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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란 무엇일까? 대학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되었다. 플라톤이 아카데미아를 설립한 것을 시점으로 하거나, 공자가 사학을 만들어서 가르친 것을 시초로 본다면 2000년의 역사를 가진 것이 대학이다. 그렇지만, 현대의 우리가 이야기하는 대학은 그런 추상적인 역사와 권위로만 설명할 수 없는 사회적인 존재이유가 있다. 만사가 그렇듯이 존재에 대한 이유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오랜 기간 지속할 수는 없는 법이다. 

오늘날의 대학에는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제외하면, 크게 두 종류의 고객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학생들과 고용주(기업 등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가 그것이다. 그 중에서 한 축을 이루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대학에 들어가는 이유가 자신의 인생경력을 조금 더 낫게 만들고, 일자리에 필요로 하는 지식과 네트워크를 습득해서 향후 취업을 포함한 인생의 경로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고자 하는 것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목적을 달성시킬 수 있는 대학이 얼마나 될까? 이미 대다수의 고등학생들이 대학에 진학을 하는 경우라면, 일부 명문대학교를 제외하고는 이런 목적을 달성시킬 수 있는 곳들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이다. 등록금만 문제인 것이 아니다. 최소한 4년이라는 엄청난 시간과 기회비용까지 감안한다면 여기에 투여되는 비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크다. 이런 비용은 사회적인 성과를 낼 수 없는 수많은 대학에서 일하는 교수진과 임직원들의 임금을 비롯한 거대한 기득권층을 보호하는데 주로 이용되고 있지만, 실제로 학생들이 대학을 다니는 동안이나 졸업한 이후의 자신의 인생에 경로에 사회적 가치로 돌아오는 가치는 대학을 통해 증폭되기는 커녕, 본전도 찾지 못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여기에 어설픈 잣대로 대학을 서열화하고, 그 결과를 글로벌 표준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하는 일부 언론매체들의 행태는 이런 경향성을 더욱 이상한 방향으로 몰아간다. 전 세계 대학의 서열의 가장 일반적(?)이라는 대학교수들의 논문발표와 연구성과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여기에 자극받은 대학들도 날이 갈수록 모든 것을 정부의 연구자금을 얼마나 가져오고, 논문을 얼마나 쓰는 지에 교수들의 역량평가를 집중하는 상황에서 대학원 학생들이 교수들의 연구노예(?)로 전락하고, 너도 나도 가능하면 강의를 맡지 않으려는 풍토가 생기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지적에 동의한다면 일단 첫 번쨰 고객인 학생들의 요구에 대학이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결론내려도 무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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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두 번째 고객 그룹인 고용주들은 어떤가? 고용주들은 대학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공급받기를 원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이미 피력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대학들이 기업들이 당장 활용할 수 있을만한 수준의 인재를 공급하지도 못하고 있고, 더 문제는 유연한 학습능력이 있거나, 태도와 자세가 바르거나, 창의적이고 고등교육을 받아서 교양이 넘치는 그런 인재들을 공급하고 있지도 못하다. 대학졸업장이 지성인임을 보증하거나, 더 나은 능력을 가진 인재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그런 검증능력을 사실상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 학교졸업장과 관련한 사항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거나, 아주 작은 비율로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은 고용주들 역시도 대학에 대해 엄청난 불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두 번째 고객 그룹 역시 대단히 불만족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나 왜곡된 우리의 대학 시스템에 필요한 개혁은 무엇일까? 결국에는 학생들과 고용주들 사이에서 대학이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온라인 교육방식이나 사이버 대학을 설립하든, 평생교육 기관으로의 변신을 추진하든, 지역사회와의 밀착을 통해 지역개발과 일자리 창출을 같이 해 나가든 각론은 매우 다양하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용과 가치의 구조에서 보수화한 기득권의 개혁과 왜곡되어 있는 인센티브의 형태, 개혁을 함에 있어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저항과 불안정성에 대한 대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결국 학생들을 수급하지 못하고, 수 많은 대학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무너지는 대학발 고등교육 시스템의 붕괴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실업사태와 혼란 등이 10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문제는 대학의 시스템이 너무나 견고해서 거의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있으며, 그럴 생각도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파괴적 혁신이 불가피해 보인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고등교육 시스템이 현재의 정규대학과는 별개의 시스템으로 지속적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독일의 바우하우스는 1919년 미술과 공예, 사진, 건축 등과 관련된 종합적인 내용을 교육하면서 현대의 디자인 스쿨의 전형을 마련하였다. 그런데, 바우하우스는 정식 대학의 형태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파괴적인 교육과정과 예사롭지 않은 교수진과 학생들이 모여들면서 세계적인 교육기관으로 우뚝서게 되었다. 디자인 영역과 같이 창의적인 것을 강조하는 분야에는 이런 새로운 경향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삼성과 파슨스 스쿨이 운영하는 SADI나 최근 NHN이 설립한 네이버 넥스트나 그런 측면에서 정규 4년제 대학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고객들에게 인정받으면서 더욱 나은 사회적 가치를 제공한다면 어떤 명문대학교보다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대학들은 보다 근본적인 변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시스템 전반과 규제시스템에 대해서도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을 정부가 틀어쥐고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가장 근본적인 사회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정책이 만들어지고 시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혁신을 준비하는 사회구성원들의 움직임을 가로막기 보다는, 다양한 대안이 탄생할 수 있는 유연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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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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