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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불리웠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기억하십니까?  위기극복과 관련하여 인터넷이 사용되고, 피플 파워가 발휘된 가장 중요한 예로 회자되는 것인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의 피플파인더(PeopleFinder) 프로젝트 입니다.

진정한 웹 2.0의 힘이 발휘된 사건으로 카트리나의 위기를 극복한 카트리날리스트(Katrinalist) 피플파인더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 사이트들을 운영하기 위해 수많은 미국의 단체들과 네트워크망, 기술자들이 모두 동원되어서 유기적인 구호활동을 펼쳤습니다.

카트리나는 알려진 것 이상으로 엄청난 재해였습니다.  당시 루이지애나 인근 뉴올리언즈 주변은 옷과 돈, 물, 식량 등 아무것도 없는 수십 만명의 희생자들이 고립되어 아무런 구호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미국연방 정부는 허둥지둥하기만 할 뿐 제대로된 활동조차 못하는 무기력함을 보여주고 있었죠 ...  이러한 엄청난 위기의 상황에서 빛난 것은 미국의 자원봉사자들이었습니다.  

태안 사태에서도 보았듯이, 이러한 커다란 재해활동에 대처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구호물자나 자원봉사자들을 효과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입니다.  미국 연방정부가 이런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자, 자원봉사자들은 중앙제어식 생존자 정보저장소를 구축하게 되는데 이것이 유명한 카트리날리스트입니다.  아무런 조직적인 통신 프로토콜이나 공식적인 지침 없이, 기초적인 웹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이들의 집단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사이트가 구축되었습니다.

뒤이어, 전국 각지에 있는 친지나 친구들이 실종자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이들은 일단 유명한 포털이나 게시판, 웹 사이트 등에 많은 사람들이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글들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는데, 곧이어 적십자에서는 가족연결 사이트를 구축하였고, 크래이그리스트나 야후, 구글 등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보가 중구난방으로 여러 웹 사이트에 흗어지게 되어 그 효율성이 매우 떨어졌습니다.  이 때 등장한 것이 바로 피플파인더 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도 소셜소스(Social Source)라는 날카로운 블로그를 게재하고 있는 데이비드 게일후프(David Geilhufe)라는 사람이 유능한 기술자들을 자원봉사자로 모집해서 수많은 데이터베이스와 온라인 게시판을 자동으로 조사하는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인물이라 사진도 첨부합니다.  훈남이죠?

이 역사적인 웹 2.0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데이비드 게일후프 자신이 남긴 블로그의 포스트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원문을 전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에서는 그 내용을 간략화해서 전달하려고 합니다.  아래에 URL 남깁니다.

http://socialsource.blogspot.com/2005/10/personal-history-of-katrina.html


게일후프는 비영리 소셜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했는데, Screen Scraping 이라는 자동화된 로봇 에이전트 기술이 있어서 이를 이용하여 여러 사이트에 혼재되어 있는 이름, 나이, 소재지, 인상착의와 같은 개인정보를 긁어오고 이를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솔루션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팀에서는 실종자에 대한 특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오픈소스 프로세스를 이용하여 피플파인더 교환포맷(People Finder Interchange Format)이라는 XML 기반의 유명한 프로토콜을 만들어 배포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활동을 알리기 위해 del.icio.us의 소셜 북마크를 이용해서 전국적으로 알리는 일을 병행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화된 에이전트가 읽어올 수 있는 메시지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게시판에 정제되지 않은 글을 올렸기 때문인데요, 이를 처리하기 위해 수작업을 할 수 있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합니다.  또한, 하버드 로스쿨의 에단 주커만(Ethan Zuckerman)은 위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데이터를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게일후프가 일을 시작한 것이 2005년 9월 2일 금요일이었는데, 많은 자원봉사자를 모으고, 특화된 위키 소프트웨어가 등장한 것이 토요일 저녁으로 만 하루를 좀 넘는 기간 동안에 이런 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일요일 아침이 되자, 이 작업 소식이 인터넷 전체를 달구었는데 특히 블로그와 메타블로그 사이트를 타고 일파만파로 번져나갑니다.  일요일 하루에 참여한 자원봉사 블로거의 수가 3천 명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달려들다보니 데이터베이스에 무리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 문제는 현재도 유명한 CRM 관련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salesforce.com 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백엔드를 지원하면서 해결이 됩니다.  아래의 그림은 데이비드 게일후프의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디온 힌치클리프(Dion Hinchcliffe)가 그린 피플파인더 프로젝트를 도식화한 것입니다.





월요일이 되자 수만 건의 데이터가 처리되고, 최종적으로 100만 건 이상의 검색을 수행하면서 통신이 끊긴 수많은 실종자들의 정보가 외부의 친지와 친구들에게 알려지게 되면서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달받은 미국 전역의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에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IT 업계의 역사적 대업으로 기록될 사건입니다.  이런 프로젝트가 우리나라 정부에서 진행되었다면 얼마나 걸렸을까요?  단 2~3일 만에 완료된 이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아마 1년은 족히 걸렸을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가 아니라 미국정부가 해도 마찬가지였겠지요 ...

개인적으로 이런 역사적인 대업을 이룬 http://www.katrinalist.net 사이트가 지금까지도 유지되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만, 지금은 다른 곳으로 도메인이 넘어가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가끔은 데이비드 게일후프의 소셜소스 블로그에 들러서 그의 글을 읽다보면, 진정한 웹 2.0의 새로운 사회적/철학적 의미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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