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포스팅에서는 싱가포르가 어째서 의료관광의 강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뭐든지 이론적인 것 보다는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잘 느껴지지 않지요?  오늘은 대표적인 싱가포르의 의료관광 명소인 래플즈(Raffles) 병원을 소개합니다.


2008/11/25 - [의료관광, 병원의 세계화] - 의료관광객들이 싱가포르를 좋아하는 이유


래플즈 병원은 2003년 한국의 엉덩이가 붙은 자매와 머리가 붙은 이란인 샴 쌍둥이 분리 수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린 병원입니다.  2003년의 수술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 병원이 대단한 유명세를 탔습니다.  래플즈 병원은 의료기술의 측면에서도 이와 같이 큰 명성을 쌓았지만, 의료관광을 위한 서비스와 시설 부분에 있어서도 모범이 되는 병원입니다.

한 번 안으로 들아가 볼까요?




로비는 깔끔합니다.  그랜드 피아노와 단정해 보이는 병원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잘 어울리네요 ...





병원 리셉션에 가면, 이렇게 깎듯이 인사를 하는 직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서비스 마인드가 참 중요한데, 일단 찾아오는 환자들의 첫 인상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무척 중요한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리셉션 데스크도 일반적인 한국의 리셉션 데스크보다 조금 낮아서 편안합니다.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원-스탑 서비스를 위해서 이렇게 외국인 전용 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의료관광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병원에서는 특화된 외국인 전용 서비스가 가능한 공간들이 마련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한국어를 포함한 8개 국어로 쓰여져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국제환자센터의 전경입니다.  편안히 기다리면서 컴퓨터도 하고, 다양한 잡지나 신문들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곳은 건강검진을 원하는 환자의 경우, 건강검진을 기다리는 동안 간단한 음료 등을 할 수 있는 대기공간입니다.





건강검진을 하고 나면 뭐가 제일 불편하십니까?  바로 배가 고픕니다.  보통 검진은 금식을 전제로 하니까요 ...
검진을 마치고 나면 이렇게 여러 가지 간단한 먹을 거리를 부페 형식으로 제공합니다.  알아서 마음껏 먹고 쉴 수 있지요.



사실 다른 부분들은 한국의 여타 병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싱가포르도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비교적 공간활용을 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느낌이 들고, 매우 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인건비가 비싼 탓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식당이나 편의점과 같은 부대시설도 내부에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딱히 밖에 나가서 많이 돌아다닐 수 있는 공원이라든가, 병원 시설을 제외한 부분은 우리나라의 병원들과 마찬가지로 빈약했습니다. 

그렇지만, 위에 소개한 몇 개의 사진들만으로도 상당한 마인드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작지만 성의를 다하고, 환자를 위한 배려가 담겨있다고나 할까요?  특히 검진 전후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병원이 환자들의 진료만을 위한 진료공장이라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훨씬 환자 들의 여러 생활이나 편의성을 많이 감안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점이 우리나라의 병원들과 가장 큰 차이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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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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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의료관광을 떠나는 이유와 관련한 글에 이어, 앞으로 몇 개의 포스트는 현재 세계적인 의료관광지가 되고 있는 주요 국가들, 그리고 그 중에서 유명한 몇 개의 병원에 대해 소개하고, 벤치마킹을 한 번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부는 국내의 의료법이나 환경상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지만, 국내에서도 충분히 배울만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2008/11/23 - [의료관광, 병원의 세계화] - 의료관광 어떤 사람들이 가는가?

오늘의 벤치마킹 대상은 싱가포르 입니다.  싱가포르는 태국과 함께 의료관광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그럼에도 태국보다 싱가포르를 먼저 소개하는 것은 태국의 모델보다는 싱가포르의 모델이 한국의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가 의료관광객들을 유치하는데 성공적이었던 것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있습니다.

 
1.  믿을 만하고, 안전하고, 우수하다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

싱가포르는 2007년 1인당 GDP가 $49,700 불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국가의 하나입니다.  또한, 영국의 식민지로서 영어권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잘 살고, 불편함이 없으며, 동시에 교육 수준도 높은 국가로 인식되어 있는 브랜드 파워가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가 의료관광객들이 싱가포르를 비교적 비싼 의료비를 지출해야 함에도 찾게 만들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를 찾는 많은 환자들이 중동이나 인도네시아에서 찾아오는 것도 고급화 되고,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2.  외국인 환자를 위한 ‘One-Stop’ 치료시스템 구축

일찍부터 의료관광에 눈을 뜬 탓에, 외국인 환자에 대한 시스템이 무척 잘되어 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면 환자의 진료에 관한 것만 아니라 환자와 관련한 여러가지 불편사항(가족들의 숙식, 외국어가 필요한 환자에 대한 도움 등)을 한 자리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원스탑 서비스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3.  각 나라에 환자의뢰협약을 맺는 네트워크 병원 확대

