 접목할 수 있는 그런 세계적인 연구 및 교육, 그리고 산학협력 네트워크가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되기를 고대해본다.


참고자료:

“디지털이다(being digital)”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저/백욱인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1995 
위키피디아 영문페이지 - Salon des Ref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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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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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인터페이스에 있어서 가장 큰 화두가 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멀티터치 입니다.  아이폰/아이팟터치를 통해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어버린 멀티터치 기술은 이제 윈도우 7의 정식판이 등장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Surface가 일반화가 되면 아주 일상적인 기술이 될 것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도 중요한 기술로 몇 차례 심층적인 소개를 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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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3 - 멀티터치 웹의 시대는 이런 모습
2009/04/08 - 멀티터치 테이블 PC를 $350 달러에 제작합시다.
2009/02/28 - 터치기술의 미래는 어떻게 발전할까?


그런데, 일상적인 사용이 일어나기 전에 멀티터치 기술을 이용한 테이블을 만들면서 다양한 상업적인 적용 프로젝트를 통해 유명해지고 있는 회사가 등장했습니다.  Tactable 이라는 회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Tactable의 홈 페이지


이 회사에서는 커다란 디스플레이에 멀티터치 센싱 기술을 접목해서 다양한 형태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테이블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특히, 동시에 수십 개의 손가락과 물체 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한 특허와 기술이 핵심으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멀티터치와 관련하여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MIT 미디어 랩(Media Lab)에서 8년 간의 혁신적인 연구와 양방향 상호작용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분사를 한 회사로 이미 미국와 영국 및 유럽에 다양한 형태로 진출을 하고 있습니다.

스프린트나 Accenture와 같은 일반적인 회사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공연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Cirque du Soleil, 뉴욕의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MoMA),  리버티 과학센터(Liberty Science Center), 디트로이트 미술연구소(Detroit Institute of Art), 조지아 수족관(Georgia Aquarium) 등을 포함한 세계적인 박물관과 과학관 등을 중심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쪽에서도 디즈니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채널 등과 같은 대표적인 세계적 방송사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브리티쉬 텔레콤과 같은 소매 통신사와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첨단기술과 과학, 그리고 예술의 만남, 여기에 더해 기획력이 어우러지는 너무나 멋진 회사가 아닌가요? 


Accenture Welcome Wall, London, 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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