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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시험기간이다.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에 대해서, 아니 정확하게는 무엇인가 행위를 한 뒤에 그에 대한 적절한 평가는 개인들에게 동기부여도 할 수 있고, 목표설정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 형태와 틀거리가 너무나 천편일률적이고 바뀌는 기술이나 사람들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아닐까? 

IT로 대별되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은 기본적으로 수정과 복제, 그리고 확산이 쉽고 자유롭다는 특징을 가지며, 아날로그 교육에 비해 개인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훨씬 쌍방향적인 특징을 가진다. 물론 아직까지는 많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교육과정이 이런 특징을 제대로 이용하기 보다는 동영상 등의 디지털 미디어로 변환을 하고, 터미널로 다양한 디지털 디바이스를 쓴다는 것 정도로 한정된 것들이 많기는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교육과정도 많아지고 있고, 앞으로는 그런 경향성이 더욱 짙어질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바뀐 교육과정에서의 디지털 문화에 맞는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의 디지털 교육과정에서의 평가를 보면 대체로 문제를 내고 푸는 방식은 기존의 아날로그 교육과정과 큰 차이가 없는데, 그 빈도가 더욱 짧아지고 짧은 퀴즈를 많이 푸는 방식이 대세를 이루는 듯하다. 아마도 디지털 기기에 대한 집중도가 짧고, 디지털 기술로 채점을 해야 한다는 한계가 이런 형태의 평가가 많아지게 만드는 원인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가장 큰 문제는 학습의 단위를 잘게 쪼개고, 이들에 대한 즉각적인 평가를 한다는 것이 보다 크게 바라보는 시각과 여러 가지를 엮어내는 능력을 퇴보시킬 가능성이다. 이미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지적되었듯이,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긴 문장을 읽고 기억하는 능력이 퇴보하고 있다고 하는데 교육에 있어서도 그런 경향성을 강화시킨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디지털 기술을 채용한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교육 컨텐츠의 디자인과 평가를 비롯한 관리체계에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무엇이 다른 것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1:1, 1:n, m:n의 다중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인터넷은 네트워크 구조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구조를 활용해서 교육을 한다면 학습과 소통, 협업와 자료생산 등에 있어 기존의 아날로그 교육형태와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순차적인 접근보다는 네트워크를 통한 건너뛰기와 연결이 가능하다. 전통적인 교육이 시간과 장소를 같이 공유해서 감독이 가능하지만, 디지털 교육은 그럴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되려 시간과 장소는 학습자가 알아서 선택하는 방식이 전반적으로는 더 선호된다. 교재로는 전통적인 텍스트 이외에도 오디오, 비디오,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정말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개방된 형태의 롤플레잉 게임과 같이 만들어진 교육과정들도 있다. 어찌보면 과거보다는 훨씬 교육이 민주적이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참고자료에 링크한 JISC의 2011년 "디지털 시대의 효과적인 평가 (Effective Assessment in a Digital Age)”라는 리포트에서는 몇 가지 방안이 제시되었다. 일부는 미세한 수준에서의 아이디어에 대한 이해도의 증진과 거시적으로 주어진 과업을 완료하는 것의 조화를 목표로 삼을 것을 제시하였다. 이 경우에는 여전히 전문가로서의 교사의 역할이 중시된다. 다른 일부는 좀더 파격적인 디지털 시대의 특징을 도입하여 학생들에게 실험과 발견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고 협업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을 도입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를 통해 학습자들이 자연스럽게 평가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피드백은 자신들이 직접 여러 가지 고민을 통해서 하게 되고, 자신이나 혹은 동료들과 협업이나 대화를 통해 평가를 한다. 또 다른 그룹에서는 학생들이 커뮤니티에서 배우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연습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곳을 찾아서 실질적인 경험을 해보도록 하는 것인데, 역사가나 과학, 디자이너 등과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실제로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같이 해나가는 것을 권장한다. 이 경우에 평가는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실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때문에 결과에 따른 산출물의 완성도로 평가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하게 감안해야 되는 것은 이제는 다양하게 학생들이 자신들의 성취를 직접 보여줄 수 있는 도구들이 많이 늘었다는 점이다. 반드시 시험 때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과 협업과정, 그리고 자신들이 배우고 알고 있는 것을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습과 관련한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댓글 등을 다는 것에서 시작하여, 위키를 활용하여 공동으로 자신들이 아는 것을 모아서 집대성할 수도 있고, 멋진 동영상을 만들어 제시할 수도 있으며, 다양한 협업도구를 통해 자신들이 배운 것에 대해서 정리하고,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답을 얻는 역동적인 활동을 한다면, 개개인과 팀으로 이런 활동을 한 정도를 파악하여 평가한 것이 특정한 시간을 정해서 시험을 보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산출물들을 동료들 사이에서 서로 평가를 하거나, 인터넷에 공개해서 일반 대중들이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 버튼을 획득하는 것을 일정정도 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식의 새로운 방법들을 도입하는 것이다. 새술이 왔는데, 과거의 헌 부대를 내놓으면 새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어 과거의 교육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데, 여전히 학습하는 방법이나 평가방법은 결국 전통적인 도제식 방법을 고수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참고자료:

Effective assessment in a digital 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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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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