싱가포르의 병원들은 국제 네트워크를 잘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환자에 대한 치료를 쉽게 의뢰받을 수도 있고, 동시에 치료를 한 환자가 자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잘 관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4.  우수한 외국 의료진 적극 영입

알려진 바와 같이 싱가포르는 외국의 우수한 의과대학에서 공부하고 수련을 받은 외국인 의사들이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대하는 것과 관련한 충분한 영어만 가능하다면 우수한 의료진들이 싱가포르에 정착해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5.  공공과 민간부분 의료서비스의 절묘한 조화

싱가포르는 기본적으로 의료서비스에 있어 공공 섹터가 차지하는 비율이 70% 정도로, 대부분의 싱가포르 국민은 충분한 공공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30% 정도에 해당하는 민간의료 부분에 대한 자율화를 통해 해외 의료관광객들에 대한 보다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으며, 높은 수가체계를 통한 국부창출도 가능하도록 열어 놓았습니다.   또한, 민간 의료기관에 대한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여 민간의 자율적인 경쟁 및 수준향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싱가포르의 경우와 우리나라를 직접 비교하는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공공부분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 정부의 과감한 드라이브도 한몫 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세계 최상위를 달리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에도 언제나 미래를 준비합니다.  고촉동 전총리가 의료과 생명과학산업에 대한 육성의지를 피력한 다음의 말은 무척이나 유명합니다.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고(高)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의료와 생명과학산업만이 미래의 싱가포르 경제를 먹여 살릴 것이다.

정부가 이런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선진의료, 생명공학, 첨단과학의 발전에 매진하면서 아시아의 의료 허브로서 국가의 목표를 설정하여 강력한 드라이브를 할 수 있었다는 점도 싱가포르가 의료관광 선진국이 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였습니다.

싱가포르의 모델을 설명할 때, 동남아의 태국, 말레이지아 등의 국가와 차별화된 요인으로 반드시 설명해야 하는 것이 싱가포르의 다양한 의료보험 제도입니다.  싱가포르는 공공/민간의 다양한 의료보험 제도를 통해 국민들이 의료관광 산업에 의해 의료서비스를 받는데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1984년 시작된 메디세이브 (Medisave) 제도는 소득의 6% 이상을 항상 적립하였다가 의료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1990년에는 메디실드 (MediShield) 제도를 도입하여 선택형 의료보험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1993년에는 메디펀드 (Medifund), 2002년에는 엘더실드 (Eldershield)를 시작하여 저소득층과 노인층을 위한 선택형 의료보험을 통한 의료보장성을 강화하였습니다.

싱가포르의 민간과 공공부분의 역할 분담과 관련해서는 매우 재미있는 통계가 있습니다.  일명 80:20 법칙인데, 외래진료를 받을 때에는 싱가포르 국민의 80%가 민간병원을 갑니다.  그런데, 반대로 입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80%가 공공병원을 갑니다.  환자에게 상당한 선택권이 있으면서도 비용을 많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민간병원은 금융기관이나 일반 투자자가 소유지분에 참여하는 주식회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싱가포르 주식시장에는 6개의 의료지주회사가 상장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파크웨이(Parkway)래플즈(Raffles) 병원이 유명합니다.

2007년에 싱가포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약 20여 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연간 수천 억원의 수익과 함께 막대한 고용창출효과까지 누리고 있습니다(잘 아시는 바와 같이 병원관련 산업은 고용창출효과가 대단히 큽니다).  2012년에는 수조원에 이르는 국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민간병원의 경영방식은 국내 환경과 비교할 때에는 제도적으로 막혀있는 부분이 많아서 어려움이 많지만, 가능한 것들은 국내 의료기관에서 빨리 도입하여야 할 것 입니다.

철저한 인센티브 경영을 통해 의료진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경영성과를 높이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잘 짜여진 마케팅 전략과 마케팅 도구를 이용한 환자중심의 마케팅이 실효를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건강보조제나 의료보조기구 등과 같은 부가산업과의 연계도 자연스러워서 병원자체에서의 수익도 가능하지만, 연관된 산업의 발전도 같이 이루어집니다.  일반 서비스 기업의 경영철학을 도입하고, 언제나 새로운 기술에 뛰떨어지지 않도록 신기술 세미나가 일상화 되어 있으며, 어려운 수술을 하는 의사에게는 철저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여 병원의 전체적인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데 많은 신경을 씁니다.  이러한 민간 병원들의 의료 서비스 경쟁이 자연스럽게 국공리병원의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데에도 촉매제 역할을 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타고 있는 것입니다.
 
국내의 환경과 비교해보면 우리의 환경이 의료관광 대국으로 가기에는 다소 열악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격에 비해 높은 의료기술"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잘 추진한다면 길은 충분히 보이리라 생각됩니다.  다음 번에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병원 몇 군데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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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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